'약물 운전' 이경규, 벽 들이받고 불법 좌회전…드러난 그날의 진실

약물을 복용한 채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 방송인 이경규가 경찰에 적발되기 전 여러 차례 사고를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MBN은 지난 25일 약물 운전 혐의로 입건된 이경규의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이경규는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주차된 버스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차에서 내린 이경규는 인도가 아닌 차도로 비틀비틀 걷기도 했다. 이에 뒤에서 오던 차량 두 대는 중앙선을 넘어 달려야 했다. 버스 운전자는 매체를 통해 “(이경규가) 본인 차를 어떻게 세운다고 하다가 감기약 때문에 감각이 늦어 제 차 뒤를 조금 쳤다고 했다”고 알렸다. 이경규는 사고를 내고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를 마친 이경규는 자신의 차량이 아닌 다른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주차장 직원은 “(이경규에게) 고객님 오늘 저희한테 차 안 맡기셨다고 했더니 '아 제가 그런가요'라고 하고 집에 갔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경규는 병원에 가기 전 주유소 세차장을 간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을 하라는 세차장 직원의 손짓에도 반대로 돌진해 벽을 들이받기도 했다. 세차장을 나온 뒤에는 도로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 좌회전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규는 차량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다. 이경규는 검사 결과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라면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경규에 대한 약물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이경규는 지난 8일 오후 2시 5분께 주차 관리 요원의 실수로 타인의 차량을 몰고 서울 강남구의 한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빠져 나왔다. 이후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경규를 상대로 음주·약물 검사를 했으며, 이 중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규는 의사로부터 처방 받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것 뿐이라며 해당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는데,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며 “폐쇄회로(CC)TV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사건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약물 운전은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 4월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약물 운전에 대한 형량이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했을 경우 ‘복용 후 몇 시간까지 운전을 해선 안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영국, 독일, 호주 등은 해당 규정에 대한 운전 금지 시간을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준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인천서 남편 살해 혐의...70대 아내 구속

인천 중부경찰서는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70대 아내 A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아람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3일 인천 중구 자택에서 70대 남편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A씨는 당시 사위에게 연락해 “남편이 넘어져서 다친 것 같다”며 신고를 요청하고 딸의 집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2시께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 나체 상태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를 임의 동행해 조사한 뒤 범행 정황이 있다고 보고 긴급 체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 시신을 부검한 뒤 “예리한 것으로 베인 흔적들이 보인다”면서도 “결정적인 사망 원인인지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에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이 알몸 상태로 외출하려고 하길래 언쟁이 있었는데 그 이후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CNN 기자에 "개처럼 쫓겨나야"…‘이란 핵시설 파괴’ 거듭 주장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파괴를 시도한 이란 핵 역량의 피해 수준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5일(현지시간) “핵시설 완전 파괴”를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CNN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국방 정보 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 핵시설의 파괴가 제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정보당국 수장, 백악관 등이 합세해 언론 보도에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 핵시설의 파괴가 제한적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한 CNN 기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CNN에서 해고되어야 한다. 그녀는 비난 받고 개처럼 쫓겨나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반복해 강조했다. CNN과 NYT는 DIA의 초기 평가를 토대로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잇단 공격에도 농축우라늄 등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았으며 이란 핵 프로그램이 수개월 퇴보한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에 "만약 이란이 (핵 역량) 재건을 택한다면 그들은 3개 핵시설(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을 모두 재건해야 하며, 거기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적어 반박했다. 중앙정보국(CIA) 존 랫클리프 국장도 엑스에 "다량의 믿을 만한 정보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정밀 공격에 의해 심각하게 손상됐음을 시사한다"며 “역사적으로 출처가 정확하고 믿을 만한 새로운 정보에 따르면 이란의 몇몇 핵심 핵시설은 재건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올렸다. 백악관은 '이란의 핵시설은 괴멸됐다. 그렇지 않다는 주장은 가짜뉴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란 핵시설 피해를 강조한 일부 기관과 인사들을 소개하며 보도 내용에 반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급 기밀인 DIA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사람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며 이를 언론에 유출한 사람들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한 치열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나, 이란이 미군 등의 공습 전에 농축우라늄 보유분을 다른 장소에 은닉했는지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란 외무부의 바가이 대변인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핵 시설은 이스라엘과 미국 침략자들의 반복적인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대광위,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 간담회 개최…교통 계획 논의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26일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와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수도권 서북부 지역 간담회를 개최한다. 지난 13일 수도권 동남부 지역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수도권 간담회로,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가 제안한 광역교통망 발전 방향과 신규사업을 논의하는 자리다. 수도권 서북부의 교통혼잡 해소를 위한 광역도로, 광역철도망 구축, 공영차고지 등 지역별 주요 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공동 제안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 사업을 포함해 총 28건(광역철도 20건, 광역도로 3건, 광역 간선급행버스 1건, 환승센터 1건, 환승주차장 1건, 공영차고지 2건)의 신규 사업의 반영을 요청한다. 인천시는 1건의 광역철도, 2건의 광역도로와 함께 검단신도시·송도국제도시·계양테크노밸리 등 교통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3건의 버스 공영차고지 신규사업을 건의한다. 서울시는 서울 2호선 신정지선 김포연장 사업과 함께 5건의 광역철도와 1건의 광역도로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간담회를 주재하는 강희업 대광위원장은 "개별 지역의 수요를 넘어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보는 시각에서 서로의 계획을 조율하고 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광위는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부산·울산권, 광주권, 대구권, 대전권 및 수도권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후에는 사업별 경제성 분석, 지자체·공청회 등을 거쳐 연말까지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을 확정 및 고시할 계획이다.

수원·화성 피해 주민 “군공항 이전 지체, 정부 역할부재 탓” [수원군공항 피해지역 여론조사下]

수원·화성특례시 내 수원 군 공항 피해 주민들은 ‘정부 역할 부재’를 군 공항 이전 사업 지체 요인으로 인식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24일~5월7일 14일간 ‘수원 군 공항 피해지역’으로 분류되는 수원 16개동 18세 이상 남녀 748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6%포인트), 화성 8개동 18세 이상 남녀 260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6.1%포인트) 등 1천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8%는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정부 및 지자체 간 협력, 역할 조정이 원활하지 않아서’를 꼽았다. 이어 ▲구체적 보상 방안 등 국가 차원의 정책이 제시되지 않아서(24%) ▲군 공항 이전 필요성에 대한 지역사회 공감대가 부족해서(15%)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어서(12%) 등이 뒤를 이었다. ‘잘 모름’은 11%였다. 수원·화성 군 공항 피해 주민의 62%가 지자체 간 중재, 보상안 제시 등 정부 개입이 없는 탓에 군 공항 이전 사업이 지체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화성 지역 주민 응답자 중 41%가 ‘원활하지 않은 정부 및 지자체 간 협력, 역할 조정’을, 22%가 ‘구체적 보상 방안 등 국가 차원의 정책 제시 부재’를 꼽으며 수원 지역 주민(37%, 24%)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수원 군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식’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1%가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협력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가 주도 전담 조직을 구성,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25%를 기록했고,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층은 10%, ‘잘 모르겠다’는 3%를 보였다. 수원 지역 피해 주민 중에서는 61%가 ‘국가, 지자체 공동 협력을 통한 해결 방안 마련’ 응답을 보였고, ‘국가 주도 전담 조직 구성을 통한 적극 추진’이 25%로 뒤를 이었다. 화성 지역 피해 주민의 경우 ‘국가, 지자체 공동 협력을 위한 해결 방안 마련’이 63%, ‘국가 주도 전담 조직 구성을 통한 적극 추진’ 응답률은 23%로 집계됐다. 수원·화성 피해지역 대다수 “공론·토론… 주민의견 수렴을” 수원 군 공항 피해 지역 주민 대다수가 시민 참여 공론·토론장 마련, 심층 인터뷰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리서치가 수원특례시 의뢰로 수원·화성 ‘수원 군 공항 피해지역’ 주민 1천8명에게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군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 의견 표현 필요성’에 대해 전체 응답층의 8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체로 필요하다’ 55%, ‘매우 필요하다’ 27% 응답률을 합친 것으로,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 비중은 16%, ‘매우 필요하지 않다’는 3%였다. 지역별로는 수원 피해 주민 중 81%, 화성 피해 주민 중 82%가 ‘주민 의견 표현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을 보였다. ‘지역 주민 의견 반영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물은 질의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33%가 ‘공론의 장 지속 마련’을, 29%가 ‘정보 제공을 위한 토론회, 포럼 정기 개최’를 꼽았다. ‘주기적 여론조사 실시’는 17%, ‘주민 대표단 구성 등 직접 참여 방식 확대’를 택한 응답층은 15%로 집계됐고 ‘잘 모름’은 5%였다. ‘토론회, 포럼 참여 의향’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4%가 ‘참여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의견은 26%였으며 지역별로는 수원·화성 응답층 모두에서 74%가 ‘참여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수원 군 공항 관련 불편, 피해 의견 수렴을 위한 심층 인터뷰 시 참여 의향’을 물은 질의에서는 전체 응답층의 62%가 ‘참여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참여 의사가 없다’는 응답층은 38%로 집계됐으며, 지역별로는 수원 피해 주민의 62%, 화성 피해 주민의 63%가 ‘인터뷰 참여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수원·화성 피해 주민 10명 중 7명은 토론회 또는 포럼에, 6명은 심층 인터뷰에 참여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주민 참여 논의가 군 공항으로 인한 불편, 피해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의에서는 양 지역 주민의 85%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15%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 MS패널, 카카오뱅크 이용자를 표집틀로 활용한 모바일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수는 지난달 말 주민등록 인구 현황을 기준으로 수원시 권선구 서둔·구운·탑·입북·당수·평·고색·오목천·평리·금곡·호매실·세류·권선·장지·곡반정·대황교동 등 16개동, 화성시 진안·병점·반정·황계·배양·기안·송산·안녕동 등 8개동에 걸쳐 성별, 연령별, 권역별 비례 할당해 추출했다. 화성 피해주민 25명 심층 인터뷰 “일상 피해 군 공항 이전 필요… 정부·시민 주체 돼야” 화성 지역 수원 군 공항 피해 주민 사이에 ‘도심 속 군공항’의 소음 피해, 재산권 침해 인식이 널리 퍼져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군 공항 이전 찬성하고 사업 성패가 정부와 시민에게 달려있다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 군 공항 관련 갈등 관리 전문가 3명은 지난 3월5일부터 지난 9일까지 3개월간 군 공항 피해 지역 내 주민, 오피니언 리더 등 25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봉담읍·기배동·화산동·진안동·병점동·동탄2동에 걸쳐 이뤄졌으며, 군 공항 이전에 찬성 입장을 보인 인터뷰 대상자는 21명이었다. 중립 입장과 반대 입장은 2명씩으로 조사됐다. 화산동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A씨는 “현재 군 공항은 단순 소음 피해, 고도제한에 따른 재산권 침해를 넘어서 학습, 환자 치료 등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며 “단기적 소음 피해 보상보다 ‘군 공항 이전’을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 지역 주민, 단체 등은 국방부가 2017년 화성 화옹지구를 ‘군 공항 단독 예비 이전 후보지’로 지정한 이후 정부 차원의 중재가 없어 지역 갈등이 지속되는 점을 지목, 정부와 시민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병점 지역 소음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수원시가 화성시에 군 공항 이전에 따른 보상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양 지역 시민단체가 직접 테이블에 앉아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탄2동에 거주 중인 대학 교수 B씨 역시 “군 공항 이전 문제는 정치권에 맡겨서는 추진이 요원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주민들이 안보, 안전 관련 의견을 직접 표명해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 관련기사 : 수원·화성 주민 81% “軍 항공기 소음 불편” [수원군공항 피해지역 여론조사上] https://kyeonggi.com/article/20250622580226

‘지역화폐’ 국정 확대… 성공 키워드는 정밀한 설계 [집중취재]

경기도에서 꽃을 피웠던 이재명표 정책 실험인 ‘지역화폐’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라는 이름으로 마침내 국정에 반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적 소비 진작을 이룰 대표적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정부가 주도한 정책이 국가 차원의 제도로 확장된 사례로는 ▲2016년 시작된 성남시의 청년배당이 고용노동부 청년수당 등으로 정책화 ▲2011년 시작된 서울시 무상급식의 2021년 전국 확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대부분 복지 분야에 국한된 것으로, 경제정책 영역에서 지방의 실험이 중앙정부 정책으로 공식 채택된 경우는 지역화폐 외에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지급과 소득 하위 90% 대상의 2차 지급을 포함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추경안을 의결했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 선불형 카드, 체크카드 포인트 등으로 다양화되지만, 사용 기한과 장소가 제한되는 구조는 지역화폐의 핵심 설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지방정부의 분권적 정책 실험이 설계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국정에 제도화된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 인구 1천370만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3조4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역에 풀리게 된다. 도민 대부분은 1인당 평균 25만원,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지급 방식은 지역사랑상품권, 카드 포인트, 선불카드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며, 유흥·사행성 업종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정부는 효과적인 소비 촉진을 위해 4개월 내외 사용기한도 설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을 통해 민생 안정과 경기 반등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와 정책 철학까지 이재명표 지역화폐 모델과 거의 동일하게 설계돼 사실상 지방정부의 실험이 중앙정책으로 이식된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민생지원금의 효과에 대해 단기적으로 소비를 자극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정책 효과가 지속되려면 정밀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준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용 자원이 풀리면서 경기 부양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승률, 자금의 축적 속도 등을 함께 따져야 장기적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 경기도가 지역화폐 형태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을 때 소상공인 매출 증가가 뚜렷했다”며 “그러나 시장에 유동성이 갑자기 풀리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이재명표 민생지원금, 경기도에 3조4천억원…내수 회복 마중물 될까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25580409

이재명표 민생지원금, 경기도에 3조4천억원…내수 회복 마중물 될까 [집중취재]

이재명 대통령이 첫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경기도에서 태동한 ‘지역화폐’ 정책을 국정으로 확대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화폐를 통한 전국민 대상 민생지원금 지급을 통해 경기도에만 3조원 이상을 투입함으로써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사실상 지역화폐를 통한 경제회복을 전면에 내세울 것임을 선언했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9일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된 총 30조5천억원 규모의 추경 중 10조3천억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라는 이름으로 지역화폐를 통한 전국민 지원금에 쓰인다. 1차로 1인당 15만원을 기본 지급하면서 계층에 따라 최대 40만원까지 지급될 예정이다.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고 지급받을 수 있는 지원금 10만원까지 포함하면 1인당 평균 25만원을 지급받는 셈이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추경이 주목을 받는 건 그가 경기도를 정치 무대로 삼아 펼쳤던 지역화폐 정책이 국정으로 확대됨과 동시에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경제 해법이 될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복지 지원금과 출산장려금을 지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역 소비 순환을 유도하는 실험에서 착수했다. ‘성남사랑상품권’은 지역화폐라는 명칭이 본격적으로 쓰이지 않았지만, 사실상 지역화폐 정책 실험의 시작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후 2019년 이 대통령이 민선 7기 경기도지사 재임 중 이를 확장한 ‘경기지역화폐’를 도내 31개 시·군에 전면 도입했다. 경기지역화폐는 산후조리비, 자영업자 인센티브, 청년 기본소득, 복지 보조금, 자영업자 지원 등 다양한 정책과 연계돼 소득의 지역 환류를 유도하는 ‘소득공유형 경제 모델’로 주목받았다. 그러다 지난 정부 들어 지역화폐 정책은 재정 효율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외면받았다. 국고 지원은 전면 중단됐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꾸준히 지역화폐 국고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묵살당했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또 한 번 지역화폐 정책에 날개를 달 추경이 결정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추경은 지역화폐 정책을 다시 국정 과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소상공인 매출 증가와 지역 내 소비 진작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관련기사 : ‘지역화폐’ 국정 확대… 성공 키워드는 정밀한 설계 [집중취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25580421

‘도민발안제’ 유명무실… 행안부 시스템 통합 후 ‘외면’

경기도의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도민발안제’가 행정안전부 시스템으로 통합된 이후 접수된 발안이 5건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모두 불수용 처리되며 제도의 실효성과 함께 일반 도민에겐 ‘높은 진입장벽’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도에 따르면 경기도민발안제는 지난 2023년 말부터 행정안전부의 온라인 청원 플랫폼 ‘청원24’ 시스템과 연동해 운영 중이다. 과거 도 자체 플랫폼을 통해 신청을 받았지만, 민원성 청원이 과도하게 접수되면서 운영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제도 운영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청원24를 통해 도에 접수된 조례 제안은 총 5건에 불과해서다. 접수된 발안의 주요 내용은 ▲장애인 평생교육 관련 조례 개정 ▲자동차 정비업소 인근 주민 동의 의무화 ▲자연휴양림 오토바이 사용 규제 완화 등이다. 더욱이 접수된 조례 제안 중 단 한 건도 수용되지 않았다. 불수용 사유로는 상위법과의 충돌, 도의 소관이 아닌 사무, 도정 방향과의 불일치 등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제안들이 수용되기 어려운 배경에는 일반 도민이 조례안을 체계적으로 작성하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법령 체계에 대한 이해, 상위법과의 적합성 검토, 타 지자체 사례 조사 등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도민이 시·군 사무나 국가 사무를 도에 제안하는 등 행정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제도의 취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 도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과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 관계자는 “일반 도민이 조례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도민의 정책 참여를 높이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도입한 만큼 일반 도민의 조례 제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반 조례안 작성 지원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내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앞으로 도민이 아이디어만 입력하면 AI가 형식에 맞는 조례안을 생성해 주는 방식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