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뒤끝 작렬 미국

1985년 5월23일, 서울 미문화원이 점거됐다. 남녀 대학생 73명의 기습이었다. 이후 나흘간 농성을 계속했다. 광주사태 책임지고 미국은 공개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이다. 주동자 20명이 구속기소됐다. 서울대 물리대 학생이던 이 변호사도 그 중 하나다. 어느덧 35년의 세월이 지났다. 출소 후 어렵던 시절도 보냈다. 복학ㆍ졸업 후 학원 강사도 했다. 진로를 바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지금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50대 변호사다. ▶그에게 끝나지 않은 벌(罰)이 있다. 미국 입국 불가란 형벌이다. 미국이 내렸는데, 만기(滿期)가 없다. 아직도 미국을 갈 수 없다. 그 시절 동료들이 다 그렇다. 풀어야 한다는 여론도 많았다. 미국은 입장 불가만을 반복했다. 간접적으로 전해진 전제 조건이 있다. 오고 싶으면 유감 표명 정도라도 하라. 35년간 가해진 차별이다. 살아가며 불편한 게 한둘 아니다. 다 같이 모일 때면 논쟁이 벌어진다. 유감 정도는 해도 되지 않나. 하지만, 결론이 늘 똑같다. 술 한잔 들어가면 그냥 이대로 살자로 끝나버려(이 변호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방미가 제한됐다. 미국 정부가 밝혔다. ESTA(전자여행허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관광ㆍ비즈니스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 제도다. 앞으로는 매번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야 한다. 영어 인터뷰를 하고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의 방북이 원인이다. 지난해 9월 대통령 특별 수행단으로 갔었다. ▶2019년 6월 30일 오후 3시 45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갔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스스로 그 순간을 세계에 내놓고 자랑했다. 그래놓고 우리 대통령 따라간 우리 기업인엔 제재를 가했다. 따지고 보면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지겹도록 봐온 미국 제일주의 오만이다. 요 며칠도 그렇다. 우리가 일본 경제 보복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대고 천문학적 방위비 분담을 밀어붙이고 있다. 어제는 한국에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받는 게 (월세 받는 것 보다)더 쉬웠다며 조롱까지 했다. ▶영원한 우방이라는 미국이다. 태극기 행렬에 성조기가 함께 하는 한국이다. 그런 한국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라 더 실망스럽다. 독도 영유권에 모호하게 답하고, 방위비 인상에 가혹하게 몰고, 미국 방문에 담을 쌓아놓고 있다. 이 변호사는 미국 가는 걸 포기한 모양이다. 이제 얘기가 나와도 뒤끝 작렬 미국이라며 웃고 만다. 그러면서 말한다 나는 오사마 빈 라덴 급 테러리스트야. 김종구 주필

[인천시론] 인천의 특수성 고려한 항만 미세먼지 대책 세워야

문명국 겨울철에 3한 4미라는 말이 유행했다. 과거 3한 4온과 같이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해 국민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환경의 날을 기념해 지난 2년간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의 대책과 추진상황을 확인하고 저감 목표를 재확인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제조업 연소에 의한 비중이 54%로 가장 크며, 뒤를 이어 비도로이동오염원 18%, 도로이동오염원 15%, 생산공정 6%, 에너지산업 연소 5%의 순서로 나타났다. 비도로이동오염원이란 철도, 선막, 항공, 농기계, 건설장비 등이 속해있으며, 이중 선박이 45.6%, 건설장비 40.9%, 농업기계 9.1%, 철도 3.8%의 배출량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즉, 화물차, 승용차 등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보다 선박, 건설장비 등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배출이 많다는 것이다. 항만의 특성이 강한 도시일수록 선박에서 기인한 비도로이동오염원의 비중이 크다. 서울 등 내륙도시에서는 도로이동오염원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배출하고, 나머지가 비도로 이동오염원인 반면, 인천과 같은 항만지역은 상당수 비도로이동오염원을 통한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높다. 더욱이 인천은 발전소 등 에너지 산업연소의 비중이 타 도시에 비해 높고, 기타 제조업이나 생산공정, 제조업 연소 등 다양한 배출원이 함께 존재하는 등 다양한 미세먼지 발생 요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미세먼지와 관련한 정부와 인천의 대책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량 관리 등 주로 친환경차량 보급, 석탄화력발전소 감축, 노후경유차 운행 제한이 있는 반면, 제조업이나 주요 비도이동요염원 선박 기인 배출량에 대한 관리와 대응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과 롱비치(LB) 항만은 디젤 동력 선박과 항만을 오가는 트럭 및 기관차에서 배출되는 공해와 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 산 페드로 만 항만대기 정화 실천 계획을 추진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인천시도 항만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하여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추진 중에 있으나, 인천이 지닌 산업적, 지리적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보다 세밀한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관련 기관 선박 배출 미세먼지 감축 업무협약을 통해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그린포트 정책 추진 해나가기로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민 체감도는 다소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선박 및 중장비와 같은 미세먼지의 체계적인 감시 및 현 상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얻어진 실질적인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천시의 근본적인 미세먼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민관산학의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구축과, 연구개발 등의 노력을 위해 시와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뤄지고, 관련 기관 및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통한 시민이 체감하는 미세먼지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융합소재공학과 교수

[물부족 대한민국 해법은 재활용] 5.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선도해야

[물부족 대한민국 해법은 재활용] 5.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선도해야 물 부족 현상을 막고자 중수도나 빗물 사용 등의 물 재이용을 통한 수자원 확보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의 물 재이용 시설이 안정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물 재이용을 통해 효율적으로 수자원을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6년부터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 등에 중수도 및 빗물 관련 시설을 설치해 운영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물 재이용 시설이 법적인 시설 기준을 무시한 채 준공 허가를 받기 위한 보여주기식 시공에 그치고, 이같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실한 시설이 설치되는 탓에 본래의 목적인 물 재이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오염과 악취 등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또 국내 상수도가 너무도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어 중수와 빗물 등의 물 재이용이 외면받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물 재이용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설치 기준 강화 및 지속적인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 전국 600여 개 중수도 시설, 실제 가동 여부 파악도 불투명 환경부가 발표한 2017 하수도 통계에 따르면 국내 물 재이용 시설은 총 2천782개소(중수도 642개소ㆍ빗물 사용 2천140개소)에 달한다. 빗물을 받아 사용하는 시설의 경우 물을 저장하는 탱크만 적절히 관리하면 비가 내릴 때마다 스스로 작동하는 탓에 별다른 관리감독이 필요하지 않지만, 중수도는 한 번 사용한 물을 보관ㆍ정수ㆍ순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지속적인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점검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642개소에 달하는 국내 중수도 시설 가운데 220여 곳 이상의 중수도 시설의 실제 가동 여부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중수도 시설 현장 방문을 통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체 중수도 3분의 1에 달하는 시설의 하루 이용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건축물의 준공 허가를 받기 위한 부실한 중수도 시공 역시 물 재이용 활성화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중수도 가동을 할 수 없이 이론적인 기준에만 맞춘 시설을 건축물 시공 때 설치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를 점검하고 부적합한 물 재이용 시설이 설치됐을 때 준공을 거부해야 할 지방자치단체 등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해, 공사가 완료된 건축물이 실제 운영 단계에 들어가면 정작 중수도 등의 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물 재이용 시설은 마련돼 있지만 실제 가동이 되고 있지 않으면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에 나서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가동이 불가능한 중수도 시설이 너무 많이 확산돼 있고, 물을 재이용해 활용하는 비용보다 곧바로 공급받는 상수를 이용하는 비용이 더욱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 재이용을 현실과 맞지 않다라며 외면하고 있다. 환경부는 Water Reuse 2020 계획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25.4억t에 달하는 물을 재이용해 대체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대부분이 공공하수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유지용수ㆍ공업용수ㆍ장내용수로 구성돼 있다. 개별 건축물 단위에서 활용 가능한 중수도와 빗물의 경우 각각 19%, 2%에 불과하다. 이처럼 개별 건축물 단위의 물 재이용 시설에 집중하지 않고 있는 정부의 비전이 수정돼야 진정한 물 재이용 활성화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물 재이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타파 필요성 성균관대학교 수자원전문대학원ㆍ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등이 연구한 물 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한 건축물 단위의 물 재이용 시설 확대 방안 자료를 보면 물 재이용 활성화를 위해선 결국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수질이 확보돼야 한다. 중수도는 위생적인 측면에서 환경적 유해물질이 없는 안전한 수질의 물이지만, 인간의 심리적 우려까지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표준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그 기준에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도 중수도 수질 기준이 정해져 있으나 이 기준에 적합하다고 해서 모든 사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에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는 게 물 재이용 활성화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자료 도출을 위해 지난 2016년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내 화장실 변기 세척용수로 중수도를 사용한 대학생 151명(남성 112명ㆍ여성 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4%(142명)에 달하는 학생이 상수와 중수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이는 곧 우리가 사용하는 물이 중수도를 통해 재이용된 물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지 않으면 상수도를 통해 공급되는 물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 75%(113명)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도 자신의 주거공간 내에서 화장실 또는 수세용수로 중수도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설문 참여자의 87%(131명)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물 재이용 시설의 설치가 확대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사회적 편익을 위해서 중수도 요금을 얼마까지 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상수 요금의 50% 수준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응답이 94%(141명)에 달했다. ■ 물 스트레스 극복하자수자원 확보 선도하는 수원시 수원시는 물 부족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물 재이용을 통해 새로운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민국 제1호로 스마트 레인시티라는 친환경 도시 조성 정책을 추진, 모범이 되고 있다. 레인시티(Rain City)는 빗물과 중수도 등을 활용해 도시 내에서 물이 낭비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순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수원시는 지난 2013년부터 해당 사업을 본격 추진해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과 중수도 등을 관내 민간ㆍ공공 건축물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 등에 설치된 중수도 시설은 연간 1천800t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원시청과 장안구청 등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서도 중수도를 통해 공급되는 물이 조경ㆍ화장실 용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원시는 지역을 물 재이용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것뿐 아니라 물 재이용 관련 박람회 등을 개최해 시민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시는 국내 물 재이용 문화의 확산을 위해 지난 6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세계화장실협회 등과 2019 수원 국제 하수처리 및 화장실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는 물 재이용 설비 관련 기업 100여 곳이 참여해 각자의 우수한 기술력을 소개했다. 아울러 시는 같은 달에 제6회 세계화장실리더스포럼, 수원 오폐수 및 하수처리 기술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개최해 정부의 물 관리 일원화에 따른 환경부의 정책 방향, 수원시의 하수처리 및 물 재이용 시책, 최신 연구기술 정보 공유 등에 나서는 등 수자원 관련 선도 지방자치단체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기도 했다. 채태병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민금융' 부평중앙 새마을금고] 회원과 동고동락… 전국 ‘최우수 금고’ 결실

■ 회원들의 든든한 버팀목 새마을금고의 근간은 곧 회원이니 금고 입장에선 회원들의 생활 터전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부평중앙 새마을금고가 부평지역의 중심 전통시장에 자리 잡은 것도 금고의 뿌리가 되는 회원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회원들은 물론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언제나 든든한 지역 서민금융의 버팀목으로 거듭나기 위한 부평중앙새마을금고의 노력은 남다르다. 우선 부평중앙새마을금고의 활동 무대인 부평시장의 유례를 보면 일제강점기 경인철도 부평역이 생겼고 일본군이 부평에 조병창을 비롯한 군수물자 생산을 위한 많은 공사를 벌여 상점이 생겼고 해방 이후엔 한국전쟁을 즈음해 미군 기지가 들어오더니 1940년 인천의 확장과 함께 부평역 일대 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부평역 일대에 생겨난 상점이 시장골목을 형성하더니 급기야 자연스럽게 부평종합시장, 진흥제일시장, 부평깡시장이 생겼고 주민들은 이들을 뭉뚱그려서 부평시장으로 부른다. 부평시장은 점포가 1천500개가 넘을 정도로 거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시장은 부평종합시장이다. 부평종합시장은 시장 개설도 1950년으로 가장 오래되었고, 규모도 가장 크다. 이 중심에 부평중앙새마을금고가 있다. 이 때문에 새마을금고는 전통시장 상인이 다수인 회원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하며 동반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요즘은 대형유통센터들이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부평구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평시장에 부평중앙새마을금고가 들이는 정성은 지극하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평깡시장, 부평종합시장, 진흥제일시장 등과 재매 결연을 하고 소비자가 시장을 찾는데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는 카트를 무상지원하고 상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지원에도 나선다. 또 상인들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친절교육 등이 수반되는 상인대학을 지원하고 상인들의 친목행사도 빠짐없이 지원해 상인 간 화합을 도모하며 재래시장의 현대화를 위한 시설자금 지원에도 앞장서는 등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거대 상권인 만큼 각종 은행과 증권사 등이 밀집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평중앙새마을금고 입장에선 한치도 게을리할 수 없는 사명감으로 시장 상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한 것이 오늘날 금고가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거듭나는 원동력이 되었다. 회원 A씨 IMF 때 시장 상인들이 빛에 내몰려 어려운 나날을 보낼 때 금고가 나서서 상인들을 지켜주었고 대형유통센터에 고전할 때도 금고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내 자식보다 나를 더 살뜰히 보살펴 주는 진정한 우리 식구라고 말했다. ■ 우리는 하나 사회공헌 활동 앞장 매달 부평중앙새마을금고 식당에서는 어려운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에게 음식을 대접하기 위한 준비로 떠들썩하다. 격주로 200~300명의 어르신에게 대접할 전을 부치고 김치를 담그는가 하면 자장면과 콩국수를 만들고자 춘장과 양파를 볶고 콩을 갈아대는 어머니봉사단원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봉사단원 B모씨정성껏 만든 음식을 맛있게 잡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뿌듯한 자긍심이 생긴다며 내 부모님을 모시듯 어르신들에게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평중앙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시행해 거둔 쌀과 모금 물품을 주민자치센터 및 관내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고 매년 김장담금기 바자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소외계층에 전달하는가 하면 금고 이익과 직원들의 월급 일부분을 모아 장학금 증서를 지역학교에 전달해 지역 인재 양성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새마을금고새생명돕기회를 통한 희귀난치병 환자 수술비 지원에도 지극 정성이다. 또 지난 2014년부터는 지역 종합병원과 협약을 맺고 무료 건강검진을 시행해 금고 회원이나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챙겼다. ■ 전국 최우수 새마을금고 우뚝 부평중앙새마을금고는 올해 전국 새마을금고 경영평가 대회에서 전국 최우수 금고에 선정됐다. 이문성 이사장은 취임 직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알뜰한 금고의 경영과 지역과 하나가 되겠다는 지역 상생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에 나서 금고에 맞는 예적금 상품 개발 및 유치 등으로 취임 직전 780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을 현재 2천300억원으로 3배 이상 확장했고 금고 수익에 직결되는 예대 비율도 50%에서 8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대출만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대출 육성을 위해 이사장을 비롯한 실무책임자와 담당자가 회원 등을 직접 찾아가 대출에 애로사항은 없는지, 제반 법규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상담해 안전한 대출을 유도함으로써 새마을금고 경영등급 또한 2등급에서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부평중앙새마을금고는 2018년 제27회 새마을금고 대상 수상에 이어 2019년 전국 새마을금고 경영평가(인천경기강원지역) 대회에서 전국 최우수 금고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문성 이사장은 최우수 금고 선정은 회원과 직원 간 서로 신뢰와 배려에서 비롯된 각별한 애정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전국 최우수 금고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사장으로서 회원과 직원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이문성 이사장Interview ] Q 새마을금고와는 어떻게 인연을 갖게 되셨는지요? A 부평종합시장에서 약국을 경영하며 약국 앞 새마을금고와 거래를 시작했고 문턱 없이 편안한 금고에 매력을 느끼던 차에 금고가 좀 더 발전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다 지난 2008년 새마을금고 이사로 취임하면서 금고 경영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2012년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마음속에 담고 있던 금고의 청사진을 하나씩 실천에 옮겨 전국 최우수의 영예를 거머쥔 오늘의 부평중앙새마을금고를 만들었지만, 회원분들이 아직도 만족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공약 이행을 통해 회원들과 약속한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Q 전국 최우수 금고 선정 비결은? A 회원들이 금고에 보여준 각별한 애정이 부평중앙새마을금고를 전국 최우수 금고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었다 생각합니다. 또한, 금고 임직원들도 고객에 대한 아낌없는 배려와 관심,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자산 신장에 노력한 것도 성공 비결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부평중앙새마을금고는 예적금 상품 개발에서 유치에 이르기까지 노력이 여느 새마을금고와 달리 남다릅니다. 또 대출 고객 발굴을 통한 수익 증대는 물론 청장년층 대상 사업과 공제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한 수익다변화 노력이 금고의 자산 신장을 가져왔습니다. Q 임기 중 꼭 하고픈 일이 있다면 A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평중앙새마을금고는 회원분들이 보여준 애정에 비해 여러 면에서 보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존 본점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회원분들에게 계획한 대로 만족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만큼 숙원사업인 자체 사옥을 신축해 풍족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사옥이 신축되면 쾌적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꿈만 꾸던 문화센터와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현재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병원과 협업한 건강검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회원과 지역주민들의 복지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회원과 직원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A 부평중앙새마을금고를 거래하고 있는 회원과 상인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금고 경영과 지역 상생을 위한 회원과 직원 간 소통에서도 1등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서비스 및 금고 환경개선을 도모해 부평중앙새마을금고가 전국 최우수 금고의 명성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또 회원에게 가장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사장을 믿고 열심히 따라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회원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김창수기자

물 부족 시달리는 안산 갈대습지, 수위 낮아지며 '육지화' 진행…습지생태계 훼손 우려

자연환경의 보고(寶庫)로 되살아난 안산 갈대습지가 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던 시화호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조성된 안산 갈대습지가 물 부족에 시달리면서 육지화가 진행, 수질오염 우려는 물론 동ㆍ식물의 서식활동도 위협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오전 찾은 안산시 상록구의 안산 갈대습지공원. 무더운 날씨임에도 자연을 벗 삼아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갈대습지 내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 안산 갈대습지는 지난 1997년 정부의 시화호 수질개선 종합관리대책의 일환으로 시화호 상류 지천을 통해 유입되는 생활ㆍ축산폐수 등 오염원을 자연정화하고자 정부가 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습지다. 안산시와 화성시를 지나는 반월천ㆍ동화천ㆍ삼화천의 물이 바로 이 갈대습지를 거친 뒤 시화호로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삼삼오오 모여 여유롭게 산책에 나서는 시민들의 모습과 반대로 습지 안은 2~3m 높이에 달하는 갈대, 줄 등의 습지식물이 숨 쉴 틈 없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높게 솟은 갈대 중 일부는 한반도를 할퀴고 간 태풍의 여파인지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습지의 표면 위에 쓰러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이날 갈대습지에서 만난 A씨(57ㆍ여)는 일주일에 1~2회씩은 꼭 갈대습지공원을 찾아 산책하는데 올해 여름은 특히 갈대가 많이 자라 습지란 이름이 무색하게 물이 보이지가 않는다며 습지공원을 걷다 보면 백로로 보이는 새가 먹이사냥을 위해 수면으로 날아들다가 높이 솟은 갈대들에 막히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본다고 설명했다. 환경전문가들은 이같이 습지 안에서 갈대 등의 습지식물이 무분별하게 성장ㆍ확산하는 이유로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꼽고 있다. 일정 수준의 수위가 유지되면서 습지식물의 생육을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하는데 물이 부족함에 따라, 습지 바닥의 진흙이 굳어 토양처럼 변하며 식물들이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난다는 것이다. 시화호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최종인씨는 갈대습지가 물 부족 탓에 습지가 아닌 일반 땅처럼 변하며 식물들이 무성히 자라, 개방수면(노출돼 있는 물 표면)이 사라지고 있다며 식물이 개방수면을 뒤덮으면서 새들의 먹이활동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육지화로 인해 개구리, 붕어, 물자라 등 양서ㆍ어류 생물의 폐사도 우려된다. 특히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자리 잡은 수달과 삵, 저어새 등 갈대습지 내 멸종위기 동물들도 서식활동에 위협을 받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갈대습지 내 개펄의 육지화가 계속되면 2~3m 길이의 갈대가 쓰러졌을 때 바닥에 그대로 쌓이면서 질소와 인 등의 물질이 발생한다며 이들 물질이 시화호로 유입돼 또 다른 오염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올해 갈대습지에 물이 부족해 식물의 무분별한 생육과 육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알고 있다며 이 같은 물 부족 문제가 이어지지 않도록 중ㆍ장기적으로 갈대 등 식물 정비, 습지 내 준설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재원ㆍ채태병기자

전해철 의원, "신안코아 중기벤처부 청년몰 조성 공모사업 선정"

▲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은 13일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신안코아 전통시장이 중소기업벤처부의 청년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청년몰 조성사업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와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청년상인들의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시장과 상점가 안에 있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 점포와 공용공간, 기반시설 등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된 신안코아 전통시장에는 총 3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30개소 이상의 청년창업 공간 및 고객 편의 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청년상인들의 임대료 부담 완화와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안산시가 공실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전 의원은 전통시장이 전체적으로 점점 더 침체하고 있어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관계 부처에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왔는데 청년몰이 전통시장 경쟁력 제고와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 의원은 올해 정부 예산에 신안코아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예산을 반영하는 등 전통시장 환경 개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송우일기자

일제강점기 침탈과 강제노역의 증거…인천 방공호 13개 잔존

일본 제국주의 침탈과 강제 노역의 증거물인 방공호가 인천에만 10여 곳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13일 근현대 문화유산 조사의 목적으로 방공호 시설 기초 조사를 벌여 일제 강점기 방공호 10여 곳의 위치와 관리 상태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방공호 위치는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뒤편 공영주차장, 중구 신포로 역사자료관 내, 자유공원 석정루 아래, 인천기상대 정문 옆, 인천여자상업고 아래, 중구 답동 긴담모퉁이길, 중구 항동 올림포스 호텔 초입, 중구 노인복지관 내, 미추홀구청 건너편 주차장 등이다.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뒤편 공영주차장 내 방공호는 높이와 폭이 각각 약 2m로 조사됐다. 인근 석정루 아래쪽 절벽에 위치한 방공호는 높이 1.5m, 폭 1.2m 규모로 초입 부분의 천정과 벽체는 시멘트로 마감됐다. 인천시역사자료관에도 축대 아래에 ㄷ자 형태의 작은 석실형 방공호가 남아 있다. 자료관은 과거 일본인 사업가의 저택이었다가 해방 후 인천시장 관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중구 신흥동 긴담 모퉁이 길 석축 아래에도 방공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 방공호는 1937년 제정된 방공법에 따라 공습 대피 시설 건설을 법제화한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인천 역시 1883년 인천항 개항 후 일본인 거주지역인 일본 조계지가 마련될 정도여서 일제 강점기에 설치된 방공호의 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실체와 위치에 대한 조사는 정식으로 이뤄진 적이 없다.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방공호를 어두운 역사를 보여주는 네거티브 문화재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방공호는 제국주의시대 일본의 침탈과 강제 노역의 증거라며 침략, 학살, 수탈 등 어두운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네거티브 문화재지만, 흔적조차 지워버리면 증거를 잃어버리는 격이라고 했다. 이어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조사를 하게 됐다며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네거티브 문화재 보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길호기자

[이해균의 사할린 견문록] ‘망향의 恨’ 서린… 이역만리를 가다

여행을 삶의 목적처럼 희구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메마른 환경은 점점 현실의 상식 앞에 주저앉았다. 그림을 만들고 언어를 꿰매는 일조차 흥미를 잃었다. 목적 없는 자유처럼 인습의 리얼리즘에 엉켜 수년 동안 갇혀 산 이유이기도 하다. 시간은 반환되지 않고 신산한 삶은 끝이 없는 시작 속에 있다. 치매환자의 무소유 같은 의미 없는 형식은 재현하지 않겠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게 허무주의라고, 내용 없는 소유의 소비보다는 여행의 다양한 경험에 소비하고 싶다. 이끼 같은 매너리즘은 가라! 2019년 유월, 함민복 시인의 길은 유서요 몸은 붓이라는 비정한 길을 나는 비로소 경건히 나선다. 사할린이라는 익숙하고도 낯선 지명이 보국대에 끌려간 실경이네 아버지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고향집 사랑방 이야기를 어렴풋이 당겨온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어머니는 내게 무슨 말인가를 하고 계셨지만 어머니의 눈은 이미 저 세상에, 어머니의 입은 이 세상에 속한지라 어떤 소리도 내게 건너오지 못했다. 다만 무엇인가 말이 되지 못한 안타까운 부르짖음만이 허공처럼 입술을 열고 내 곁에서 달싹이고 있을 뿐. 말이 되지 못한 말-이시영 지난 사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의지였던 어머니를 영원히 작별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그 충격을 못 견뎌 앓아누우신지 15년 만이다. 말년에는 의식도 없이 연명하시다가 죽음의 순간 이시영의 시처럼 입을 달싹이며 황급히 부르짖던 안타까운 모습을 지울 수 없다. 나는 고아가 되었다. 나는 아직 상제(喪制)의 몸으로 사할린을 간다. 모국, 조국 이런 것들은 나라가 있을 때의 일이다. 나라를 잃은 것은 어머니를, 모국어를 잃은 것과도 같은 슬픈 일임을 사할린 강제징용자들의 생사의 현장에서 느껴 보겠다고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비로소 자각한다. 병석에 계셨어도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가 큰 힘이었던 것처럼 식민치하의 조국도 그 자리에 있으므로, 언젠가 돌아갈 것이라는 꿈만으로 그리웠을 것이다. 그런데 해방된 내 나라도 돌아갈 수 없는 애통함은 어떠했을까. 지금쯤 고향은 들판에 심은 모가 뿌리를 내리고 돌담의 앵두가 처녀의 볼처럼 여물어 있을 것이다. 뒤란의 늙은 감나무는 하얀 감꽃을 피우며 벌들을 들끓게 하리라. 밤꽃이 총각냄새를 뿌리고 발정 난 장미가 붉은 몸을 비틀어 대는 유월이다. 흐드러지진 수국, 창포 피는 단오에 창공을 차오르던 그네 생각도 그윽하다. 유월은 항일 6ㆍ10만세운동이 있고 6ㆍ10 민주항쟁 기념일이 있으며, 6ㆍ15남북공동성명기념일과 6ㆍ25한국전쟁기념일이 있는 호국보훈과 민주, 애국 항쟁의 달이다. 유월이 오면 국립현충원에 잠드신 아버님 생각이 고향 산자락의 뻐꾸기 소리처럼 그립다. 탑승객들은 대부분 발음이 새는 듯한 말들을 쏟아내는 러시아계 사람들이다. 더러는 몽골인과 한인들도 보인다. 사할린! 그곳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떤 심상의 landscape일까. 조용히 눈을 감는다. 2시간 50분이 지날 즈음 러시아 항공기는 사할린 공항에 서서히 내린다. 하 에서 바라본 유즈노 사할린스크(사할린의 주도)는 군데군데 바이올렛 붉은 색 지붕의 아파트가 보일 뿐 한적해보였다. 결의 분첩이라는 미스터리의 사진첩과 화태(樺太ㆍ사할린의 일본명, 카라후토)로 불리는 사할린의 다큐멘터리를 오기 전 본적이 있다. 사할린에 강제노역 온 젊은 동포들은 단정한 옷차림에 비정한 표정이었다. 어떤 정의로운 결의였을까. 긴장하고 망연자실했을 그들의 표정을 찾지 못한 것은 또 하나의 숙제로 머릿속을 혼란케 헸다. 일제는 패전과 동시에 그들이 러시아로부터 빼앗아 조선인을 강제노역시킨 남사할린을 자국민만 배에 싣고 빠져나갔다. 수많은 강제 징용자들은 이 허탈감에 일부는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고 아우성치던 남은 자들은 조선인이라는 신분을 드러내기가 불안하여 한해 두 해 안타깝게 주저앉아 살았던 것이다. 힘없는 조국은 귀국선을 띄우지도 못한 채 그들을 버려둔 결과가 되었다. 나는 이번 경기민예총의 해외문화 탐방 팀의 숙소인 가가린 호텔에 짐을 풀었다. 총 26명이 이 호텔을 사용한다. 나는 3인실의 방에 묵게 되었는데 태어나 이렇게 고급스러운 방은 처음이었다. 넓은 응접실과 편안하고 우아한 방, 샤워장이 욕실과 구분되어 있고 침대는 넓고 안락했다. 투명한 원형 샤워실을 이용하는데 갑자기 네 개의 샤워꼭지에서 차가운 물이 일시에 터져 나와 깜짝 놀랐다. 비데가 있는 변기는 한글 표시가 된 국산이었고 TV와 냉장고도 모두 삼성, LG여서 호감이 갔다. 전혀 이질적인 것이 없어 여느 한국의 호텔에 온 듯 편안했다. 게다가 삼면이 내다보이는 전망 또한 환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방 배정이 여의치 않아 우리만 로열 스위트룸을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저녁 식사는 부근의 식당에서 현지 식으로 하게 되었다. 중앙아시아 여행 때 주식처럼 먹었던 샤슬릭이 나왔는데 궁금한 보드카는 개별 주문해서 맛볼 수 있었다. 보드카 한잔이 속을 확 달궈줄 때 굵은 꼬치고기 한 덩어리가 부드럽게 목을 타고 내려간다. 오늘 밤은 아라비아의 왕처럼 기품 있게 잠들 것 같다. 새벽 4시에 잠을 깼는데 밖이 대낮처럼 훤했다. 잠들지 않는 밤. 창밖을 내다보니 자주색 지붕들이 내다보인다. 중국의 붉은색과 러시아의 붉은색은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유화 물감의 차이니즈레드는 주색(朱色)이라고도 하는 인류 초기의 빨간색이지만 너무 튀는 느낌이 든다. 조금 과장하면 지시적이고 강한 느낌이라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성조기의 별이나 욱일기,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기의 빨간색은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와 비교하면 러시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붉은색은 그다지 강하지 않고 은은하며 바이올렛 적색에 가깝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도 사실은 그다지 붉어 보이지 않았다. 커턴 색을 비롯한 실내 장식에도 이 색이 주조를 이루는데 클래식하고 고상한 느낌이 든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너무나도 평화스럽고 조용하다. 어린아이의 숨소리처럼 포근해 보인다. 건물 전체가 빨간 불빛이 새어나오는 풍경도 이색적이다. 낮에 가이드가 말한 예쁜 아가씨들을 조심하라는 그 나이트클럽인 듯 보인다. 가는 곳마다 과감하게 노출한 여성의 사진이 보이고 TV 속의 노출 정도가 이곳의 개방 수준을 가늠케 한다. TV 방송은 우리나라의 KBS, MBC, SBS가 거의 생방송으로 방영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가 가장 인기 있다고 한다. 아마도 상처받은 도시인들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치유의 이상향은 국경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 동경에 대한 대리만족 또한 건강한 삶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보편적 마음 산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7시가 되어서야 아침 식사를 한다. 뷔페식인데 된장국도 있고 밥과 김치가 있어 좋았다. 초기엔 러시아인들이 이곳 한인들이 담가 먹는 김치 냄새를 무척 혐오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들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조식을 끝내고 처음 들린 곳은 사할린 한인 문화센터다. 이 건물의 건축양식은 애매하게도 동양적이라고 했지만 신사 느낌이 드는 일본양식이었고 한국적인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이 건물은 1993년에 설립되었고 2004년 일본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세워진 것이었다. 일본이 한인문화센터를 설립했다는 것이 의아했으나 일본의 붉은 십자가회원과 건설사 야마시타섹케이 주식회사가 합작한 것으로 보아 인도적인 종교단체와 기업이 일본정부(총영사)의 승인으로 지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잠시 마당 오른쪽에 세워진 사할린 한인 이중징용광부추모비 앞에서 함께 묵념하고 그들의 원혼을 달랬다. 비에 새겨진 추모의 글을 함께 간 박설희 문학위원장께서 낭독하는 동안 모두 숙연했다. 이해균 수원민족미술협회회장

화성제일병원 병원학교, 지난 1일 폐교.... 학생들 학업 포기 사례도 발생

뇌 병변 등 중도 중복장애 학생을 위해 지난해 6월 전국에서 최초로 화성시에 문을 연 병원학교가 경영난 탓에 1년 만에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학교를 운영하던 화성제일병원은 이번 달부터 병원 전체가 기약없는 휴원에 들어갔으며, 병원학교를 다닌 학생 중 일부는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화성제일병원 병원학교(개교 당시 브론코기념병원)가 폐교했다. 지난해 6월 개교한 지 13개월 만이다. 병원학교는 병을 앓고 있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야 하는 학생환자들을 위한 것으로, 기존 장기입원 학생은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해 학년유예 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병원학교는 특수교사들이 병원으로 직접 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하루 한 시간 이상 진행되는 수업에 참여하면 출석이 인정돼 학생환자들이 학년유예를 피할 수 있었다. 화성제일병원 병원학교에는 특수교사 2명이 유치원 1학급 4명과 초등학교 1학급 4명을 도맡아 가르쳤으며 낙서하기, 종이접기, 풀칠하기 등의 수업이 이뤄졌다. 도교육청은 병원학교 개교를 위해 시설비용 1천만 원과 운영비 2천만 원, 특수교사 인건비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화성제일병원이 올해 급격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8월1일자로 휴원에 돌입, 병원학교도 폐교하게 됐다. 병원학교가 폐원하면서 유치원생 1명과 초등학생 1명은 학업을 포기하고 타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다른 학생들은 병이 완쾌되지도 않은 채 학교로 돌아가거나 순회학급(가정방문)을 이용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화성제일병원 관계자는 한 차례 영업정지를 받아 환자들이 모두 병원을 나간 후 급격하게 경영상태가 나빠져 병원을 휴원하게 됐으며 병원학교도 문을 닫게 됐다라며 병원을 언제 다시 운영할지 조차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민간병원이 병원학교를 운영하면 언제든 폐교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며 국립 및 도립병원 등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학생들을 위한 병원학교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제일병원 병원학교가 폐교되면서 도내 중도 중복장애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병원학교는 파주시 시티요양병원 한 곳만 남게 됐다. 올해 3월 개원한 이곳에는 현재 5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