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요즘 다들 안녕하신가요?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닌 저주가 닥친 삶으로 바뀌고 있다.’ 며칠 전 수원에서 자영업을 하는 지인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 중 일부다. 고깃집을 2곳이나 운영하는 이분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이니까 감수해야겠지만 점점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멘탈리스트를 주민센터마다 한 명씩 배치해 줬으면 좋겠단다. #“아직도 제조업 하세요?” 요즘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는 말이란다. 40여 년간 제조업체를 이끌며 공장을 3곳 운영하는 도내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 정부를 지지했지만, 이젠 등을 졌다고 한다. 주변 기업인들 대다수가 그렇단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사람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고, 허구한 날 각종 규제로 더는 버티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공장을 한 곳으로 모아 지으려고 하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돌아온 말은 “제 정신이세요?” 란다. 우리 곁의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절규하며 무너져내리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친노동정책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을 이끈 정부 정책의 결과는 오히려 경제성장과 소득분배가 악화하는 등 실망스럽기만 하다. 중산층 이상 여유가 있다는 사람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 고용 및 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이 대폭 올랐다는 게 이유다. 정부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앞서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의 반발이 일자 6개월 단속 유예를 도입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기 둔화로 나타나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펴기도 했고, SOC 예산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가 다시 확대 추진하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을 펴고 있다. 해보고 안되면 조금 수정하고 손질하는 수준이다. 기업인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을 ‘땜질식’ 정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문제가 되는 정책은 시행을 일시 중단하거나 재검토하는 정책 모라토리엄 선언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몰락하는 대한민국. 국가의 존재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권혁준 경제부 차장

[사설] KT위즈, 감독교체 여론에 귀 기울여라

팬을 충격에 빠뜨린 결과였다. KT가 넥센에 2대20으로 패배했다. 20점은 야구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실점이다. 그것도 시민들이 지켜보는 홈 경기에서였다. 경기결과 하나로 모든 걸 평할 순 없다. 하지만, 그날의 패배는 달랐다.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이 발단이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주전투수 니퍼트를 갑자기 2군으로 내려보냈다. 대신 선발 요원으로 검증되지 않은 선수가 등판했다. 그리고 2와 3분의 1이닝 동안 9실점을 하고 강판됐다. 감독은 니퍼트의 2군행을 휴식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 속에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선수들도 힘들다. 팔뚝을 타고 내려오는 땀에 폭투를 던지는 투수가 속출한다. 외야에서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해 부축받으며 나가는 선수도 있다. 니퍼트에게만 휴식을 줘야 할 특별한 조건을 찾아볼 수 없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곡절이라도 있나. 그게 아니라면 니퍼트 휴식은 오판이다. 한 시민이 말했다. “널뛰는 KT 야구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지친다.” 현재 kt 위즈를 보는 수원시민과 팬의 심정을 적나라하게 전해주는 표현이다. 월별 승률이 들쭉날쭉하다. 시즌 초반 2위까지 올랐던 팀 성적이 이제 꼴찌에서 2위다. 도저히 같은 선수들이 뛰는 팀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탓할 순 없다. 팀 홈런은 SK 와이번스에 이어 2등이다. 불방망이 로하스는 홈런왕에 바짝 다가서 있다. 황재균도 고비마다 장타를 터뜨리고 있다. 다소의 부침은 있지만 신인 강백호의 인기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수원출신 루키 김민의 호투도 지역에선 화제다. 선수 개인의 잠재력도 좋고, 팬들의 사랑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성적이 형편없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구단은 할 만큼 했다. 투자한 몸값만 천문학적이다. 니퍼트 영입, 로하스ㆍ피어밴드 재계약에만 300만 달러를 썼다. 미국에서 뛰던 황재균을 데려오며 88억원을 썼다. 최고 몸값을 주고 강백호도 잡았다. 과학적 선수 관리를 위해 이지풍 트레이너를 영입했고, 정신력 강화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박사도 기용했다. KT는 공적 기업이다. 공공재를 거래해 돈을 번다. 그런 기업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더 투자하는 것도 논란일 수 있다. 선수 개인의 잠재력이 좋고, 팬들의 사랑도 변함없으며, 구단의 재정적 지원도 남부럽지 않다. 그런데 팀은 여전히 내리막 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팬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해댄다. 그러자 팬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말하기 시작했다. 감독 교체 요구다. 어찌 보면 2017년 꼴찌에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시즌 막판, 몇 번의 선전이 준 ‘고춧가루 착시’에 현혹되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 결단하지 못한 우유부단함이 2년 연속 꼴찌라는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다. 흔히들 ‘팬은 감독에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인내의 고통을 왜 팬이 전부 뒤집어써야 하는지 지금 kt 위즈에게 묻고 싶다. 얼마 전, KT위즈파크에서 안쓰런 표정의 팬이 이런 푯말을 들고 있었다. “진정한 팬서비스는 승리입니다.”

[데스크 칼럼] 경제… 어느 때보다 공생이 절실하다

지난 6일 살갗을 태울 듯이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 탓에 섭씨 40도에 육박한 가마솥 같은 무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했다. 태양이 가장 강하다는 이날 오후 2시. 수원역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은 한 여성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간다.어깨까지 기른 긴 머리카락이 땅에 떨어지지만 그녀의 얼굴은 비장하다. 이를 바라보던 일부 사람들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발을 동동거리거나 눈물을 흘렸다. “오죽했으면…”이라는 탄식 소리도 들린다.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 안 재논의를 촉구하는 ‘분노의 삭발식’ 현장이다. 이 여성 상인은 잘려나간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에 들고 “잘린 머리카락은 아깝지 않다. 월급을 줄 가게의 매출이 중요하다. 인건비 줄 돈이 없어 상인들을 빚쟁이로 만드는 정책을 철회하고 제발 살려달라”며 애끓는 심경을 토로했다. 소상공인업계는 청와대 신설 자영업비서관에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을 임명한 데 대해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 창구 역할을 주문했다. 그런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그저께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목까지 차 있는 상황인데 거기서 최저임금이 2년에 걸쳐서 30% 가까이 오른다. 그렇다면 이게 목에 물이 차 있는 상황에서 입과 코를 자꾸 막는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비판적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그는 “소상공인들은 보수적인 집단인데, 이 정도까지 반발하는 것은 삶에 대한 위태로운 불안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최저임금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저임금 노동자가 서로 양보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분쟁과 ‘을(乙)’들의 부담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싶다”고 했다. 이 같은 인 비서관의 ‘사이다’ 발언은 자영업계, 소상공인들이 정부에 하고픈 그리고 정부에게서 듣고픈 이야기일 것이다. 인 비서관은 전국상인연합회 대형마트규제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현장통이다. 그가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을 만나서 현실적인 방안을 같이 찾아보겠다고 했으니 현장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길 기대한다.일각에서는 소상공, 자영업자의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임대료라고 얘기한다. 틀린 말도 아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면 되지만 임대료는 계속 오르기만 하니 자영업자를 대책없이 압박한다는 논리다.인크루트와 알바콜의 설문조사 결과도 같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자영업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1위가 임대료 인상(17%)이었다. 하지만 올해 고용계 최대 이슈인 ‘최저임금(인건비)’은 임대료 인상과 불과 1%p 차이인 16%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직접 근로 비중의 증가로 실제 인상률보다 높게 체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이처럼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심화하면서 상당수가 점포와 인력관리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무인시스템 도입, 기존인력 및 아르바이트 근무시간 단축, 신규채용축소를 고려하고 최악의 수단으로 폐점까지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와 청년 일자리 정책이 결과적으로 역효과를 내는 것이다.자영업자, 소시민들이 경제적으로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도 있다. 당장 어려운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 지급 정책 등을 펴고 있지만 마냥 퍼주기에도 한계가 있다. 정부 자금은 일시적인 방편이다. 유통 대기업의 시장 과잉 진출 제한이나 대기업과 자영업자의 영역 정리,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차단, 공생을 위한 상호 간의 구조적 문제 해결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김창학 경제부장

[기고] 여름철 위험물 안전관리, 방심은 금물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절기상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 다음날 경북 영천의 온도가 40.2도를 기록했다. 폭염은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를 넘어서는 매우 더운 날씨로 위험물 안전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위험물은 고체, 액체의 화재위험성 물질로 그 종류만 해도 제1류부터 제6류까지 63개 품명에 약 1만3천 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생활 속 대표적 위험물로 인식되는 휘발유는 인화점이 43에서 20도로 작은 정전기 불꽃에 의해서도 인화와 폭발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6월13일과 10월6일 서울과 경기도의 주유소에서 유류탱크 내 유증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용접, 절단 등의 작업을 하다 폭발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인화성 액체인 제4류 위험물의 경우 온도 상승에 의한 기화작용이 활발해지고 발생한 가연성 증기는 대부분 낮은 장소에 체류하게 돼 전기 스파크 정도의 작은 점화원이 화재 또는 폭발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가연성 증기 또는 분진의 체류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 방폭 설비를 갖추도록 하는 이유다. 위험물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폭발 등 사고는 매년 증가, 최근 4년간 전국적으로 총 281건 발생했는데 2013년에 53건, 2014년에도 62건 그리고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85건과 81건으로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화재가 153건으로 가장 많았고 누출이 85건 그리고 폭발까지 이어진 대형 사고는 43건이었다. 특히 유증기 및 정전기 발생이 많은 여름철에 사고가 잦았고 원인은 절반 넘는 156건의 사고(55.5%)가 위험물 감시를 부주의하거나(101건) 안전조치 소홀(39건), 기계 오 조작이나 미 보수(16건) 등과 같은 인재(人災)로 발생했다. 이에 여름철 위험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다음의 다섯가지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첫째 가연성 증기의 체류 가능성이 높은 위험물 저장 처리시설 내에서 무심코 정전기를 발생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지 △둘째 위험물 저장소에 혼재기준 준수 및 적정온도를 유지여부 △셋째 고온ㆍ다습한 기온에서 작업 시 배출·환기설비는 정상 작동하는지 △넷째 소화·경보설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와 휴가 등 안전 관리자 공백 시 실질적 안전관리 대리자를 지정하고 있는지 등이다. 사고는 순간의 방심에서 비롯되므로 철저한 예방관리를 통해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위험물 화재ㆍ폭발사고가 발생치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현우 안산소방서 지방소방위

[천자춘추] 월드컵과 다문화가족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킬리앙 음바페는 드리블 스페셜리스트, 제2의 펠레로 불리는 프랑스 축구의 유망주였다. 16살에 AS 모나코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17살에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19살이 된 올해 월드컵 결승전에서 쐐기골을 넣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의 탁월한 재능은 운동선수 출신이었던 부모에게서 받았을 것이다. 타고난 운동감각보다 더 부러운 건 카메룬 출신의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의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게 만든 프랑스의 문화적 배경이다. 음바페는 보답이라도 하듯이 월드컵 전 참가수당 전액을 스포츠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월드컵이 끝난 후 우승 보너스를 합쳐 대략 4억 원 정도를 자신처럼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기부했다. 언론에서는 19살 된 이민자 2세가 보여준 이러한 선행과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분열된 프랑스를 하나로 통합했다고 보도했다. 이젠 우리 주변에서도 다문화가정을 자주 만날 수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다문화가구는 36만1천67가구이고 가구원은 96만3천17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구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 통계자료 구축을 위해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경인지방통계청은 결혼이민자와 귀화자로 구성된 전국 다문화가구 표본의 53.7%인 1만3천432가구를 대상으로 8월30일까지 면접조사를 실시한다. 조사항목에는 경제상태, 가족관계, 생활양식, 가족문제 등이 있다. 만 9세에서 24세까지의 청소년 자녀를 위한 조사표에는 다문화 정체성, 사회적 차별 경험, 고민과 상담 경험 등의 항목이 있다. 음바페 같은 세계적인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항목은 아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우리의 아이들이다. 축구공이 둥글듯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공정한 정책은 정확한 통계에서 나온다는 믿음과 함께 이 폭염 속을 헤치며 통계조사현장을 뛰어 볼 참이다. 김남훈 경인지방통계청장

[의정단상] 대통령 특사 출장길에

애초부터 편하기는 틀린 일정이었다. 닷새 만에 지구 반대편까지 갔다 오는 일정이다. 안락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촉박하다. 새벽에 차를 몰고 서울 부산을 당일치기로 왕복하는 것 이상의 부담이 몰려왔다. 이름하여 대통령 특사! 출장지는 콜롬비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사단 자격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야 한다. 활주로를 차고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잠시 생각해 본다. 여정은 촉박하고 힘들지만 우리 특사단은 콜롬비아 정부의 환영을 받게 된다. 외교장관은 물론 부통령, 대통령과도 만나게 돼있다. 국빈에 가까운 예우를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파견한 모든 특사가 그런 환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들 머릿속에 특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1907년에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된 헤이그 특사만 해도 그렇다. 당시 역사를 너무 또렷하게 알고 있기에 또렷한 만큼의 아픔이 있는 과거사의 한 장면이다. 이러하듯 특사에 대한 대우는 국력, 외교력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이야 그런 일이 없겠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목숨을 걸고 특사로 국경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특사들을 생각해 보면 비행기 타고 5일 만에 안전하게 돌아오는 이 출장은 꽃길이다. 이 꽃길은 어쩌면 선배들의 눈물과 땀과 목숨의 대가로 우리에게 돌아온 기회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숙연해진다. 고되다는 생각을 떨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고쳐본다. 대한민국 수교국은 현재 190여 개국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전에는 수교국이 60여 개에 불과했다고 하니 우리의 국력도 외교력도 최근 30년 사이에 급성장한 것이 분명하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었음이 분명하고, 노력해야 할 숙제 역시 산적해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게 13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곳은 미국의 애틀랜타. 여기서도 6시간을 기다렸다가 5시간을 더 날아가야 목적지인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 시간으로 8월5일 오전 9시에 인천을 떠났는데, 보고타에 도착한 시간은 다음날인 6일 저녁 10시경이었다. 밤인데 잠을 잘 수도 없다. 시차 때문이다. 눈을 붙여 보지만 두 시간도 못 자고 다시 정신이 말똥말똥해진다. 잠도 못 잔 데다가 해발고도가 2천600m 이상 되다보니 기압도 달라 이래저래 몸이 예민해진다. 대통령 당선자는 생각보다 훨씬 젊은 지도자였다. 이반 두케 신임 대통령은 보수우파이며 미국과 아주 가까운 인물이라고 한다. 대통령 취임식 후 막 취임한 대통령을 예방해 취임 축하 환담을 나누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 양국 간의 돈독한 우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만남이었다. 콜롬비아와 우리의 인연은 625 동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미에서 유일한 파병국가가 바로 콜롬비아다. 콜롬비아는 1951년 5천100명을 파병했다. 그들 중 500여 명이 전사 또는 부상을 당했다. 자유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타국의 이름 모를 젊은이들까지 목숨을 바치면서 헌신했다. 그러하기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더 신중히, 그리고 더 고귀하게 지켜나가야 하는 인류 전체의 유산인지도 모른다. 이번 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우원식 의원을 특사단장으로 해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함께했다. 국회 안에서는 현안에 대해 시각을 달리하거나, 때로는 상대가 돼 원내운영을 협상해야 하는 사이들이다. 하지만, 이역만리 타국 땅 이곳 콜롬비아에서는 그도 나도 대한민국일 뿐이다. 모두가 그저 대한민국일 뿐이다. 오늘이 지나면 귀국이다. 왔던 그대로 또다시 이틀을 날아가야 한다. 돌아가면 두 의원과 함께 현안을 가지고 토론하게 될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얼굴을 붉히게 될지도 모른다. 서로 치열하게 공방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도 나도 우리 모두가 그저 대한민국이었다는 그 사실만은 아마도 머릿속에 오래오래 남게 될 것만 같다. 까마득하지만, 다시 돌아갈 귀국길이 그리워진다. 이 글은 지난 8월8일 출장지인 콜롬비아 현지에서 보내온 글입니다 유의동 국회의원(바른미래당평택을)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 불필요하게 확인하는 병원 주의해야

[서울=경기일보/백상일 기자]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를 불필요하게 확인하는 병원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도 모르게 보험사기에 연루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은 9일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휘말릴 수 있는 보험사기 사례 및 대응요령을 알기 쉽게 정리해 안내한 보험사기 피해예방 알쓸신잡 시리즈 2번째 내용을 공개했다.금감원에 따르면 질병이나 사고로 병원 방문시, 실손의료보험 등 의료관련 보험상품에 가입한 소비자(환자)의 본전심리와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사무장병원 등이 어우러져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기 유혹에 빠지기 쉽다.따라서 의료기관 이용시 보험사기 유의사항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금감원은 먼저 “불필요하게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하거나 보험금으로 무료 시술을 받게 해주겠다는 제안은 일단 의심하라”고 당부했다.내원한 환자에게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를 불필요하게 확인한 후 보험금으로 의료비용을 해결해 주겠다며 미용시술 등을 권유하고 환자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이에 동조한 사례도 있었다.또 “진료사실과 다른 진료확인서는 요구하지도 받지도 말아야 한다”며 “의심스러운 병원은 이용을 피하고 수상한 점은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금감원은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주변사람들에게 돌아가며 의료기관이 연루되는 보험사기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의료기관으로부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솔깃한 제안(무료진료·수술 등)을 받은 환자나, 허위 진료확인서 발급에 협조하는 의료인을 목격한 의료기관 종사자의 경우 금감원 또는 보험회사에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전했다.

콘진원, '경기도 우수 VR/AR 프로젝트팀' 영국 이어 캐나다 글로벌 협업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경기도 내 VRㆍAR(가상ㆍ증강현실)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 팀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글로벌 콜라보 프로젝트’(GCP)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GCP는 프로젝트 팀과 해외개발자ㆍ디자이너ㆍ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지원하며, 오는 9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약 2주간 운영한다. 이 사업은 도내 VRㆍAR 콘텐츠 개발팀이 요구하는 분야의 우수한 해외 인재들을 직접 만나 프로젝트를 함께 개발하고, 연내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전시지원사업과 같이 이미 완성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과 공동 개발 과정을 지원하는 중장기적 사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GCP 캐나다에 최종 선정된 팀은 디바이스, 플랫폼 개발, 의료 분야 5팀이다. 참여 기업은 VR 공간에서 나의 힐링 공간을 만들 수 있는 S/W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오티야(Ottiya)’, 자석을 이용한 손쉬운 탈부착을 기반으로 물리적 외형 변형이 가능한 컨트롤러 디바이스를 생산하는 ‘디미콜론(Dimicolon)’ 등이다. 이번 GCP 캐나다는 교육, 기업, 의료, 블록체인 등을 주제로 토론하는 ‘2018 VRㆍAR Global Summit’을 기점으로 해 우수한 VRㆍARㆍMR(혼합현실) 기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도내 프로젝트 팀의 스타트업 전용 부스를 운영한다. 이후 캐나다 ‘VRㆍAR Startup Week’를 통해 BC Tech의 The Cube를 중심으로 기업 방문, 피칭, 네트워킹으로 초반 협업 파트너 발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진흥원은 이 기간에 DigiBC(BC주 인터랙티브 디지털미디어 산업협회)와의 업무협약에 근거해 프로젝트 공동 협업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현지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한다. 앞서 진흥원은 지난 6월 4개의 도내 프로젝트 팀을 선발해 영국 맨체스터에서 약 2주간 머무르며 현지 기업과 10건의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임이랑 경기콘텐츠진흥원 매니저는 “GCP는 기술 교류를 통해 참가팀의 역량을 키우고, 지속적인 교류로 글로벌 시장 도약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며 “영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프로젝트 팀의 성공적인 해외 협업과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