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 5도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용치(龍齒)’를 뽑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용치는 적 고무보트의 상륙이나 진격을 저지하고자 1970∼1980년대 철이나 콘크리트 구조물을 해변에 설치한 것으로 용의 이빨처럼 생겨 용치라고 불린다. 인천녹색연합 등 5개 시민단체는 2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에는 안보와 국방을 위해 존재했으나 현재는 그 쓰임이 없는 용치가 오히려 서해5도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분단과 대립의 상징인 용치는 철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녹색연합 등이 지난 15∼17일 시행한 현장조사 결과, 백령도 1천500개, 대청도 600개, 연평도 1천200개 등 서해 5도에 약 3천∼4천개의 용치가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멸종위기 종인 점박이 물범 주요 서식지인 백령도 하늬해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인 대청도 옥죽포 해안,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 등지에도 용치가 설치돼 있다. 이들 단체는 용치로 인해 어항 기능 상실, 해수욕장 폐쇄, 어선 파손, 경관 훼손 등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대부분 용치가 부식된 채로 묻혀 있는 등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방어시설 기능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장정구 황해섬보전센터장은 “용치가 전력상 방어시설로 필요하다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요에 따라 보강을 해야겠지만, 대다수 용치는 이미 군에서 버린 시설이나 다름없는 만큼 조속히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녹색연합 등 5개 시민단체는 용치 철거 건의서를 국방부·인천시·옹진군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주영민기자
인천뉴스
주영민 기자
2018-07-23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