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 명의 ‘대포통장 유통’ 무더기 적발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판매한 조직과 대포통장 개설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지검 형사5부(정대정 부장검사)는 올해 1∼5월 대포통장 집중 단속을 벌여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행사 등의 혐의로 38명을 적발해 이중 대학생 A씨(30) 등 9명을 구속 기소하고 B씨(35·여) 등 2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총 50여 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660여 개를 만들어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총책, 모집책, 유령법인 개설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한 대포통장 유통 조직(20명)도 포함됐다. 특히, 명문대생인 A씨는 불법 인터넷 도박에 빠졌다가 사채를 갚기 위해 유령법인 3개를 설립한 뒤 대포통장 36개를 만들어 모집책에게 전달했다. 30대 주부도 대포통장 15개를 만들어 1개당 20만원 가량을 받고 판매했다. 대포통장 모집책은 이들로부터 넘겨받은 대포통장을 월 200만∼300만원을 받고 도박사이트 운영자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여했다. 검찰은 최근 1년간 선고된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판결문 330여 개를 분석해 유령법인으로 의심되는 법인의 개설자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대포통장 개설자들을 적발했다. 이후 계좌추적을 통해 대포통장 모집책은 물론, 총책까지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지속해서 수사할 것”이라며 “단순 대포통장 양도자도 죄질이 중할 경우 구속 수사하는 등 엄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비리로 얼룩진 인천교육] 상. ‘비리 교육청’ 오명

시민이 직접 뽑은 교육감이 잇달아 뇌물죄로 중형을 선고 받으면서 인천시교육청은 비리 교육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청렴한 인천교육을 만들겠다던 이청연 교육감은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이는 인사비리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년 6월의 징역형을 받은 나근형 전 교육감보다 더 높은 형량이다. 인천교육에 대한 시민의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는 이유다. 지난 2014년 7월 취임한 이 교육감은 나 전 교육감의 인사비리와 뇌물수수 등으로 얼룩진 인천교육을 새롭게 재편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이 교육감이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과 개방형 감사관제, 시민감사관제의 확대 시행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는 ‘청렴 인천 교육’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교육감이 올해 초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 받으면서 ‘청렴한 인천교육’도 공염불이 됐다. 이 교육감이 나 전 교육감의 전철을 밟은데에는 10여년간 누적된 잘못된 인사관행에 따라 고위직을 차지한 일부 공무원 등 적폐를 청산하지 못해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 전 교육감을 징역까지 살게 한 인사비리의 핵심에는 시스템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시교육청은 4급 이상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교육감이 미리 승진 서열순위를 내린 후 인사담당자들이 평점을 매기는 방식으로 인사를 추진했다. 4급 승진을 위해서는 6개월치 근무평가가 총 6번 반영되는 데 가장 최근의 근무평점이 이 같은 방식으로 매겨져 누적된 것. 문제는 인사조작으로 승진한 인물이 이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에도 교육계에서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 전 교육감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지원청과 도서관 등 시교육청 산하기관에 포진된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인사비리에 관여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 교육감 체제에서도 직위를 유지하고, 때가 되면 승진하면서 고위직을 유지해 왔다. 인천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청렴한 인천교육을 만들겠다던 이 교육감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되는 상황을 본 시민의 당혹감과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교육감은 바뀌었지만, 내부 직원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강력한 개혁을 하지 못했던 이 교육감의 과오가 그런 결과를 냈다고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주영민기자

[알립니다] 2017 인천 청소년 문화 대축제

시민이 행복한 도시, 삶이 풍요로운 인천에서 청소년들에 의한 청소년들을 위한 ‘2017 인천 청소년 문화 대축제’가 펼쳐집니다.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광역시청소년단체협의회와 경기일보가 공동주관하는 ‘2017 인천 청소년 문화 대축제’는 청소년들의 문화적 역량을 한 자리에 모아 건전 여가활동 기회제공 및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꿈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인천을 대표하는 청소년 축제입니다.『청소년체험문화마당』에서는 청소년들과 지도자가 함께 준비한 체험활동존, 정보활동존, 동아리활동존, 진로체험존, 놀이존&이벤트존 등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체험부스가 무료로 운영됩니다. 또한 『청소년 슈퍼스타 경연대회』는 인천의 끼와 열정으로 가득찬 19세 이하 청소년들이(대학생 참가불가) 댄스, 전통, 노래부문으로 나누어 멋진 공연무대를 펼치며, 초청공연팀의 축하공연도 진행됩니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전통과 현대, 연령과 계층의 벽을 허물고 시민들과 함께 참여하고 관람하는 ‘2017 인천 청소년 문화 대축제’행사에 인천시민과 청소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일 시 : 2017년 6월 17일(토) 15:00~18:30△장 소 : 인천광역시 구월동 중앙공원△주 최 : 인천광역시△주 관 : 인천광역시청소년단체협의회·경기일보

자동차세 고액·상습 체납차량 오늘 일제 단속

행정자치부와 전국 자치단체, 경찰청은 공동으로 전국에서 자동차세 및 자동차과태료 고액ㆍ상습 체납차량에 대한 번호판 영치와 대포차 단속을 7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한다. 특히, 이번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의 날’ 운영은 경찰청(지방경찰청 포함)과 합동으로 전국 243개 자치단체에서 동시에 실시한다. 번호판 영치대상 차량은 자동차세 및 자동차 관련 과태료를 1회 이상 체납한 모든 차량이 대상이다. 다만 국민의 경제활동 등을 고려해 일정기간 납부독촉에도 상습적으로 체납액을 납부하지 않는 3회 이상 체납차량에 대해서 번호판 영치에 나선다. 아울러, 4회 이상 체납차량과 대포차량은 자치단체간 징수촉탁 제도를 활용해 체납금액과 차량등록지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자치단체 어디에서나 번호판을 영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세입 담당공무원 4천400여 명, 지방경찰청 교통경찰관 200여 명, 영치시스템 탑재형 차량 360대, 모바일 차량영치 시스템 700대 등 최첨단 영치장비를 동원해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와 견인활동을 펼친다. 5월 현재 자동차세 및 차량 관련 과태료 체납액은 8천875억원으로 지방재정 확보에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포차량 등은 범죄에 악용돼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세 체납차량은, 총 차량 등록대수 2천206만대 중 212만대(9.5%)다. 212만대 중 3건 이상 체납차량은 62만대(29.5%)이며, 이들 체납액은 4천414억 원으로 자동차세 총 체납액의 67%를 넘는다. 최훈 지방세제국장은 “이번 상습·고액 체납자 자동차 번호판 일제 영치는 체납자의 자진납부 분위기를 확산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라며 “체납자의 성실납부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사설] ‘해경 부활, 인천 환원’은 文대통령 공약이다

세월호 참사로 2014년 해체됐던 해양경찰청이 2년여 만에 부활하게 됐다. 정부가 5일 해양경찰청을 부활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부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인천지역에선 해양경찰청의 인천 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해양경찰청 부활, 인천 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5일 논평에서 “정부 조직개편안에 해양경찰청을 해양수산부 산하로 부활시키는 방안이 포함됐다”며 해경 부활을 계기로 인천의 해양도시 위상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해경 부활 인천 환원’은 인천이 환황해권 경제ㆍ평화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첫걸음”이라며 해경 본청을 인천에 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인천 시민사회단체·어민단체·경제단체 등 40개 단체로 구성된 ‘해경부활·인천환원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도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만큼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경 본청의 인천 환원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해경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수호하고 외국선박 불법조업을 방지하며 해상범죄를 수사하는 등 인천의 해양을 지키는데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져야 한다며 인천 환원을 주장했다. 해양경찰청은 2014년 해체 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본청을 두고 운용됐다. 남북 간 대치상황을 감안해 서해의 현장 거점인 인천에 1979년부터 자리를 잡고 활동해왔다. 이전 논의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해양현안 집중과 현장 신속대응을 위해 바다가 있는 인천에 있는 게 적합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려 존치됐다. 인천은 북한과의 해상경계선인 NLL과 한·중 배타적경제수역이 있는 서해를 끼고 있다. 정치·군사·외교적으로 언제 갈등과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지역이다. 이 모든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려면 해경 본부는 인천에 있어야 한다. 서해 5도 일대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심각한 상황이다. 수산자원 남획, 폐유 등 불법 해양투기, 마약 등 조직범죄가 활개치고 있다. 우리 어민의 생존권 보호와 불법조업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위해서도 해경은 인천에 있어야 한다. 이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이 아니다. 범국가적 안보차원과 해경의 기능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해경 본청은 인천에 두는 것이 맞다. 해양경찰청의 부활과 함께 부족한 인력, 장비의 확충도 시급하다. 조직의 독립성 확보는 물론 운영의 효율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사설] 국민의당, 예측 가능한 정당이 돼라

국민의당에게 캐스팅보트(Casting Vote)는 정치적 무기일 수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이 만들어준 역할이 그랬다. 대선용 이합집산을 거쳤지만, 그 구도는 바뀌지 않았다. 299석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0석밖에 안 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107석에 불과하다. 여당 성향의 국민의당 40석과 야당 성향의 바른정당 20석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역할은 정치공학적 기술일 수도 있고, 유권자가 부여한 권한일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청문회가 계속되고 있다. 그 속에서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역할이 국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른정당은 대체적으로 국민이 예상했던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 헷갈리는 건 국민의당이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때부터 그랬다. 처음에는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하더니 문 대통령의 ‘양해바란다’는 말에 입장을 바꿨다. 여기까지는 정당 텃밭인 호남 총리라는 한계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후 모든 입장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갈팡질팡한다. 청문회 전까지는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었다. 그러다가 청문회 당일(2일) ‘낙마시킬 정도의 문제는 없는 것 같다’며 입장을 바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더 혼란스럽다. 당 논평을 통해 ‘자진 사퇴하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 후보자는) 의혹은 많지만 적당한 분이다’며 다른 입장을 폈다. 대선에서 국민의당은 중도 보수로의 확장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사드 배치 반대라는 당론을 두고 사드 배치 찬성이라는 선거 캠페인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은 20% 선에 머물렀다. 결국, 호남을 텃밭으로 하는 진보적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청문회에서의 입장도 대략 짐작되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큰 틀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하되 지엽적으로 견제구를 날리는 선에서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다르다. 그렇다고 반(反) 문재인 정부로 가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가 당의 방향을 알 수 없다. 안 된다고 하던 당론이 하루 만에 된다고 바뀐다. 당이 낸 공식적 입장을 당 중진이 방송에 나와 뒤집는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대하는 모든 입장이 이랬다. 캐스팅보트라는 전략적 입장을 이해하더라도 단일 사안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해야 하지 않나. 캐스팅보트 행사에도 이념과 소신은 깔려 있어야 한다. 그 이념과 소신을 지켜보면서 유권자가 수권(授權) 능력을 판정한다. 국민의당은 원내 세 번째 공당이다. 당연히 정권쟁취를 목적으로 할 것 아닌가. 도지사도 내고 시장 군수도 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려면 국민이 이해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당은 국민 앞에 단결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고, 중진(重鎭)-박지원 의원-은 당을 위해 존재감을 감출 필요가 있다.

[지지대] 여성 편견 - 편견 여성

1975년 10월 8일. 정기국회 단상에 양복 차림의 의원이 섰다. 마이크 앞에 선 그가 시작한 연설은 반(反) 유신헌법이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이어지던 관제(管制) 데모를 맹 비난했다. 베트남 공산화 이후 계속된 안보 행사였다. 정부가 전쟁심리를 조성해 영구집권을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로써는 금기와도 같았던 유신헌법 비판이었다. 연설은 여권인 공화당과 유정회 의원들의 야유로 중단됐다. 속기록도 다 삭제됐다. ▶정일권 국회의장은 징계안을 회부했다.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국회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이적(利敵)행위였다는 이유였다. 의원제명이 결정됐고 여야의 대치가 계속됐다. 이때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당을 위해 사퇴하라’고 권고했다. 소속 의원을 보호하는 대신 출당을 명한 것이다. ‘김옥선 파동’이다. 그 남장(男裝) 국회의원은 김옥선(83)이었다. 김영삼 총재에게는 여성 단체가 보낸 면도칼이 배달됐다. 면도칼이 상징하는 바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남장 여성 의원’ 김옥선의 도전은 계속됐다. 10년간의 공민권 박탈이 끝나자 대통령에도 도전했다. ‘3김’(김대중ㆍ김영삼ㆍ김종필)으로 상징되는 남성 정치판에서 여성 정치인의 도전은 그렇게 외로웠다. 그리고 30여 년, 세상이 달라졌다. 여성 공천 비율이 당헌으로 보장되는 시대다. 여성 당대표의 당무 수행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여성 대통령 밑에 남성 총리가 일상의 모습으로 여겨지는 시대다. 이제 ‘결혼 안 한 남장 여성 정치인 김옥선’의 얘기는 흑백 화면 속 ‘대한 늬우스’로만 남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씨를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에 지명했다. 그런데 잡음이 많다. 자녀의 이중 국적,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등등이다. 오늘부터 시작될 청문회에서 야당은 독하게 물고 늘어질 태세다.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비고시 출신의 능력자’라며 임명을 강행할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얘기가 나온다. ‘강 후보자 낙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다’는 주장이다. ▶정말 그런가. 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가 여성이기 때문에 제기되는 공세인가. 그렇다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명자의 경우가 설명 안 된다. 국토교통부 장관에 여성이 지명된 것도 최초다. 외교부 못지않게 금녀의 벽이 높던 곳이다. 그런데 지명 일주일이 되도록 김 지명자에 대한 의혹은 한 건도 없다. 위장 전입 논란도, 부동산 투기 논란도, 이중국적 논란도 없다. 여성 편견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편견은 아닐지 생각해 볼 일이다. 김종구 주필

[인천시론] 문재인 정부, 인기 높지만 우려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 ‘잘하고 있다’가 84%란다. 역대 최고! 여기에 재 뿌리는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못지않게 많다. 운동권 출신 NL(비서실장), PD(민정수석)계 선두주자 두 사람을 좌우에 포진 시켰을 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긴장(?)했다.지금도 여전하다. 취임 후 지시 1, 2, 3호로 나올 땐 5·16혁명 정권 시절이 떠올랐다. ‘문민 독재’인가 했다. “저러다~?”하는 우려가 있다. 국무총리에서부터 각 부 장관, 수석 등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인사 청문회를 보며 ‘내로남불’이라는 유행어(?)가 다시 회자되고 있음도 전한다. 사드 문제로 넘어가면 조마조마 해진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큰 덩치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나가겠다는 복안인 모양인데, 그래서 설치하겠다? 철수 시키겠다? 제3의 방안을 찾겠다? 모호성이라는 방책으로 시간을 벌겠다? 미국을 활용해 중국을 달래고, 중국을 이용해 미국을 다독이면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것인가. 미국에 사정하고 중국에 손 비비는 초라한 모양새로 보인다. 국격도 있고 국민적 자존심도 있는데…. 우리는 지금 ‘한국형 사드’라는 미사일 방어 체계(KAMD)를 개발해 2023년 실전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것과 이것이 다른가? 그럼 그것도 중국의 양해(허락)를 얻을 셈인가? 경제 보복(?), 이해는 된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의 경제 속국인가. 설득하고 안 되면 손 털면 된다. “이게 나라냐?”며 나라다운 나라여야 한다고(국내 문제-정의) 목이 아프게 외쳐온 게 이 정권 아닌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대국 틈바구니에서 살 길을 찾는 비루한 모습 같아서 마음이 안 좋다. 그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방도도 있을 터인데. 그것을 국제정치, 국제외교 무대에서 발휘해야 하는 지혜라고 한다면 그건 약육강식 논리의 18~19세기 얘기이다. 당당해야 한다. 그것이 더 경제적이다. 우리가 중국과 교류한 지가 얼마나 됐다고… 그들 없이도 우린 살 수 있다. 살아왔다. 앞날을 생각하면 그런 각오가 절실한 때이다. 북한 문제로 가면 허둥지둥 서두르는 게 수상쩍기까지 하다. 아직 조각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미 2건의 대북 접촉 승인이 났고 곧 8건의 승인을 할 것이란다. 북한을 돕지 못해 안달이 났던 것 같다. 마치 막혔던 고향길이 열린 것인 양. 민주화세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기독교시민단체 ‘선민네트워크’가 지난 5월10일 막 출범하는 이 정권을 향해 던진 ‘우려’가 있다. “평화를 핑계로 북한 주민을 억압하는 정권과 유착하는 모습을 또다시 보여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일방적으로 북한의 편을 드는 소위 ‘주사파’인 종북 세력에게 절대 휘둘려선 안 된다”고. 기독교 단체들은 이 정부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추진을 공언한 개성공단 재개 및 대북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도, “북한 정권을 연장시키고 독재자를 배불리게 하며 북핵을 강화시키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현찰을 건네는 대북지원은 절대 반대”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또 “동성애는 치유의 대상이지 그 자체가 인권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못 박고 이슬람의 유입과 관련해서도 “이슬람의 대거 유입으로 고통당하는 유럽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했다. 충돌이 일어날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 정부는 특히 대북 문제에서 다른 어떤 정권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송수남 前 언론인

[삶과 종교] 세월을 아끼라

지난 주간에 건강관리를 잘 못해서 조금 고생을 하였다. 수년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가 있어서 식사조절과 운동요법으로 자신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주에는 회의도 많았고 모임도 많아 자연히 식사조절과 운동을 잘하지 못하고 건강관리에 좀 소홀했다. 그래서 후유증으로 며칠 고생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불쑥 이런 말을 했다. “당신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 못하고,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구분 못해요!” ‘이 나이를 먹도록 아직도 몸에 안 좋다는 음식을 탐하고, 몸에 좋다는 운동은 게을리하니 나는 아직 철이 덜 든 인생이로구나!’ 갑자기 인생을 헛살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난날 살아온 날들을 모아 압축을 하면 두 단어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감사’ 또 하나는 ‘후회’라는 단어일 것이다. 인생에서 후회스러운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인생의 가장 큰 낭비는 무엇일까? 그것은 세월을 생각 없이 살아온 것일 게다. 성경은 말씀한다.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에서 ‘아낀다’는 의미는 길거리에 내다 버린 소중한 것을 다시 찾아오라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의 가치를 알고 살라는 말씀의 의미이다. 왜 인생을 헛되게 세월을 낭비하며 사는 것일까?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지혜가 무엇인가? 지혜 중에 가장 큰 지혜는 시간의 가치를 알고 세월을 아끼는 것이다. 누군가가 “시간은 금이다”라고 말했지만 이 말은 반드시 진리만은 아니다. 시간은 금이 아니라 금 이상이다. 시간은 생명이다. 금으로 생명을 살 수 있는가? 병실에서 의사 선생님을 붙들고 “선생님 살려만 주십시오. 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하면서 애원하는 환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가? 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시간이며 세월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참 지혜일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싶다. 첫째는 우리 인생의 삶에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자주 깨닫고 사는 것이다. 성서는 세상만사가 때가 있다고 말씀한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는 것이다. 인생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두 아들을 두었던 어머니의 간증이다. 큰 아들과는 달리 둘째 아들은 오토바이 폭주족 클럽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오토바이 장비를 갖추고 나가는 아들을 향해 어머니는 “얘야 잠깐 엄마하고 이야기 좀 하자” 했는데 아들은 “어머니 내일 얘기해요” 하고 서둘러 집을 나갔다. 그런데 그날 밤 급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아들의 교통사고였고 그 시간은 아들이 집을 나간 지 10분 후의 일이었다. 내일은 있다. 그러나 그날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둘째는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육체의 남은 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내 인생의 육체의 때가 일주일 정도 남았다면 그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까?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오늘을 후회 없이 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지혜는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 꼭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내가 다 해야 된다고 덤비는 것처럼 무모한 것은 없다. 오늘을 후회 없이 하늘이 맺어 준 내 삶의 동반자를 사랑하리라. 내게 맡겨주신 가족들과 이웃들을 사랑하리라. 이들이야말로 끝까지 사랑해야 할 내게 맡겨주신 상급이기에…. 반종원 수원침례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