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잠수함 순항미사일로 시리아 IS 첫 타격

러시아가 처음으로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를 타격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최근 지중해 동부 시리아 인접 해역에 배치된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잠수함 로스토프나도누 호에서 순항미사일 '칼리브르'를 여러 발 발사해 IS 근거지인 락까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8일(현지시간) 보고했다.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TV 중계된 이날 회의에서 지난 3일 동안 투폴레프(Tu)-22 폭격기가 60차례 출격하는 등 러시아 공군기가 총 600차례 작전에 나서 군수품 창고와 박격포 제조 공장, 석유 시설 등 300여 개 목표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공습에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혔으며,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관계자도 이를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순항미사일이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지만, "핵탄두는 절대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수된 3천950t급 3세대 디젤 잠수함 로스토프나도누는 약 5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최대 해저 300m 깊이까지 잠항해 45일 동안 추가 보급 없이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개량형 잠수함이다. 저소음으로 운항해 적에게 발각될 위험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4기를 실을 수 있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달 터키에서 격추된 러시아 전폭기의 블랙박스를 공개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외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하라고 지시했다.한편, 러시아 언론인 라이프뉴스는 이날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인 5명이 스파이 혐의로 IS에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앞서 지난주 IS가 스파이라며 공개한 러시아인 참수 동영상에서 참수를 집행한 남성은 경찰에 수배된 러시아인 아나톨리 젬리앙카(28)로 확인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를 인용해 보도했다. IS가 지난 2일 공개한 동영상에는 마고메드 카사예프라는 체첸 출신의 남성을 참수하면서 러시아어로 "들어라 푸틴. 너는 개다"라고 말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IS의 외국인 전투원 중 러시아 출신은 약 2천400명으로 러시아는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인원이 IS에 가담한 나라라고 미국 소재 안보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은 추산했다. 연합뉴스

새벽에 흉기들고 침입한 군인 살해…정당방위 인정

자신의 집에 침입해 예비신부를 해친 군인과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로 살해한 남성이 경찰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았다. 수사기관이 살인 피의자에게 정당방위를 인정한 것은 1990년 이후 25년 만이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자신의 집에 침입한 군인 장모(20) 상병을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아온 양모(36)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9월 24일 오전 5시 30분께 장 상병이 자신의 신혼집에 침입해 동거녀이자 예비신부였던 박모(33·여)씨를 흉기로 찌르자 그와 격투를 벌이다 흉기를 빼앗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씨가 당시 예비신부가 흉기에 찔린 모습을 목격한 직후 자신도 흉기로 위협당하다 이마와 손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당방위의 제1 요건인 자신과 타인의 법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받은 경우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씨가 장 상병을 흉기로 찌르는 행위 외에 당장 닥친 위험을 제거할 다른 방법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사회 통념상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씨와 장 상병이 아는 사이는 아닌지, 양씨가 장 상병이 침입하기 전에 박씨를 살해한 것은 아닌지 등 일각에서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서는 디지털 증거 분석과 부검 등을 통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례는 1990년 경북 지역에서 애인을 추행한 사람을 격투 끝에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남성이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이후 25년 만에 경찰이 살인에 대한 정당방위 결론을 내린 것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