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식당 가보정·신라갈비 등... 영유아·4인 미만 예약 안 받고
회전율 위해 식사시간 제한도, 손님들 분통… 식당 “영업방침”
#1. 전주에 사는 박희태씨(33ㆍ가명)는 지난달 말 친구들 3명과 큰 결심을 하고 ‘수원 갈비’를 맛보고자 지역 유명 갈비 전문점인 ‘가보정’를 찾았다. 장거리(?) 여행 끝에 가보정에 도착한 박씨 일행은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자 이야기꽃을 피우던 중 불쑥 방으로 들어온 종업원으로부터 ‘다음 손님이 대기 중이다’라는 얘기에 부랴부랴 짐을 쌌다. 3시간에 걸쳐 이 곳을 찾은 박씨가 머문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2. 평택시민 최준희씨(36ㆍ가명)는 ‘신라갈비’를 예약하다 유치원생 자녀 1명은 예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얘기에 당혹감을 느꼈다. 4명의 구성원에 포함되는 유아가 제외 대상이라는 설명에 재차 이유를 물었지만 식당 측은 ‘영업방침’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수원을 대표하는 갈비 전문점들이 4인 미만 손님 예약을 받지 않거나 예약 시간을 임의로 정해 손님 식사시간까지 제한하는 등 배짱 영업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일보가 23일 가보정(팔달구 인계동)과 신라갈비(영통구 원천동) 등 관내 유명 갈비 식당을 상대로 예약을 문의한 결과, ‘4인 미만은 현장에서 안내해드리겠다’며 예약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더욱이 신라갈비는 영유아를 예약 대상 기준에서 제외, 아이가 있는 일행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준희씨는 “아이가 포함될 경우 1인분 주문이 덜 들어갈 것으로 생각해 애초부터 유아를 일행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영세상인도 아닌 대규모 전문점이 돈벌이에만 급급한 모습에 수원의 이미지까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속내를 비췄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식당 측이 제시하는 식사시간 제한도 손님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보정은 오전 11시30분ㆍ오후 1시30분, 오후 5시30분ㆍ7시30분 등으로 점심과 저녁 손님이 몰리는 시간을 특정 예약 시간대로 설정했다. 손님들은 인원 기준에 맞춰 예약을 성공한다 하더라도 2시간 내로 식사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신라갈비 역시 주말의 경우 5시30분 예약자는 오후 7시까지만 식사가 가능하다.
이 같은 영업방침은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수원 갈비’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가보정 관계자는 “4인 미만 예약과 예약 시간대 지정은 영업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라갈비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인물과 접촉해보겠다”고 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갈비가 향토 음식인 수원에서 대형 음식점이 이렇게 장사를 하는 지 몰랐다”면서 “시 차원에서 점검 등을 통해 확인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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