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메타폴리스 화재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

"같은 층 소아과 아비규환… 안내방송ㆍ비상벨도 없었다"

▲ 4일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내 상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상가에 있던 한 시민이 3층 유리창을 통해 에어매트로 뛰어 내리며 탈출하고 있다. 독자 제공
▲ 4일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내 상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상가에 있던 한 시민이 3층 유리창을 통해 에어매트로 뛰어 내리며 탈출하고 있다. 독자 제공

“안내방송이 나왔다느니, 비상벨이 울렸다느니, 그거 다 헛소리에요”

 

지난 4일 오후 4시30분께 화성시 석우동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응급실은 동탄 메타폴리스 내 부속상가 화재 현장에서 간신히 탈출한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응급실 한편에서는 당시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 빠져나온 상가 직원 10여 명이 모여 차례로 진찰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불이 났을 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면서 “안내방송은커녕 비상벨이 울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11시2분께 메타폴리스 내 부속상가 B동 3층 옛 뽀로로 파크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발생한 유독가스는 순식간에 3층을 덮쳤고, 이를 본 시민들과 직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탈출을 시도했다. 특히 같은 층에 있던 소아과는 아비규환이었다. 아이들은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부모들도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했다. 이들은 문밖에서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그제야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 병원에서 빠져나온 이들은 오전 11시15분까지도 비상벨이나 안내방송을 못 들었다고 전했다. 탈출한 이들은 “한 직원분이 3층 매장을 전부 돌면서 ‘어서 대피하세요’라고 했다”면서 “그분이 아니었으면 대피가 늦었을 수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불이 난 3층뿐만 아니라 다른 매장 상황도 심각했다. 상가 지하 1층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한 점주는 “화재 당시 비상벨은 울리지 않았고 대피중인 사람들과 연기를 보고 대피를 할 수 있었다”며 “대피 방송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중에 뒤늦게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B동 3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던 C씨(51)는 “건물 내부에서 검은 연기가 심하게 나는 걸 보고 출구를 찾아 급히 대피했다”며 “대피하는 동안 비상벨은 물론 스프링클러조차 작동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민훈·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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