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264㎡ 탔는데 51명 사상
4명의 소중한 목숨을 빼앗아간 화성 동탄의 랜드마크 메타폴리스에서 발생한 상가 화재는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발생 다음날인 5일 오전 실시된 합동 감식에서 경찰은 불이 난 현장에서 용접 장비와 가스 용기 등이 발견됨에 따라 산소절단 작업 중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현장 내부는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가 주변에 널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고처럼 산소절단 작업 도중 불꽃이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어 큰불로 번진 참사가 매번 반복되고 있어 인재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5월26일 9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당한 고양터미널 상가 화재 당시에도 작업자들이 가스가 샌 사실을 모른 채 용접작업을 하다가 불씨가 가연성 소재에 옮겨붙었다. 앞서 지난 2008년 12월5일 8명이 사망한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역시 작업자가 용접작업을 벌이다 불꽃이 가연성 소재에 옮겨붙었다.
이와 함께 화재 직후 경보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 있던 직원 및 시민들은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대피가 늦어졌고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상가동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직원 A씨(20)는 “매장에서 잔업 중이었는데 유독가스가 매장 바로 앞으로 올 때까지 화재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면서 “상가에서 빠져나오는 동안 안내방송이나 비상벨은 커녕 노래만 흘러나오고 있었고,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5일 오전 메타폴리스 내 주거동과 상가동 사이에서 관리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귀찮아서 화재 방지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주거동은 항상 (시스템을)운영하는데 상가동은 귀찮아서 자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더라면 피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를 나눠, 애초에 화재 방재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화재 당시 상가에서 차를 몰고 긴급 대피하는 시민들에게 주차비를 정산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잇따라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 당시 차를 타고 건물을 빠져나온 B씨는 “당장 옆 건물에서 불이 나 한시가 급한데 주차비를 정산하는 탓에 차들이 일렬로 서 있어 답답했다”며 “직원들이 불이 난 사실조차 몰랐기 때문에 주차 관련 요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노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당시 긴박한 상황임에도 주차비 정산을 했다는 글들이 인터넷 상에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메타폴리스 측은 “현재로서는 확인해 줄 수가 없다”며 “다만 긴박한 상황에서 주차 요금을 받았다면 차단기가 멀쩡했겠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4일 오전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건물 3층 뽀로로 파크가 있던 점포에서 발생한 불(264㎡)로 4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당했다. 66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메타폴리스는 상가건물 2동, 주거 건물 4개동(1천266세대)으로 이뤄져 있다.
정민훈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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