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이사장, 道경제과학진흥원 떠나라”

여비서에 폭언 등 인격모독 정황 드러나… 노조, 사퇴 요구
南지사엔 대책 마련 요구… 道, 본보 보도 문서 조사 착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이 취임 2개월 만에 비서를 3명 교체한 가운데 이사장이 비서에게 했던 폭언 및 부당지시 내용의 문서가 공개되자(본보 5월16일 자 1ㆍ3면) 진흥원 노조가 이사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공개된 문서의 내용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1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비정규직에 대한 갑질과 공금을 유용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김진현 이사장은 사퇴하고 남경필 경기지사는 즉각 진상 조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당초 김진현 이사장은 한국경제연구원 대표이사, 과학기술처 장관,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등 정ㆍ재계ㆍ학계 등을 두루 경험한 명망있는 사회 원로로, 새롭게 통합된 기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취임 초기부터 갑질 논란을 빚는 등 경기도의 경제ㆍ과학을 포괄하는 새로운 조직의 이사장으로 역할과 책임감을 무색게 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노조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기사 내용에 대해 진상파악에 나선 결과 김 이사장이 인격모독성 발언ㆍ폭언 등으로 세 명이나 되는 직원이 중도에 퇴사하게 되는 등 정도를 넘은 ‘갑질’을 자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비서들은 퇴직하면서 이사장의 문제점에 관해 낱낱이 기술했다. 이 직원들은 모두 비정규직으로써 고용불안에 갑질까지 겪는 등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갑질을 좌시할 수 없다. 김진현 이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며 “이사장의 갑질 묵인은 경기도와 공무원의 갑질에 대한 묵인이요 도민의 상처를 외면하는 또 다른 갑질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경기도 행정 수장으로서 즉각적 진상조사와 해임 조치를 취하고 향후 근로자에 대한 갑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본보의 보도 직후 문서 내용에 대한 긴급 진상조사에 나섰다. 도는 이사장 여비서 채용 및 해고 과정과 문서에 적힌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관리 책임 부서인 경제실에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경제실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감사관실 차원의 조사도 진행해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현 이사장은 지난 2월17일 이사장으로 임명된 뒤 4월28일까지 총 3명의 비서를 교체했으며 현재는 경기도에서 파견된 행정인턴이 비서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여비서들이 사용했던 컴퓨터에서는 이사장의 폭언과 부당한 업무지시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겨 있는 A4용지 2장 분량의 ‘이사장 업무사항 고충’이라는 문서가 남아있었고, 본보 보도를 통해 문서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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