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남고속ㆍ용남고속버스라인(이하 용남고속) 노조가 20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을 시작, 이날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전날인 19일 용남고속과 노조는 8시간이 넘는 임금인상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결렬된 바 있다. 노조는 임금인상 19%를 요구했고, 사측이 10.9%의 임금인상기준을 15%로 올려 노사간 협의점을 찾아 진전을 보이는 듯 했으나 소정근로일수 조정을 놓고 다시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버스가 운행을 멈추게 됐다.
이에 20일 새벽 4시부터 용남고속 소속 버스 총 460대(시내버스 244대ㆍ광역버스 147대ㆍ시외직행버스 60대ㆍ공항버스 9대 등)는 파업에 들어갔다. 특히 수원ㆍ오산↔강남역ㆍ사당역ㆍ서울역을 오가는 광역버스 15개 노선이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혼란이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20분께 수원시 원천동 법원사거리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당을 향하는 7000번, 7001번, 7002번 버스 등은 어제보다 줄었지만 버스전광판에 ‘(광역버스) 파업노선’이라는 문구가 지속적으로 떠올라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지 않은 듯 했다. 이곳에서 만난 회사원 박윤정 씨(31ㆍ여)는 “어제 버스가 파업한다는 소식을 미리 들었다”며 “평소에 타던 버스와 다른 번호의 버스만 타면 되니까 출근에 불편함이 있진 않다”고 말했다.
7시40분 오산 갈곶초등학교 인근 시내버스 정류장도 조용하긴 마찬가지. 평소보다 많은 차량이 도로 위에 있어 길이 다소 막힌다는 점을 빼면 이곳도 여느 출근길과 다르지 않은 듯 했다. 시민 김경식 씨(63)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아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딱히 큰 피해가 있을 정돈 아니다”라며 “우선은 용남고속 소속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들이 운행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안산의 한 정류장에서도 우산을 쓴 시민들이 차분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학생 김민기 씨(26)는 “어제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버스 파업’ 등이 올라와 용남고속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조금 돌아가더라도 다른 노선의 버스를 타면 되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용남고속은 21일까지 1차 파업에 돌입하고, 추석 명절기간(22~26일)에는 일시적으로 파업을 중단한다. 이후 27일부터는 무기한 2차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연우ㆍ채태병기자
사진설명) 용남고속ㆍ용남고속버스라인 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한 20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버스전광판에는 광역버스가 파업 중임을 알리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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