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보호소 12곳 포화 상태... 추가 설치도 민원·부지확보에 막혀 市 "입양센터 등 운영 방안 추진"
“반려동물을 너무 쉽게 사고 버리다보니, 철창 속 유기동물만 늘어나요.”
8일 오전 9시께 인천의 한 유기동물보호센터. 보호소의 철창 30여개는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들로 가득하다. 사실상 유기동물로 센터가 ‘포화 상태’다. 이들 유기동물은 모두 인간의 손을 타고, 버려진 동물이다. 이 때문에 철창 안에서 자원봉사자를 바라보며 짖는 등 울음소리를 내거나, 발을 내미는 등 사람의 사랑을 구하는 몸짓이 끊이지 않는다.
철창에 갇혀있는 유기동물 중 일부는 질병 등으로 인해 상태가 좋지 않다. 흰색 털의 강아지는 온 몸이 피부병으로 인해 붉게 물들어 있고, 또 다른 강아지는 엉덩이 주변 털에 대소변이 뭉쳐있기도 하다. 태어난지 1개월여가 지난 새끼 고양이 15마리가 있는 철창은 대소변 등으로 인한 비위생적 환경에 놓여있기도 하다.
이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김동훈씨(35)는 “매일 너무 많은 유기동물이 센터로 들어와 지금의 센터 인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모두 주인을 찾아 따뜻한 가정에서 살아야 하는데, 이들이 버려지는 사실에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사실 유기동물을 버리는 것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재가 있어야 한다”며 “반려동물을 사 키우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이후 버리는 것은 동물학대라 사실상 범죄”라고 했다.
인천지역에서 매일 15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를 보호센터가 모두 수용하지 못하면서 유기동물들이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인천시의 인천지역 유기동물 발생 건수 등을 분석한 결과, 2020년 6천469마리, 2021년 5천928마리, 지난해 5천787마리 등 해마다 5천여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지난해 유기동물 중 지역별로는 부평구가 1천118마리로 가장 많고 서구 1천53마리에 이른다. 이어 중구 745마리, 강화군 668마리, 남동구 584마리, 미추홀구 570마리, 계양구 564마리, 연수구 260마리, 옹진군 128마리, 동구 97마리 순이다.
하지만 인천지역 유기동물보호센터 등 12곳의 보호소는 사실상 포화 상태에 놓여있다. 옹진군과 미추홀·연수·남동구 등에서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전혀 없어 인천광역보호소 1곳에 몰아서 보내고 있다.
대부분 군·구는 주민 민원과 부지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유기동물 보호센터 설치는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한 보호소 관계자는 “보호소마다 장소와 인력은 한계가 있다보니, 유기동물의 보호 환경은 열악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웅종 연암대학교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유기동물 수에 따른 인력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1천만 반려동물 시대인 만큼, 지자체들이 유기동물 보호소 확충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보호소의 직영화 등을 통해 공공 관리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유기동물 보호소 등이 부족하고, 환경 또한 열악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현재 유기동물 입양센터 등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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