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LG전자, 자사피해 줄이기 급급"…LG측 “갑을프라스틱 소유 아니다”
부천지역 180여 개 하도급 업체를 줄도산 위기에 빠트린 갑을프라스틱의 고의성 짙은 부도 과정(본보 18일자 7면)에서 LG전자가 갑을프라스틱 평택공장에서 400억 원 상당의 제품을 가져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갑을프라스틱 채권단은 25일 “LG전자는 갑을프라스틱 하도급 업체의 줄도산으로 부천지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사 피해 줄이기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LG전자가 갑을프라스틱이 외상매출채권을 막지 못해 사실상 부도가 난 6월30일 오후 갑을프라스틱 평택공장에서 400억 원 상당의 제품을 가지고 갔다는 것이다. LG전자가 확보한 제품은 고가의 LCD 휴대폰 메인 부품이다.
채권단이 공개한 ‘갑을프라스틱 평택공장 입·출입’ 문서를 보면 당일 오후 7~8시께 ‘LG’로 표기된 A씨 등 2명이 공장을 다녀간 기록이 있다. LG전자는 가지고 나온 휴대폰 메인 부품은 자신들이 제품 완성을 위해 갑을프라스틱에 구매해 준 것으로, 갑을프라스틱의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갑을프라스틱 부천공장에 있던 G5, F690, V33 3개 모델 부품도 확보한 상태다.
채권단은 완성품 제조과정에서 갑을프라스틱 근로자들의 공정이 더해졌고 갑을프라스틱 재고로 잡혀 있어 갑을프라스틱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LG전자가 평택 공장의 400억 원대 부품과 부천 공장 금형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이들 제품을 대상으로 유치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갑을프라스틱 하도급 업체 총 피해금액이 26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LG전자가 가져간 부품 등에 유치권만 확보됐어도 업체들의 피해는 줄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갑을프라스틱의 고의성 짙은 부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 중에는 LG전자가 직접 직원을 파견해 공장 시스템을 점검했던 2차 협력업체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필요할 땐 직원을 보내 2차 협력업체의 시스템도 관여한 LG전자가 1차 협력업체 부도로 인해 2차 협력업체의 줄도산은 외면하고 있다”며 “하도급 업체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는 LG전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갑을프라스틱에서 가져온 제품 등은 LG전자에서 구매해 준 LG전자 자산이다”며 “이번 사태는 갑을프라스틱과 하도급 업체간의 문제이다”고 밝혔다.
부천=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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