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물로 원인 규명 시일 소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의 화재(본보 4월30일자 1면)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진행된 1차 합동감식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현장 내 화재 잔해물이 많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력 등 7개 기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 감식을 벌였다. 이들 기관은 인명수색이 종료된 가운데 대형 참사가 시작된 화원(火原)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정요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육안관찰을 실시한 바 지하 2층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하 2층 바닥면에 화재 잔해물이 많이 쌓여 있어 발굴작업만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장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상 2층 상황을 보니 발화와 직접적인 관련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마무리하지 못한 지하 2층 발굴작업을 내일 끝내고, 현장에서 수거할 물건이 어떤 게 있는지 발화원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 등은 이번 화재가 유증기가 폭발하며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4층 건물 내부 곳곳에서 우레탄 작업으로 발생한 유증기가 확인되지 않은 화원을 만나 폭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졌다는 것이다. 우레탄은 주입하는 과정에서 성분이 서로 분해하며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최고 200도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어 유증기를 발생한다.
다만, 전기작업 등 다른 요인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합동감식은 지하 2층을 중심으로 불을 붙인 원인 규명 위주로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건축주와 시공사, 감리업체, 설계업체 등 모두 4개 업체를 상대로 동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관련 서류를 분석해 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안전조치 위반사항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한편, 2차 합동감식은 31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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