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이천시장에 국민의힘 김경희 후보가 당선돼 4년간 이천시정을 이끌게 됐다. 3번 도전만에 당선이란 고지를 점령한 김경희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경선과정이 본선보다도 더 힘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김 당선인은 또 이천시 부시장을 지낸지 9년여만에 다시 시청의 수장으로 입성한 뚝심의 여장부로 앞으로 이천시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특히 김 당선인은 “독단적 판단이 아니라 귀를 열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좋은 시장이 되도록 늘 스스로를 관리하는 사람이 되겠다. 이천의 향후 20년, 50년을 위한 미래먹거리산업인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첨단산업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선된 소감은. 저는 오랫 동안 행정업무를 해온 행정가다. 처음 옆동네인 광주군에서 9급으로 시작해 오직 노력만으로 내무부의 여성 최초 일반직 공무원으로 인사과장, 감사담당관 등 굵직한 업무를 해 봤지만 선출직에 도전하는 것은 험난하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전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해 준것은 저에게 공평한 시장이 되어달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시장과 시민들 누구나 대접 받는 이천시 행정이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공무원 퇴직 후 9년이란 세월을 어떻게 지냈는지. 처음 시장에 도전 할 땐 갑작스럽게 시작했다. 사실 계획이란 것도 없었고 심지어 선대본부장도 없이 선거를 치를 정도로 허술한 선거였다. 저는 내 생애에 두 번째는 없다는 신조로 살았기 때문에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낙선한 첫날부터 4년간 시민을 만나기 시작했으나 두번째도 탄핵여파와 남북 평화무드 속에 어떠한 선거 전략도 무용지물인 선거를 치러 참담한 심정이었다. 잠시 힘든시간을 보내고 시민들께 제대로 된 심판을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또 다시 쉼 없이 달려왔다. -이천지역 아파트 가격이 연일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승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은. 저는 현재의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을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의 아파트값이 수년간 상승됐으나 이천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높지 않아 저평가 돼 수도권에서 내집마련 하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아직까지 가격이 저렴한 이천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요인으로는 이천지역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과 물류센터가 많다보니 원룸 등이 공급에 비해 수요가 꾸준히 늘어왔는데 아마도 원룸의 부족현상이 아파트로까지 확대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이천시는 현재와 같은 급격한 아파트 가격의 상승보다는 완만한 가격 등락을 고려한 대책을 준비하겠다. 그리고 순환 경제시스템의 시장에 맞추기 위해서는 신규 아파트 인·허가의 정확한 수요와 공급을 파악해서 추진하겠다. 특히 난개발식 인·허가는 지양하고 도시 미관까지 고려한 계획된 인·허가를 통해 20·30년 그 이상을 내다보는 지속가능한 행정체계를 구축하겠다. -도농복합도시 이천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규제로 지역발전에 발목이 잡혔다. 앞으로 어떻게 지역을 발전시킬 것인지. 1982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장기 계획으로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벌써 40년이 됐다. 그러나 당초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현재 수도권 밀집도는 더욱 심화 됐고 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법으로써 효력은 전혀 없고 정치적으로만 존재하는 법이 된 지 오래다. 이번 윤석열 정부가 규제완화 정책을 우선순위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송석준 국회의원께서 그동안 추진해 온 규제의 합리적 개선 방향에 이천시도 적극 동참해 1차적으로 비수도권 접경지역인 이천시 남부지역을 수도권과 비 수도권의 상생발전지역으로 추진해 비수도권과의 역차별문제를 해소하고 2차적으로 상생발전지역을 확대해 나가도록 추진하겠다. -이천에서 가장 낙후된 남부지역인 장호원과 설성면, 율면 등의 발전계획은. 이천시는 시내권과 신둔, 백사의 북부권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하는 부발, 대월의 중부권, 물류단지와 특전사가 위치한 마장과 호법의 서부권 그리고 장호원을 중심으로 율면, 설성, 모가의 남부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에 남부권은 이웃인 충북 음성 감곡과 안성, 용인보다 많은 규제로 개발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아 미개발된 상태이고 각종 편의 시설과 문화시설의 부족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가 침체 돼 있다. 저는 앞서 말했 듯이 수도권규제와 상수원보호 등에 묶여있는 남부지역에 중간 벨트지역을 지정해 이웃 지자체에 준하는 개발을 유도하고 각종 문화와 편의시설을 확충할 것이다. 특히 노성산 가족공원, 성호호수 개발과 장호원재래시장을 관광자원화하고 청미천 나룻터 복원 등 공원화 사업 추진, 축산물특화거리를 조성해 수도권 관광벨트로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전폭 지원하겠다. -이천시장으로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지금 당장도 중요하지만 이천의 향후 20년 50년을 위한 미래먹거리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때문에 저는 이천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첨단산업 도시로 육성하는 것을 민선8기의 첫 번째 역점사업으로 두고 추진하려고 한다. 이천의 대표산업인 반도체를 필두로 로봇, 드론,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등 미래산업과 스마트제조, 스마트농업과 같은 첨단융복합 산업이 수도권동남부의 핵심도시 이천에서 펼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단지와 기술집약적인 협력업체 공단 조성, 지식산업센터와 첨단인재 양성을 위한 IT연합대학 설립과 수도권 규제 해소 추진,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해 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하겠다. 이천시를 이러한 노동과 자본, 기술집약적인 첨단산업의 메카도시로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가 든든한 지속가능한 젊은 도시로 만드는 목표를 위해 가용한 능력을 모두 동원하겠다. -시민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말은. 이천시는 쌀과 도자기의 도시이자 반도체의 도시다. 저는 쌀과 도자기 등 전통문화를 더욱 빛나게 하고 반도체 도시로서 첨단산업체가 사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고 시정을 펼 생각이다. 또한 시민을 위해 복지도 꼼꼼하게 신경 쓰고 어려운 분은 보듬고, 예산은 촘촘하게 챙기겠다. 일하는 엄마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고, 청년에게는 웃음과 희망을, 여성에게는 안전과 행복을, 어르신께는 건강과 편안함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20년, 30년 후를 내다보는 품격 있는 문화감성도시, 일자리 걱정 없는 첨단산업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 특히 시민여러분의 편안한 친구 같은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니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천=김정오기자/사진=윤원규기자
김성제 의왕시장 당선인은 “시민통합과 화합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만큼 시민 여러분의 의왕시장으로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고 수도권 최고의 명품도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 최초 시민참여형 도시개발로 왕곡복합타운을 개발하는 등 그동안 발전이 멈춰버린 의왕을 다시 역동적으로 발전시켜 시민 모두가 부자 되는 도시를 만들어 17만 의왕시민과 함께 ‘수도권 최고의 명품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김 당선인은 △쾌적한 친환경 명품도시 완성 △양질의 일자리가 충만한 첨단 자족도시 육성 △시민이 편리한 교통 메카도시 완성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 으뜸 도시로 육성 △시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공동체 실현 △시민이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 △시민참여와 열린 소통행정 구현 등 민선8기 ‘7대 테마 공약’을 약속했다. -4년만에 시장에 컴백한 소감은. 먼저 민선 8기 의왕시장으로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모든 시민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일 잘하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시장이 되겠다. 이번 승리는 17만 의왕시민의 정치교체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일반 시민으로 살았던 지난 4년 동안 많은 시민을 만났고 의왕시를 수도권 최고의 명품도시로 완성하기 위한 계획을 촘촘하게 준비했다. 시민과 약속한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교육과 복지, 문화예술, 생활체육이 어우러지는 명품도시를 완성할 것이다. 의왕은 천혜의 자연을 가진 수도권 명품도시 조건을 갖춘 원석과 같은 도시다. 세계적인 자연 친화 도시인 미국의 어바인(Irvine)과 같은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민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시민통합과 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보는데. 지난 4년 그리고 이번 6·1 지방선거 때 갈등과 분열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시민통합을 이루는 일이 시급하다. 이번 선거 때 영·호남과 충청·강원 등 출신 지역별 대표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냈고 시장선거 경선 때 참여했던 후보자들을 선거캠프 및 인수위에 참여시켜 시민통합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민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무엇보다 시민이 위임해 준 시민대표 권한을 가지고 시민을 섬기며 일하는 참일꾼 시장으로서 시민이 맡겨 준 소임을 다할 것이다. 700여명의 공무원과 원활한 파트너십을 발휘해 의왕시민의 행복과 의왕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이 가려워하는 곳을 세밀하게 살펴 시원하게 해결하고 스피드 행정을 펼쳐 역동적인 의왕시 발전을 이루겠다. -의왕의 가장 큰 현안과 해결방안은. 최근 의왕시민의 시급한 현안을 꼽는다면 백운종합병원 유치일 것이다. 종합병원 유치 문제로 많은 시민이 민선 7기 민주당 시장과 국회의원에게 수차례 간담회와 집회를 통해 해결 방법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책임회피성 임시방편으로 전전긍긍하는 시정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당초 계획했던 종합병원 유치를 ‘제한적경쟁입찰방식’을 도입해 속도감 있게 해결할 것이다. 또한 현재 추진중인 복선전철을 조기에 개통하는 것도 의왕시민의 오랜 숙원이다. 의왕시는 현재 국철 1호선의 의왕역이 유일한 전철역으로 시민들이 오랫동안 지하철의 사각지대에서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현재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인덕원~동탄선(계원대역, 오전역, 의왕시청역), 월곶~판교선(청계역)의 조기착공 및 조기개통으로 시민의 발걸음이 편리한 의왕시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GTX-C노선 의왕역 조기개통을 추진하고 추가적으로 위례~과천선을 의왕역까지 연장을 적극 추진해 내손2동역과 백운호수역, 의왕시청역을 개설해 의왕의 지하철 시대를 활짝 열어 갈 것이다. -발전이 멈춰버린 의왕을 다시 역동적으로 발전시켜 시민 모두가 부자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구상은. 민선 7기 민주당 시장 시절 4년 동안 의왕의 발전이 멈춰 섰다는 시민의 불만이 팽배했다. 이제 의왕을 수도권 명품도시로 다시 도약시켜야 한다. 명품도시는 친환경 주거단지와 문화가 중심이 돼 교육·복지·생활체육이 하모니를 이루는 도심에 자족 기능을 담당할 첨단 산업단지가 함께 공존해야 명품도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지난 민선 5·6기 의왕시장으로 백운밸리와 장안지구, 포일 엘센트로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면서 의왕시민에게 100% 우선 분양권을 줘 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 주고 시민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의왕시민과 함께 부자 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다. 1호 공약으로 제시한 ‘왕곡복합타운’이 그 출발이 될 것이다. 의왕시민 100% 우선 분양권 혜택과 함께 전국 최초로 시민참여형 도시개발로 성공시켜 대한민국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처럼 일부 시행업자 주머니에 막대한 수익을 몰아주는 퇴행적인 사업구조를 배제하고 주민참여 시민 펀드 조성을 통해 의왕도시공사가 참여한 PFV를 설립하고 개발이익을 시민과 공공에 환원 함으로써 시민 모두가 부자가 되는 도시개발을 이뤄낼 것이다. 아울러 바이오 벤처밸리 조성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을 유치하고, 참여 기업에 저렴하게 부지를 공급하고 세제지원을 아끼지 않는 인센티브를 적용해 양질의 일자리와 세수를 확보하는 자족도시 기능을 실현할 계획이다. -민선8기 앞으로 4년 시정운영방향은. 오직 시민만 바라보며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민선 5·6기 시장 때도 그랬듯이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정당을 떠나 경기도 도정에도 적극 협력할 것이다. 특히 인덕원~동탄, 월곶~판교 복선전철, GTX-C노선 등 광역철도망을 조기에 구축해야 하고 새롭게 추진하고자 하는 왕곡복합타운을 비롯한 오매기지구 도시개발, 교통 및 포일동 산업단지 조성 시 경기도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시민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경기도 교육감에게도 의왕교육지원청 개청과 (가칭)내손중학교와 백운호수초·중 통합형 미래학교 설립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것이다. 교육 으뜸 도시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또한 의왕시 공무원들과 유기적인 업무 파트너십을 발휘해 시민의 행복과 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인사의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시민을 위해 일 잘하는 공무원이 우대받고 하위직과 공무직 등에 대한 복지를 각별히 살펴 더불어 함께 직장생활 하는 활기찬 공직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의왕=임진흥기자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달러당 1301.8원으로 마감했다. 24일 환율이 약간 하락, 1296.00원으로 마감했지만, 환율이 1300원을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13일 이후 12년11개월 만이다. 원화 가치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2차에 걸쳐 비상경제장관회의까지 개최, 외환시장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고환율만이 아니다. 물가는 수개월째 폭등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에 수입 물가가 36% 폭등했으며, 수입 물가 폭등으로 6월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금리까지 치솟고 있어 서민은 물론 기업들이 높은 대출 이자에 울상이 되고 있다. 이런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증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저점을 갈아치우며 추락하고 있으니, 지난 24일 코스피 지수는 2366.60을, 코스닥은 750.30을 기록, 1년 사이 약 30% 하락했다. 원화 가치와 증시의 동반 약세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실물 물가 상승)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은 오히려 이득을 봄으로써 수출에 의존도 높은 한국경제는 그런대로 방패막이 됐다. 수출제품을 같은 달러화 가격에 팔아도 원화로는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는데, 지금은 원자재와 에너지,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따라서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하여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우리의 산업구조에서는 환율이 급등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수출경쟁력 증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무역 적자가 약 155억 달러로 증가한 현실이 말해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 말 기준 4천477억1천만 달러로 3개월 새 140억6천만 달러 줄었다. 주가와 원화 가치가 더욱 추락하면 외국자본은 더욱 이탈해 외환위기도 올 수 있으며, 이런 3고(高)현상에 의해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을 맞을 우려가 크다. 이런 경제비상사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더욱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최악의 상황으로 전제하고 해결책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달러 부족을 막는 방법으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경제비상사태를 해결할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비상사태 해결책은 적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정치권 모두 경제비상사태 해결책 마련에 최우선 하기를 강력히 요망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경제 정책 방향이 나왔다.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빠르고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다. 당선 이후 그가 내놓은 사실상의 첫 선언이다. 23일 인수위 내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직접 한 발언이다. “경제 위기의 충격은 취약 계층에 집중된다”고 했다. “가시적이고 작더라도 애로를 겪고 있는 취약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 아직 하지 못하거나 바로 시행하지 못한 것들을 선도적으로하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당선인의 이런 취지에 맞춘 구체적 방안도 나왔다. 인수위 비상경제대응 TF가 밝힌 ‘5대 긴급 대책’이다. 농어업인 면세유 및 물류비 지원, 비료가격안정 지원, 수출보험 지원, 수출기업 물류비 지원, 납품단가 연동제 제도 도입 촉구 등이다. 실행 방안이 상당히 세밀하다. 이를테면 지원되는 휘발유, 경유 등 면세유를 총 7억6천737ℓ로 정했다. 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분 80% 지원 예산 150억여원도 산정했다. 기업 물류비 지원도 200개사에 200~300만원씩 정했다. 지원 대상도 200개 중소 수출기업으로 정했다. 김동연 당선인에 거는 도민의 기대는 경제다. 경제 관료와 경제 학자로 살아온 그의 경험이다. 경기도라는 지역에 적용될 그의 경제 정책에 관심이 많다. 항간에는 지나치게 거시적 관점이 지역민의 기대와 접목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가 내놓은 사실상의 첫번째 경제 정책 방향이다. 경기도라는 지역 실정에 맞춘 세부적 주문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향후 도정 경제에도 적용될 지침으로 해석된다. ‘취약 계층, 빠른 구상, 체감 정책’이 경기도 정책 수행의 기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재부에서 전해 오는 ‘김동연 평가’가 있다. ‘함께 일하기 힘든 상관, 김동연’이란 평가와 ‘함께 일하고 싶은 부하, 김동연’이란 평가가 공존한다. ‘맡긴 일은 반드시 확인하고, 맡은 일은 반드시 완수한다’는 부연 설명이 따른다. 경제 관료 특유의 꼼꼼함과 철저함을 짐작케 하는 평이다. 어찌 보면 그 다운 정책 방향을 경기도정에 던진 것이다. 경기도 규모에 맞는 현장감 있는 방향 설정이라고 평가한다.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일 것 같고, 정치적이 아니라 행정적일 것 같다. 촘촘한 경기도 행정으로 가나. 기대한다.
석탄은 18세기 산업혁명 시대에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렸다. 근대 산업과 문명을 이끈 에너지원으로 20세기 중반까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대기오염과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더러운 연료’로 낙인 찍혔다. 주요 선진국들은 탈석탄 정책을 쏟아냈다. 영국은 2025년, 독일은 2038년을 석탄발전 퇴출의 해로 정했다. 미국도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의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32% 줄이기로 했다. 전 세계 여러나라가 ‘탄소 제로’를 외치더니 석탄으로 회귀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던 유럽국가들이 전력공급 안정을 위해 다시 석탄화력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진 뒤 국제유가,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탈탄소’ 정책에서 한걸음 물러난 것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네덜란드는 환경문제로 시설용량의 35%까지만 발전토록 법률로 규제하던 석탄발전 제한을 2024년까지 폐지키로 했다. 국가 가스 공급의 80%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오스트리아도 폐쇄한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중국도 여름 전력난에 석탄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전체 전력 생산에서 석탄이 70%에 이르는 인도는 에너지 물가 상승에 석탄산업 투자가 늘 것으로 예측된다. 석탄화력발전에 대해 혐오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던 유럽국가들의 석탄 회귀에 지구 온난화 대책은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화석 연료에 대한 새로운 투자는 전쟁과 오염, 기후 재난을 부추기는 망상”이라면서 “재생에너지에 더 투자했다면 연료시장의 불안정성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가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 그 어떤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급속히 석탄을 퇴출시켰던 나라들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석탄,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연섭 논설위원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한국의 효사상과 가족제도 등의 설명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한국의 효 사상은 인류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사상이라며 서양에도 효 문화를 전파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한국이 지닌 빼어난 문화중 하나로 손꼽히며 사회를 유지하는 근간으로 기능하였던 효가 어찌 된 일인지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겐 고리타분한 전통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효의 의미는 무엇일까. 전통사회에서 효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았다. 효라는 도덕관념이 가부장적 상하 지배를 유지하는 규범으로 기능하기도 했고, 효의 본질인 진정성 있는 감정은 온데간데없고, 이익이나 명예를 위해 포장된 효를 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극단적인 방식으로 효를 실천한 사례들이 기록되어 있다. 손가락을 잘라 수혈하여 병을 치료한 사례를 최고 등급의 효로 인정해 달라는 상소가 올라오자, 세종은 단지(斷指) 등은 비록 정도에 합하지 않지만, 부모를 위하는 마음이 절실하므로, 취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생사의 기로에 선 부모의 병을 낳게 할 수만 있다면 신체도 아끼지 않겠다는 자식의 마음이 가상해 상소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조선 중후기에 이르자, 이런 효의 폐단은 선명하게 부각됐다. 다산은 당시 효행 실천의 문제를 지적하며, 부모를 이용하여 명예를 얻거나, 부역을 피하기 위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단지 등의 사례가 역사 사료에 나오지 않는 것도, 절실한 마음을 표현한 효행이기는 하지만, 훗날 세상 사람들을 잘못 이끌까 염려돼 기록하지 않은 것이라 본 것이다. 한자의 ‘효(孝)’는 ‘늙을 노(老)’와 ‘아들 자(子)’가 결합된 회의자로, 자식이 노인을 등에 업고 봉양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다만 봉양의 행위에는 진정성 있는 공경의 마음을 담고 있어야 한다. 『논어』에서는 “개와 말도 모두 먹여 길러줄 수 있는데, 공경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부모님을 봉양하는 행위에 공경의 마음이 담겨있지 않으면 먹이주며 기르는 동물을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된다. 부모자식 사이는 천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감정’의 온도가 따뜻하다. 설령 관계가 소원해져 감정의 온도가 식었다할지라도, 조금만 자극하면 본래 마음의 따뜻함은 금세 회복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공경의 감정을 행동 동력으로 삼아,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당연히 봉양의 방식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디지털혁명이 생활문화로 스며든 이후, 해외에 있건 지방에 있건, 언제든 SNS로 부모님과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고, 온라인 배송을 통해 손쉽게 마음을 전할 수도 있다. 또한 봉양에는 물질적 봉양을 넘어 부모님 뜻을 존중하는 ‘양지’의 의미 역시 담고 있다. 부모님이 바라는 것을 아느냐고 대학생들에게 물으면, 대학 잘 가면, 학점 잘 받으면, 취직 잘하면 부모님이 기뻐할 것이라 대답하곤 한다. 『맹자』에서는 “자신을 돌아보아 참되지 않으면 부모를 기쁘게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고정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내면에서 드러나는 따뜻한 공경의 감정을 부모님께 전하고, 자기가 처한 자리에서 사욕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바른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 세상에 선한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효의 본질이자 이상이다. 고재석 성균관대 성균인문동양학아카데미 주임교수
역사 흐름에 따라 전설을 기반으로 독특한 문화가 태어나고, 후세에 문화유산으로 전해진다. 문화유산은 오랜 세월 주민들 관습으로 축적되어 문화정체성으로 형성된다. 아울러 지역 전통 문화유산으로 상품을 생산, 유통할 때 문화산업이 창출된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문화유산은 관광산업의 핵심자원이다. 지역주민에게는 자긍심을 나타내는 문화자원이며, 방문객에게는 지역문화를 홍보하는 관광자원이다. 궁극적으로 문화유산은 주민들의 삶과 정서를 담아 문화정체성을 형성함으로서 미래 먹거리를 창조하는 산업자원인 것이다. 가평에 독특한 문화정체성을 상징하는 야트막한 석봉(石峯) 하나가 있다. 1599년, 조선 서예 최고봉 한호라는 분이 군수로 재직하면서 수시로 오르던 돌산이었다. 군수는 돌산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자신의 호를 석봉(石峯)이라고 지었다.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떡장수 어머니의 자식교육 일화로 유명한 그 한석봉이었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서 벼루와 붓을 보물과 함께 돌산에 묻어두었다. 훗날 사람들은 보물을 묻어두었다고 해서 보납산(寶納山)이라고 이름 지었다. 오늘날 가평 공공건축물 중 한석봉 체육관, 한석봉 도서관 등 대부분 한석봉 군수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으며, 문화원에서는 해마다 한석봉 전국휘호대회를 열고 있다. 보납산은 백두대간 한북정맥 중 화악지맥이라는 산악지세가 북한강물 속으로 급격하게 잠기는 마지막 암릉이다. 마치 북한강에 머리를 대고 물을 마시는 자라처럼 산과 강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곳이다. 이곳은 구한말 가평 의병군의 최후 격전장이었다. 나라 잃은 분노에 떨쳐 일어난 가평∙춘천 의병연합군이 서울로 진격 중 정부군과 맞서 결전하다가 산화한 역사적 현장이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고, 단발령이 공포되자 전국 각지에서 일제와 친일내각을 물리쳐 정의를 바로 세우자며 의병들이 봉기했다. 이충응이 이끄는 가평의병군과 이소응이 주도하는 춘천의병군이 연합하여 세력을 구축하자 정부는 의병봉기의 확장을 막기 위해 관군 토벌대를 파견했다. 1896년 2월, 일제의 사주를 받은 정부군이 의병군을 토벌하기 위해, 가평으로 이동했다. 한양으로 향하던 의병군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보납산에 진을 쳤다. 우세한 화력으로 무장한 정부군을 맞이하여 치열한 전투를 전개하였으나, 무기부족과 훈련부족 때문에 패하고 말았다. 살아남은 의병들은 북면 일대로 피신했다. 그들은 나중에 멱골을 중심으로 일어난 3.15 가평 독립만세운동에 동참했다. 1950년 6월, 한국전쟁 초기 학도의용군이 일어나 내 고장을 지키고자 싸웠으며, 반공유격대가 공산군에 대항하여 게릴라전을 펼쳤다, 1951년 4월과 5월, 중공군 춘계 대침공 때 UN 영연방군과 함께 방어작전에 성공함으로서 북으로 진격하는 발판을 만든 전략적 요충지였다. 돌이켜 보면, 가평은 구한말 항일의병 격전장이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자 일으킨 독립운동의 발상지요, 공산세력으로부터 자유평화를 지켜 낸 최후보루였다. 역사의 고비마다 민초들이 일어나 나라 운명을 송두리 째 바꾼 기적의 땅이었다. 국난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유를 숭상하고 평화를 지키고자 정신적 유대를 강화한 지역공동체였다. 가평은 민초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을 지켜냈다는 문화적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보납산이라는 고유 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 준비가 한창이다. 가평의 문화정체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보납산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장차 군민들로부터 문화수준이 높은 지방정부라는 칭송과 존경을 듬뿍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용 가평군청 관광전문위원
천박한 땅에서도 견디고 논둑길과 산길에서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혀도 끗끗하게 생명력을 유지하며 당신은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가니 그 정신을 배우겠다. 어둠이 숲 뒤로 밀려나면 어린아이, 어른들, 연인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당신은 새벽부터 짓밟힘으로 고통을 당하지만 하늘을 향하여 다시 일어선다. 당신의 끈질긴 삶의 자세를 바라보면 나약한 내 마음도 어느새 세상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둠을 환한 빛으로 변화시키는 표상(表象)으로 각인(刻印)이 된다. 배수자 문학박사, 제4회 나혜석 문학상 대상 수상. ‘마음의 향기’, ‘얼음새 꽃 소리’, ‘사색의 오솔길’ 등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