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흉기를 휘둘러 또래 남성을 숨지게 한 60대 용의자가 음독을 시도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23일 인천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인천시 중구 운서동 한 선착장 입구에서 A(69)씨가 B(64)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를 찔려 쓰러진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도 범행 직후 음독을 시도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이며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용의자가 병원 치료 중이어서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지 않았다"며 "범행 동기와 둘의 관계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나무극락도사아미타불, 나무관음세지양대보살, 나무대성인로왕보살마하살" 제를 올리기에 앞서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거불' 의식에 장내는 더 숙연해졌다. 23일 경기도 화성시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효찰대본산 화성 용주사 경내 관음전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의 넋을 기리는 합동 위령제(慰靈齋, 위령제의 불교식 표현)가 봉행됐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화성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에서 10대 어린 초등학생부터 70대 할머니까지 11명의 여성이 무참히 희생된 사건이다. 이날 위령제에는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과 불자들, 아직 실종사건으로 분류돼 있으나 이춘재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초등학생 피해자의 유족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위령제는 피해자의 영혼을 법단으로 모셔오는 '시련' 의식으로 시작해 영혼을 영단에 모시고 천도의식을 고하는 '대령' 의식, 고혼을 깨끗이 씻고 정화하는 '관욕' 의식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피해 영령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용주사 본말사 주지 스님들이 천도염불을 집전하고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의 추도사, 헌화 등이 이어졌다. 성법스님은 "33년간 묻혀 있던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제를 마련했다"며 "억울하게 희생된 고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추도사를 통해 "안전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존재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많은 희생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함께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히 알려드리는 것이 경찰의 책무인 만큼, 수사본부에서 모든 사건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수사 과정에 과오가 있었다면 그 역시 사실대로 숨김없이 밝히고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배 청장이 추도사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아버지가 당시 수사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30년 동안 (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경찰들이 은폐해서 시신까지 다 없애버렸다. (은폐한) 경찰은 누가 잡아야 하나. 왜 못 잡고, 왜 처벌 못 하나"며 "나는 (딸의) 시신도 못 찾았다. (그 경찰이 시신을) 어디 감춰서 숨겨놨는지. 경찰이 두 번 죽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춘재의 범행 시그니처(범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성취하기 위해 저지르는 행위)를 고려할 때 실종 초등생 시신은 당시 유류품이 발견된 현장 근처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면서, 당시 수사 책임자(퇴직)가 시신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위령제는 추도사에 이어 살풀이, 영혼을 극락왕생시키기 위해 천도재를 올릴 때 법식을 베풀고 경전을 읽어주는 '시식' 의식, 초청된 영혼을 돌려보내는 '봉송' 의식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연합뉴스
다음 달부터는 경기도가 발주하는 공사용역 입찰에 참여하거나 계약을 체결할 때 민원인이 직접 제출해야 했던 사업자등록증 등 8종의 서류를 내지 않아도 된다. 경기도는 그동안 이용할 수 없던 '행정정보 공동이용 시스템' 열람 권한을 지난 19일 행정안전부에서 전국 처음으로 부여받아 다음 달부터는 입찰과 계약 등에 필요한 서류 8종을 민원인에게서 제출받지 않아도 도 공무원이 전산망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내달부터 간소화되는 서류 8종은 건설업 등록증, 건축사업무 신고필증, 폐기물수집운반허가증, 폐기물처리업 허가증, 전기공사업 등록증, 정보통신공사업 등록증, 소방시설업 등록증, 사회적기업인증서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민들이 불필요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서류를 간소화하라는 이재명 지사의 정책 의지 아래 추진해왔던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됐다"며 "계획보다 간소화 범위가 다소 축소됐지만 불필요한 서류는 지속해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국민들이 인허가 등 각종 민원신청 때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열람 권한을 가진 민원 담당자가 전산망으로 확인해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연합뉴스
수험생 등 예매하고도 출발 시간 변경 우려해 1시간 전에 역 도착 (전국종합=연합뉴스) 철도 파업 나흘째이자 첫 주말인 23일 서울역과 부산역 등 전국 주요 역에서는 열차 감축 운행으로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특히 전국 많은 대학에서 이날 면접시험과 논술시험이 치러지면서 수험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다만 파업 소식이 알려져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고속버스 등을 이용하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이날 KTX는 평시 330대에서 224대로 줄어 운행률이 68.9%로 떨어졌다. 평소보다 100대 이상 감축 운행하는 셈이다. 새마을호는 74대에서 44대(58.3%), 무궁화호는 284대에서 178대(62.5%), 화물열차는 172대에서 58대(31%), 광역전철은 1천902대에서 1천560대(82%)로 감축 운행한다. 부산과 광주 등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KTX 승차권은 이날 오전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 때문에 부산역과 광주 송정역 등 지방 주요 역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수도권 대학 논술 등을 위해 서울행 KTX를 타려는 수험생들의 불안과 불편이 이어졌다. 수험생과 가족들은 예매한 열차의 운행이 취소될 경우에 대비해 일찌감치 역에 도착해 정상 운행을 기원했다. 부산역에서 만난 한 수험생은 "어렵게 표를 구했는데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출발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나왔다"라며 "열차가 정상 출발하는지 계속 체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인근 고속버스 터미널로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 혹시나 취소되는 표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인 승차권 발매기 앞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강원과 호남지역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표소 주변에서 휴대전화로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취소되는 표가 없는지 확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대전역 관계자는 "대입 수시 논술이 이어지는 내일(24일) 열차 운행에 대한 수험생 가족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역은 많은 시민이 열차 대신 고속버스를 선택하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면접을 위해 천안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오전 6시25분 첫차를 탔다는 김모(18)군은 "철도 파업 사실을 미리 알고 있어서 열차 예매에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 역 발권 창구에는 종일 수십명이 길게 줄을 섰다. 대체 인력 명찰을 단 코레일 관계자들이 승객들을 자동발권기로 안내했지만, 노령층 등 이용객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이용객들은 발권 창구 앞에서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 역사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내용이 공지됐고, 같은 내용의 안내도 수시로 방송됐다. 이모(44) 씨는 "갑작스럽게 서울에 갈 일이 생겨 혹시나 하고 부산역에 나와봤다"며 "열차 운행이 줄었고, 주말이어서 표 구하기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화물 운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 화물 운송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노조가 파업을 일찍 경고한 탓에 화주들이 미리 물량을 조절했고, 급한 물량은 육송으로 수송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 운송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날 의왕ICD가 처리한 물량은 평소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의왕ICD는 하루 평균 1천200TEU(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가량을 수송한다. 화물 열차 운행 횟수도 평소 70회에서 30여회로 대폭 줄었다. 오봉역 관계자는 "오봉역을 출발하는 열차와 도착하는 열차는 평소 70회로, 파업 이후 30회 정도로 줄었다"며 "토요일은 원래 평일보다 운행 횟수가 적은 데 감축 운행은 30회 정도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충북지역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멘트 공장은 전체 물류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 하지만 시멘트 운송에 필요한 열차가 파업 기간에는 평시 대비 3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시멘트 업체들은 군포, 수색, 광운대역 등 수도권 철도기지창에 마련된 저장소(silo)에 최대한의 재고를 비축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 한국철도와 협의해 시급한 물류는 운행 중인 열차에 우선 배정하고 있다. 당장 파업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파업이 장기화해 저장소의 재고 물량이 바닥나면 전국 각지의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열차 운송 비율이 평상시보다 절반가량 줄었다"며 "대체 수단이 육상 운송뿐인데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 여러 면에서 연쇄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토로했다. (한종구 권선미 전창해 김도윤 김동철 이영주 김동민 형민우 배연호 손현규 이강일 오수희 기자)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와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협력 및 양국 우호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한다.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막이 오른 셈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리 총리가 6년 만에 한국을 공식 방한한 것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상생번영을 추구하는 신남방정책의 모범적 파트너인 싱가포르와의 정상회담으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한국 측의 환대에 사의를 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갈 수 있는 최적의 동반자인 양국 관계를 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이 그간 인프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수준으로 경제협력 관계를 꾸준하게 이어 왔다고 평가하고, 제도적 기반을 확충해 이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상대국에 진출한 양국 국민과 기업의 세금 부담 완화를 위해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안이 조속히 발효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미래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양국이 모두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스마트시티 분야의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스마트시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만큼 관련 정책과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한 리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올해 11월 말부터 양국 간 직항 노선을 자유화하기로 합의한 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관광 활성화로 양국 국민에 대한 이해가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양 정상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 당시 양국이 체결한 MOU를 토대로 바이오의료, 신재생에너지 분야 공동 연구가 추진되는 등 신성장동력 창출 분야 합의사항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20년 싱가포르에 '코리아 스타트업 센터' 설치를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스타트업 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리 총리의 방한 계기에 체결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MOU'를 통해 싱가포르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의약품 분야에 있어서도 협력 기반을 확충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첨단 기술분야 선진국인 양국의 국방기술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미래 국방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생방, 무인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이번에 체결되는 '사이버보안 협력 MOU'를 통해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한 사이버안보 침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높이는 데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난해 6월 제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터준 싱가포르가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양국의 청년들이 상대국에 더 많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면서 특히 싱가포르 내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IT 분야에 한국의 우수한 청년들이 진출할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기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작년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데 사의를 표했다. 연합뉴스
고양 명성운수 노사가 24일 오전 4시부터 모든 노선을 정상 운행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명성운수 노조는 지난 22~23일 사측과의 협상에서 3주간 집중 교섭을 진행하고, 교섭 기간 동안 쟁의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임금 협상 등과 관련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된 뒤 지난 19일 첫차부터 파업해 8만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고양=유제원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23일 베테랑 투수 박정배(37), 신인왕 출신 외야수 배영섭(33) 등 총 14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박정배는 2005년 두산 베어스에서 1군 무대를 밟은 뒤 2012년 SK로 이적해 핵심 불펜 선수로 맹활약했다.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받은 2017시즌에도 61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7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하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올 시즌 기량 저하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0.07을 기록한 뒤 SK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0년 데뷔한 배영섭은 2011년 타율 0.294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군 제대 후인 2016년부터 경쟁력을 조금씩 잃었다. 특유의 주력이 떨어진 게 컸다. 올 시즌엔 SK로 이적해 30경기에서 타율 0.225로 부진했다. 한편 SK는 김정민, 신동훈, 유상화, 전종훈, 정재원, 최진호(이상 투수), 강인호, 조성모, 최승준(이상 내야수)에게도 방출 통보했다. 연합뉴스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일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3시 55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할 예정이다. 일본 외무성도 모테기 외무상과 강 장관이 나고야에서 이날 오후 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강 장관은 이번 방일은 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협정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함에 따라 결정됐다. 강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일본 및 미국 측과 접촉하고 전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거쳐 나온 지소미아 관련 한국 정부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한일외교장관 회담에선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을 계기로 연기의 조건인 일본의 수출규제 해소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일 갈등현안을 풀기 위한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교도통신은 모테기 외무상이 강 장관으로부터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실효 회피 결정 관련 설명을 듣고,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 등 한국 현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일외교장관회담은 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제74차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열린 이후 근 2개월 만이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G20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도 만날 예정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를 주최한 일본이 의장국을 맡는 마지막 각료회의인 외무장관 회의는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G20 회원국 외에 스페인, 칠레, 이집트, 네덜란드, 뉴질랜드, 세네갈,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9개국이 초청됐다. 의장국인 일본은 이번 외무장관 회의 의제를 ▲ 자유무역 추진 ▲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현 ▲ 아프리카 개발 등 크게 3개로 잡았다. 일본은 지난 6월 채택된 오사카 G20 정상회의 선언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투자 환경 실현을 제창한 것을 바탕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중요성 공유와 디지털 경제 규칙 만들기 구체화 등을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사령부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전 9주기' 추모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2010년 11월 23일 발발한 연평도 포격전 9주기를 맞아 전사자인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故) 문광욱 일병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개최됐다.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은 "우리 해병들은 눈앞에서 포탄이 작렬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누구 하나 숨거나 물러서지 않았다"며 "두 해병의 숭고한 희생은 창설 70주년을 맞은 해병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령관 주관으로 거행된 추모 행사에는 유가족, 참전 장병, 역대 해병대사령관, 전사자 모교 후배, 현역 장병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전사자 유가족과 함께 고인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헌화 및 분향, 추모사추모 헌시 낭독, 추모 공연, 군가 제창의 순서로 진행됐다. 추모 헌시는 연평부대 백주안 병장이 직접 작성해 낭독했다. 해병대는 11월 18일부터 23일까지를 연평도 포격전 상기 기간으로 정하고 특별정신교육, 사이버추모관 운영, 서북도서부대 지휘 통제기구 훈련 등을 했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 도발에 맞서 해병대 연평부대가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한 전투다. 당시 해병대는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나무극락도사아미타불, 나무관음세지양대보살, 나무대성인로왕보살마하살" 재를 올리기에 앞서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거불' 의식에 장내는 더 숙연해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의 넋을 기리는 합동 위령재(慰靈齋, 위령제의 불교식 표현)가 2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효찰대본산 화성 용주사 경내 관음전에서 봉행됐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6년간 화성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에서 10대 어린 초등학생부터 70대 할머니까지 11명의 여성이 무참히 희생된 사건이다. 이날 위령재에는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과 불자들, 아직 실종사건으로 분류돼 있으나 이춘재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초등학생 피해자의 유족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위령재는 피해자의 영혼을 법단으로 모셔오는 '시련' 의식으로 시작해 영혼을 영단에 모시고 천도의식을 고하는 '대령' 의식, 고혼을 깨끗이 씻고 정화하는 '관욕' 의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피해 영령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용주사 본말사 주지 스님들이 천도염불을 집전하고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의 추도사, 헌화 등이 이어졌다. 오후에는 살풀이, 영혼을 극락왕생시키기 위해 천도재를 올릴 때 법식을 베풀고 경전을 읽어주는 '시식', 초청된 영혼을 돌려보내는 '봉송' 의식이 계속된다.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은 "33년간 묻혀 있던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재를 마련했다"며 "억울하게 희생된 고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