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과학기술 투자와 미래 먹거리를 무엇보다 중시한 민주당의 전통을 이어, 인공지능 개발과 투자에 진심을 다하겠다”며 추경에 인공지능 개발 지원 예산을 담아 줄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대한민국을 IT 강국,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초석을 놓았다”며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자유무역 흐름이 빠르게 강화됐던 시기에 한미FTA를 추진해 개방경제국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면 어쩌나 하는 국민의 우려를 많이 듣고 있다”며 “특히 며칠 전 중국 기업의 ‘딥시크(DeepSeek)’ 공개 후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기술경쟁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눈 깜짝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 경쟁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이 경쟁과 변화를 피할 방법이 없다”며 “대한민국 또한 국가적 명운을 걸고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제적으로 한미FTA를 검토하고 선견지명으로 IT 인프라를 구축했던 것처럼, 지금 인공지능 투자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가성비를 내세우는 딥시크의 등장은 ‘쩐의 전쟁’으로 흐르고 있던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고,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도 동시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먹거리를 키워내는 일에 있어서 정쟁과 정파는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추경에 대대적인 인공지능 개발 지원 예산을 담아 준다면, 적극적으로 의논하며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 연구자와 기업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예산, 뛰어난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 과학기술 개발을 선택할 수 있는 장기 여건을 조성하는 예산 등 때를 놓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국가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양보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양보하겠다. 정부의 과감한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인공지능에 진심이라면, 먼저 반도체지원특별법부터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지원특별법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이 그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반도체의 뒷받침 없이는 실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외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산업 지원은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반도체지원특별법은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인공지능 기술에 진심이라면, 왜 반도체지원특별법에는 협조하지 않는 것이냐”며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법안이기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특검법 및 탄핵 중단, 반도체지원특별법을 포함한 전력망확충특별법, 고준위 방폐장법, 해상풍력특별법 등 미래먹거리 4법에 대한 협조를 촉구했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불이나 소방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에서 불이났다. 소방당국은 9시3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 소방과 경찰 등 유관기관 인력 142명과 차량 39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6명이 있었지만, 4명은 자력으로 대피하고 2명은 구조돼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1명이 낙하물에 맞아 1m 가량 추락, 부상을 입었다. 용산소방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화재 당시 옥상에서 용접 절단 작업이 있었고, 이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해 10월14일부터 올해 10월을 목표로 교육공간 조성과 증축을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라 현재는 휴관 중이다. 이 때문에 관련 작품은 모두 수장고로 이동해 있었고, 이로 인해 문화재 피해는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문화재의 안전을 위해 지정문화유산 257점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보물급 문화재를 보관 중으로, 월인석보와 정조 편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문화재 반출이 끝나는대로 다시 진화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은 창문을 닫으시고 현장에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문자·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2014년 개관한 시설이다.
‘1882년(임오, 고종19) 1월 27일. 왜인 화방의질이 인천에서 개인적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두어 달 동안 날씨가 추워 유행성 감기가 크게 유행하였다.…2월 21일. 세자께서 민규호의 가문 사람과 혼례를 올렸다. 동요에 “양반 삼대가 백성에게 장가드니 좋지 못하다.”라고 하였다. 왜인들이 마음대로 도성 안을 출입하였다. 살아도 죽은 것만 못한 것이 우리나라 백성들이다.’ 조선 후기 충청도 홍주 일대에 살던 최진익(1816~?)은 17세가 되던 1832년부터 71세의 노인이 될 때까지의 흔적을 개인 일기로 남겼다. ‘포옹일기’라는 표지 서명을 한 33장의 책 1권엔 자신의 가정사 경제상황, 나라의 크고 작은 사건이 개인의 입장에서 기록돼 있다. 경기도 광주 사촌과 서울 어의동 기대 일대에 거주하던 평산 신씨 가문의 신현(1764~1827), 신명호(1790~1851), 신명연(1792~1854)씨는 1818년 1월1일부터 1822년까지 해마다 3~5개월간 일상을 기록했다. 평산 신씨 가계 일록으로 명명된 자료는 신현 집안의 각종 대소사가 기재돼 있고 상장례와 묘소관리, 경제생활, 노비들의 활동, 왕실의 주기적인 의례, 조정 관원의 인사 등이 기록됐다. 신현이 1808년~1821년까지 썼던 일기는 경기도박물관이 15책의 필사본을 소장 중인데, 이후의 내용을 보완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이 ‘일기류 소장품 총서: 제1~3권(가계 일기, 개인 일기 1‧2)’과 ‘향약鄕約과 계契’ 2종의 소장품 자료집을 발간했다.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관련 고문헌 소장품에 담긴 생활사적 가치를 발견하는 것으로 ‘일기류 소장품 총서: 제1~3권’에선 매일의 기록에 담긴 생활문화의 가치를, ‘향약鄕約과 계契’에서는 상생과 연대의 정신을 살필 수 있다. 일기는 쓴 이에 따라 다르나 조정의 관리로서 겪은 궁중의 숨겨진 모습이나 지식인으로서 주변에서 보고 들은 주요 역사적 사건의 서술, 평범한 농부와 선비의 매일의 일상 등이 담겨 있다. 설, 단오, 추석 등 세시풍속의 풍경, 농업과 숯가마 경영과 같은 생업 현황, 가족 및 주변인과의 교유 등에 이르기까지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의 폭이 넓다. 옛 일기라 해서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날짜와 날씨로 기록을 시작하고 각자의 일상과 국가적 사건 등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총서에 수록된 일기 속 당시 일상들과 마주하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문회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옛 일기는 공동체에 속한 문제나 시국에 대한 걱정 등이 다양하게 담겨있고 오늘날과 상황이 이어지거나 연상되는 것도 있어 흥미로운 자료 중 하나”라며 “연속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상장례 기록을 묶어 당시를 살펴보는 자료집을 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장품 자료집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번화가 한복판에 소형 항공기가 추락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한 후 추락해 총 67명이 숨진 지 이틀만에 다시 발생한 항공기 사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CNN과 AFP통신 등은 엔진 하나를 장착한 소형 항공기가 건물들이 밀집한 필라델피아의 번화가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CNN은 소형 항공기 추락 직후 거대한 화염이 솟구치고 주변 사람들이 비명 지르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진 2개를 장착한 소형 상업용 항공기가 이날 오후 6시6분 노스이스트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이륙한지 약 30초만에 487m 고도까지 상승하며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 건물들이 밀집한 필라델피아 북동부의 번화가 쇼핑몰 근처에 떨어졌다. 정확한 추락 장소는 아웃도어 쇼핑센터인 '루즈벨트 몰' 근처의 번화한 교차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사고기에는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미주리주 스프링필드로 향하고 있었다. 사고기 기종은 '리어젯 55'(Learjet 55)이며, 의료용 수송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설 연휴 동거녀를 살해하고 자해해 사망한 20대 남성 사건과 관련,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형사 처벌이 불가능해 만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도록 규정돼 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달 26일 숨진 20대 남녀의 시신을 부검해 최근 흉기로 인한 상처에 따른 과다출혈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6개월 전부터 동거 중이던 A씨(남)와 B씨(여)는 지난달 26일 오전 5시40분께 “칼부림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A씨는 의식이 있어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목부위를 크게 다쳐 현장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이후 A씨도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발생 당시 이들의 지인인 20대 여성 C씨가 같은 집에 머물렀으며, 두 사람이 다투던 중 칼부림이 나자 인근 편의점으로 대피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씨의 신고 내용을 토대로 A씨가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그를 살해하고, 스스로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건 발생 5개월 전인 지난해 8월 PC방에서 쌍방폭행 신고가 접수됐고, 같은해 12월에는 B씨가 말다툼 끝에 신고를 했다가 화해했다며 사건이 종결되는 등 두 차례 교제폭력 관련 신고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사망하면서 범행 동기 파악이 쉽지 않은 만큼 경찰은 특이점이 없는 한 곧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
경기 안양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터널에서 콘트리트 구조물이 도로에 떨어지면서 차량 24대의 바퀴가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1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47분께 경기 안양시 수암터널 인천방향 3차로에서 도로로 터널 시설물이 떨어지면서 이를 밟은 차량 24대의 바퀴가 파손됐다. 한국도로공사는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고가 나기 전 4차로를 달리던 승용차 한대가 오른쪽 벽면에 있는 공동구 덮개를 박았고, 이 덮개가 3차로에 떨어져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에 떨어진 시설물은 가로 50㎝, 세로 80㎝ 가량의 콘크리트 덮개로 확인됐고, 해당 덮개를 박은 승용차는 그대로 터널을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사고와 관련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가 1일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주장을 펼쳤다. 석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제 국가에서 현재 집권자인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무슨 내란을 일으키나"라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 역사속에 종종 나오는 "○○○의 난"에서 보듯이 내란이란 현재 권력을 갖지 않은 쪽에서, 권력을 가진 집권자인 왕이나 임금 또는 집권세력을 향해 그 권력을 빼앗거나 차지하고자 일으키는 거사 또는 폭동을 의미한다"라며 "민이 선거로 뽑은 임기제 대통령이 혹시 문제가 있다면, 문제있는 일을 했다면 선거로 평가할 일이지 임기중의 대통령을 잡아가두고 임기중에 끌어내리려는 행태에 오히려 내란적 요소가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한 것이 "폭동"이고, "불법"이고 "내란"이라는 주장들이 있다"라며 "그런데 계엄은 헌법에 분명하게 나와 있는 대통령의 비상권한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석 변호사는 "그리고 계엄의 뜻을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계엄에는 기본적으로 군대가, 군인들이 동원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계엄에 관해서는, 대통령이 왜 계엄을 선포했는지, 왜 계엄선포전의 상황을 계엄이 필요한 국가적 위기상태로 봤는지를 가지고, 과연 그 판단이 맞았나 틀렸냐를 따져야지 왜 군대를 동원했냐 비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석 변호사는 "군대를 동원해서 헌법이 정한 한도를 벗어나 국민을 짓밟거나 다치게 했다면 얘기는 다르겠지만 말이다"라며 "야당이 대통령의 임기초반 2년6개월 내내 탄핵남발과 입법독주, 예산자르기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키고 종중 종북세력이 활개치는 것엔 눈감고서, 대통령의 6시간 계엄으로 마치 큰 재앙이 벌어진 양 흥분하는 세상"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흥분과 어수선함 속에서도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답이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커피숍에서 4시간 동안 자료를 읽고 정리한 후 체크인 시간이 돼 호텔로 돌아간다. 칸쿤 호텔 지역은 온 천지가 관광객을 위한 레스토랑과 스킨스쿠버 등 액티비티 투어 여행사, 쇼핑몰과 호텔뿐이다. 이따금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온 우리나라 젊은이의 대화 소리도 들린다. 길가에는 관광객을 태워 어디론가 떠나기를 기다리는 택시들이 아열대 야자수처럼 줄지어 서 있다. 호텔에 들어서자 로비 한쪽에서는 왁자지껄한 여행객의 목소리가 들리고 투숙객을 위한 음료수와 시원한 맥주, 신선한 해산물을 썰어 그 위에 레몬즙을 뿌린 세비체를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조리 카트가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로비가 다른 곳의 호텔과는 좀 이색적이다. 2층 방으로 들어서니 카리브해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지고 탁 트인 시야로 바다를 더 가깝게 느껴지며 에메랄드빛 물결은 온몸을 푸르게 물들일 듯 일렁인다. 해변 카페에서 귀에 익은 라쿠카라차가 흥겹게 흘러나와 멕시코에 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테라스에 앉아 아래층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감상한다. 리듬의 반복적인 추임새가 흥겨운 라쿠카라차는 1910년 멕시코 혁명 때 농민들 사이에서 즐겨 불렸던 4분의 3박자 민요다. 당시 처참했던 농민의 삶과 처지를 바퀴벌레에 비유한 이 노래는 원래 에스파냐의 민요 가락으로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무슬림을 몰아내던 ‘레콩키스타’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이 곡에는 멕시코 농민들의 삶을 소재로 한 가사를 붙여 지역에 따라 여러 버전이 애창되고 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바닷가를 산책하며 칸쿤의 해질녘을 즐긴다. 해가 뉘엿뉘엿 지자 낮과 다른 초저녁 풍경이 펼치고 찬란한 햇빛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엔 수많은 색이 어울려 오묘한 저물녘 노을빛을 자아낸다. 산란하는 빛의 향연은 어떤 형용사로 표현하기 어렵고 그 빛 속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 왜 칸쿤이 세계 최고의 해변과 석양의 명소인지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박태수 수필가
카페서점 마을회관 독립서점이 좋은 이유는 대형서점과 달리 특정 분야의 책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카페서점 마을회관’은 철학과 인문학 분야 책을 한곳에 모아 지역의 관심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길 희망하며 공간을 꾸몄다. 책과 음악 토론이 있는 곳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에서 음악과 종교철학을 공부한 윤요한 대표는 사이사이 방문한 유럽에서 받은 영향과 유학 경험을 토대로 오래전부터 이런 공간을 꿈꿨다. “미국과 유럽에서 지내는 동안 자본주의적 가치에서 벗어난 환대와 소통이 있는 공간들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웃 간에 자유롭게 문을 열고 왕래하던 쿠바 사람들의 모습이 큰 영감을 줬습니다.” 카페서점 마을회관은 2019년 문을 열 당시엔 동천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2층은 사무실이나 병원, 식당이 주를 이루는 이곳에 서점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방문객들에겐 신선함이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외부와 차단된,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유입되는 것 같은 분위기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는 인근에서 문화공간으로 이용되던 카페 ‘마이너 스윙’ 자리로 옮겨 카페와 서점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독립서점과 문화 공간이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카페라는 형태가 책과 한 발 가까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1층은 카페, 2층은 서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 오시면 책과 음악, 토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가 있는 환대의 공간 카페서점 마을회관은 들이는 책의 80% 이상을 철학·미학·인문학 분야로 꾸미고 있다. 서점 방문객들의 소통을 위해 오픈 초기부터 글쓰기 모임, 시 모임, 주말 독서회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6개월 동안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함께 읽은 기억은 윤씨에게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이곳으로 서점을 옮기면서 서점 방문객도 다양해지고 공간 활용도도 높아졌습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재즈 콘서트를 열고 있고 일요일은 격주로 문학과 사회 비판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어요. 원하면 독서모임 공간도 지원해 드리고요.” 윤씨가 미국과 유럽의 여러 공간에서 느꼈던 ‘환대’는 이 서점의 주요 키워드다. 오는 분들이 즐겁고 편하게 쉬다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과 지역 기반 작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그야말로 ‘마을회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윤씨를 ‘이장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새해에는 디트리히 본회퍼, 자크 라캉, 만해 한용운 등 3대 작가의 작품을 한데 모아 서가를 꾸미고 월 1회 대화를 갖고자 합니다. 미술, 음악 등 예술 활동 수업도 오픈할 예정이고 정기적으로 진행될 낭독회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카페 혹은 서점으로 한정된 공간이 아닌 그야말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차도 마시고 책도 읽다 가실 수 있도록 언제나 환대하겠습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경기도내 각 시·군이 민간 상가, 빌딩 등에 개방화장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물품 도난, 일부 시민들의 무분별한 공간 활용 등으로 관리 주체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방화장실은 유동 인구와 모임이 많아지는 휴일에 역할이 더 커지지만, 개방화장실 운영에 동참한 건물 운영 주체가 속속 발을 빼고 있어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1일 도내 각 시·군에 따르면 올해 기준 개방화장실은 수원시에 가장 많은 103개가 설치돼 있고 이어 성남 117개, 용인 40개 순으로 마련돼 있다. 현행법상 민간 개방화장실은 상가나 민간시설 소유·관리자와 협의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화장실이다. 건물 소유주 등이 민간 개방화장실을 신청하면 각 시·군 내 자치구는 평가를 통해 선정, 각 지자체에 따라 상이하지만 개방화장실로 지정되면 휴지와 비누, 종량제봉투 등 용품을 지원받게 된다. 문제는 일부 시민의식이 부족한 이용자들로 인해 개방화장실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원과는 별개로 전반적인 관리를 도맡아야 하는 건물관리인, 청소 관계자들은 위생 문제나 쓰레기 투기, 기물 파손·도난 등을 이유로 피해를 호소하며 지정 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수원시의 경우 매년 5~7건의 개방 화장실 취소 신청 건수를 보이고 있고, 이는 신규 신청 건수(10건)의 50~70% 수준에 달한다. 더욱이 민간 개방화장실의 경우 연휴에도 정해진 개방시간에 따라 열려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연휴 기간에 따라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분당구의 한 건물 관리인 A씨는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물품 지원은 고사하고 화장실 용품 도난과 문 파손 등 문제가 많다”며 “더욱이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화장실 청소 아주머니의 고충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본지에서 방문한 성남시, 수원시 일대 상가 건물 내 개방화장실 5곳 중 3곳은 이용객들의 무분별한 공간 활용 탓에 위생 문제가 심각한 상태였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상가건물 관리자 B씨는 “개방된 건물로 인해 화장실은 밤마다 취객의 구토 등 우려점이 많아 조만간 지정 취소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특히 우리 건물은 상가가 많지 않음에도 개방화장실 탓에 휴일에도 건물을 개방해 놓아야 해 보안 문제도 있다”고 토로했다. 개방화장실의 장기적인 운영과 확대를 위해선 지자체 차원의 청소 용역 지원 등 실질적인 관리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 개방화장실에 대한 청소 용역 지원을 시작, 신청자가 많이 늘고 있다”며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원책을 검토하고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