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석방해야” 설날 구치소 찾은 국힘 윤상현·당협위원장들

29일 설을 맞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 심재철 경기도당 위원장 등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된 의왕의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윤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통령을 탄핵 소추 당하게 하고, 영어의 몸으로 갇히게 해 시민들께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검찰은 공수처의 불법 수사와 불법 구금에 공범이라는 것을 자인했다”며 “(심우정 검찰총장은) 자신을 임명했던 분을 스스로의 손으로 구속 기소하는 도장을 찍었다면 당연히 인간적인 도의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다”며 “헌법재판관 본인들 스스로가 헌재 탄핵 심판 절차에서 자진 회피 내지 자진 기피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장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주의에 맞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선동 위원장은 “우리 대통령이 취급받고 있는 형편을 보면 무죄 추정의 원칙 이것부터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고 모든 절차가 탄핵을 향한 급행열차처럼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혼자 차가운 공간에서 민족 대명절을 보내야 하는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을 택한 뜻을 국민이 알기 시작했고, 그 뜻을 이어받아 대통령과 함께 응원하면서 싸워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지라에 함께 했다”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에 참여 중인 80명은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새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모임에는 경기지역에서 심재철 경기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고석, 박재순, 안기영, 이수정, 최영근, 전동석 등 원외 당협위원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지금 홀로 독방에서 쓸쓸하게 새해 첫날을 맞이하고 계시지만 당협위원장들을 포함, 대통령님을 지지하는 많은 시민이 구치소 앞에서 하루 한시도 빠짐없이 응원하고 있으니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힘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스멀스멀 잠식당하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나아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이 모래성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던져 구하려 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이 ‘콜록콜록’… 방역 사각지대 ‘위기의 경로당’

독감 환자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감염 취약계층인 노인들이 이용하는 경로당은 방역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의원급 외래환자 1천명 당 독감 환자는 86.1명을 기록했다. 전주(1천명 당 99.8명)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2016년 동기간(1천명 당 86.2명) 이래 최고치다. 이처럼 호흡기 감염병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감염병에 취약한 노인 인구 출입, 밀집이 잦은 경로당은 의무 소독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의무 소독 대상은 ▲20실 이상의 숙박업소 ▲식품접객업소 ▲시내버스·마을버스·시외버스 ▲요양병원·종합병원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각 지자체에 방역 현황을 점검하도록 하고 있지만, 경로당은 코로나19 등 국가 위기로 직결되는 전염병 유행이 아니면 점검 대상에 들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자체 방역에 나서는 일부 시·군을 제외한 대다수 지자체는 경로당 방역에 나서지 않는 실정이다. 도내 한 시·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복지부 안전관리 기준에 경로당 방역도 포함돼 있었지만, 엔데믹 이후 매번 (기준이)변경되면서 점검을 할 때도 있고, 하지 않을 때도 있다”며 “강제성이 없는 탓에 경로당 운영 주체가 방역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 역시 경로당 방역은 주기, 횟수 등을 규정한 지침이 없어 시·군이나 운영 주체에 방역을 독려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경로당마다 규모, 수용 가능 인원이 제각각이라 도가 일률적으로 규정을 정해 방역을 제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또 요양시설, 복지관 등에 비해 경로당 규모가 크지 않아 지자체 등이 자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경로당을 방역 시행 및 점검 대상에 포함, 노인 감염병 확산 차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타 연령층보다 감염병 노출 가능성, 치명률이 더 높은 노인들이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시급히 경로당도 의무 소독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정부가 아니더라도 지자체에서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경로당 등 노인 밀집 시설에 대한 위생 관리를 전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해 9월 기준 도내 경로당은 1만307곳이다.

김경수, 이재명 겨냥 “치욕스러워 당 떠난 이들에게 사과해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최근 정치보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집권 세력의 핵심적인 책임과 의무는 통합과 포용이라고 강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폄훼했던 언행들에 대해서는 발언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는 물론 당 차원의 재발방지 노력이 필요하다”며 “과거 민주정부의 공과에 대해 공은 계승하고 과는 성찰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권 탄생은 우리 모두가 아프게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대선과정에 이르기까지, 개혁의 과정에서 통합의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만 옳다고 여기고 오만하지는 않았는지, 함께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마지막으로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문화가 우리가 저들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라며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오와 분열은 우리가 이기는 길이 아니다. 집권하고 국정을 맡아 성공시키기는 더더욱 어려운 길”이라며 “민주당다운 모습으로 더 큰 하나가 되어 함께 미래로 가자”고 제안했다.

국토부, “에어부산 화재 여객기 날개·엔진 손상 없어…원인 조사 총력”

국토교통부는 지난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와 관련, 양측 날개와 엔진에는 손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또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피해자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고 직후 현장에 급파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이날 오전 5시55분부터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사고 항공기의 기체는 반소됐지만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았다”며 “화재 원인이 기체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이 화재 발화 지점으로 언급한 선반 속 정체불명의 물체는 여전히 주요한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세종청사에 중앙사고수습본부, 김해공항에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각각 구성하고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과 승무원 176명(탑승객 169명, 승무원·정비사 7명) 전원이 비상 탈출에 성공했다. 이 중 110명은 자택으로 귀가했으며, 65명은 호텔에 투숙 중이다. 나머지 1명은 사고로 경상을 입고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국토부는 승객 보상과 관련해 에어부산이 삼성화재에 기체 및 승객 보험에 가입했고, 승객 상해 및 수하물에 대한 보상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사고 직후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피해 규모 파악과 구조 지시를 내린 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방문해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했다. 박 장관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이어 또다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해 송구한 심정”이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물론, 피해자 지원 및 보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람보다는 못하지만…”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로봇 쓰는 사장님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달 200만원이 넘는 인건비를 쓰느니, 로봇을 사용하는 게 낫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렸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 속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며 경기지역 자영업자 사이에 자동화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는 조리 로봇과 서빙 로봇을 잇달아 도입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닭강정 전문점에서는 튀김 로봇이 분주히 닭을 튀기고 있었다. 지난해 말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따라 월 95만1천원의 구독료를 내고 스마트 튀김기를 들였다는 사장 김미연씨(58)는 “튀김을 담당하는 로봇 덕분에 직원이 없어도 혼자 포장, 계산이 가능해 최소 2명분의 인건비가 절약된다”며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돼 운영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같은 날 화성시 반송동의 한 식당에서도 서빙 로봇이 반찬을 나르고 있었다. 로봇 상단에 음식을 올리면 로봇이 지정된 테이블로 가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단순 서빙만 가능하지만 매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절감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9천860원)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급여는 209만6천270원에 달한다. 이는 자영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이 꼽은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 1위는 ‘최저임금 상승’(89점)이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97.6%에 달했다. 이런 배경에서 서빙 로봇과 같은 자동화 기술은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빙 로봇의 누적 수입 규모는 약 5천775억원에 이른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흔히 보이던 서빙 로봇은 이제 소규모 동네 식당까지 침투하며 인건비 절감과 효율성 향상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서비스업의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고용 위기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자동화 확산으로 인한 고용 위기를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윤 대통령 향해 “영부인 걱정 말라…그곳으로 갈 것”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부인 걱정일랑 말라. 머잖아 그곳으로 금세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법률대리인인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를 걱정한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의 앞날 걱정한다면 그 짓을 했을까. 얼굴 한번 못봤다며 건강 걱정한다면 그렇게 살았을까”라며 “도대체 반성 한마디 없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조용히 면회를 하든 말든 빨간 큰 글씨와 그 큰 얼굴 좀 TV에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변호인들도 좋은 학교에 공부 잘한 사람들이 내란도 구분 못할 리 없지만 너무 많은 소음들을 쏟아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란인지 아닌지는 헌재가 판단하고 죄를 지었는지 안 지었는지도 형사재판이 판결할 테니 제발 조용히 하자”며 “한사람 변호 때문에 국민을 짜증나게, 힘들게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앞서 석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 “(윤 대통령이) 가족에 대한 생각으로는 최근 영부인이 건강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면서 지난 15일 관저를 떠나온 이후로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또 볼 수도 없었는데 건강 상태가 어떤지 조금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우리는 양조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영화와 세상사이]

홍콩 배우 양조위(량차오웨이)의 이름 석 자는 스크린뿐 아니라 대중문화계 전반에서 여전히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다. 새해를 맞은 첫날에도 양조위와 탕웨이가 출연했던 ‘색, 계’가 오랜만에 극장가에 걸려 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18일부터 31일까지 CGV에서는 양조위 배우전을 통해 그의 주요 출연작도 만날 수 있었다. ‘화양연화’, ‘중경삼림’을 비롯한 왕가위(왕자웨이) 감독의 영화에서부터 ‘무간도’ 시리즈,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소개됐던 ‘암화’까지 스크린을 수놓았다. 양조위는 1990년대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중후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미국 인기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메인 빌런 웬우 역을 맡아 보여준 그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장르물에서 펼치는 다채로운 액션을 소화하기엔 이미 그의 육체가 많이 노쇠했고 전성기에서 내려온 홍콩 배우가 미국의 상업영화에 나온다는 소식에 여론도 설왕설래하지 않았나.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언론과 평단, 커뮤니티 등지에서 나오는 반응은 하나같이 “역시 양조위는 양조위다. 죽어가던 영화를 양조위가 살렸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양조위인가. 우리는 왜 여전히 양조위를 찾을 수밖에 없을까. 사실 양조위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그의 눈빛과 얼굴이다. 모두가 찬사를 보낸다. 우수에 찬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는 사랑과 시련을 비롯해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넘실대고 있지 않나. 또 그의 얼굴은 어떤가. 미간에 잡힌 자그마한 주름에도 기구한 사연이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서려 있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대사 한마디 없는 청각장애인 연기를 선보였던 1989년작 ‘비정성시’에서의 인상적인 모습도 떠오른다. 이처럼 삶의 굴곡과 감정의 파형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다. 이때 함께 눈여겨봐야 하는 요소는 바로 그의 신체다. 문제는 양조위의 육체 자체는 눈길을 끌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왜소해 보이고, 대중이 선망하는 미의 기준인 근육질도 아니고, 키가 월등히 큰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재밌게도 역설적으로 양조위를 떠받치고 있는 요소 중에 빼놓으면 안 되는 게 있다면 바로 그의 얼굴과 눈빛이 아니라 그의 몸이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눈길 가지 않는 평범한 보통의 신체이기에 그는 누군가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언제나 그 캐릭터와 그 배역에 혼연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가 입은 옷도 의상팀에서 준비해준 게 아니라 길거리의 행인에게서 빌려온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얼굴 화장이나 세팅된 머리조차도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 듯 생생한 현장감으로 둘러싸여 있다. 재밌는 일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아비정전’ 촬영 당시 왕가위 감독이 양조위에게 건넸던 조언이 있다. 당시 왕가위 감독은 똑같은 장면을 32회나 촬영한 끝에 오케이 사인을 냈고 양조위는 당연히 불만을 터뜨렸다. 이때 감독은 양조위에게 “얼굴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연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화를 내던 양조위를 납득시켰다고 전해진다. 양조위는 ‘아비정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왕가위와의 인연을 쌓게 됐다. 그 영향 덕분인지는 몰라도 양조위는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일대종사’ 등 이후 왕가위와 함께 작업한 작품 속에서 얼굴과 눈빛으로만 승부를 보지 않았다. 그는 매 작품 사소한 몸짓과 움직임, 심지어 꿈틀거리는 입가와 힐끗대는 눈동자만으로도 공간과 분위기를 지배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도 했다. 이처럼 왕가위 감독과의 궁합이 좋았으나 사실 양조위가 누구와 작업하든 작품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안 감독의 ‘색, 계’(2007년)에서 양조위는 그간 연기해 왔던 캐릭터들과 비교하면 다소 이질적인 면모를 풍기는 인물을 연기했다. 양조위의 매력은 공간에 녹아들고 분위기에 동화된다는 데에 있지만 ‘색, 계’는 그럴 수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양조위는 감정을 분출하고 존재감을 시종 각인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았다. 감정을 알 듯 말 듯 숨기거나 위장했던 ‘화양연화’에서의 연기와는 정반대의 환경이 아니었나. 그런데도 양조위는 벨트를 풀어 상대방을 때리는 납득하기 어려운 가학적인 순간조차도 관객들을 매혹하는 데 성공했다. 그건 바로 그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요소에 일부러 주도권을 내주다가도 순식간에 그 주도권을 가져오는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뿐 아니라 벨트를 쥔 손과 그로 인해 반응하는 신체의 말단 요소 하나하나까지 섬세한 감정을 부여해낸 것처럼 느껴진다. 결국 우리가 양조위를 바라볼 때는 단순히 얼굴과 눈빛이라는 상투적인 요소에만 매몰되면 안 된다. 중요한 건 양조위라는 존재 자체다. 오로지 그의 눈빛만 있다면 분위기를 사로잡을 수 없다. 중요한 건 그의 눈빛과 함께 포착되는 눈가의 주름, 반듯하게 정리된 머리카락, 다림질된 셔츠 그리고 그가 응시하는 상대방 따위의 요소들이 함께 양조위라는 존재의 당위성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대진대 학생들 베트남에서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 전해

대진대학교가 베트남에서 나눔과 희망의 이야기를 펼쳤다. 대진대학교는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10박 11일간 베트남 타이응우옌성과 박장성에서 학생 19명과 교직원 4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진국제자원봉사단(DIVA)과 협력해 현지 주민들과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동계 해외봉사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봉사단은 현지로 출발하기 전 3차례 사전교육 등 봉사활동을 준비했다. 베트남의 문화와 현지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건환경교육(식수위생, 손 씻기, 분리수거 등), 미술교육(벽화그리기,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한국어교육(K-POP, 한국여행 소개, 술 문화 배우기), 문화교류(태권도 공연) 프로그램을 점검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봉사활동 첫 날 타이응우옌성 화빙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건환경 교육과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봉사단원들은 식수위생, 손 씻기, 분리수거 등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교육을 실시, 아이들에게 위생 습관의 중요성을 알렸다. 또한 벽화 그리기와 페이스페인팅을 포함한 미술교육은 창의력과 협동심을 키워주었고, 학교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어 더욱 아름답고 쾌적한 학습환경을 조성, 화사한 벽화와 함께 새로 심은 꽃과 나무들은 학교를 생동감 있게 바꾸며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타이응우옌 과학대학교에서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봉사단과 현지 학생들은 서로의 나라를 대표하는 여행지를 소개하며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를 공유하고, 술 문화를 배우며 양국의 전통과 사회적 관습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박장성에서는 지난해 태풍 피해를 입은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이 긴급구호로 제공했던 집에 밝고 따뜻한 색상으로 페인트칠을 해 주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희망을 전달했다. 학생단장 장소진 학생(대진대 4학년)은 “현지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보며 나눔의 가치를 배웠다. 이번 경험이 인생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가 남긴 흔적이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진대학교 해외봉사단 단장 김승남 교수는 “이번 베트남 해외봉사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문화교류와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대진대학교는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