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을 통한 화물의 수출ㆍ입 물동량이 정체를 빚어 보세창고 추가 허가가 불가한 상태에서 평택직할세관(평택세관)이 신규로 보세창고를 허가해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20일 평택세관 등에 따르면 평택세관은 내부 규정으로 3년간 평균 물동량과 1년간 화물 증감 등 일정기간 일정량의 화물이 증가하지 않으면 보세창고 허가를 추가로 내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택세관은 지난 9월 평택시 포승읍 하만호길 153 일원에서 1만1천여 평의 냉장ㆍ냉동 창고를 임차한 A사가 신청한 저온(냉장ㆍ냉동) 보세창고 허가에 대한 심사를 거쳐 2천 평을 허가했다. 그러나 지역의 보세창고업계는 최근 평택항을 통한 수출ㆍ입 화물 물량이 제자리 걸음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평택세관이 규정을 무시하고 B사에 허가를 내준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에 평택세관은 화물 증가량이 규정에 미치지 못해 특허를 내 줄 수 없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A사가 제시한 평택ㆍ당진항 항만시설보호지구계획도와 기준 완화 등을 담고 있는 관세청의 특허보세구역운영에 관한 고시 규정을 적용해 허가한 것으로 특혜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관세청 고시에 공항만과 공항만배후단지 내 보세구역에 위치한 창고와 항만시설인 경우 기준을 완화해서 허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다 A사가 입지한 건축물이 항만시설로 항만시설보호지구 계획 안에 위치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사유지에 위치한 A사 건축물은 항만법에서 정한 항만시설도 아니고, 항만지원시설도 아니다면서 우리 해양수산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혀 파장이 예고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평택세관 관계자는 보세구역 특허(허가) 행정은 우리 관세청이 한다면서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의 항만공사 실시계획변경승인 공고와 항만종합개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특허심사위원회에서 판단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한국 남자 사이클의 기대주 최우림(18ㆍ인천체고)이 2020 아시아사이클 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주니어부에서 3관왕을 질주했다. 최우림은 19일 충북 진천선수촌 벨로드롬에서 열린 대회 3일째 남자 주니어부 1㎞ 독주에서 1분 02초 120을 기록, 로날도 라이톤잠(인도ㆍ1분 03초 134)에 1초 가까이 앞서며 우승, 단체추발 4㎞와 단체 스프린트에 이어 대회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최우림의 우승기록은 고교 3년 선배인 나중규가 보유한 1분 02초 573의 고교 최고기록을 경신한 한국 고교 신기록이다. 앞서 최우림은 지난 17일 첫 날 경기서 엄세범(충북체고), 박영균(서울시청), 윤재빈(인천체고), 김종우(강원 양양고)와 팀을 이룬 단체추발 4㎞서 4분 10초 544로 중국 대표팀(4분 11초 206)을 꺾고 우승하는 데 기여했다. 또 최우림은 같은 날 펼쳐진 남자 주니어부 단체 스프린트 결승서도 이상목(부천고), 강서준(부산체고), 신주영(경북체고)과 팀을 이뤄 한국 대표팀이 45초 548로 중국(46초 901)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 최우림은 이달초 열렸던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남자 고등부 1㎞ 독주와 스프린트, 단체 스프린트를 석권하며 3관왕에 올라 이번 대회 활약상을 예고했었다. 한편, 20일 펼쳐진 대회 4일째 남자 주니어 옴니엄에서 박영균은 포인트스크래치제외 경기템포 4종목 합산 144점으로 드미트리 포타펜코(카자흐스탄ㆍ133점)를 제치고 우승, 단체추발 4㎞ 금메달 포함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 밖에 남자 엘리트부 포인트레이스에서는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가 35점을 얻어 벰마트 베니아민 반어트(인도네시아ㆍ23점)에 앞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틀 전 열린 남자 주니어 개인추발 3㎞ 결승에서는 엄세범이 3분 17초 539의 아시아신기록(종전 3분 19초 112)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시 단체추발 4㎞ 포함 2관왕 대열에 합류했다.황선학기자
장애인 수영의 간판 조원상(27ㆍ수원시장애인체육회)이 2019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INAS) 글로벌게임 수영 혼계영 400m에서 한국 대표팀이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는데 앞장섰다. 2012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자유형 200m 동메달리스트인 조원상은 17일(현지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남자 400m 혼계영 결승에 최태혁(부산시장애인체육회)-김반석-김동현(이상 서울시장애인체육회)과 팀을 이뤄3번째 접영영자로 출전, 한국 대표팀이 역전에 성공하며 4분 11초 4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는데 기여했다. 이날 한국 발달장애 수영 대표팀이 작성한 4분 11초 44는 이날 예선에서 일본 대표팀이 세운 세계기록 4분 16초 97을 5초 이상 앞당긴 세계 최고기록이다. 앞서 조원상은 자유형 50m에서 24초94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 이번 대회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 등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7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빼어난 기량을 과시, 내년 도쿄 패럴림픽을 기대케했다. 또 최태혁은 남자 배영 100m에서 1분 4초 27을 기록해 2020년 도쿄 패럴림픽 기준기록(1분 4초 40)을 넘어서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한편, INAS 글로벌게임은 4년 주기로 개최하는 세계발달장애인 종합선수권대회로 지난 12일 개막해 19일까지 8일간 개최됐다.황선학기자
신궁(神弓)의 후예 김나리(16ㆍ여주 여강고 1년)가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 여자부에서 쟁쟁한 대학ㆍ실업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김나리는 19일 오후 부산 KNN 센텀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여자부 결승전에서 박소희(26ㆍ부산도시공사)를 세트 승점 7대3으로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우승한 김나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양궁 2관왕인 김경욱(미국 거주)의 조카(오빠 딸)다. 랭킹 라운드 30위로 64강이 겨루는 결선 토너먼트에 오른 김나리는 64강전서 이혜선(계명대)을 6대0으로 완파하며 이변의 서막을 올린 뒤, 32강전서 박재희(홍성군청)를 7대3, 16강전에서 이가영(계명대)을 6대0, 준준결승서 박승연(한국체대)을 7대3, 4강서 김수린(현대모비스)을 6대4로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날 강한 바람 탓에 베테랑들 조차 적응 못하며 줄줄이 탈락하는 상황 속에서 김나리는 결승전 1세트를 27-25로 따내 승점 2점을 먼저 얻었다. 이어 2세트서 바람의 영향으로 오조준을 잘못해 5점을 쏘며 흔들린 김나리는 21-22로 내줘 세트 승점 2대2 동률을 허용했다. 하지만 3세트서 안정을 되찾은 김나리는 27-25로 세트를 잡아 4대2로 다시 리드한 뒤, 4세트를 26-26으로 비겨 승점 1씩을 나눠가지며 5대3 우위를 지켰다. 이어 김나리는 마지막 5세트서 과감한 슈팅으로 3발을 모두 10점에 꽂아 역시 안정을 찾으며 맹추격한 박소희를 30-29로 물리치고 승부를 마감했다. 한편, 남자부 결승서는 국가대표 간판인 김우진(청주시청)이 남유빈(배재대)을 7대3으로 제쳐 우승했고, 남자 3ㆍ4위전서는 한우탁(인천 계양구청)이 오진혁(현대제철)을 세트 승점 6대0으로 완파하고 3위에 입상했다.황선학기자
경인지역에 대한 금년도 국정감사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매립지 조성문제가 중요한 쟁점의 하나로 등장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매립지 국감과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 국감에서 수도권 매립지 조성문제가 많은 국회의원들로부터 제기되었다. 그러나 매립지공사는 물론 경기도와 인천시도 수도권 매립지 조성문제에 대하여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쓰레기 대란에 대한 우려가 예상된다. 앞으로 6년 후인 2025년에는 현재 사용 중인 인천시 서구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상태가 되어 더 이상 매립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도를 비롯하여 인천시, 서울시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의 대체부지를 조속히 선정해야 된다. 지난 2015년 3개 광역지자체와 환경부가 4자 합의로 매립 면허권이 일부 인천시로 이양돼 재산 공동소유형태인 합유 상태에 있는 만큼 인천시의 동의 없이는 매립연장이 불가하다. 현재 인천시는 더 이상 인천지역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안 된다고 함으로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요청된다. 지난 3월 경기도를 비롯한 3개 광역지자체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부지 선정 관련 용역 연구 업체로부터 후보지 적합성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전달 받고 이에 대한 세부 조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체부지 후보지역을 발표하지 않기로 3개 광역지자체가 합의하였기 때문에 구체적 지역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알려진 바에 의하면 경기도와 인천시의 10곳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으나 더 이상 후속 작업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이 구체적으로 압축, 알려지게 되면 혐오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우리지역에는 쓰레기 매립지 설치 못한다 라는 NIMBY 현상으로 인하여 막대한 자금의 보상지원이 없이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경기도 국감에서 이재명 도지사는 경기도가 지역이 넓기 때문에 매립지 대체부지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이에 대한 환경부의 적극적 중재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에 대한 뚜렷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조성문제는 3개 광역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인구의 과반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의 쓰레기 문제는 그 자체가 중요한 국정현안이다. 환경부는 쓰레기 매립에 관련된 주무 부처로서 3개 광역지자체 간의 협의에만 떠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된다. 경인지역 어느 곳이든 쓰레기매립지는 조성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관건은 해당 지역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통해 주민을 설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는 환경부의 주도적 역할로 가능하다고 본다. 환경부장관은 애매한 정책으로 적당히 시간만 지나면 다음 장관에게 인계될 것이라는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개입, 해결에 중심적 역할을 해야 될 것이다.
국회의원 13명이 이춘재 특별법을 발의했다. 법안 명칭은 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폐지 특별법이다. 취지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 공소시효 만료에 대한 무력감도 여간 크지 않다. 이런 때를 맞춰 나온 법안이다. 대표발의자 안규백 의원은 반인륜적이고 잔악무도한 화성 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해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자는 취지다라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춘재가 입을 열 때마다 국민이 전율한다. 당초 알려졌던 화성연쇄살인 10건을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했다. 이 밖에도 타지역 발생 사건과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까지도 털어놨다. 이렇게 이춘재가 자백한 범행은 살인 14건, 강간 및 강간 미수 30여 건이다. 살해된 피해자의 가족들과 강간 피해자 당사자들이 생존해 있을 것이다. 이들의 분노는 말로 다 못한다. 이런 여론을 정확히 위로하는 입법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법 소급이다. 공소시효를 소급해 없애는 특별한 법이다. 살인자의 공소시효 15년이 적당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 법에 의해 이미 만료된 공소시효를 거꾸로 되살릴 수 있느냐다. 현행법에 의해 처벌 못 할 행위를 새로운 법으로 처벌한다는 것이다. 형법의 근간인 법률불소급 원칙에 정면 위배된다. 이런 논란은 법안 발의 국회의원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도 발의했고, 단박에 여론 중심으로 등장했다. 5ㆍ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과는 다르다. 5ㆍ18 특별법은 공소시효 소급이 아니라 공소시효 중단이었다. 1979년 12ㆍ12와 1980년 5ㆍ18 이후 신군부는 정권을 잡았다. 전두환(7년)ㆍ노태우(5년)가 12년간 대통령을 했다. 이 기간을 공소시효에서 빼야 한다며 제정된 법이었다. 성공한 쿠데타의 공소시효를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다. 쿠데타 세력의 집권 시기는 공소시효 중단으로 본다는 학설이 당시에도 많았었다. 이 경우는 다르다. 법을 소급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처벌이 가능하다는 학설은 거의 없다. 법조계 의견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9명 죽이고, 5명 죽인 살인자들은 어떨 것이냐고 묻는다. 법의 형평성 문제다. 권력이 멋대로 법을 소급하는 전례가 될 수 있다고도 말한다. 법의 안정성 문제다. 발의 의원들이 잘 못한 것은 없다. 비난하자는 것도 아니다. 이 특별법안이 법 기본정신에 맞는지를 한번 물어보고 싶은 것이다. 이춘재는 현재 교도소에 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주어질 감형은 없다. 특별법이 가할 수 있는 현실적 형벌도 딱 여기까지다. 사형이 사실상 사라진 우리나라다. 20명 살해한 유영철도, 10명 살해한 강호순도 여전히 살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법 안정성을 해하고 헌법 정신까지 어겨가며 이춘재 특별법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국회의원들의 이춘재 특별법안이 입법 포퓰리즘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이유다.
문희상, 지역구 세습을 보장받기 위해 문 정권의 시녀로 자처하려는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문 의장이 사법개혁안 신속 상정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다. 홍 전 대표는 패스트트랙에 대해 민생법안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표류하고 있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해 채택된 제도지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과 같은 정치관련법 처리를 위해 채택한 제도는 아니다라면서, 문 의장이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정권에 충성한다는 식으로 썼다. 홍 전 대표는 평상시 하고 싶은 말을 그냥 쏟아내는 편이고, 막말 논란에 휩싸인 적도 많다.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에 대해선 저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다. 문 의장은 자신의 지역구를 아들에게 물려주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아들 문석균씨가 문 의장 지역구인 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아들 문씨는 의정부에서 서점을 운영해왔다. 지역구 상임부위원장이 된 이후엔 국회의장직 수행을 위해 탈당한 아버지를 대신해 지역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역정가에선 6선을 지낸 문 의장이 아들에게 국회의원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 금수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부모의 자산과 신분 등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한국 사회를 빗댄 수저계급론이 정치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 3세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치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것이란 긍정적 측면보다, 권력 대물림과 불공정 세습이란 부정적 시선이 우세하다. 현 20대 국회에서 2, 3세 정치인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은 14명이다. 더불어민주당 3명(이종걸노웅래김영호), 자유한국당 7명(김무성정우택정진석김세연이종구장제원김종석), 바른미래당 3명(유승민이혜훈김수민), 우리공화당(홍문종) 1명 등이다. 이혜훈 의원의 경우는 시아버지가 4선을 지낸 고 김태호 전 의원이다. 내년 21대 총선에도 현역 2, 3세 정치인을 비롯해 다수 원외 인사가 출정을 벼르고 있다. 8선의 서청원 의원(화성갑) 아들 서동익씨도 출마를 채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학계, 종교계, 정치계 등 사회 곳곳에서 부와 권력 등이 대물림 되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부모 잘 만나야 성공하는 나라가 되면 희망은 사라지고, 불만과 분노가 가득차게 된다. 금배지까지 대물림되는 여의도 세습정치, 바람직하지 않다. 문 의원, 서 의원 6선, 8선 했으면 됐지, 뭘 또 이게 많은 국민의 생각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가 경기도 31개 시ㆍ군마다 있다.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을 호소하거나 지역 문제를 함께 모여서 의논하는 소통의 장소다. 우리 마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고 듣는 정보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의정 활동 거점으로서 지역 일꾼을 만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지역상담소가 출범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경기도민이 민원 때문에 수원에 있는 경기도의회까지 찾아와야 하는 불편함을 덜고, 도의원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현장에서 해결하기 위해 마련했다. 도의원이 정책지원 전문인력도 없이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 예결산 심의 등 많은 역할을 하다 보면 시간이 늘 부족하다. 그런데 지역상담소가 생기면서 의정 활동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인 것이다. 지난 5년간 지역상담소 발자취는 한마디로 황무지에다 나무를 키운 격이다. 전국 최초로 운영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하고 지침이 미흡해서 우왕좌왕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춰졌고, 다른 시ㆍ도에서 벤치마킹하는 경기도의회만의 자랑거리가 됐다. 시ㆍ군별로 행정 경험이 풍부한 위촉상담관이 1명씩 배치됐고, 임기제 공무원 1명이 상주한다. 사무실도 10개소가 관공서 내에 있고, 앞으로 모든 상담소를 관공서 내로 이전해 도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 현안과 관련된 민원 해결 상담이 총 1만 6천여 건, 정책 현안 회의가 870여 건 이뤄졌다. 입법 예산이나 정책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는 횟수도 2만 2천여 건, 상담소 운영 정보나 의원 의정 활동 보도자료도 1만여 건에 이른다. 지역상담소에서 나왔던 작은 민원의 씨앗이 경기도민 전체를 위한 정책으로 열매 맺은 사례도 있다. 남양주상담소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실마리가 됐다. 부산에서 살다 온 어르신이 경기도에는 왜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에 따른 혜택이 없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조례를 개정했다. 경기도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고 실효된 경우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임을 표시하는 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상담소는 여기저기 문의하고 하소연하다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마지막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용인지역상담소에 접수된 민원이 그런 경우다. 잦은 차량 정체로 생활이 불편한데 전화 거는 곳마다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 그래서 도의원이 중심이 돼서 중앙부처, 시와 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함께하는 논의 테이블을 마련했다. 여러 가지 한계 속에서 민원(民願)이 민원(民怨)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처방밖에 못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의정부지역상담소에는 학교용지로 알았던 부지가 용도 변경된 데 대해 화가 난 학부모들이 찾아왔다. 도의원이 관계기관들과 함께 해결하려고 했지만, 학부모들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억울한 얘기를 들어주고,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써준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억울하고 속상한 도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장소, 지역상담소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지방자치의 양 날개 중 한쪽인 지방의회가 도민 행복을 위한 대의기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길은 현장에 답이 있다. 지역상담소가 바로 현장 중의 현장이다. 도민의 삶터에 깊이 뿌리내리는 지역상담소가 대의기관의 거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가을이 간다 스산한 자락 하나 마저 거두려 한다 얼마나 많은 어둠이었나 얼마나 많은 낙엽이었나 모진 겨울의 문턱에서 오스스 떨어보는 외로운 단념 하나 영이별의 몸짓으로 떠나보낸 사랑인데 언제 내게로 와 다시 둥지 틀었던가, 가을은 되풀이되는 결별 이 쓸쓸한 불가사의 김애자 강원 춘천 출생. 시대문학(수필), 예술세계 (시), 시조시학(시조) 등단.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수원문학상 작품상, 경기시인상, 경기PEN문학 대상 수상. 산문집 그 푸르던 밤안개 추억의 힘, 시집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저 멀리 서역의 땅,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는 밀랸판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나는 얼마 전에 이곳을 방문했다. 오래전에 중국의 이슬람 종교탄압을 피해서 키르기스스탄으로 이주한 중국계 무슬림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마을이다. 이들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둥간족이라고 부른다. 현재 7천여 명이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업을 위주로 생활하는 이들은 자기들끼리 중국어를 사용하고 음식도 중국 음식을 먹으며 자기들만의 정체성과 전통을 간직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이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중화요릿집에서 나오는 깐풍기와 꽃빵을 대접받았다. 맛도 서울에서 먹는 그것과 흡사하다. 이 먼 나라에서 이런 음식을 맛볼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해서 한편으로는 놀랍고 신기했다.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은 이들 둥간족들이 중국의 이슬람 종교 박해를 피해서 키르기스스탄 땅으로 도망쳐 나오자 이들에게 넓은 땅을 내주었다. 비록 인종과 언어와 문화와 전통이 달랐지만 무슬림이라는 한 가지 이유를 들어 이들을 품어주었다. 지금 키르기스스탄에는 중국의 경제적 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주요 간선도로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갖가지 상품에 이르기까지 키르기스스탄 경제에 있어서 중국의 입김이 안 미치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둥간족들의 매개체 역할이 두드러진다. 중국어 구사는 물론이고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에 진출하는 중국기업가들에게 있어서 둥간족들은 환상적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 경제에 기여하는데 크게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둥간족들의 몸값은 금값이다.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80%쯤 되는 키르기스스탄은 인구 630만 명 남짓의 작은 나라이다. 각 인종 간에 다른 점들이 같은 점보다 훨씬 많음에도 이곳에는 40여 민족이 서로 어울려 서로 인정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한 가지만 닮았어도 나의 이웃이요 벗이라는 사회적 너그러움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조국 사태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 키르기스스탄에서 지켜보면서 열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달라도 각자의 진영으로 나뉘어서 흡사 아귀처럼 서로 다투는 모습에 부끄러움과 참담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들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나는 독립운동가요 민족주의자 장준하 선생을 존경하는 사람이다. 이분이 살아생전에 하신 말씀이 있다.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 장준영 전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