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족의 지혜가 담겨 있는 탈무드에 나오는 돌멩이 가격 속 내용이다. 스승이 제자에게 돌멩이를 하나 주며 말했다. 이것을 시장에 갔다가 팔려고 하되 팔지는 마라. 이 말을 들은 제자는 시장 어귀에 깨끗한 하얀 보자기 위에 돌멩이 하나를 올려 두었다. 온종일 돌멩이를 앞에 두고 서 있는 청년을 보고 많은 사람이 비웃으며 지나갔다. 그런데 한 노인이 청년을 불쌍히 여겨 그 돌멩이를 사려고 했다. 내가 5천 원을 줄 테니 이 돌멩이를 나한테 팔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구려 제자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노인이 1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청년은 잠자코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가격 흥정을 했다. 오만 원 십만 원 이십만 원 삼십만 원 오십만 원. 오천 원으로 시작된 돌멩이 값이 계속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돌멩이가 엄청난 것인 줄 알고 서로 사려고 안간힘을 썼다. 마지막으로 처음의 그 노인이 비장하게 말했다. 백만 원을 줄 테니 나에게 파시오. 사람들은 입이 딱 벌어져서 포기하고 말았다. 나는 이 돌을 팔 수 없습니다. 단지 시세를 알아보러 여기에 나왔을 뿐입니다. 제자가 돌아오자 스승이 그를 보고 말했다. 알겠느냐? 사람들이 가격을 정하고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우리의 인생기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가치는 결정된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루키즘(Lookism) 시대라 한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시대라는 뜻이다. 내가 얼마짜리 옷을 입고 얼마짜리 신발을 신고 얼마짜리 액세서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얼마짜리인가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기준이라는 것조차도 헛된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은 내가 입은 겉치레에 달린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행동으로 삶을 살고 있는가에 달렸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치는 성경 말씀에 의하면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마 16:26) 라고 한다. 한 사람의 목숨을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가를 볼 수 있다. 한 국가의 출발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우리나라도 사랑하게 된다. 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국가 사랑은 자칫 자신의 야망이나 아집에 불과하다. 상처 주는 행동과 폭력과 과격한 언어들이 서로 마음을 찢고 흥분하게 하고 싸우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부드러운 표현들을 하고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옳은 말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면 그 말은 열매가 없다. 그런 말들에 대해서는 귀를 닫아 버리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모든 종교인들과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극적인 단어로 사람들을 폭력으로 선동해선 안 된다. 더욱 지금은 나와 다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이해와 존중은 신앙의 가장 기본이다. 다시 기본으로 잠시 돌아가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얻는 방법과 바꾸는 방법은 어떠해야 하는가? 를 돌아보며 참 가치 위에 우리나라의 품격이 담겨가길 기도한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수지지부 FIM 이슬람선교학교장
몽산화상육도보설은 인천 연수구에 있는 조선시대 서적으로, 2015년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됐다. 몽산화상(蒙山和尙) 덕이(德異)는 남송과 원대 활동한 임제종 승려이다. 휴휴암(休休菴)을 중심으로 강절 지방에 은거하던 중 1295년(충렬왕21)부터 고려인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수선사의 만항(萬恒)과 가지산문의 혼구(混丘)와의 교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몽산의 불교사상은 고려 선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조선을 거쳐 오늘날까지 한국 선종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게 됐다. 몽산의 저술로는 몽산화상육도보설, 직주도덕경, 몽산화상법어약록, 불설사십이장경서 등이 현존한다. 책의 내용은 중생에게 업인에 따라 윤회하는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등의 육도(六道)와 성문, 연각, 보살, 불의 등의 사성(四聖)을 더한 십계(十界)를 설법함으로써 성인의 지위에 들어갈 것을 권하는 내용이다. 문화재청 제공
1990년 5월 26일! 수원에는 아주 슬픈 일이 있었다. 극작가 겸 연출가이신 극단성 대표 고 김성열 선생을 저승으로 보내 드리는 노제( 路祭)가 수원화성 화서문(華西門)에서 거행 되었다. 그 사납던 태풍도 가신님의 길을 보듬듯 사그라지고, 청명하기 이를 데 없는 하늘은 마치 하늘로 오시는 길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한 것 같다. 하늘과 땅은 그를 어서 오라고 손짓 하는데, 나는 왜 이리 슬프고 먹먹하기만 할까? 수원 문화예술에 한 획을 그은 가신님은 척박했던 수원의 연극문화를 국제무대에 우뚝 세우신 분이기도 하다. 연극에 문외한이던 나도 관심을 갖게 해 주신 장본인이시다. 가신님의 정신을 어떻게 이어나가는지 궁금했는데, 다행히 그와 삶을 같이했던 분들이 뜻을 이어받아 문화사업을 계속하겠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노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 그리고 아쉬움이 엄습해 온다. 전해 들은 소식으로는 가신님은 연화장에서 화장 후, 마지막 생을 보냈던 가평에 안치된다고 한다. 가신님은 마지막 생을 가평에서 보냈지만, 그의 온전한 삶은 수원에 있는데. 오래전 수원연화장 설계할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 한다. 당시 수원시장이었던 고 심재덕 시장께서는 장사문화에 관심이 상당히 많으셨다. 연화장 마스터 플랜에 대하여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나는 한 곳을 가리키며 시장님! 이곳은 향후 수원시를 빛내고 돌아가신 각계각층의 분들을 모시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계획한 곳입니다. 시장님께서도 돌아가시면 화장도 하시고, 이곳에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을 시민들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공원 같은 계획을 하겠습니다. 그 후 시장님께서는 돌아가신 후 연화장에서 화장을 하셨고, 연화장은 대한민국환경문화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닐지 모르나 어떻게 생각하면 꼭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기준이야 정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시설들은 선진국에 가 보면 얼마든지 있다. 거대한 표석을 세우자는 것이 아니라 검소하면서도 오랫동안 기억될 조그만 표석을 만들면 된다. 우리 수원시가 늦은 감은 있지만,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장사문화를 이끌어 보자! 김동훈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장난스런 말이지만, 대통령이 퇴임하면 불편한 것이 3가지 있다 한다. 그중 첫 번째는 교통체증이다. 대통령의 동선은 경호상의 이유로 극비사항이다. 차량 이동의 경우 경찰의 교통통제를 받으며 최단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도로 위의 지체와 정체는 경호의 이유만으로도 있어서는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퇴임 후 시민으로 돌아오면 경호실의 경호를 받긴 하지만 교통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새삼 교통체증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먹거리다. 대통령의 구미가 작동하면 언제든 상시 대기하는 최고의 요리사에 의해 웬만하면 청와대 내에서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퇴임 후에 눈치 없이 별미나 간식, 혹은 밤참을 요구한다면 불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낮은 천장이다. 청와대 집무실 및 관저 등 근무와 생활 공간은 일반인들의 주거생활 공간에 비해 큼직하고 널찍하며 층고가 높아 쾌적하다. 그러나 퇴임 후 생활하게 되는 사저는 청와대에 비해 공간은 협소하고 답답하다. 넓은 집에서 작은 집으로 이사한 경험이 있다면 쉽게 느껴질 것이다. 비록 농(弄)이 섞인 말이지만, 사소한 환경 변화도 익숙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진데, 하물며 최고의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복귀하였을 때 그 허탈감과 덧없음은 얼마나 클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제일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사람 때문이다. 사또는 바뀌어도 이방은 안 바뀐다는 세속의 처세를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그리 머리 조아리고 눈앞에서 어른거리던 사람들이 뜸하게 줄어 서운한 마음과 함께 염량세태(炎世態)를 절감하게 된다. 그러나 한 치 앞을 헤아리는 예지(叡智)란 인간의 능력 밖이듯, 재임 시에는 너무 바빠, 아주 이른 시기인 5년 만에 이러한 시간과 상황을 마주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러한 시간은 오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착각은 특정 대통령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 경우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착각은 역사에 기리 남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과업을 내가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오늘의 비판과 시련이 있을지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견뎌내고 돌파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된다. 다시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기에 표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소신껏 하면 된다. 언젠가 나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지금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5년 단임, 단 한번의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는 조급증에 사로잡히게 된다. 사실 국민이 원하는 것과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늘 같지 않다.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지도자에게 딜레마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에만 치중하면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가 될 수 있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에 치중하면 독재 혹은 파쇼가 될 수 있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적절히 조화하는 것이 정치고 지도력이다. 그래서 정치가 어렵고, 지도자가 고독하다. 정상환 국제대 교수前 청와대 행정관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하지만 올해 9, 10월 가을은 유독 안 좋은 소식들 탓에 우리 사회가 뒤숭숭하다. 치료 백신도 없는 가축전염병 공포,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된 국론분열, 반일 운동을 촉발하게 한 한일 갈등 심화, 경제 위기론 등이 2019년 가을 잔혹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치사율 100%에 달하는 가축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달 17일 파주의 한 농장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불과 3주가 흘렀다. 그 사이 연천, 김포, 강화 등에서 추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직 치료 백신도 없고 정확한 발병 경로도 파악되지 않으면서 지금으로선 살처분과 발병 농장과의 접촉 차단만이 확산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다. 이날 현재(2일)까지 경기도에서만 27개 농장, 5만 5천마리가 살처분됐다. 경기도 전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방역당국은 ASF 확산 방지에 안간힘이다. ASF는 비단 돼지 농가에만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이 ASF 확산을 우려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 연기하면서 해당 사업을 준비하던 단체나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을 지역축제와 체육 행사 취소로 인해 어림잡아 수십에서 수백억 원의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됐다. 당장 축제를 바라보고 준비했던 업체들의 경제적 고통도 가중되고 있어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 등도 마련해야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따른 사회 갈등도 진영 싸움으로 번지면서 국론 분열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조국수호,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진보 성향의 국민들이 검찰청 앞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를 열자,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3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반 조국 합동 집회를 예고하는 등 사회 갈등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또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등 국내외 갈등도 심상치 않다. 게다가 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 위기론 역시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올가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위기는 치료 백신이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처럼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베토벤은 평생 병원 문턱을 드나들며 질병들을 치료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청각장애는 물론 소화기능 부실, 장기간의 상습적인 음주로 인한 간 기능저하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 유사 이래 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베토벤의 청각을 빼앗아 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존재하는 베토벤의 초상화에서 그가 웃는 모습은 고사하고 옅은 미소라도 짓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고뇌와 사색하는 그림을 통해 그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후세들은 그가 행복하지 않았으며 유별난 음악가로 정의를 내린다. 그러나 이런 정의는 올바르지 않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베토벤의 음악 속에 노출된 유머와 위트는 셀 수 없다.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도 들린다. 베토벤이 하하하 소리 내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장면은 그의 교향곡 8번 2악장에 잔뜩 깔렸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교향곡의 4개의 악장 중 인류의 우애와 신에 대한 무한한 존경이 가득한 피날레만 기억하고 있다면 베토벤의 다양성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같은 교향곡의 2악장은 하늘을 나는 듯한 경쾌함이 유머와 함께 그윽하고 3악장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포근하게 바치는 사랑의 고백으로 들리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이제라도 베토벤의 데드 마스크(dead mask)보다는 그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긴 초상화를 지혜로운 화가들이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베토벤이 인생을 즐기며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자연 속에서 행복한 미소를 띤 그런 모습으로. 지난 15년간 중국 대도시의 여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다양한 중국의 음악인들과 청중들을 콘서트홀 안과 밖에서 대면하였다. 중국인들에 대한 필자의 좁은 견해는 그들의 감정표현은 무디고 때로는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들과 교감이 있는 연주를 할 수 있을지 늘 의심하며 연습에 임한다. 묵고 있는 호텔의 프런트 직원, 식당 종업원들은 정감 어린 최소한의 친절이 금기되어 있는 듯한 인상이다. 이런 연유로 그들에게 미소 띤 얼굴로 아침인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나름대로 자신만만한 정의를 내린다. 그러나 이 또한 그들의 내면적 표현을 파악하지 못하는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난주 상하이에서 연주를 마친 후 예원이라는 오래된 공원을 찾았다. 그동안 경험한 연주자, 호텔 직원, 식당 종업원들의 사무적인 무표정은 부정적인 표시가 아님을 인지하게 되었다. 예원에서 가족, 친구와 함께 나들이 온 중국인들은 모두가 엄청나게 밝고 환한 표정이었다. 그들이 직장에서의 감정적인 표현이 우리가 기대하는 바와 다르다고 그들의 내면을 섣불리 판단한 것은 심각한 오판이었다. 한국의 오케스트라로 화제를 바꿔본다. 숙련된 기술과 반복적인 훈련으로 다져진 연주자들의 퍼포먼스는 과연 청중들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매 연주 지휘자로서 호기심을 갖는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연주자들이 내면으로 자신이 연주하는 곡을 진정으로 즐기며 표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청중들의 판단은 예민하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21세기는 오디오 시대를 넘어 디지털비디오의 최첨단 영역이다. 콘서트홀에 오지 않아도 유튜브 등으로 연주를 선택하여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청중들은 이미 많은 것을 경험한 상태에서 연주를 접한다. 2020년 시즌은 베토벤의 탄신 250주년이 된다. 1770년에 태어난 베토벤의 귀중한 악보를 판권 없이도 연주하는 엄청난 행운을 우리는 누리고 있다. 반면, 이제는 많이 듣고, 자세히 보고,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연주자들은 청중에게 본인들의 감정을 풍성하게 표현하고 스스로 음악에 푹 빠져 있는 행복한 표정을 전달하는 것이 섣부른 오해를 방지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임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함신익 심포니 송 예술감독전 예일대 교수
정부가 이달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위한 시행령 개정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적용 지역을 지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에 대해 6개월 간 유예기간을 주는 것과 별개로, 적용 지역을 발표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실행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뒷받침할 주택법 시행령 개정이 10월말 완료된 상태에서도 현재같은 집값 불안 상황이 지속된다면 곧바로 지체없이 상한제 적용 지역과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시행령 개정 즉시 관계기관 협의를 열고 언제라도 지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개정 주택법 시행령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필수 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꿨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시 25개 구 모두와 경기도 과천시광명시성남시 분당구하남시,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 전국 31곳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이들 31곳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필요한 부수적 정량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3가지 부수 조건은 최근 1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초과, 최근 3개월 주택매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증가, 직전 2개월 월평균 청약 경쟁률이 5대 1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 주택 청약경쟁률이 10대 1 초과 등이다. 정부는 집값 불안 우려 지역만 선별적으로 지정,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1일 시군구 단위로 적용하던 분양가 상한제를 동(洞) 단위로 세분해 핀셋 지정한다고 밝혔다. 종전까지 제기된 일괄 지정에 따른 공급 위축 우려를 해소하면서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핀셋 적용이 해당 동의 집값을 자극하는 또 다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월 상한제 확대 시행 발표 후 소급적용 반발이 심했는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곳은 6개월 유예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그렇지 않으면 분양을 눈앞에 둔 사업장들이 사업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지나친 소급 논란과 공급 위축 우려, 공급 불안에 따른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이 정부에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보완 방안은 분양가 상한제 지정 문제를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 상황 흐름에 어느 정도 맡긴 셈이다. 그럼에도 분양가를 일정액 이상으로 규제해 집값을 낮추는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일시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지 모르지만 근본 대책은 못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누른 집값은 언젠가 부풀어 오르게 마련이다. 이는 수요ㆍ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경제 원리와도 맞지 않다. 시행착오를 겪기 전에 분양가 상한제 시행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히 내전이 따로 없다. 조국 블랙홀로 법치와 국정이 실종된 채 나라는 두 동강이 났다. 해방 이후 반탁찬탁은 저리가라다. 대통령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일부 국민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문 대통령은 조국과 자기 진영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삶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국가 주요 시스템인 국회, 언론,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 우리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궤멸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아바타인 조국은 국회 청문회에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는 도대체 무엇인가? 나와 내 진영을 수사하는 검찰은 위헌적 쿠데타이고, 정경심을 공개 소환하는 것은 인권 침해란 말인가. 지난 2년 동안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전 검사 등 4명이 자살하고 120명이 기소되고 감옥에 갔다. 도주 우려도 없고 증거 인멸의 위험도 없는 박찬주 대장을 포승줄에 묶었을 때는 적폐청산의 정의로운 검찰이라고 불렀던 정권이다. 윤석열 총장에게 우리 총장님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부탁한 문 대통령의 당부가 우리의 귓가에 생생한 데 지금은 검찰은 성찰하라와 절제된 수사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지난 두 달간 대한민국을 두 동강 낸 조국 사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충돌이 아니라 정의와 공정 그리고 파렴치에 관한 문제였다. 조국은 압수수색 나온 검사에게 전화로 수사를 짧게 해 달라고 했고 이것을 인륜이라는 궤변으로 포장했다. 겉과 속이 다른 좌파 진보의 민낯은 이제 철면피를 넘어 수치심조차 없는 후안무치의 지경에 도달했다. 거짓말도 계속하다 보면 사람들은 그것을 진실로 믿게 된다는 나치 선전부 장관 괴벨스도 배울 판이다. 국민이 놀라는 것은 조국의 비정상적인 삶의 과정이 아니라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위선과 이중성이다. 두 동강 난 나라는 민생도, 안보도, 외교도, 지역 현안도 모두 소멸됐다. 조국 블랙홀은 대한민국의 시간을 과거로 돌려버리고 희망마저 묻어버리고 있다.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면 조국이 사퇴하고 문 대통령이 레임덕이 온다.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이 공적(公敵)이 돼 윤석열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항간의 시나리오에 전 국민은 짜증나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검찰을 겁박할 게 아니라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그 결과에 따른 처분을 하면 된다. 여론은 생물이라고 하지만 조작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홍위병의 난동으로 기억되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은 중국을 20년이나 후퇴시켰다. 대통령은 군중을 부추겨 광장으로 끌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반대하는 국민이 더 많이 집결하면 물러나야 하나?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10일은 진정한 국민 통합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이제 그 말은 거짓말이 됐다.
의정부시 ◇5급 승진 ▲송산1동장 직무대리 박현창 ◇5급 전보 ▲도시농업과장 조인영 ▲도시철도과장 홍승의 ▲공원과장 정해창 ▲녹지산림과장 정희종
수원시는 2일 영통구 삼성교사거리 일원에서 2019년 제2회 찾아가는 교통 포럼을 열고, 교통 환경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찾아가는 교통 포럼은 교통 전문가와 지역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주변 교통 환경개선 대책을 논의하는 거버넌스(민관협치) 정책이다.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지점이나 교통안전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곳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김용덕 수원시 안전교통국장을 비롯한 교통전문가 김숙희 수원시정연구원 박사, 수원남부경찰서ㆍ삼성전자 관계자 등이 삼성교사거리에 모여 현장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교사거리는 출퇴근 시간 동탄원천로와 삼성교를 이용하려는 차량이 뒤섞여 차가 자주 막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포럼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통행 차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삼성교 구간에서 가변차로(可變車路)를 운영하면 교통 혼잡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통혼잡 구간에 노면 표시, 신호등 설치 등 안전시설물을 정비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삼성교사거리 교통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덕 수원시 안전교통국장은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면서 삼성교사거리와 주변 교통 환경을 개선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