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씨 별세, 이병진(더불어민주당 김진표 국회의원 수석보좌관)씨 부친상=29일 새벽 5시. 수원연화장 매화실. 발인 5월 1일(화) 오전 8시. 장지 효원납골공원. 031-218-6591
[서울=경기일보/민현배 기자] 지난해 금융민원 증가세는 줄고, 민원수용률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속인조회 서비스는 오히려 증가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민원·상담 및 상속인조회는 총 67만4천466건으로 전년(72만4천723건) 대비 6.9%(△5만257건) 감소했다. 금융민원은 7만6천357건으로 전년(7만6천237건) 대비 0.2%(+120건) 증가했다. 은행 및 비은행민원은 증가한 반면, 보험 및 금융투자민원은 감소했다. 금융상담 서비스는 43만2천739건으로 전년(49만6천895건) 대비 12.9%(△6만4천156건) 줄었다. 금융투자권역을 제외한 금융권역별 상담건수, 불법사금융 신고·상담 및 금융자문이 모두 감소했다. 상속인조회 서비스는 16만5천370건으로 전년(15만1천591건) 대비 9.1%(1만3천779건) 증가했다. 국세청의 체납액·고지세액·환급세액 등 세금정보 및 군인연금 등 연금정보 제공 확대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민원유형은 ‘여신’(29.6%) 및 ‘예·적금’(14.9%)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비은행권은 신용카드사 민원 비중이 38.9%(6천546건)로 가장 높고, 대부업자(17.9%), 신용정보사(13.3%) 순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권은 ‘보험모집’(39.0%)이, 손해보험권은 ‘보험금 산정 및 지급’(46.0%)이, 증권업권은 ‘내부통제·전산장애’(26.1%) 민원이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 민원건수(10만명당 환산건수)는 30대가 234.3건으로 가장 많으며, 40대(163.3건), 50대(127.3건), 20대(110.9건), 60대(96.9건) 순이었다. 권역별로도 30대 가장 많았으나 금융투자권역의 불완전판매 민원은 60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금융민원증가세는 2016년 +4.3%에서 2017년 +0.2%으로 줄었다. 또, 민원처리기간은 21.1일에서 16.5일(△4.6일)로 감소하고, 민원수용률은 33.2%에서 38.3%(+5.1%p)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민원감축을 위해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적극 발굴·개선하고 금융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확대한 결과 민원증가세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설명했다. 향후, 민원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회사의 소비자중심 경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에서 시가 3억5천만원 상당의 금괴 7개가 발견돼 세관 당국이 반입경로 확인에 나섰다.29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5시께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 쓰레기통에서 1㎏짜리 금괴 7개가 발견돼 세관에 인계됐다. 세관 측은 일단 해당 금괴를 분실물로 보고 보관 중이며, CCTV 확인 등을 통해 면세구역까지의 반입경로 추적에 나설 예정이다. 세관의 한 관계자는 “금괴가 반입된 경로를 추적해 관세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양광범기자
하남시에서 우울증을 앓던 30대 가장이 잠을 자던 가족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아들과 딸이 숨지고 아내가 중태에 빠졌다. 범행 후 자신도 자해를 벌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남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35)를 형사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8일 새벽 2시께 하남시 풍산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집 안에 있던 흉기로 아내 B씨(37)와 딸, 아들을 찔러 자녀 둘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어난 지 9개월 된 C군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세 살배기 딸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숨졌다. B씨도 복부와 가슴 등에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A씨도 범행 후 자해해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살려달라’는 외침을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던 A씨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우울증을 앓던 A씨가 가족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달 초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던 A씨는 새벽 시간 B씨와 아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와 ‘같이 죽자’며 저항하던 B씨를 흉기로 찌르고 잠들어 있던 자녀들에게 연이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자영업을 하는 A씨는 평소 ‘장사가 잘 안된다’며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을 자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사무실에선 “딸아 사랑한다. 앞으로 잘 크고 엄마 말 잘 들어야 한다”라는 딸에게 남기는 유서 형식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과 한방에서 자고 있는데 남편이 흉기를 들고 들어와 범행했다”며 “남편은 평소 우울증이 심해 정신과 상담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회복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주말인 29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고 기온이 크게 올라 마치 초여름 같은 날씨를 보였다. 다만, 남쪽 지방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하며 야외 활동에 불쾌감을 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광주·부산·울산·경남·제주권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그 밖의 권역에서는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는 제주가 106㎍/㎥로 높게 나타났고, 부산 66㎍/㎥, 경남 66㎍/㎥, 광주 55㎍/㎥, 울산 52㎍/㎥ 등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농도가 높았다. 대기가 정체된 데다 전날 유입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제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139㎍/㎥까지 치솟았고 부산도 106㎍/㎥, 울산 105㎍/㎥, 경남 97㎍/㎥ 등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오후에도 경남·제주 등 남쪽 지방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면서 "미세먼지가 더 짙어지지는 않겠지만, 오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이라 예상됐으나 현재 '보통'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6㎍/㎥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직장인 김모(32)씨는 "혹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까 걱정돼 마스크를 들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공기가 나쁘지 않았다"면서 "직장 동료들과 시원하게 땀 흘리며 운동했다"고 말했다. 동해안을 중심으로 낮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 오를 정도로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대기가 건조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경북 울진 평지·영덕, 강원 북부산지·중부산지·삼척평지·태백 등에는 건조 경보가 내려져 있어 산불 등 화재가 나지 않도록 예방 활동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일부 지역은 강한 바람이 불며 더욱 건조해질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에 유념해달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집회에서 "북한과의 회동이 오는 3∼4주 이내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5∼6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5월 중으로 특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나는 (회담장에) 들어갈 수도 있고, 회담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비판해왔던 이란 핵 협상을 과거 주도했던 존 켈리 전 국무부 장관과 자신을 대비해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다고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모든 공을 나에게 돌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가짜뉴스' 집단들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들었다"며 "내가 말해주겠다. '모든 면'에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4개월 전 북한의 핵 위협 고조 상황에 관해 얘기하자 지지자들은 노벨 평화상을 뜻하는 "노벨, 노벨, 노벨"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객석을 바라보거나 엄지를 치켜세웠다. 연설을 멈추고 "노벨"이라고 혼잣말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멋지네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며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왜냐면 우리도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연례 만찬이 열리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을 깨고 2년 연속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 존 테스터(몬태나), 데비 스태버나우(미시간) 상원의원을 공격하고, 이들 의원의 낙선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는 "워싱턴DC보다는 미시간주의 워싱턴에 있는 게 훨씬 좋다"면서 "나를 싫어하는 가짜뉴스 진보주의자 무리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생각해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개탄스러운 사람들'과 저녁을 보내는 게 낫다"고 출입기자단 만찬에 불참한 이유를 밝혔다.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지지자를 '개탄스러운 집단'이라고 부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개탄스러운 사람들'을 일종의 행운의 단어처럼 여기며 지지자들을 가리키는 호칭으로 즐겨 사용한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간발의 차이로 패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8년 조지 H.W.부시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으로 미시간주에서 승리를 거둔 공화당 후보였다. 연합뉴스
판문점 선언으로 추진될 남북 철도·도로 연결에 경원선이 빠지자 이 철로가 지나는 경기중북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원선은 경의선과 동해선 사이 한반도 중앙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이다. 남북은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서울∼신의주)과 동해선(부산∼원산)을 비롯한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책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의선은 한반도 서쪽에서, 동해선은 동쪽에서 남북을 각각 연결한다. 두 철도 사이를 경원선이 지난다. 판문점 선언에서 제외된 경원선은 1914년 8월 개통됐다. 서울 용산∼의정부∼양주∼동두천∼연천∼철원(백마고지)∼북한 원산 등 223.7㎞를 운행하며 물자수송을 담당했다. 그러나 1945년 남북 분단으로 단절됐고 6·25 전쟁으로 비무장지대(DMZ) 등 남북 접경구간 31㎞가 파괴됐다. 현재는 철원 백마고지역까지만 운행된다. 분단과 경원선 단절 70년 만인 2015년 통일의 중요성이 재인식되면서 경원선 남측구간 9.3㎞ 복원이 추진됐다. 군사분계선 구간 2.4㎞와 북측 구간은 북한과 합의 후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해 8월 남북 연결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철원 백마고지역에서 기공식까지 열렸으나 토지 매입 지연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복원 당시 경원선은 경의선과 동해선보다 한반도 종단 열차로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남북 구간이 연결됐으나 경의선은 평양을 지나기 때문에 북한이 부정적이고 동해선은 남측의 제진∼강릉 110㎞가 끊겨 복원하려면 2조원 이상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고 당시 정부는 분석했다. 더욱이 경원선은 수도권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잇는 최단거리 노선이다. 경원선이 남북 간 운행을 재개하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유라시아 철도망이 구축된다. 그런데도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경원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2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경원선 복원 공사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연결에 대한 기대는 아직 남아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국회의원을 비롯한 의정부, 양주, 동두천·연천 등 경기중북부 지역위원장들은 30일 낮 12시 동두천 시내에서 경원선 연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심동용 동두천·연천지역 위원장은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원선이 경의선·동해선보다 핵심 노선이고 경제적인 노선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정부가 세 개 철도 연결을 동시에 추진해 남북교류협력의 물줄기가 한반도 전역에 골고루 흘러가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대외에 공개하겠다는 데 합의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조선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민족의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발적 군사충돌과 확전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일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향후 핵실험과 (ICBM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채택한 바 있다. 아울러 남북은 현재 30분 차이가 나는 남북의 표준시 역시 통일하기로 했다. 윤 수석은 "북한의 표준시각을 서울의 표준시에 맞춰 통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북한의 시각이 한국의 시각보다 30분 늦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평화의집 대기실에 시계가 두개가 걸려 있었는데, 하나는 서울시간, 다른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어 이를 보니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건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는 말을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연합뉴스
남북, 북한 핵실험장 폐쇄 시 대외 공개 합의"北 핵실험장 폐쇄 시 대회 공개 합의""북 표준시간, 서울 표준시로 통일"온라인뉴스팀
(MDL) 일대에서 북한지역으로 날씨와 가요, 뉴스 등을 송출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이젠 영구 철거될지 관심을 끈다. 남북이 서로 겨냥한 확성기 방송은 60년 가까이 체제대결과 심리전의 한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영영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선언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라고 밝혀 언제 철거할 것이냐만 남은 셈이다. 이달 23일 남측의 선제적 조치에 이어 북측도 호응하면서 현재 상호 중단된 확성기 방송은,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송출을 완전 중지토록 했다. 남북이 각각 40여 곳에서 운용해왔던 확성기 방송 시설은 5월 중 열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그 철거 시기가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29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의제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양측이 판문점 선언에 따라 자발적으로 철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확성기 방송은 냉전 시대 체제대결의 수단이자 심리전 도구로 활용돼왔다.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가 차단된 접경지역의 북한 주민과 최전방부대 북한군 장병들에겐 '외부와 소통'하는 중요한 채널이자 일상정보 수집 수단으로도 유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때문에 대북 확성기 방송에 얽힌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예컨대 다음날 비가 올 것 같으면 "인민군 여러분, 내일 빨래하지 마세요"라는 날씨 정보를 전달했다. 또 "오늘 오후에 비가 올 것 같으니 빨래 걷으세요"라고 하면 실제로 빨래를 걷었다고 전하는 군 관계자들도 있다. 확성기 방송으로 전해주는 날씨 정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4년 평안북도 용천역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 당시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이 뉴스를 북쪽으로 전달한 적이 있다. 최전방에 근무한 북한군 병사들이 집에 안부 편지를 쓰면서 이 사고 소식을 편지에 담았고, 나중에 부대 검열에서 걸려 문제가 됐다는 일화도 있다.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및 포격 도발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북한군은 최전방부대에 준전시 상황 근무 지침을 내린 적이 있다. 이후 급작스럽게 성사된 남북 고위급접촉을 통해 긴장완화 조치가 합의되자,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합의사항을 전달하면서 "이제, 준전시상태도 해제됩니다"라며 북한군에게 사전 '정보'도 제공했다. 고출력의 확성기 방송의 가청거리가 심야시간대는 20여㎞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 가요가 밤 시간대에 많이 송출됐다. 귀순한 북한 병사들은 하나같이 확성기 방송으로 송출된 남한 가요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말 국군심리전단이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에게 제출한 '대북 확성기를 통한 한국가요 현황'에 따르면 북한지역으로 남한 가요 100여 곡이 송출됐다. 이 중 가수 방미의 '날 보러와요'를 가장 많이 틀었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 나훈아의 '부모',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태진아의 '잘 살 거야',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도 자주 들려줬다. 거미의 'You are my everything', 소녀시대의 '힘내'와 '소원을 말해봐', 슈퍼주니어의 '요리왕'(4회) 등 아이돌 곡도 자주 송출됐다. 거북이의 '비행기', 양희은의 '네 꿈을 펼쳐라', 벗님들의 '당신만이' 등도 자주 전파되는 노래였다. 2016년에는 인기 가요였던 이애란의 '백세인생'도 북녘으로 송출됐다. 남북은 2004년 6월 4일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 우발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활동 중지'에 대해 합의한 이후 최전방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MDL 일대에서 철거한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구축했으며, 2015년 북한의 DMZ 지뢰 도발로 재개했다가 같은 해 중단했다. 이후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개시했다. 군은 1963년 5월 1일, 서해 쪽 MDL 일대에서 처음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했다. 1962년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한 데 대한 대응 조치였다. 남북이 이번 판문점 선언에 확성기 방송 중단 시점을 '5월 1일'로 합의한 것도 55년 전의 우리 군의 시작일과 공교롭게 겹친다. 중단과 재개를, 철거와 복구를 반복했던 확성기 방송의 역사가 이번 판문점 선언으로 완전히 끝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