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강화에 "대출 앞당길 수 없나" 은행에 문의 쇄도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담긴 정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시중은행 창구는 쏟아지는 고객 문의에 응대하느라 혼란스러웠다. 투기지구나 투기과열지구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로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 나오자 대출 수요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규제 강화가 실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중순까지 이른바 선(先)수요 대출이 몰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2일 오후 LTV·DTI 등 규제 강화로 대출을 못받게 되는 것이냐는 고객 문의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연말까지 이주가 진행되는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 4단지 인근 은행지점에는 잔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는 걱정 섞인 질문이 쇄도했다. 서울 강남 지역 점포에는 2주택 이상 보유한 '투자형' 고객들 문의가 이어졌다. 강남·송파 등 재건축 이슈가 많은 지역에서는 이번 정부 부동산 규제 세부 내용에 관한 상담이 많았다. 이미 매매 계약을 체결한 이들은 잔금 지급일 전에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될까봐 '대출을 미리 받을 수 있냐'는 문의를 해 왔다고 한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잔금 지급일에 맞춰서 대출 승인이 되면 새로운 LTV·DTI가 적용돼 대출 가능한 금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개포동이나 대치동 등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도 주요 이슈였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 연락해 부동산 매매 감소에 대처하는 방안을 묻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세부 내용을 명확히 답변하기 곤란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각종 예외 조항과 관련해 영업점에서 본점으로 문의했지만, 본점에서도 국토교통부나 금융위원회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며 답변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주택 보유자가 이사갈 목적으로 다른 집을 사면서 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한지도 불확실하다. 실제 대출이 일어날 때를 기준으로 하면 새로운 대출을 받으며 기존 대출을 상환하므로 대출은 1건 뿐이다. 그러나 대출 승인 시점으로 보면 일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건이 되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된다.연합뉴스

알프스 실종 30대 한국인, 조난 사흘 만에 숨진채 발견

알프스산맥의 몽블랑(Mont Blanc)산을 등반하다 실종된 한국인 남성 이모(34)씨가 조난 당한 지 사흘 만에 산악구조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프랑스 오트사부아 지역 샤모니몽블랑 산악구조대는 2일 오후 2시 30분께(현지시간) 이씨가 조난신호를 보낸 몽블랑산의 해발 4천300m 브렌바 지역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최고시속 130㎞에 이르는 강풍으로 헬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던 구조대는 이날 오후 1시께 바람이 잠잠해진 틈을 타 수색작업을 재개, 한 시간 반 만에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구조대의 헬리콥터로 샤모니몽블랑으로 운구됐다. 이씨의 실종 이후 직원을 현지에 급파해 상황을 주시해온 주프랑스한국대사관 측은 "구조대로부터 시신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접수한 뒤 이 사실을 유족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현지 구조대, 유족들과 이씨의 시신 인도절차 등을 협의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 거주해온 이씨는 대학 선배인 또 다른 이모 씨(4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거주)와 함께 지난달 30일 오전 1시에 해발 3천613m 코스믹 산장을 출발, 그날 저녁 브렌바 지역에서 기상악화로 발이 묶였다며 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당일 기상사정이 좋지 않은 탓에 구조대는 헬기를 띄우지 못했고, 이들은 만년설 지대에서 설동(눈굴)을 파고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구조대는 하루 뒤인 31일 오전 구조작업을 재개해 해발 4천300m 산악지대에서 44세 이씨만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 당시 이들이 함께 있지 않았던 것은 한 명이 안전지대 확보를 위해, 또는 구조대에 연락을 취하기 위해 이동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에 걸쳐 있는 알프스산맥의 몽블랑 산은 해발 4천807m의 서유럽 최고봉으로, 전 세계에서 프로 산악인들뿐 아니라 아마추어 산악인들까지 끊임없이 등반에 도전하는 명산이다. 그러나 만년설 지대에는 크레바스(얼음이 갈라진 틈)들이 잠복해있고, 악천후 등으로 경험이 풍부한 산악인들도 조난과 실종,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어 등반 시 철저한 준비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에 변을 당한 이씨도 지난해 몽블랑산을 등정하는 등 알프스와 히말라야 등지의 고산을 오른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