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4·13 총선] 화성

4·13 총선 화성지역 최대 관전포인트는 여야의 신설된 ‘병’선거구 싸움이다. 화성은 도농복합도시 특성에 걸맞게 ‘농여도야(農與都野)’ 현상이 뚜렷하다. 농촌인 ‘갑’에는 새누리당이, 도심인 ‘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현역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양측 모두 ‘병’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병’ 결과가 팽팽한 여야 균형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만 10여명이나 된다. ‘병’지역은 기존 ‘갑’선거구였던 봉담읍과 ‘을’이었던 진안, 반월, 기배, 화산, 병점1ㆍ2동으로 꾸려졌다.농촌과 도심지역이 적절히 배치된 만큼 표심의 행방을 예측할 수 없다. 여야 모두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후보들도 등록한 만큼 야권분열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갑’과 ’을’에서는 관록의 정치 고수들에 대한 신인들의 거침없는 도전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화성갑(남양향남우정읍, 매송비봉마도송산서신팔탄장안양감정남면)국제테마파크, 서해안 해양 관광벨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즐비한 지역이다. 따라서 열악한 교통인프라 개선과 국비확보 경쟁력 등이 표심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다.새누리당 7선 서청원 의원(72)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들의 대결구도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화성‘갑’을 경선지역으로 분류하고, 나이가 40년 이상 차이나는 서 의원과 리은경(31) 화성시균형발전연구원장의 경선을 발표했다. 당초 박주홍(49) 롱텀자산관리사장도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공천신청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더불어민주당은 오일용(48) 지역위원장이 ‘병’에 출마키로 하면서 신인들에게 기회가 생겼다. 당 공관위는 지난 11일 김용(51) 화성도시개발정책연구원장을 단수후보로 낙점했다. 당초 박윤남(50) 화성시인재육성재단 이사, 김재엽(57) 한국자유무인협회 사무총장 등도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고배를 마시게 됐다.해산된 통합진보당 마지막 대변인이었던 홍성규(41)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화성을(동탄면, 동탄1234동) 동탄 2신도시 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이 가장 큰 현안이다. 젊은층이 주로 거주하는 도심지역으로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저마다 동탄신도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 최고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새누리당은 당초 서울 양천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오병주(59) 변호사와 기업인 출신의 현명철(60) ㈔화성미래연구원장이 나섰다. 이들 역시 경선을 통해 후보가 결정된다.더민주는 이원욱(53) 국회의원이 단수 공천됐다. 당초 이상훈(37) 반짝이는미래계획연구소장과 김영근(56) 전 언론인도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당은 지난 11일 화성 ‘을’을 현역의원 단수 공천지역에 포함시켰다.이와 함께 국민의당은 박지영(42) 전 국민참여당 화성시장 후보와 김형남(47) 경기참여연대 사무총장이 도전장을 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대결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화성병(봉담읍, 병점12진안반월기배화산동) 현역이 없는 탓에 후보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최대 현안인 병점행정복합타운 및 병점역세권 개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새누리당은 김성회(59) 전 국회의원과 석호현(54) 전 화성을 당협위원장, 우호태(56) 전 화성시장의 경선 3파전으로 압축됐다. 20대 여성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조은비(25) 당 미래세대위 부위원장 등 3명의 예비후보는 경선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더민주는 오일용(48) 화성갑 지역위원장과 권칠승(50) 전 도의원이 경선을 벌이게 됐고, 국민의당은 한기운(47) (사)한국안전관리사협회 회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화성=박수철기자

[지지대] ‘돌 코너’ 이세돌

‘인간승리’ ‘인간 자존심을 되찾다’ ‘위대한 첫승’ ‘인류의 자존심 웃었다’ 14일자 조간신문의 1면 헤드라인은 이세돌의 승리 소식이 장식했다. 지난 13일 ‘인류 대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인간 대 인공지능의 두뇌전쟁에서 3패 끝에 첫 승을 거두자 이세돌이 마치 인류를 구한 것처럼 흥분했다. 바둑을 모르는 네티즌들까지 열광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신들도 “마침내 인간 승리”라며 이세돌의 승리를 높게 평가했다. 앞서 알파고에게 세판 내리 지자 모두 끝났다고 했을 때 이세돌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4시간 44분간의 혈전, 알파고가 항복을 했다. “3연패 후 1승을 하니까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앞으로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정말 값어치 있는 1승이다”. 이세돌 9단은 승리 인터뷰에서 18번이나 세계 정상에 섰을 때도 볼 수 없었던 안도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동안 죄인처럼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던 그가 마음고생을 좀 덜어낸 것 같아 다행스러워 보였다. 이날 이세돌 9단의 승전보 기사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각종 사이트의 게시판도 이세돌 관련 글로 도배가 됐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도 이세돌이 점령했다. 네티즌들은 영화 ‘터미네이터’ 등장인물인 존 코너에 이세돌을 빗대 ‘돌 코너’란 별명을 붙이며 인간 승리의 기쁨을 표했다. 알파고는 존 코너의 적이자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스카이넷에 비유됐다. 영화에서 존 코너는 인류 생존을 위해 스카이넷에 맞서 싸우는 저항군 지도자로 그려진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법으로 1천200여 대의 컴퓨터와 연결된 AI 시스템 알파고는 얼핏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장악한 스카이넷을 연상시킨다. 반면 인간을 대표한 이세돌 9단은 단기필마(單騎匹馬)로 알파고에 맞섰다. 네티즌들은 이세돌의 승리에 “드디어 기계를 이겼다. 이세돌이 인류 멸망을 지연시켰다” “돌 코너의 승리는 인류의 승리” “터미네이터의 시대는 없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이번 대국 전까지는 알파고의 파죽지세에 “터미네이터의 등장이 머지않았다” “인류가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에 종속되고 결국 멸망당할 것”이라며 우려는 표했었다. 대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 5국이 15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인류 대표 이세돌의 승리를 다시 한번 보고싶다. 이연섭 논설위원

[인천논단] 나도 인천시민이야

빅데이터 분석업체에서 2011년부터 최근까지 SNS에 언급된 ‘치킨’을 분석한 결과 연관어로 ‘행복’과 ‘친구’가 자주 언급됐다. 치킨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치느님’이라 표현할 정도다보니 우스갯소리로 ‘치킨=행복’이다 할 정도로 불황도 뚫을 만큼 인기가 높다. 지난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인천의 가구당 총자산은 2억7천330만원으로 전국 평균(3억4천246만원)의 79.8%, 서울(4억8천354만원)의 56.5%로 낮다. 게다가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비율(금융부채금융자산)이 72.7%로 전국 47.6%, 서울 39.2%, 경기 53.2%와 비교하면 높아도 너무 높다. 이런 상황은 구매력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4분기 인천지역 대형마트 판매 -8.8%, 백화점 판매 -1.5%로 드러났다. 인천시민이 체감하는 경제불황은 어느 지역보다 높다. 이는 경제수준에 따른 지역간 인구이동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보다 좋은 주거교육문화환경을 찾아 기존 구도심을 벗어나 신도시를 찾아가고 빠져나간 구도심엔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메꾸면서 기존 구도심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 게다가 신도심에 유입된 사람들은 직장이 외지다 보니 출퇴근시간이 오래 걸리고 구도심 역시 지역 경제불황으로 일자리 찾기도 힘들 지경이고 설령 찾아도 노동시간이 타 지역보다 높아 여가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함께 어울릴 시간도 여력도 없다보니 개별적으로 생활하는 가정이 늘어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지 못하고 반사회적 분위기, 범죄 위험 등 인천사회 곳곳에 ‘지역별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속된말로 ‘우리는 자연부락 출신’이라든가 ‘서울에서 지하철역이 한 정거장씩 멀어질 때마다 집값이 00만원 떨어진다.’ ‘서울사람이야’ 등 삶이 여유가 없는 표현과 애향심 부족은 지역특성과 경제상황, 인구현상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만들어 낸 구조적 한계인 같아 착잡하다. 그동안 인천시는 경제불황을 벗어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인천만의 정체성, 애향심 키우기 등 시민정서를 하나로 묶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소통콘서트라든가, 인천시 대표 노래 지정 등 다방면으로 추진하고 있고 우리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도 지역공동체가 해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기존 슬럼화를 늦추면서 복지망을 촘촘하게 만들기 위한 4대 취약계층 결연사업인 ‘희망풍차’프로그램과 지역공동체에 끈끈하게 엮는 행정동별 봉사회 운영, 4월에 예정된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 걷기대회’ 또한 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한 일련의 사업이다. 지역사회에 적십자가 있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심리학에서 행복과 정서적 만족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방법론 중에 특정매개를 통해 정서적 만족도가 높아지고 행복지수도 올라간다고 한다. ‘치킨’의 경우처럼 정서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인프라가 받쳐준다면 지금보다 행복한 인천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도 인천시민이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사설] 선거구 혼란이 인물 중심 선거 기회다

4ㆍ13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바뀐 선거구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거구별 인구 편차가 2대 1로 조정됐다. 기존 3대 1에서 대대적으로 손질이 가해졌다. 여기에 정치권 입맛에 따라 게리맨더링까지 더해졌다. 많은 지역의 선거구가 뒤죽박죽 됐다. 일상생활의 기본이던 행정구역이 뒤섞여 버렸다. 선거 후보자, 특히 신인을 중심으로 불만이 극에 달했다. 최악의 선거구 개편이라는 평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혼란이 올바른 선거 문화 정착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본다. 소(小) 지역주의나 특정 연고주의에서 벗어나 인물ㆍ능력 본위의 선거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선거구 획정 혼란이 가장 극심한 수원을 보자. 을선거구(舊 권선구)는 행정구역상 권선구와 장안구가 섞였다. 수십 년간 갑선거구(舊 장안구)였던 장안구 율천동이 을선거구로 이동했다. 신설된 무선거구는 더 혼란스럽다. 권선구와 영통구가 절반씩 섞였다. 역시 한 번도 묶여 본 적 없는 두 지역의 통합이다. 적어도 선거에 관한 한 전혀 다른 지역 정서가 하나의 지역구로 묶였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선거판이다. 이 속에서 반전의 가능성이 보인다. 과거 선거는 지역 내 여당과 야당, 혹은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뻔한 구도로 반복됐다. 그 당이 그 당, 그 후보가 그 후보였다. 정(情)을 중시하는 우리네 유권자 정서상 그 결과도 대략 점쳐지곤 했다. 그랬던 판이 달라졌다. 전혀 다른 후보를 놓고 평가해야 하는 판이 꾸려졌다. 권선구 유권자에게는 한 번도 검토하지 않았던 김진표 후보가 나타났고, 영통구 유권자에게도 한 번도 고민해 본 적 없는 정미경 후보가 등장했다. 해당 지역 유권자에겐 사실상 처음 맞아들이는 정치 신인들이다. 그렇다고 엉뚱한 지역에서 날아든 생면부지 ‘낙하산 후보’도 아니다. 인접 지역 정치인으로 지켜봐 온 정보가 충분하다. 선거구가 획정되면서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행정구역을 무시한 정치권의 횡포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비난과 지적이 지나치게 정치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는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인접 지역의 능력자를 내 지역 대표자로 선택할 수 있는 전에 없던 기회가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후보와의 인연으로 찍던 수십년간의 관습(慣習)을 털어낼 기회가 온 것일 수도 있다. 인물 중심 선거, 능력 본위 선거가 지역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설] 윤상현 의원, 막말 책임지는 용단 필요하다

인천지역 유권자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의 막말 파문이 확산되면서 그를 지역 대표로 선택한 유권자들의 자존심이 무참히 뭉개져 분개하고 있는 거다. 윤 의원은 ‘공천 살생부’가 보도된 지난달 27일 밤 다른 친박(친박근혜)의원과 통화하면서 자당 대표인 “김무성이 죽여 버려 이XX. 다 죽여”라는 등의 막말을 해 4·13총선을 앞둔 여권을 혼란의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윤 의원은 친박 의원과 통화한 경위에 대해 ‘공천 살생부’ 보도에 “너무 격분해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술에 취한 발언이라기보다 권력에 취한 막말이 아니냐며 힐난하기도 했다. 또 유 의원은 김 대표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취중의 사적 대화를 녹음한 정치적 음모라며 오히려 반발해 호된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윤 의원 막말 파문의 본질은 총선 이후 당권 장악을 위한 계파 간 권력투쟁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박 대통령은 작년 미국 방문 때 정무특보이던 윤 의원을 데리고 동행한 바 있다. 또 윤 의원은 박 대통을 사석에서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박근혜의 남자’로 통한다. 이처럼 대통령의 신뢰와 총애를 받는 사람이기에 윤 의원의 막말 파문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윤 의원의 막말 파문이 커지자 당 주변에선 그의 공천 개입 정황에 대한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윤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인접 A지역구 현역 B의원 을 비판하며 특정 예비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C지역구의 D의원과 E지역구의 F의원을 낙천시키려고 그들과 경쟁 중인 다른 예비후보를 밀어주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는 등 공천 개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윤 의원이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앞뒤 안 가리고 자파 세력 확장에 나선 건 삼권분립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를 정무특보로 임명, 편애했던 박 대통령의 인사 탓도 크다. 그동안 지역 유권자들은 그가 친박 실세라는 점에서 지역발전에 그의 정치역량을 크게 기대했었다. 하지만 권력 주변을 맴돌며 호가호위하면서도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 등 지역 현안 해결은 외면, 시민단체의 낙천·낙선 대상이 되고 있다. 윤 의원은 막말 이후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 여부 등 거취를 묻는 질문에 자중자애하고 있다고 했다. 막말의 심각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적당한 말로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처절한 반성과 함께 용단이 필요하다. 그 것만이 한 때 자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HOT 포토] 발리 해변으로 밀려온 향유고래

인천교통公 ‘안전소홀’ 시설관리원 추락사

최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역 시설관리원 추락사와 관련해 인천교통공사가 안전관리에 미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인천교통공사와 공사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A씨(59)는 지난 10일 오후 1시 48분께 예술회관역 역무실 앞에서 천장 벽면 청소를 하던 중 3m 높이의 A형 사다리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A씨는 안전모나 기타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이동형 비계나 고소작업차로 해야 하지만, 추락 위험이 큰 A형 사다리에서 작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는 안전모나 안전대를 지급하고, 비계를 조립해 작업 발판을 설치해야 한다. 공사 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공사에서 노동자를 위한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생긴 참사이자 인재”라며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과 책임자 처벌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시설 관리원의 경우 안전모는 3~5개씩 비치해 공용으로 쓰고 있고, 비계 높이가 닿지 않아 A형 사다리에서 작업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부고용노동청과 인천 남동경찰서는 현장 관리자 등을 소환해 안전지침 이행과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덕현기자

산더미 쓰레기… 악취·해충… SOS

“악취도 심하고, 주변에 각종 벌레까지 들끓었던 ‘쓰레기집’의 담벼락이 무너져 각종 오·폐물이 쏟아져 내려왔네요.” 14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 허름한 집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집은 주민 사이에서 ‘쓰레기집’이라 불린다. 집 담벼락 밖 골목길에는 폐가전제품과 낡은 옷, 부탄가스통, 음식물 쓰레기 등 각종 오·폐물이 널려 있다. 최근 쓰레기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담벼락이 무너져 골목길로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다. 담벼락 안은 물론 집까지 수많은 양의 쓰레기가 가득 차 있고, 오래된 쓰레기에서 풍기는 악취가 심각하다.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뒤진 탓이다. 인근 주민은 쓰레기집의 정체에 대해서는 ‘더럽고 냄새가 나는 집’이라는 것만 알뿐, 매일 악취 등에 고통받고 있다. 주민 A씨(58·여)는 “몇 년 전부터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며 “집에 드나드는 사람을 본 적은 없고, 각종 쓰레기는 시간이 갈수록 쌓이기만 해 이 지경이 됐다”고 전했다. 주택가 한복판에 이 같은 ‘쓰레기집’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어 관할 지자체 등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계양구는 집안으로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로 출입만 막아놨을 뿐이다. 주민들은 수년간 쓰레기집을 처리해 달라며 구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고작 테이프 처리만 해줬을 뿐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악취 등으로 인한 불편과 또다시 담벼락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주민 B씨(22)는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민원을 접수했지만,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집에 들어왔을 때 퇴치제를 설치해준 것이 전부”라며 “비가 올 때마다 각종 오·폐물이 바깥으로 줄줄 흐른다. 다가오는 여름 전에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사유지라 건축법상 문제 삼을 방법이 없고 재개발 지역이라 해결방안도 모호하다”며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만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소유자에게 정비를 권고하고 있다. 이행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등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인천광역등기국 ‘말뿐인 원스톱’ 북부권 주민 “오히려 불편” 원성

인천광역등기국이 반쪽으로 전락했다. 원스톱(One-Stop) 민원 처리를 위해 전 지역에 분포돼 있던 등기소를 한 곳으로 모았지만, 업무가 일부 지자체에 남아 있는 탓에 인천 북부권 주민의 불편이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인천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최근 남구 주안동 옛 법원 터에 가정법원과 함께 지역 내 분산된 등기소를 하나로 통합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원스톱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인천광역등기국을 신설했다. 그러나 광역등기국이 이 같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반쪽자리로 전락했다. 등기 업무와 연관이 있는 부동산 취득세 납부서 발급 업무를 광역등기국에서 처리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노년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 역시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지법 등기과와 강화·계양·남동 등 권역별로 나눠서 진 등기소에서 이뤄졌던 기존 등기 업무가 강화를 제외하고 모두 광역등기국에서 처리되지만, 부동산 취득세 납부서 발급 업무는 여전히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다.서구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시민은 등기를 위해 서구청에서 납부서를 받아 은행에 납부하고, 영수증을 발급받아 광역등기국이 있는 남구까지 수십 ㎞를 오가야 한다. 광역등기소와 거리가 먼 서구와 계양구 등 인천 북부권 주민은 오히려 가까운 곳의 등기소가 없어진 탓에 광역등기소가 있는 남구까지 가야 하는 불편이 생긴 셈이다. 등기 업무가 인터넷으로 가능하다지만, 사실상 인터넷 사용에 한계가 있는 노년층 등의 불편은 불가피하다. 인천지방법무사회 한 법무사는 “광역등기소 신설 전에 ‘취득세 납부서 관련 업무를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수차례 냈지만, 인력 등의 문제로 처리되지 않았다”며 “별도의 등기국 출장소 등이 생기기 전까지는 이 같은 ‘반쪽짜리 원스톱 민원’이라는 오명과 시민 불편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법 관계자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 출장소 마련 등을 협의했지만, 세금 기준 등이 모두 달라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 중이며, 인터넷 사용자 역시 느는 만큼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88만 3천여 건 수준이었던 등기 업무는 지난해 103만 6천여 건으로 늘었으며, 광역등기국이 업무를 시작한 지난 2~9일 모두 1만 2천여 건이 처리됐다.최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