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돌아온 ‘발발이’ 공포 “이사 하루 만에 들린 소식이 성폭행범이랑 이웃이라뇨. 같은 건물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연쇄 성폭행범 일명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거주지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인근에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 비상벨 등이 없는 범죄 사각지대가 있어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오피스텔. 박병화 거주지 주변으로 순찰차 2대와 기동순찰대 차량 1대가 주차돼 있었다. 인근으로는 경찰이 2명씩 짝을 지어 4~5조로 순찰을 돌고 있었다. 박병화 거주지 바로 앞엔 이 일대를 비추는 CCTV 4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오피스텔 건물 바로 뒤 골목엔 CCTV는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가로등과 비상벨조차 없어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어 보였다. 현재 박병화가 거주지로 정한 인계동 일대엔 총 40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중 15대는 박병화 집 인근에 설치돼 있는데, 화질은 2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까지 천차만별이다. 사각지대에서 범죄가 발생할 경우 범죄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우며 CCTV 화소가 낮은 경우 확대하면 화질이 저하, 식별이 어려워 범인 검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 오피스텔에 전날 입주한 20대 여성 A씨는 “어제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연쇄 성폭행범이 같은 건물에 산다는 것을 알았으면 절대 입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같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고 마주칠 수도 있는데 섬뜩하고 불안해서 어떻게 사냐”고 불안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또한 주민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며 부동산을 찾아 이사를 가야 하는지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병화의 이사 소식이 알려지자 수원특례시와 수원남부경찰서, 수원보호관찰소, 방범기동순찰대 등은 이날 오전 9시께 회의를 통해 박병화 거주 지역을 특별방범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동순찰대 인력 상시 배치, 청원경찰 추가 채용, 초소 설치, CCTV 추가 설치, 비상벨·LED조명·반사경 설치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초소와 CCTV, 비상벨, LED 조명 설치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는 만큼 치안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주민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박병화 거주지 1㎞ 안팎에는 초등학교와 원룸 30여개가 몰려 있다. 또한 이 일대는 인계동 중심 상업지역(인계박스)와 지하철역, 대형마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거주지 인근이 원룸이 많은 곳이라 시민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외출 제한 시간 이외에 외출 금지를 강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자체와 경찰은 박병화가 출몰하는 시간대에 특히 순찰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야간 시간대에도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게 모든 대응 방법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골프장의 ‘홀인원 상금’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건수가 최근 1년 사이 10배 가량 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소비자원이 1372소비자상담센터와 소비자원에 접수된 홀인원 상금 관련 소비자불만‧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접수된 소비자 상담은 140건, 피해구제 신청은 6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2022년) 대비 각각 6.4배, 9.4배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원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78건의 신청이유를 분석한 결과, ‘계약불이행’이 92.2%(72건)로 대부분이었다. 이어 ‘계약해제·해지’, ‘거래관행’, ‘약관’이 각각 2.6%(2건)였다. ‘계약불이행’의 경우, 소비자가 홀인원 후 상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사업자와 연락이 두절되거나 ▲심사를 이유로 상금 지급을 보류 ▲ 사업자의 경영난으로 상금 지급을 지연하는 경우 등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은 업체는 롱기스트㈜로 확인됐다. 롱기스트㈜를 상대로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42건)의 대부분(95.2%, 40건)은 상금 미지급 등으로 인한 ‘계약불이행’ 관련 피해였다. 롱기스트㈜가 밝힌 상금 지급 지연의 주요 사유는 ‘상금 지급 예측 초과(연회원의 20% 이상 홀인원 달성)’, ‘지급 관련 심사(부적합 요소 판단)에 상당 시간 소요’, ‘고객센터 인력 부족 및 장시간 상담으로 원활한 통화 연결 불가’ 등이었다. 소비자원은 롱기스트㈜ 홀인원 상금 미지급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가 다발함에 따라 관할 지자체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위법사실을 통보해 시정을 요청했다. 관할 구청은 롱기스트㈜에 관련 법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권고 조치를 했으며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회신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홀인원 멤버십 상품은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홀인원 보험과 달리 금융상품이 아니다”라며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홀인원 무제한 상금 지급’ 등의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고, 계약 시 홀인원 상금 지급 제외 사항 등 약관의 중요 내용을 확인한 후에 계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과 부산·목포를 잇는 인천발 KTX가 당초 계획대로 내년 6월에 개통이 이뤄진다. 16일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천발 KTX 직결사업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고시했다. 이번 고시에서 국토부는 실시설계 결과 등에 따라 전기·신호·통신설비 등 세부 계획을 변경했다. 특히 국토부는 이번 고시에서 인천발 KTX 직결 사업의 기간을 내년 6월30일까지로 변경하지 않고 고시했다. 이에 따라 인천발 KTX는 연수구 옥련동 수인선 송도역에서 내년 6월 정상 개통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국토부는 국가철도공단을 사업 시행자로 2020년 12월 인천발 KTX 직결사업을 착공했다. 총 사업비 5천247억원을 투입해 KTX가 송도역을 출발해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수인선 초지역·어천역을 경유해 종전 경부고속선으로 잇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수인선 어천역에서 경부고속철도까지 3.192㎞ 구간에는 철로를 신설하고 송도역·초지역·어천역 등 3개 역사를 신·증축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지난해 말 대지면적 2만7천여㎡, 건축면적 1천938㎡, 연면적 2천870㎡ 규모이던 송도역을 각각 4만5천여㎡, 4천339㎡, 6천427㎡로 배 가까이 늘리기도 했다. 또 송도역에 열차 정비 등을 하는 연면적 2천400여㎡ 규모의 검수고와 연면적 148㎡ 규모의 오물처리장 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올해 12월31일이던 준공 목표를 내년 6월30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인천발 KTX의 개통 시기 등에 맞춰 국가철도공단 등과 각종 인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밟는데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고 있다. 인천발KTX로 인천시민이 최대의 수혜를 받기 때문이다. 인천발 KTX가 개통하면 매일 1일 부산역 12회, 광주송정역·목포역 6회 운행한다. 인천 송도역에서 부산까지는 2시간30분, 목포까진 2시간10분만에 갈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은 물론 경기도 안산·화성시 등 경기서남부 주민들은 전국 반나절 생활권의 교통 인프라를 갖춘다. 게다가 인천국제공항에 오는 부산 등 경상권과 광주·목포 등 전라권 시민들이 인천발KTX를 이용할 경우 송도역 일대의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많은 관광객의 방문 등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장기적으로 인천발KTX를 경인국철(경인선·1호선) 인천역을 통해 인천국제공항까지 잇는 제2공항철도 구축사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의 인천발KTX 직결사업이 잘 이뤄지도록 행정적 지원에 애쓰고 있다”며 “인천발KTX 개통 후 차질 없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7일 금요일 아침은 비교적 쌀쌀하지만 낮에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가 찾아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 아침 최저 기온은 6~13도, 낮 최고 기온은 21~26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지역별로 보면 ▲수원 10~24도 ▲안양 12~24도 ▲군포 11~24도 ▲이천·양평 8~26도 ▲하남 10~26도 ▲의정부·동두천 9~25도 ▲부천 12~23도 ▲인천 13~22도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안팎으로 매우 큰 편이다. 새벽부터 아침 사이 내륙을 중심으로는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낄 것으로 예측돼 출근길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하늘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부터 점차 맑아지고, 대기질은 ‘보통’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안성지역 최초의 화장·장사시설이 얘기되고 있다. 시에 접수된 사업은 가칭 리멤버월드파크다. 화장·봉안·자연장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시설의 추진 방식은 100% 민간투자다. 환경·행정 친화적 구성요소들이 포함됐다. 조각공원, 힐링숲 푸른 공간, 원스톱 시스템 등이다. 제안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안성시민의 편의를 위한 배려다. 안성시민 무료 화장이 제안돼 있다. 또 안성 1가구 봉안시설 무료 제공도 포함돼 있다. 화장·장사시설은 곧 복지다. 생을 마감하는 단계에 주어지는 편의와 배려다. 이미 장사시설이 완비된 지역이 많다. 화성·안양·부천·안산·광명·시흥시는 함백산추모공원을 공유하고 있다. 용인시는 평온의 숲, 수원시는 연화장이 있다. 평택시도 독자적인 장사시설을 준비 중이다. 돌아보면 경기 남부권에서는 안성시만 없다. 그래서 안성시민은 천안은 물론 경북까지 원정 화장을 한다. 화장장을 못 구해 4일장을 치르는 일까지 다반사다. 장사시설 건립에는 현실적인 장애가 많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도 인근 수원 주민들과 소송까지 갔다. 5년 가까이 고초를 겪었다. 이천 시립화장시설도 인근 여주시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주시에 가깝다는 이유가 화근이었다. 가평군도 인근 4개 시·군 공동 장사시설을 계획했지만 무산됐다. 이 역시 장소 선정에 대한 반발이 큰 이유였다. 예에서 보듯 장사시설은 시민들에게 여전히 거북하다. 함부로 예단 못할 지역만의 사정이 있다. 우리가 안성 리멤버월드파크 제안과 내용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시작 단계부터 안성시민을 위한 파격 조건이 제시돼 있다. 무료 화장과 무료 봉안시설 제공이다. 안성시민이 타 지역에서 화장을 할 경우 60만~1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봉안시설 사용료도 40만원 이상이다. 해당 지역민은 반만 낸다. ‘화장장 없는 안성’이라 겪게 되는 불이익이다. 이 비용을 할인이 아니라 전액 무료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예는 없었다. 이제 시·군별 화장장은 피할 수 없다. 안성시는 지금 시작해도 이미 늦었다. 이때 제시된 제안이다. 토론할 만하다. 생애 마지막을 위해 타 지역을 가지 않아도 된다. 19만 시민에게 화장과 봉안시설 비용이 무료다. 가장 완벽한 ‘장례 복지’가 될 수도 있다. 시민 공론의 장에 올려 볼 가치가 충분하다. 안성시의 과감한 선택, 시의회의 활발한 토론, 시민의 미래를 대비하는 집단 지성이 필요한 장례 행정이다.
경기북부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건립이 표류하고 있다. 경기도가 남부와 북부의 균형발전, 중소기업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북부에 공동물류센터를 계획하고 있으나 진척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민선 8기 경기도는 북부지역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집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건립도 그 일환이다. 물류비 절감으로 북부지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는 물류 인프라 확충이 어려운 중소 물류기업이 저렴한 임대료로 공동 이용하는 기지다. 공동화, 대형화, 정보화된 스마트 공동물류센터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도는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건립을 통해 남·북부 균형발전과 기업 투자유치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지난해까지 물류센터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고, 2026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이런 구상과는 달리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북부권에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공공 주도로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려는데 이것도 나서는 기관이 없어 장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상황이 악화돼 사업 타당성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도는 현재 물류센터 사업 대상지도 선정하지 못했다. 도내 주요 물류센터는 28곳이 있다. 이 중 18곳이 경부·영동고속도로가 인접한 경기 동남부 권역에 위치해 있다. 물류센터가 들어서려면 기업이 많아 물류 수요가 넘치고 교통 인프라가 좋아야 한다. 물류센터는 기업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데 경기 북부권은 교통 접근성이 낮고, 생산·수요자가 남부에 비해 열악해 투자 경쟁력이 떨어진다. 경기도는 “물류센터 건립은 기업 의사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지속해서 사업 참여 기업을 찾고, 공공이 민간과 함께 추진하는 방향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부권은 기업 등 물류센터와 직접된 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교통 인프라 확충과 충분한 물류 수요 확보를 위한 경제·산업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 경기연구원의 스마트 물류센터 건립에 대한 진단이다. 연구원은 도내 유휴부지나 기존 산업단지 및 물류단지 등 미활용 용지를 발굴, 활용하는 개발 방식의 도입 검토도 강조했다. 북부에 공동물류센터 건립은 필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건물만 짓는 것은 문제다. 물류 수요가 별로 없고, 교통도 불편한데 건물만 요란하게 지어선 안 된다. 기업 투자 유치와 교통망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이 늘어야 물류도 증가하고 물류센터 활용도도 높아진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을 두고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거기에 노동절과 스승의 날까지 있어 5월은 챙겨야 하는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이다. 그래서 필자는 5월을 가리켜 ‘선물의 달’이라고 부른다. 선물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매개체다. 그러나 그 선물이 너무 자주, 과하게 챙겨야 할 때는 부담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그냥 받기만 하던 5월은 참 행복한 달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드니 5월이 되면 각종 선물 고민이 생긴다. 경제적인 부담은 차치하고라도 어떤 것을 선물해야 받는 사람이 좋아하고 주는 나에게도 보람이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에 ‘뭐니 뭐니 해도 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과연 최고의 선물은 ‘돈’일까 생각을 해본다. 특히 어린 조카들에게 용돈으로 선물할 때면 이 용돈을 올바르고 소중히 사용하기를 바라게 된다. 선물하는 모든 부모님과 어른들의 마음도 필자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선물은 받는 이의 마음과 주는 이의 마음이 다를 수 있다. 요한복음 4장에는 예수께서 우물가에서 만난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 장면이 기록돼 있다. 이 여인은 이전에 다섯 남편이 있었고 지금은 여섯 번째 남편과 사는 중이었다. 이 여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기록은 없으나 그의 상황에서 평범하지 않은 굴곡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예수께서는 우물가에서 ‘물’이라는 주제로 대화의 접점을 찾으시고 여인과의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예수께서 ‘영원히 목 마르지 않는 물’, 즉 구원과 영생의 길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여인은 그저 육신의 갈증만 풀어주고 물을 긷는 수고로움만 덜어주는 것을 생각하고 말했다. 여기에서도 받고 싶은 것과 주고 싶은 것의 차이가 드러난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자주 있다. 내가 받고 싶은 것과 주님께서 주시고 싶은 것이 다를 때가 많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마태복음 7장 9~1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가장 좋은 것’,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가장 좋은 것’이다. 자녀들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부모님이 자녀에게 주는 선물의 기준은 그저 받고 싶은 것보다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을 것이다. 이에 대해 바울 사도는 로마서 11장 29절에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선물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습니다.(*후회하심이 없느니라)” 가정의 달 그리고 선물의 달 5월에 서로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약 6명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성인 가운데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종합독서율이 43.0%에 그쳤다. 연령별로 나눠 보면 60세 이상 노년층의 종합독서율이 15.7%로 2021년(23.8%) 대비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20대(19∼29세)는 74.5%로 조사 연령 가운데 가장 높은 독서율을 보였지만 역시 같은 기간 3.6%포인트 감소했다. 30대와 40대의 종합독서율은 각각 68.0%, 47.9%였다. 2017년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성인 1인당 월간 독서량을 보면 미국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에 이어 독일과 영국 등이 상위에 랭크됐고 우리나라는 0.8권으로 세계 최하위권(166위)으로 나타났다. 이상하다. 한국은 2023년 1인당 국민소득 3만4천635달러로 세계 순위 14위다. 책을 읽지 않는 나라가 경제 선진국이라니 이런 불균형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인의 독서 장애요인으로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4.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먹고살기 너무 바빠 책을 멀리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23.4%),‘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11.3%)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국민 독서량이 줄어든 이유는 유튜브 같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은 개인 경쟁 체제의 심화다. 극한 경쟁으로 인해 개인적 여유가 없어지고, 필수 노동이나 공부 등을 제외한 독서 활동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부족해진 것이다. 21세기를 정보화 사회,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21세기에는 창의력 있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회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니 주어진 일만 해서는 금방 도태될 것이며, 그에 따라 자신이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설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게 이런 주장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런데 창의력 넘치는 인재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낡고 답답한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창의적인 인재의 탄생은 특정한 지식과 재주를 주입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창의적인 인간을 만들어 내려면 가족, 학교, 회사, 국가 등에 개성과 창의력이 생겨나고 발전될 수 있는 정신세계의 밑바탕이 형성돼야 한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도록 해야 한다. 한국인의 독서량 감소는 사회의 원활한 지식 생산과 유통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사회적 환경이 갈수록 조악해지고 있는 이유는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과 긴밀히 관련돼 있다. 먹고사니즘을 핑계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한국인에게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성숙한 사회를 떠나 한국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을까? 이 세상의 모든 책은 야만과 싸워 이룬 문명의 기념비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되새겨 본다.
총선이 끝난 지 벌써 1개월이 훌쩍 지났다. 이제 다시 선거의 시계는 오는 2026년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맞춰져 ‘째깍째깍’ 돌아간다. 전국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시·군·구의원 모두 이 시계에 맞춰 자신의 정치 활동을 맞춰 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지난 2년간 활동에 대한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 2년 동안의 활동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특히 자치단체장의 움직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행정가이면서도 정치인인 자치단체장들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성과를 이뤄내야 하고, 이를 통해 2년 뒤 선거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2년은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지만 행정적인 절차 등을 감안하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현재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사다. ‘인사(人事)가 곧 만사(萬事)’라는 말처럼 앞으로의 2년을 잘 마무리 짓기 위해선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선 새로운 인재의 임용은 물론 기존에 임용한 사람의 재배치, 그리고 일부는 해임하는 등의 일이 벌어진다. 민선 8기 들어 선거캠프에 몸담은 사람들에 대한 ‘보은(報恩)’격인 정무적 인사가 있었다. 또 공직사회에 대해선 새로운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는 방향의 행정적 인사가 이뤄졌다. 하반기 정기인사는 이 같은 정무적·행정적 인사 모두 반드시 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인천시도 일 중심 인사를 위해 대대적인 정무직 개편 등이 이뤄질 것이란 분위기다. 당연히 공직사회도 많은 승진 인사와 함께 전반적인 재배치가 불 보듯 뻔해 술렁이고 있다. 이 같은 개편에 가장 우선순위는 인재가 가진 능력일 것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로의 배치다. 그동안 이뤄진 인천시 인사에서는 곳곳에서 실패, 패착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다. 윗사람만 좋아하고 아랫사람은 싫어하는 사람, 또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사람, 아예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등. 물론 인사권자의 당초 계획과는 다른 결과겠지만 그 또한 인사권자의 책임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인사 실패 사례는 시행착오로 볼 수 있다. 아직 2년이 남았기에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천시민들은 민선 8기 인천시가 이뤄낸 성과와 결과물을 보고 2년 뒤 선거에서 재신임할지, 다른 후보에게 일을 시킬지 결정할 것이다. 4년마다 이 같은 평가를 통해 인천을 이끌어갈 시장을 선택해 왔다. 이제 이번 인사에서 인천시의 충분한 검토와 현명한 선택, 그리고 결정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