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 승진 ‘찔끔’ 인력 확충 ‘뒷전’… 인천경찰청 ‘찬밥신세’

인천지방경찰청이 갈수록 치안 수요는 급증하는데도 총경 승진은 물론 일선 경찰 인력 충원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인천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남춘 의원(새정치인천 남동갑)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경으로 승진한 직원은 총 240명이다며 이 가운데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은 2.9%에 해당하는 7명이 전부라고 밝혔다. 특히 같은 기간 청장의 계급(치안정감)이 같은 부산경찰청에서는 16명이 총경으로 승진했으며, 청장 계급이 치안감으로 낮은 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도 인천보다 많은 9명의 총경 승진자가 각각 배출됐다. 이에 따라 경찰청이 인천 지역의 치안환경과 치안수요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을 총경 승진 인사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의 경우 경기도와 서울시부산시경상남도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고, 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지자체 가운데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관할하고 있는 면적 역시 부산보다 약 571㎢가 넓고, 경찰 1인당 담당인구와 범죄 발생 건수 역시 각각 112명, 약 1.3건 많은 상태다. 특히 일선 경찰관의 인력 충원도 제때 되지 않고 있다. 인천은 112 신고 출동건수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반면, 경찰관 수는 전국 평균보다 적다. 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9개 경찰서의 하루 평균 112 신고 출동건수는 194건으로, 전국 250개 경찰서 평균(111건)보다 1.7배 높았다. 또 인천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전국 평균 463명보다 161명 많은 624명이다. 경찰서별로는 서부서가 79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수서 775명, 남동서 742명, 삼산서 629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박 의원은 인천경찰청 소속 직원의 사기진작은 물론, 경찰의 노고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청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노력해야 한다며 인천은 전반적인 치안수요와 대비해 인력이 부족한 만큼, 인력을 확충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종기 인천경찰청장은 총경 승진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 등 현장에 인력을 적절히 재배치하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최성원기자

道 수출 ‘빨간불’… 두달 연속 ‘내리막’

작년比 6.6% 지난달 81억8천300만달러 수입 2.8%무역흑자 무려 90.2% 급락 위안화엔화 약세가격경쟁력 직격탄 주력 전기전자 제품車 두자릿수 하락세 경기도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7월에 이어 지난달도 수출액이 두 달 연속으로 감소한데다 무역수지마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위안화ㆍ엔화 약세 등 수출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수원세관에 따르면 지난 8월 경기도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6% 감소한 81억8천3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2.8% 증가한 80억9천6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8천70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8억880만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90.2%나 감소한 수치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도내 수출비중이 가장 큰 제품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8월 수출액의 55.7%를 차지한 대표적 품목인 전기ㆍ전자제품은 45억5천200만달러를 수출해 작년보다 13.1% 하락했다. 자동차 또한 10.6% 하락한 8억3천5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대 중국(31억달러)ㆍEU(7억달러) 수출은 각각 3.0%, 7.2% 증가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미국(9억달러), 중동(4억달러), 중남미(4억5천만달러) 수출은 각각 24.1%, 25.0%, 13.2%씩 감소하며 타격을 입었다. 수입의 경우 수입비중이 큰 품목의 수입액이 대폭 늘었다. 전기ㆍ전자기기, 기계ㆍ정밀기기, 철강재 등 주요 수입품목은 작년보다 4.5%, 9.2%, 20.9%씩 각각 수입액이 상승했다. 수입국별로는 중국(24억달러)과 EU(12억달러), 미국(11억달러) 등 주요 수입국에서의 수입액이 각각 14.6%, 39.6%, 16.0%씩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도내 수출과 무역수지가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위안화ㆍ엔화 약세 등 금융전쟁에서 밀리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원자재 가격 등은 상승해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등 국제 시장에서의 변동성이 강화되면서 국제 무역시장이 위축된 점도 도내 수출에 적신호를 부르고 있다. 수원세관 관계자는 지난달 전국 수출이 14.9% 감소한 상황에서 도내 수출 감소세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지만, 수출 감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추석 명절 등이 겹치며 9월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진 만큼 통관에 만전을 기하고 수출 모니터링도 지속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대포통장 막아라? 금융사는 ‘진땀’

금융당국이 대포통장 근절에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법적 근거는 만들지 않고 있어 일선 현장에서 고객들을 상대하는 금융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장발급을 거부당한 고객들이 법적 근거 없이 계좌개설을 막는다며 애꿎은 금융사에게만 항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사는 금융감독원의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 시행안을 근거로 대포통장 근절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시행안은 대포통장을 근절하고자 통장개설 단계에서 대포통장으로 의심되는 계좌 개설을 적극적으로 거절토록 규정한다. 대포통장 이용이 의심되는 유형은 금융사기정보(비대면 거래 제한)에 등록된 자, 자택과 직장이 계좌개설 금융사 지점과 먼 곳에 있는 자, 거래신청서를 불성실하게 기록하는 자, 자본금이 일정금액 이하인 신설법인 명의로 통장을 만들려는 자, 기타 의심스러운 언행 등으로 대포통장으로 사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자 등이다. 금융사는 이를 근거로 의심 유형으로 분류된 고객에게 계좌 개설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계좌 개설을 거부당한 고객이 법적 근거 없이 지도공문만 가지고 통장 발급을 막는다며 항의하고 있어 금융사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서 고객에게 통장을 만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고객과 금융당국 사이에 낀 금융사만 모든 피해를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는 고객 민원이 최소화되도록 계좌개설 거절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 주고, 근거 법규를 마련해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은 통장발급이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고객이 발급을 원할 때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객이 민원을 제기하거나 본사에 항의하면 직원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어 확실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통장발급인 예금계약이 민법상 임치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융업계에서 대포통장 이용이 의심되는 고객에게 통장을 만들어 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치는 금융소비자가 금융사에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의 보관을 위탁하고, 금융사가 이를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계약을 의미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장개설 등 실무적인 사항을 법상에 반영하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정현기자

고령층·장애인 등 금융서비스 ‘업그레이드’ 전용 창구·전화상담 운영…외국어 안내도

노인, 장애인 등 은행 이용이 불편한 금융소비자를 위해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된다. 금융감독원은 21일 고령층, 장애인, 외국인 등을 위한 금융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방안에 맞춰 다음달 중 금융사에 개선된 금융서비스 도입을 권고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5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25%인 1천300만명에 달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과 장애인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이같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고령자 고객을 위해서 금융사에서 어르신 전용 상담(거래) 창구를 만들도록 했다. 또 거래 금융사에 고령자 고객으로 등록하면 전화로 계좌이체ㆍ만기연장 등 일부 금융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어르신 전용 전화를 운영하도록 했다. 금융사는 장애인 고객을 위해 장애 유형별로 세부 손님맞이 지침을 마련, 점포별로 장애인 응대 요령을 숙지한 1명 이상의 직원을 배치한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점자로 민원을 접수하고 회신방법을 점자, 음성녹음, 확대문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가 바뀌고, 청각ㆍ언어장애인은 은행 점포를 방문할 때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통신중계서비스를 활용, 화상이나 수화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은 중국어, 베트남어 등의 외국어로 설명된 상품안내서를 제공받는다. 이정현기자

밤보다 아름다운 ‘낮 문화’… 예술로 살려내다

참 희한한 동네다. 낮은 시멘트 회색 벽돌담 앞에 형광 주황ㆍ초록색의 야자수 모형이, 분명 이질적인데 너무 자연스럽게 서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병기한 음식점 간판이 즐비한 상점골목을 30여m 지났을 뿐인데, 폐가 담을 넘어 뻗쳐 있는 잡풀들에 공격당하고 있는 후미진 골목길이 나온다. 꼬부랑 할머니가 폐지를 줍고 그 옆으로 은발의 중년 외국인 여성 세 명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지나간다. 미군부대 앞에 자리 잡은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마을의 풍경이다. 최근 이곳에서 이질적이고 분리된 그 사이를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파고드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평택시로부터 위탁받아 2013~2015년 진행하는 ‘안정리 마을재생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 굴곡진 근현대사에 사연 많고 갈등 깊은 마을 1942년 일제강점기 안정리에서는 비행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다가 해방과 동시에 중단, 이 기반시설을 토대로 미군 기지가 자리 잡게 됐다. 1950년대, 갑자기 불어난 미군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을로 형성된 곳이 바로 평택 안정리 마을이다. 1952년 미군 K-6가 주둔하면서 기지촌이 형성, 유흥업과 각종 미제 상품 유통업으로 호황을 누렸다. 70~80년대에는 기지촌 여성이 2~3천여 명에 달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급격한 교통 발달과 사회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채 그들만의 공간에 갇혔다. 1990년대부터 상권은 점차 쇠퇴해 빈 점포가 급격하게 늘었다. 한 때 미군기지 평택 이전 발표로 개발투자 붐이 일기도 했다. 외지인들은 안정리 마을의 주요 건물과 땅을 매입해 방치한 채, 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중 2010년 평택시가 뉴타운 개발 구역으로 지정했다가 반대하는 주민 투표로 전격 취소했다. 주민 간 갈등은 심화됐다. 재개발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과 개발로 살 곳을 잃어버릴 상황이 두려운 거주자들의 욕망들이 부딪힌 것이다. 주거 환경과 각종 마을 시설은 노후되고 슬럼화는 날로 심각해졌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전문 조사 기관 ‘기분좋은 QX’에서 실시한 지역문화교류기반구축 전략실행상세계획수립 조사연구용역에 따르면, 안정리 쇼핑몰에 빈 점포는 74개로 전체 상점 수의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하루 평균 20만원 미만 매출을 기록하는 상점은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주택가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졌다. 재개발만을 기다리는 폐가들이 골목 한 가운데 위치해 인근 공사장 인부의 무허가 숙소가 되는가 하면 쓰레기장으로 전락하는 등 우범지대가 됐다. 공사를 하려 해도 주인을 찾기 어렵거나 오히려 거부하는 통에 시도조차 못했다. 이대로 미군 7만여 명(가족 포함 예상치)이 유입될 경우 ‘돈만 벌기 위한’ 음성적 문화가 판치는 미래상이 뻔했다. 마을 사람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양성적 문화가 조성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했다. 선택은 ‘문화적 도시재생’이었다. ■ 밤보다 아름다운 낮을 만들자 “군사기지에만 의존해 온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자생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는 것이 시급했다. 더 많은 미군과 가족이 들어왔을 때 국제적인 문화 교류와 양성적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데 초점을 맞췄다.”(조지연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 평택시는 경기문화재단과 2013년 MOU를 체결하고 2013~2015년 3년 동안 문화예술을 통해 안정 마을의 ‘양성적 문화 만들기’에 착수했다. 안정 마을에 투입된 민간 전문가들은 주민간담회만 100여 회 이상 갖는 등 관계 맺기를 시도했다. 2014년에는 각 사업이 본격화 됐다. 일단 옛 보건소를 리모델링해 ‘팽성예술창작공간 ArtCamp(이하 팽성아트캠프)’로 개관했다. 현재 주민과 상인, 미군들의 예술창작교류 공간이자 지역 거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지역 어르신들이 바리스타로 변신해 장날이면 문 여는 카페, 에코백 등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개발한 예술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가게,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꾸려진 치어리딩 ‘팽성 시스타’ 등 주민 커뮤니티의 연습 및 회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을축제는 밖으로는 지역 특성을 알리고 안으로는 주민 화합 및 낮 문화를 즐기는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마토제’(4, 5, 6, 9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개최하는 예술풍물시장)와 ‘평택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매년 10월 개최)’이 그것이다. 로데오 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중인 A씨(53)는 “낮에는 진짜 썰렁한데, 마토제를 하면 어떻게들 알았는 지 낮에도 사람들이 오니까 신기하더라”면서 “행사 당일에는 매출도 조금 늘어, 자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토제를 비롯한 주력 사업들이 이 같은 성과를 내는 데에는 ‘한미문화예술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이 위원회는 주민대표와 지역협회, 미군장교부인협의회, 다문화가족 등을 모아 구성한 것이다. 매월 회의를 열어 각 입장과 요구 사항을 논의하며 사업 계획 및 운영, 홍보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마을 구성원들이 소통하면서 자연스러운 공동체 회복, 국제문화도시 브랜드 구축 등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모임이다. ■ 보이지 않는 성과 응원하며 지속성 가져가야 경기문화재단은 2014년까지 진행한 평택 안정리 마을 재생 프로젝트로 빈 점포가 74개소에서 19개로 감소, 노후상점 20개소의 리모델링, 상가 매출 평균 150만원으로 7.5배 증대 등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거점공간인 팽성아트캠프 활성화, 국제문화예술교류위원회의 역량 강화, 특화된 마을 축제 개발 및 개최 등을 기반으로 이뤄진 비교적 가시적인 성과로 꼽을 만 하다. 재단은 위탁 사업 기간 마지막 해인 2015년, 일단 마을 사람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벽에 적는 레터링 프로젝트와 폐가 앞을 온전한 건물 이미지가 그려진 현수막으로 가리는 등의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안정리 마을은 암울해 보였다. 낮에는 문 닫은 상가들이 더 많고, 거니는 사람 찾기 어려우며, 주택가 한 복판 폐가에 쌓인 쓰레기탓만은 아니다. “예술가들이라고 와서 무료 교육하고 그러는데, 그거 다 예산 낭비”라며 “저 사람들 내년에 떠나면 또 시끄러워질 게 뻔하다”는 상인 B씨(57)처럼 안정리 마을 사람들에게서 아직 희망보다 원망과 체념이 더 크게 느껴지는 탓이다. 이와 관련 “가변적 프로젝트만 가능한 마을이어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지금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마을 사람들이 동네를 다시 보고 애착을 갖게 된다면 무엇보다 의미있는 성과일 것 같다”는 전수린 팽성아트캠프 기획자의 ‘깨달음’이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이제 싹을 틔운 안정리의 문화적 도시재생은 꽃을 피우기까지의 전문가들의 고집스러운 정성과 시간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 류설아기자 사진=김시범기자, 경기문화재단 제공 후원 : 경기문화재단 김윤환 팽성아트캠프 총감독 “미군 의존보다 원주민 기반 둔 프로그램 개발… 다문화 국제도시로 가야” “미군과의 관계가 중요하지만, 미군들은 2년이면 되돌아갑니다. 그런 면에서 미군에 의존, 경도된 프로그램 보다 원주민을 대등한 입장으로 소외시키지 않는 교육과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안정리 마을은 이제 다문화국제도시를 지향해야 합니다.” 올 초 팽성아트캠프의 총감독으로 부임한 김윤환이 기존의 한미교류예술위원회를 국제문화예술위원회로 바꾼 이유다. 마을 특성상 미군이 참여하는 협의기구가 필요하지만, 좀 더 장기적으로 건강한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원주민을 주축으로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 거주자, 기획자, 예술가 등을 만나며 그들이 공간(팽성아트캠프)과 축제 및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예로 팽성아트캠프 1층에는 바로 옆 경로당의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오픈 카페로 운영하고, 10월에 열리는 코스튬 페스티벌에서 사용할 의상 제작을 위해 주민 교육을 실시한다. 안정리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목공과 도예 등을 배운 사람들에게는 마토예술제에 전시와 물품 판매를 제안했다. 마을 브랜드 상품을 제작하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 협동조합을 꾸리자고도 했다. “기존에 진행된 각종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주체로 세우고 엮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사실 도시재생에 있어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렵죠. 다만 지역의 주체를 잘 발굴해 그들이 외부 전문가와 협력하면서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지구력과 추진력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류설아기자

호흡 척척 오리온, 손발 착착 전자랜드

지난 12일 개막한 올 시즌 프로농구는 조직력과 조합의 중요성이 어느 해보다 대두되고 있는 모양새다. 21일까지 고양 오리온과 인천 전자랜드는 내외국인 선수의 조화와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앞세워 개막 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오리온은 개막 5연승을 내달리면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추일승 감독이 약속한 공격농구가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5경기에서 평균 득점 86.6점을 기록해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오리온 공격의 핵심은 단연 애런 헤인즈, 문태종, 허일영, 김동욱으로 짜여진 포워드진으로 최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헤인즈는 미들라인을 중심으로 득점을 뽑아내는 데 탁월하고, 문태종과 허일영은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정교한 외곽포를 갖췄다. 또한 김동욱은 포스트에서 이들의 득점력을 살려주는 패스를 뿌려주는 등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이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으면서 오리온은 득점에 있어 극대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수비에서도 무한 스위치 디펜스가 이뤄지면서 정통 빅맨의 부재라는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추 감독은 문태종까지 골밑에 가세해야 하는 등 높이 싸움에 부담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사상 처음으로 개막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 스미스가 초반 돌풍의 주역이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스미스가 1라운드에서 부상 없이 몸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스미스는 4경기에서 평균 21.5득점(평균 득점 6위)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스미스가 골밑에서 버텨주면서 전자랜드 특유의 조직력은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주장 정영삼은 지난 시즌 (외곽 플레이가 많은) 포웰과 뛸 때는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 부지런히 뛰었지만 지금은 서 있기만 해도 쉬운 찬스가 난다면서 스미스가 내가 맛있게 빼줄테니 무조건 던져라. 리바운드를 잡아주겠다고 말한다. 농구 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조성필기자

고교농구 최대어 송교창, 프로 진출 선언

고교농구 최대어로 평가받는 송교창(18ㆍ수원 삼일상고)이 프로 진출을 선언했다. 21일 프로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송교창은 2015 KBL 신인드래프트 신청 마감일인 이날 신청서를 제출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와 달리 신체적인 조건에 따른 경기력 차이가 큰 농구에서 유망 고교 선수가 대학을 거치지 않고 프로행을 택한 건 이례적이다. 송교창은 200㎝의 장신 포워드로 삼일상고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재목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 KBL 장신자 프로그램 지원을 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청소년대표에 발탁된 송교창은 지난 6월 제12회 FIBA U-19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미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은 송교창을 영입 대상 1순위로 올려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교창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상위 호명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참가 신청서를 낸 대학 졸업예정자 가운데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가 얼마 안 되고, 재학생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가 별로 없는 까닭에서다. 하지만 삼일상고 측은 송교창이 예정대로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윤환 삼일상고 감독은 착오가 조금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 A대학에 수시 입학원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만약 삼일상고의 주장대로 송교창이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하고, 대학에 진학한다면 KBL로부터 프로농구에 5년간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징계 처분을 받게 돼 (송교창의) 드래프트 신청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성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