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담·인력유출… 경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마위

경기도의회가 내년 시행 예정인 경기도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이하 준공영제)에 대해 시·군 재정 부담, 마을버스 등 다른 형태의 운송업체 인력 유출을 우려했다. 오준환 의원(국민의힘·고양9)은 15일 도의회에서 열린 제372회 정례회 도 교통국에 대한 올해 건설교통위원회의 행정사무감를 통해 시내버스 준공영제 추진 시 마을버스 운수종사자들의 이탈을 추정했다. 특히 도는 내년 1천200대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해당 제도의 시행을 예고한 만큼 이에 참여하지 못한 업체들의 경영난을 걱정했다. 건교위 의원들이 운수종사자 인력 양성을 강조한 이유다. 또 정정된 올해 버스업체에 대한 적자지원금을 토대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앞둔 도의 역량 부족을 꼬집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민 의원(국민의힘·용인2)은 “애초 올해 적자지원금은 1천104억원이었다가 1천113억원으로 수정됐다. 도는 버스 업체들의 이의 신청에 따라 수치가 변동됐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준공영제 핵심은 투명성 제고다. 해당 제도 시행 전부터 정산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했기에 도가 과연 준공영제를 제대로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계획된 준공영제 예산 분담 비율(도비 30%, 시군70%)을 지적했다. 앞서 준공영제 사전 보고회에서 일선 시·군은 열악한 재정 여건을 호소하며 비율 조정을 촉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허원 건교위 부위원장(국민의힘·이천)은 버스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 부위원장은 “요금 조정 협의는 무조건 내년 5월 마무리 짓고 같은 해 6월부터 인상돼야 한다”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약속한 만큼 전면적으로 나서 요금 인상과 도비 분담 비율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상수 도 교통국장은 “버스 요금은 지난 2019년 이후 올해까지 인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 유류비 상승에 따라 원가가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내년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버스 요금 인상은 같은 해 상반기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국제공항’ 혼선 겪나

군 공항을 제외한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 중인 경기도가 막다른 길에 몰렸다. 수원 군 공항과 국제공항을 함께 건설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발의됐기 때문인데, 조례에 따라 군 공항을 제외한 채 용역까지 진행 중인 경기도는 혼선을 겪고 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조례’에 따라 내년 8월까지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비전 및 추진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은 군 공항을 제외한 민간 국제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항공 수요 등을 분석한다. 또 후보지 선정과 함께 시설 규모, 사업비, 배후지 개발계획 등을 다룬다. 이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수원무)은 지난 13일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발의 하자 도의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조례와 혼선이 예고됐다. 해당 법안에는 수원 군 공항 이전이 국제공항 설립의 필수 조건이자 절차로 규정했고, 기존 군 공항 부지는 ICT, 바이오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유치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 의장실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대표발의한 만큼 21대 국회 임기 내 특별법을 통과시킬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 조례와 연구용역은 군 공항 이전 상황을 제외한 채 추진되는데, 특별법이 통과되면 조례는 상위법에 맞게 개정돼야 하기 때문에 개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본예산안에 국제공항 건설 지원 예산 9억3천900만원을 배정했지만,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도 관계자는 “관련 특별법이 발의됐다 해서 진행하고 있던 국제공항 건설 용역 등 여러 계획을 당장 철회하기 어렵다”며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화성시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김 의장에게 “입법 추진 행위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비 오는 수능날…“낮부터 추워, 수험생 우산·외투 챙기세요”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6일은 비가 내리면서 ‘우산 쓴 수험생’들을 볼 수 있겠다. 수도권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인천.경기서해안과 경기북서내륙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전(9~12시)에는 서울 등 그 밖의 수도권으로 확대되겠다. 저녁(18~21시)까지 가끔 비가 내리겠고, 경기동부는 늦은 밤(21~24시)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5~30㎜다. 비가 내리는 동안 가급적 개인 차량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량 운행 시에는 저속 운행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교통안전에 신경써야 되겠다. 아침 기온은 1~7도로 평년보다 높지만 낮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낮 기온은 평년(최고기온 10~12도)보다 낮은 7~9도에 머무니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은 보온에 유의해야 되겠다. 지역별로 ▲수원 5~8도 ▲과천 4~9도 ▲용인 3~8도 ▲파주 4~8도 ▲고양 5~9도 ▲양주 3~9도 ▲가평 1~7도 ▲인천 7~9도 등의 기온을 보이겠다.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겠다. 밤부터 경기·인천 서해안은 바람이 순간풍속 55㎞/h 내외, 서울·경기내륙은 순간풍속 35~45㎞/h 내외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서해5도의 경우 밤부터 강풍예비특보가 발효돼 순간풍속 70㎞/h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다. 오후부터는 서해중부먼바다에서 풍랑예비특보가 발효돼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고 밤 서해중부안쪽먼바다까지 확대되겠다. 수도권기상청은 기압골에 동반된 비구름의 발달 정도와 이동 속도의 변화에 따라 강수 시작 시간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예보와 기상정보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만평] 모든 기운을 받아서!!

[사설] 여야 합의 ‘1기 신도시 특별법’, 연내 입법 추진해야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노후계획도시 정비지원 특별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것 같다. 부동산 시장 안정 등을 이유로 미온적이던 더불어민주당이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연내 제정을 공식화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총선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여당의 ‘메가시티’ 추진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여야가 수도권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덕분에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특별법의 대상은 택지 조성 20년이 지난 100만㎡ 이상의 모든 지역이다. 특별법이 통과되면 이들 지역은 ‘노후계획도시’로 지정돼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리모델링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경기도내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5곳뿐 아니라 인천 연수, 서울 상계·중계, 부산 해운대 등 전국 51개 지역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가 노후계획도시를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재건축하자는 방안을 내놓은 게 지난 2월이다. 여야 의원들도 관련 법안을 13개나 발의했다. 그런데도 국토교통위 소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해 도시 노후화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샀다. 여야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논의하면서 ‘수도권과 특정 지역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의견이 엇갈렸다. 법안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상황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 이슈가 커지자 야당이 태도를 바꿨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1기 신도시 생활 편리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연내 통과시킬 수 있도록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모처럼 여야가 법안 처리에 의기투합했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양당이 연내 특별법 통과를 공언한 만큼 소위에서 논의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현재 특별법 통과 시기와 관계없이 내년을 목표로 1기 신도시 정비 관련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마스터플랜이 마련되면 지자체장이 이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세우게 된다. 1990년대 초에 건설된 1기 신도시는 입주 3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해 주민 생활환경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 도시의 슬럼화를 더 이상 방치해서 안 된다. 1기 신도시는 국가 주도로 조성된 만큼 대규모 정비 사업 또한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책임있게 진행해야 한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여야의 대선 공약이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길 바란다.

[사설] 확 줄어든 ‘사랑의 연탄’... ‘함께 겨울나기’ 동참해야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집집마다 겨울나기 난방 준비에 바쁘다. 에너지 취약계층은 더 추위를 타는 시절이다. 연탄은행의 나눔 활동이 돋보이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연탄 기부 실적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팬데믹 이후의 불경기에 연탄 가격 인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본격 한파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이웃과 함께 혹한의 겨울을 나기 위한 따뜻한 관심과 후원이 절실한 때다. 인천연탄은행이 지난 10월까지 기부받은 연탄이 모두 1만3천장이라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9천장에 비하면 절반도 넘게 줄어들었다. 인천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올해 9~10월 전국에서 후원이 들어온 연탄은 대략 17만장이다. 이 역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인천연탄은행을 통해 연탄 봉사에 나선 단체마저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곳이던 것이 올해는 17곳으로 줄었다. 인천연탄은행은 인천지역에서 749가구가 연탄을 사용해 겨울을 나는 것으로 파악한다. 현재까지 기부받은 연탄으로는 13가구만이 올겨울을 날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이들 가구가 한 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가구당 최소 1천장 정도의 연탄이 필요하다. 최소 구입 단위인 200장을 사려 해도 15만원을 들여야 한다. 이들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연탄 쿠폰’은 4만6천여가구분이다. 이 쿠폰은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가구에만 지급한다. 난방 지원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올해 연탄 기부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 탓이 크다고 한다. 여기에 연탄 가격 상승까지 보태졌다. 인천지역 연탄 소매점에서는 현재 배달비를 포함해 연탄 1장당 850~1천100원을 받는다. 지난해보다 10~15% 오른 가격이다. 연탄은행 후원비도 이 가격을 기준으로 단가가 정해진다. 같은 금액이라도 기부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맘때면 줄을 잇는 연탄 봉사 활동들이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했다. 연탄 기부도, 연탄 봉사도 확 줄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연탄 사용 가구는 대부분 경제활동이 곤란한 저소득층이다.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수급자, 차상위가구 등이다. ‘어려울수록 나누라’는 말이 있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연탄 4~5장을 기부할 수 있다. 추위에 떠는 집에서 하루를 따뜻하게 땔 수 있는 양이다. 먼저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이 나서서 취약계층 겨울나기를 챙겨야 할 것이다. 시민들과 민간기업들도 십시일반의 온정 나누기에 동참할 때다. 시간이 촉박한 연탄 후원이다.

[문화카페] 구세대·신세대

지하철 안에서 경험했던 일이다. 꾸벅꾸벅 앉아 졸면서 약속 장소로 향하는데, 옆쪽에서 들리는 큰 소리에 잠이 깼다. 상황인즉슨 서 계신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게 앞에 앉아 있는 학생이 바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사실은 젊은 학생도 다리가 불편해 앉아있던 것이고 외관상 드러나지 않으니 서 계신 어르신이 이를 불쾌히 여겨 꾸짖고, 다시 이에 대해 젊은 학생은 억울했고 민망해 목소리가 커진 것이었다. 겉으로는 ‘노인 공경을 하지 않은 젊은이의 불찰’ 정도로 이해될 수 있는 사건일 수 있겠지만 사건을 잘 들여다보면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어르신의 불찰'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약속을 끝내고 귀가하는 지하철에서도 계속 아까의 학생과 어르신의 일이 생각나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요즘 다양한 언론매체와 방송들은 새로운 세대인 MZ세대를 이야기하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가 얼마나 다른지, 특이한지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그들의 문화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갈 잠재력과 힘이 있는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이제 K-웨이브로 대변되는 새로운 문화의 힘을 세계에 펼칠 수 있게 된다는 것으로 마치 그 이전에는 새로운 신세대는 없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필자가 신세대라 불리던 시대가 있었다. 1991년, 대학 1년생, 청춘의 91학번, 오렌지족과 낑깡족이 등장하고 퍼스널컴퓨터, 인터넷 무선통신 등의 신문물을 처음 접하고 자라온 세대에게도 그 당시의 언론과 방송들은 우리를 별종으로 이야기하면서도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세대로 이야기하며 ‘X세대의 새로운 등장’이라고 이야기했다. 필자에게 1990년대의 대학생활은 가능성, 자신감과 함께 번민과 걱정으로 가득한 시절로 기억된다. 일반적으로 누구에게나 젊음은 주어지며 이는 신이 인간에게 준 평등한 선물일 것이다. 그때의 나는 젊고, 패기 있고, 실수투성이였지만 신세대였다. 그 당시에도 많은 구세대의 어른들이 우리들의 젊음을 어리석고, 배려 없고, 자신만 알고, 나약하고, 무계획하며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걱정 가득한 전례 없는 세대라 정의 내리곤 했다. ‘너희 세대는 우리 때와 다르게 왜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고 특이하냐’며 별종 취급을 했다. 그러한 별종이 구세대가 돼 신세대를 바라보니 그때 우리가 들었던 말들이 지금의 신세대에게 어찌나 똑같이 지금에도 반복되는지 공공장소에서 젊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볼 때마다, 집에서 아들을 볼 때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반복되는 재생버튼과 같이 느껴진다. 인간은 누구나 예외 없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은 삶을 다하고 죽는다. 이러한 불변의 진리에 예외는 없다. 신세대는 구세대가 되고 구세대는 예전에 신세대였다. 역지사지(易地思之·처지를 서로 바꿔 생각하다)라는 사자성어야말로 세대 간 갈등의 이슈가 관심을 받는 지금의 시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격언이 아닐까. 구세대에게 신세대는 위태롭고 과격하다. 하지만 역사의 발전과 혁신은 그들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식으로 이뤄졌다. 또 신세대에게 구세대는 구태하고, 지루하다. 하지만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인류는 위험을 감소시키고 안정적 번영을 누려왔다. 아마 지하철에서의 어르신께서도 패기로 가득한 신세대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또 젊은 학생은 언젠가 연륜이 가득한 구세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 구세대와 신세대는 그런 관계인 것이다. 더 이상의 반목과 불화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마치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는 모두 하나이듯이.

[함께하는 인천] 수능을 잘 치르는 비밀열쇠

2023년 11월16일 목요일, 일상의 한 페이지 같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그대와 그대의 가족들에게는 엄청난 날일 것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그대들과 가족들이 마침내 큰 시험을 맞이하는 날이다. 아침이 밝아오면서 평소와 같은 조용한 분위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 조용함 뒤에는 긴장과 불안, 그리고 기대감이 교차하는 복잡한 마음들이 숨어 있을 것이다. 오늘은 단순한 격려의 말로는 부족한 날이다. 나의 딸을 포함해 모든 수험생들을 위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깊은 응원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이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길 바란다. 고대 철학자들이 말했듯이 “진정한 지혜는 현재에 집중하는 데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모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수능시험의 성공을 위한 비밀열쇠이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한 대로, 우주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 이 시험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일 뿐이며,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놓으면 마음이 자유로워지며, 우리는 바로 이 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만 평가하는 것을 넘어선다. 그대들의 능력과 열정, 그리고 한계를 알아가는 시간이며, 이 시험의 과정과 결과는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자기 이해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시험 결과에 상관없이, 모든 건 배움의 기회다. 미국의 개혁적 교육학자 존 듀이가 말했듯이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이 진정한 실패”다. 실패는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실패를 받아들이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니체의 말처럼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만의 가치와 목적을 찾아가야 한다. 그대들에겐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 그 잠재력을 신뢰하고, 오늘 그대들이 답안지에 찍은 모든 답이 정답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오늘 수능을 치르는 그대들 모두, 파이팅! 딸아이에게도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딸아! 오늘로 새벽 5시에 일어나 주 6일씩 도시락 싸는 일이 끝나서 너무나 좋구나. 너에게도 새로운 길이 열리는 날이 되겠지만, 엄마에게도 새로운 길이 열리는 날이 될 것 같네. 내일 부터는 좀 천천히 일어나자. 그동안 고생 많았다.

[천자춘추] 장애인 고용과 다양성

고용부에서는 매년 12월 중 장애인고용률이 현저히 낮음에도 장애인 채용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기업 명단을 발표한다. 작년 436개 기업이 최종 공표됐는데 10년 연속 반복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 74개소나 됐다. 기업체 장애인고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담금 납부로 고용 의무를 대신하는 기업 대부분은 장애인 미고용 이유를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지 못해서”(54%), “업무능력을 갖춘 장애인이 없어서”(13%)라고 답한다. 반면 기업들이 우려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근무태도, 대인관계, 생산성 및 업무능력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이상의 결과를 보였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모든 질문에 장애인고용 경험이 있는 기업이 미고용기업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5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령에 사업주나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무 조항이 신설됐다. 장애인의무고용제,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애인 취업 기회는 부족하고 고용차별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교육은 언뜻 장애인 능력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물론 이러한 편견이 장애인 고용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은 제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당신의 생각과 달리 장애인은 이렇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편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일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불편하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비장애인 기준의 관점이며 장애인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일반화, 집단화하는 것일 뿐이다.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은 다양성을 어떻게 존중하고 수용하는가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 근로자가 근로지원서비스 또는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하거나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것 등 직장 내에서 장애 특성상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조직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가치를 깨닫게 할 것이다. 장애인 고용의 출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한 당신의 마음 문을 활짝 열어 주기 바란다.

[지지대] 29년 만의 우승, 29% 통 큰 할인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LG 코치 역할로 나온 성동일은 1994년 우승 기념 우승주를 담그며 “앞으로 10년은 서울 쌍둥이의 독주체제”라고 외쳤다. 그러나 1년 후에도, 그다음 해에도 우승주를 꺼내 마실 일은 없었다. 성동일의 딸 성나정(고아라 분)의 결혼식이 열린 2013년에도 여전히 우승주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승주를 개봉하기까지 29년이 걸렸다. 어제 오찬 자리에서도 70년대 출생한 ‘X세대’ 아재들은 LG 우승을 화두로 1994년 대규모 사건들을 얘기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김일성 사망을 비롯해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서해 페리호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등 이야기를 나눴다. 1994년 LG 트윈스의 우승은 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사회 문화적 현상이었다. 이 자리에서 29년 만의 우승으로 LG전자가 축하 이벤트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소문은 경기 종료 직후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LG전자는 15일 일부 가전·TV 모델을 29% 할인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18일부터 △21㎏ 오브제컬렉션 건조기 △오브제 5벌 스타일러 △12인용 열풍건조 식기세척기 등 가전 7종과 슈케이스2모델을 각각 LGE.COM·오프라인에서 한정 수량으로 29% 할인 판매한다. 다만 모델별 할인 판매 수량 및 품목에 대해선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에 이어 대규모 할인 행사까지 펼치는 모습을 보니 부러울 따름이다. LG 트윈스 팬은 아니지만 29년 만에 우승을 한 선수와 팬들에게 따뜻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29년 이후인 2052년 LG전자의 29% 할인 행사가 또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