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평] 기름대란...?!

[사설] 경제난과 차별·편견에 정착 못하는 北이탈주민들

탈북주민들이 차별과 편견, 가난 속에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목숨 걸고 고향을 등지고 남쪽으로 왔지만 정착하지 못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때는 탈북민을 가리켜 ‘먼저 온 통일’이라며 반겼지만,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은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탈북민 상당수는 높은 실업률과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 탈북민 사망 원인의 15%가 극단적 선택이라는 통일부 자료는 충격적이다. 실제 지난 7일 경남 김해시 원룸에서 20대 탈북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도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탈북민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 초기 정착 지원은 어느 정도 이뤄지지만, 이후 남한 사람과 같은 국민으로 취급돼 추가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거주 북한이탈주민은 올해 9월 기준 3만1천446명에 이른다. 이 중 1만877명이 경기도에 거주한다. 경기도 거주민이 가장 많지만 지원 인력과 예산은 크게 부족하다. 경기도의 북한이탈주민 담당 공무원은 3명뿐이다. 1인당 전담 인원이 3천625명인 셈이다. 서울(1천110명)보다 3배 높고, 인천(2천925명)보다도 많다. 세종(108명), 제주(173명)와는 수십배 차이 난다. 경기도는 올해 북한이탈주민 정책지원 사업에 28억2천400만원(국비 21억2천300만원·도비 7억1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국비는 북한이탈주민 지역센터 6곳, 도와 시·군의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 등에 쓰였다. 도비는 북한이탈주민 인턴십과 취업교육, 전입 초기 생활안정 지원, 시·군 지역사회 소통·화합 사업 지원 등 10개 항목에 편성됐다. 의식주와 직결되는 전입 생활안정 지원과 취업교육 등에 편성된 예산은 2억2천600만원에 불과하다. 지원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탈북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고 한다. 의료지원도 없어 아파도 병원 가기가 힘든 상황이다. 서울시는 종합검진과 심리검사부터 일반질환 치료비, 간병비까지 지원한다. 경기도의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 예산은 타 지자체와 비교해도 부족하다. 도비(7억100만원) 기준으로 지원금을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6만4천원(월 5천원) 정도다. 서울(22만8천910원), 전남(29만5천840원), 제주(24만9천275원) 등 다른 지자체와는 3~5배 차이 난다. 북한이탈주민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한국사회에서 취업난과 경제난, 차별과 편견 속에 이방인처럼 살아가게 해선 안 된다. 저임금과 실업,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이라는 난제 해결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경기도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사설] 월드컵, 이미 국방력 3강, 경제력 7강/이제 축구도 16강, 그 이상 달성하자

한국 축구는 무기력하지 않다. 우루과이와의 첫 번째 대결에서 대등했다. 세계 14위 축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두 번째 대결은 졌지만 더 큰 감동을 남겼다. 전반 0 대 2로 패색이 짙었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월드컵 무대다. 경기를 뒤집거나 쫓아가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거기서 태극 전사들이 후반 3분 만에 두 골을 만회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과 불운이 겹치며 1골차로 패배하긴 했어도 국민들이 ‘역동감 넘치는 경기였다’며 박수를 보냈다. 또다시 16강을 소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남은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경우의 수를 기다려야 한다. 한국 축구에 늘 숙원처럼 따라다니는 ‘16강’이다. 여기서 세계 축구를 좌우하는 강국들의 국방·경제력을 생각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게, 남북한 축구 대결을 또 다른 전쟁으로 여겼던 우리다. 70년대 초반까지 북한, 7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이 우세했다. 남북한의 국방·경제력 차이가 마침 그랬다. ‘축구가 곧 국방·경제력’이라는 해석도 거기서 나왔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준으로 하는 순위는 어떨까. 전 세계 군사력 평가 기업(Global Firepower·미국)이 매년 발표하는 자료가 있다. 한국은 세계 6위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국으로만 따지면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다. 29개 출전국의 군사력이 우리보다 아래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브라질, 프랑스, 독일, 영국도 군사력에서는 10위, 7위, 16위다. 우루과이와 가나, 그리고 벼랑 끝 대결을 남겨둔 포르투갈은 우리 군사력과 비교 안 될 ‘순위 밖’이다. 경제력도 중요하다. 군사력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그 적나라한 예가 진행 중인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는 세계 군사력 2위, 우크라이나는 22위다. 그런데 이 전쟁이 대등하게 흘러간다. 전쟁을 지속할 경제력이 부족한 러시아의 굴욕이다. 세계 전체에서 한국의 경제력은 10위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경제력 순위는 어떤가. 우리보다 앞선 순위 나라 중에 중국, 인도, 이탈리아가 출전하지 못했다. 출전국 중 한국의 경제력은 7위다. 월드컵은 피파(FIFA)가 주관한다. 가입한 나라만 210개다. 쥘 리메 회장이 월드컵을 탄생시켰다. 우루과이에서 1회 대회를 어렵게 치렀다. 그때 쥘 리메가 이런 말을 남겼다. ‘피파는 앞으로 유엔보다 큰 세계적 조직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현재 유엔 가입국은 139개국이다. 전쟁 없는 평시에 치르는 세계대전이다. 여기서 한국이 ‘군사력 3강’, ‘경제력 7강’이다. 전쟁 폐허 속에 배 타고 출전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여기까지 왔다. ‘월드컵 군사력 3강’·‘월드컵 경제력 7강’, 위대한 쟁취 아닌가. 축구 16강도 당당히 가져 오면 된다. 이를 증명해 내는 12월 3일(포르투갈전)을 응원한다.

[지지대] 마스크 투혼

상대 팀의 저지는 집요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줄기차게 골문을 때리고 위협했다. ▶손흥민(30·토트넘)이 90여분 동안 만든 늠름한 서사(敍事)였다. 28일 밤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였다. 얼굴을 보호해주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하지만 끝내 세 번째 골은 터지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열린 가나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 대 3으로 석패(惜敗)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와의 1차전(0 대 0 무승부)에 이어 이날도 풀타임으로 경기장을 질주했다. 전반전 두 골을 내줬다. 이어 후반전 들어 13분과 16분 조규성(전북)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만회했지만 한 골을 더 얻어맞았다. ▶그의 아쉬운 패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서 첫 골을 넣지만 2 대 4로 무너졌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0 대 1로 패했다. ▶4년 뒤 러시아에서도 계속됐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 대 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만회 골을 터뜨렸으나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세기의 대결로 이어졌다. 3차전이었다. 독일을 2 대 0으로 제압하는 ‘카잔의 기적’을 만들어서다. ▶그는 앞서 이달 초 소속 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다 안와 골절상을 당해 수술받았다. 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해지는 듯했지만 얼굴 보호대를 쓰고라도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결국 우루과이와의 1차전부터 그라운드로 돌아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100%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장을 누비면서도 “괜찮다”며 승리에만 집중해 왔다. ▶그의 투지가 찬란하게 빛을 발할 기회는 아직 한 차례 더 남아있다. 확률상 16강 진출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환하게 웃으면서 카타르를 떠날 것이다. 마스크 투혼(鬪魂)은 반드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세계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와 스포츠

‘FIFA 카타르 월드컵’ 경기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중동 국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최약체 팀으로 평가 받던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C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이긴 후 사우디 정부가 경기 다음 날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축구 같은 현대 스포츠뿐 아니라 전통 스포츠도 인기가 있다. 아라비아반도 사람들은 수천년 동안 경마, 낙타 경주, 매사냥, 사냥개 사냥 등의 스포츠를 즐겨왔다. 사우디에는 스포츠 시티라고 불리는 거대한 스포츠 단지도 있다. 최대 6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경기장, 올림픽 규모의 수영장, 실내외 코트, 운동장, 회의장으로 구성돼 있는 스포츠 복합문화단지라 할 수 있다. 특히 사우디 축구 리그의 하이라이트는 ‘킹스컵’으로 알려진 챔피언십 토너먼트이다. 해당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응원하기도 한다. 축구 외에도 배구, 체조, 수영, 농구 등의 스포츠가 사우디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경마가 사우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데 이슬람 국가의 경우 도박은 금지돼 있기에 도박은 불가능하다. 지역주민들은 수세기 동안 경주와 교통수단을 위해 말을 사육해 왔다. 아라비안 종마(Arabian horse)는 수천년간 이어져온 혈통을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낙타 경주도 인기 있는 전통 스포츠인데, 과거에는 경주에 수천마리의 낙타가 광활한 사막을 질주했지만 오늘날에는 현대적인 경마장에 맞게 규칙이 수정됐다. 낙타 경주는 겨울 동안 매주 월요일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개최되기도 한다. 중동 사람들은 낙타 경주를 워낙 좋아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시기에도 이 낙타 경주만큼은 개최됐다. 그 외 다른 전통 스포츠로는 사냥개를 이용한 사냥과 매사냥이 있다. 매사냥의 경우 우리나라 고려시대에도 매사냥 문화가 있었기에 한국과 중동의 공통문화라 할 수 있다. 사우디 게임은 사우디의 가장 큰 국가 스포츠 행사다.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7일까지 리야드에서 개최됐으며 6천명 이상의 선수가 참여하고 45개 종목의 스포츠로 이뤄진다. 종목은 양궁, 육상, 배드민턴, 농구, 낙타, 체스, 사이클링, 승마, 펜싱, 골프, 체조, 핸드볼, 실내조정, 유도, 무에타이, 사격, 스케이트보드, 클라이밍, 스쿼시, 수영, 탁구, 태권도, 테니스, 배구, 역도 등의 경기가 열린다. 특히 올해 사우디 게임의 홍보영상을 알 마스막 요새에서 촬영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랠리 선수인 야지드 무함마드 알라지가 촬영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스포츠를 굉장히 사랑하고 또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데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사우디는 스포츠를 너무 좋아한다. 최근 네옴시티에 대한 대한민국의 관심이 뜨거운데 스포츠 산업의 공동 진출도 같이 고민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스포츠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매개로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경기도 생활문화 꽃이 피었습니다] ② 양주 777생활문화센터 ‘나를 만드는 시간’

경기문화재단의 생활문화사업이 지역 생활문화의 꽃을 피워가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이 협업해 생활문화의 지속성을 확장하는 기회다. 양주시에서도 생활문화를 위한 자그마한 움직임이 피어나고 있다. 진정한 내 모습을 찾아가며 나만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기획 프로그램 ‘나를 만드는 시간’이 지난 9월 말부터 8주간 진행됐다. 사실 ‘내가 기획하는 나만의 콘텐츠’라고 하면 추상적이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그런 막연한 고민들로 둘러싸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주는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 치유 프로그램 개발 공간을 운영해 온 생활문화단체 라이브 랠리(대표 이선유)가 진행했다. 강의형, 기획형을 합쳐 진행된 ‘나를 만드는 시간’은 장흥에 위치한 777생활문화센터를 거점으로 8주간의 양성 과정과 실습 및 성과 공유회로 마무리된다. 나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는 과정에서 참여자는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이자 기획자로 변신한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시민 참여자들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시민들에게 강의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피드백 과정을 거쳐 강의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라이브랠리 강사진이 진행하는 예술치유 과정은 시민들 각자가 진정한 ‘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인생 그래프를 그리는 자기 인식 과정, 나와 화해하는 자기 돌봄 과정 등으로 구성된 교육을 이끈 이선유 라이브랠리 대표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과정이 되는 바람뿐이었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깨닫는 과정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술치료를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한 시민들은 빽메이커 과정을 통해 나의 현재 상태 진단, 이미지메이킹, 강연 소재 찾기 등의 구체적인 실행안 실천에 익숙해져 갔다. 교육에 참여한 조혜영 짇따 대표는 “교육을 들은 수강생 전원이 각자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강화해 기획자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점이 너무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에는 그간 서로 떨어져 양성 과정에 참여했던 시민 기획자들이 한데 모여 시간을 나누는 ‘네트워크 파티’가 양주생활문화센터 777레지던스 2층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민 기획자 4명과 강사진 등 7명은 그간의 수업을 통해 펼쳐놓았던 강의 기획안 발표 및 피드백을 진행했고,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 기획자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김덕인씨(21·여)는 평소 양주시평생학습관에 자주 접속한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그렇게 우연히 발견해 신청하게 됐다. 그는 오롯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강의 콘텐츠를 발굴해냈다. 덕인씨는 학창시절 대외활동을 늦게 발견해 참가할 수 없던 적이 많았다. 덕인씨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고 있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다양한 피드백이 오갔던 자리가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제가 만든 기획안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많았는데 응원과 격려를 많이 받아 자신감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몸담았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인생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아휴직 중인 강진호씨(36·가명)는 어린이집 원장의 추천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처음엔 망설였다. 그간 진호씨는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내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축한 뒤 유튜버 활동까지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등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꿈꾸고 있다. 그는 삶에서 직면하는 좋은 일, 나쁜 일들을 대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내면의 불안 요소를 낮췄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 놓는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싶어 한다.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삶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막연한 고민들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실행되는 과정에 시민들과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다”고 소회를 밝혔다. 인터뷰 홍승표 777생활문화센터(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양주 생활문화 저변 확대... 시민들 경험의 장 활짝 Q 이번 사업의 목적을 설명한다면. A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선 인적 자원의 발굴과 양성이 중요하다. 장흥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콘텐츠 기획자를 양성하는 과정이 지속 가능한 문화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직접 느끼고,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는 생산자가 될 수 있게 하는 경험의 장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Q 어떤 계기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는지. A 양주시의 생활문화 구축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꼈다. 지역 내 문화재단이 없는 데다 생활문화 단체들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광역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생활문화 저변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민들이 함께 모이는 터전 마련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마음가짐으로 진행했다. 기준 인원에 미달되더라도 절대 프로그램을 폐강하지 말고 진행하자고 기획 단계부터 뜻을 모으기도 했다. Q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다면. A 양주시는 지형에 따라 생활권이 분리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퍼져 있는 인적 자원과 공간 등 인프라 간의 원활한 연계가 필요하다. 지역에 퍼져 있는 청년 기획자들이나 예술 단체들을 많이 찾아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생활문화센터의 운영에 있어서 기존의 주요 이용층인 중장년층에서 벗어나 학생, 청년과 직장인 계층으로도 대상을 확대해 남녀노소 피부에 와 닿는 생활문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 역시 필요했다. 그리고 이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성을 갖게 하는 방안 마련에도 신경 썼다. 이를테면 양성 과정을 거친 시민 기획자들에게 공식 기관의 생활문화 활동 증명서를 드리는 방식이 있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풀꽃

풀꽃 박병철 아무도 없는 들길을 홀로 걸으며 마른 풀숲에 겨자씨만한 눈을 뜨고 혼자서 피어있는 아주 조그마한 풀꽃을 보면 넙죽 엎드려 큰절을 하고 싶어요. 작디작은 풀꽃… 더 강인하여라 11월은 모든 초목이 시드는 계절이다. 여름내 기세등등하던 활기찬 모습은 간 데없고 쓸쓸하다 못해 초라해진다. 들녘이라고 다를 리 없다. 아니, 오히려 황량하기 짝이 없는 게 들판이다. 황금빛이던 너른 들이 바짝 말라가는 그 퇴화를 어찌 평상심으로 바라볼 것인가. 허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겨자씨만한’ 풀꽃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 작은 생명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평소엔 잘 눈에 띄지도 않았던 풀꽃. 그러나 남들이 다 시든 마당에서야 자신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는 저 작은 풀꽃. 그래서 넙죽 큰절을 하고 싶다는 것. 그 작디작은 풀꽃 한 송이로 하여 들녘은 오히려 따뜻한 안마당일 수도 있다. 강정규의 동화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목발의 소녀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건물 꼭대기에 올랐을 때 달빛 아래 딱딱한 시멘트 바닥 사이에서 고개를 쳐든 민들레를 보고 마음을 바꾸는 장면이다. 세상에는 작은 존재들이 엄청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인이 겨자씨만한 풀꽃을 보고 큰절을 하고 싶다고 한 것 역시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시인은 얼마 전부터 노래와 가요 연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세월 속에서도 나이를 잊은 청바지 청년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인천시론] 이란, 국가(國歌) 침묵의 용기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그간 축구의 변방으로 불려온 아시아의 저력을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시켜 주고 있다.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에게 패한 것을 비롯, 우리 태극전사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접전 끝에 무승부를 이룬 것이 그 좋은 예다. ‘공은 둥글다’는 축구계의 오랜 격언이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이렇듯 언더독(Underdog) 아시아의 거센 돌풍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팀이 있다. 바로 ‘이란 대표팀’이다. 유럽의 복병 웨일스를 꺾으며 16강행 티켓에 바짝 다가섰음에도, 고국 이란에 돌아가면 반정부행위자로 분류돼 징역 등 각종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더선(The Sun)은 사형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란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하거나 ‘부르는 척’ 시늉만 하며 자국의 반정부시위에 연대한다는 메시지를 드러냈다. 대표팀 주장인 에산 하지사피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그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아달라”며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22세 여대생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를 당하면서, 두 달 내내 반정부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현재까지 460명이 숨졌고 116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히잡이 상징하고 있는 여성인권에 대한 억압을 이 기회에 타파하고자 하는 이란 국민들의 피와 눈물이 아스팔트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히잡법’을 제정했다. 국적과 종교 불문,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해야 하고, 여성들의 대외활동 역시 크게 제한됐다. 반발이 커질 때면, 채찍형을 내리거나 최대 60일까지 구금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히잡 의문사 사건’이 터졌고, 이를 계기로 소위 ‘테헤하쉬터디’로 불리는 이란의 20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연일 이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이란 내 반(反)인권 실태를 알리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축구공이 둥글듯 우리가 사는 지구 역시 둥글다. 오버독(Overdog)의 위세를 뚫고 기적을 만들어내는 언더독처럼, 이란 역시 더는 히잡을 강제하기 어려운 날이 분명 올 것이다. 그때까지 필자는 태극전사들만큼이나 이란 대표팀을 격하게 응원하고 싶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휴먼시티 수원] 전기·수소차 충전 쉽게... 내 車는 전기와 통한다

엔진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사명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충전하는 시설이 많아져 사용이 편리해질수록 전환은 빨라질 수 있다. ‘환경수도’로 자리매김한 수원특례시는 충전시설 등 친환경 차량 인프라 확대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수원지역 어디서든 5분 내에 전기차 충전기를 찾을 수 있고, 15분 내에 수소충전소에 닿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 생활반경 내 충전기, 전기차 편의 높인다 3년 후면 수원시민들이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를 편리하게 충전하듯 생활반경 내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는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1천27곳의 시설에 기존 충전기의 3배 이상인 총 6천411대의 충전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공공 부문은 기존 240대의 345%인 826대, 민간 부문은 기존 1천956대의 285% 수준인 5천585대가 확충된다. 목표대로 충전기 설치가 완료되면 수원지역에서 총 8천600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 수원시에 등록된 자동차는 55만대를 웃돈다. 이 중 1% 수준인 5천여대의 차량이 전기차다. 기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2천196대다. 전기차와 충전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12년간 확보된 수량이다. 3년 후 전기차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나더라도 충전기가 4배로 늘어 수원시 생활반경 내 편리한 충전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시는 ‘전기자동차 충전기 구축 및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민선 8기 공약사업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했다. 우선 수원시내 공공시설의 충전기 구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수원시 소유 주차시설에 확보해야 할 350대의 충전기를 2024년 말까지 설치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2년간 105개소의 수원시 공공시설에 신규 충전기가 설치되고, 전체 주차면의 2% 이상의 충전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민간 충전사업자와 협력해 공공시설 내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충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광교 행복한들 주차장이 그 예다. 수원종합운동장 내에는 대규모 전기차 전용 충전구역도 생긴다. 전기자동차 18대를 동시 충전할 수 있는 곳으로,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민체감이 가장 극대화될 민간 부문 충전기 확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공중이용시설이 모두 확보 대상이다. ‘내 집 주차장’에 설치되는 충전기가 지금보다 3배가량 늘어난다. 수원지역 420여곳의 아파트 단지 등 기존 시설들이 오는 2026년 1월까지 주차면의 2%를 전용 주차구역 및 충전시설로 확보해야 하는 의무시설이다. 시는 국비사업 지원기간 내에 의무화를 이행할 수 있도록 대상을 파악하고 홍보와 계도, 간담회 등 행정적인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 동서남북 어디서든, 권역별 수소차 충전소 확보 관내 수소차 충전소도 3곳 더 늘어나 동·서·남·북 어느 권역에서든 15분이면 충전소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권역별 균형배치를 통해 보편적으로 충전시설의 접근성을 누리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시에는 수소충전소가 한 곳 뿐이다. 동부공영차고지 내에 설치된 ‘수원영통 수소충전소’가 1호 수소충전소다. 지난해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해 일평균 35대의 수소차량이 이용하는 필수시설이다. 2019년부터 수소 차량이 보급되기 시작한 수원시에는 현재 전체 등록차량의 0.1% 수준인 400여대의 수소차량이 있다. 제2호 수소충전소는 서부권역에 추진되고 있다. 권선구청 옆 광장 2천809㎡ 규모의 부지에 ‘수원 권선 수소충전소’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구축된다. 동부권역 충전소와 동일한 250㎏ 용량을 갖춰 하루 50대가 이용할 수 있다. 3호와 4호 수소충전소는 남부권역과 북부권역에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남부는 간선도로인 경수대로에 설치해 대형 상용수소차와 연계할 수 있도록 하고, 북부는 간선도로망이 다양하게 갖춰진 장안구 일대에 입지하도록 해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시가 오는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4곳을 확보하게 되면, 충전 가능한 수소차는 600대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다. ■ “충전 전용구역, 전기차에 양보하세요” 시는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 인프라 구축 추진과 동시에 친환경차량 충전시설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높이는 정책도 병행한다. 전기차 충전과 관련해 시민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에 일반차량을 주차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충전구역 및 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것은 물론 물건 적치 등으로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가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친환경 차량 이용자들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이용하면 좋다. 전기충전시설과 수소충전소 등의 현황이 모두 공개돼 있어 편리한 웹서비스다. 시 관계자는 “민간투자를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공모사업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예산도 절감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의정단상] 비정한 부자감세와 민생예산 삭감 막아야

윤석열 정부의 조세정책은 부자감세로 집약된다. 출범 후 내놓은 경제정책에서 법인세, 종부세 인하 등을 명시했다.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 논의가 한창인 지금도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예측하는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액은 최대 250조원에 달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상하위 소득격차는 6배로 더 벌어졌다. 상위 80%의 소득은 2~3% 증가한 반면 하위 20% 빈곤층 소득은 감소를 면치 못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1%대로 전망되는 만큼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더 힘들어질 것이다. 조세정의와 민생에 역행하는 감세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고(三高) 위기에서 많은 나라가 부자감세가 아닌 ‘부자증세’로 서민의 고통을 줄여주고 있다. 트러스 영국 총리도 실패한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불명예와 함께 물러나지 않았는가.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 정책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고, 그 재원으로 서민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임을 외면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뿐만 아니라 복지 지출도 줄이고 있다. 소상공인의 버팀목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7천억원 전액 감액), 주거사다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예산’(5조6천억원 감액), 노인 빈곤을 예방하는 ‘노인일자리 예산’(922억원 감액) 등 모두 감액됐다. 민생사업 69개, 총 10조원이 감액된 민생을 외면한 비정한 예산이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가장 요구하는 사회안전망 기능마저 상실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불평등과 양극화는 한계치에 있다.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서 정부의 부자감세와 복지 지출 축소를 막아내야 한다. 정부의 비정한 특권예산을 국민의 삶을 지키는 따뜻한 민생예산으로 바꿔내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민생과 경제를 지키고자 배수진을 치고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주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키기 위한 3대 긴급 민생회복 예산을 확보해내야 한다. 부자감세 일부만 조정하면 이를 위한 예산 1조2천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필자는 민생현장 최일선에서 지역주민의 고충을 듣고 이를 해결하고자 전념하고 있다. 수원 장안주민의 숙원인 ‘신수원선(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예산을 확보했고, 많은 주민께서 고충을 토로하신 ‘그린스마트미래학교 1천억원’, ‘실내체육관급식시설 263억원’ 예산에 이어 ‘법정문화도시 등 185억원’과 배드민턴전용경기장 및 수원시체육회관 개보수 사업비 65억원을 확보해냈다. 최근에는 소음으로 고통받는 동원고·동우여고 학생들을 위해 고속도로 방음터널 설치 예산 12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교육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삶 속의 어려움을 살피는 민생정치야말로 지금 정부와 국회가 해나가야 할 일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