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교육현장을 가다 구리교복은행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구리교복은행’은 학생들이 입지 않는 교복을 기증받아 필요한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자원 순환을 통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졸업생이 기부한 교복을 재사용함으로써 의류 폐기물을 줄이고 새로운 교복 생산에 필요한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등 교복은행의 선순환 구조는 단순한 중고 거래를 넘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구리중에 ‘16개 중·고교 중고 교복 상설매장’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구리교육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구리교복은행은 2013년부터 관내 16개교의 중고 교복을 매년 2월 구리시청에서 집중판매 형태로 진행해 왔다. 그러던 중 구리중학교의 시설개방 허가로 2025년 3월부터 구리중 5층에 상설매장을 갖추게 됐다. 상설매장 이용 학부모들이 탈의실에 대한 지원 요청이 따르자 교육지원청은 즉각 탈의실을 설치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관내 13개 중고등학교에 교복수거함을 설치하고 졸업식 행사에는 졸업 가운 또는 사복 착용을 확대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이렇게 수거된 교복 물품은 세탁을 거쳐 2월 집중 판매와 상설매장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상설매장은 관내 9개 중학교(교문중, 갈매중, 구리중, 구리여중, 동구중, 토평중, 인창중, 서울삼육중, 장자중)와 7개 고등학교(갈매고, 구리고, 구리여고, 서울삼육고, 수택고, 인창고, 토평고)의 재킷, 셔츠(블라우스), 조끼, 바지(치마) 등 교복류부터 후드집업, 카디건, 맨투맨티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체육복(동복, 하복), 생활복 등 모두 15종류에 달하는 물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아울러 기성복 사이즈와 참고해야 할 교복사이즈에 대한 안내 등을 붙여 선택의 고민을 줄이고자 했고 학생들이 직접 입어볼 수 있는 탈의실을 한쪽에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구리 교복은행에서는 2024년 4천751점, 2025년 5천205점을 판매했으며 올해는 5천910점의 목록을 구비했다. 상설매장에서는 2월 집중 판매 이후 남은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은 지난 3월 ‘2026 구리 교복은행 상설은행 운영 안내’라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이 같은 행사를 알리고 최고 6천원에서 1천원까지의 품목별 판매가격을 고지했다. 수익금은 학교별로 판매된 물품 액수에 따라 전액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 상설매장 앞 긴 줄... “생활복 3개, 9천원에 샀어요” 3월27일 오후 5시. 구리중 5층 구리교복은행 상설매장 앞에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 혼자 오거나 학부모나 친구와 함께 온 학생들부터 학생 없이 학부모만 달려온 경우도 있었다. 구매자들의 행렬에 김은정 구리알뜰교복은행(비영리민간단체) 대표를 비롯한 자원봉사 학부모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이창수 지역협력팀장과 이수민 주무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날 상설매장에서 구리고 학부모 박선모씨는 생활복 3점을 구입했다. 박씨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상설매장의 운영 소식을 알고 알람까지 설정해놨다. 늦으면 구입이 어려울까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일찍 출발해 개장시간보다 30분 빠른 5시께 도착했다. 박씨는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니 많이 성장해 고1 때 맞춘 교복이 작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생활복으로 등교하고 많이 입어 보풀이 생겨 새로 살까 고민 했다”며 “마침 상설은행이 생겨 넉넉한 사이즈로 3점을 3천원씩 9천원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졸업사진을 찍을때 교복이 필요하면 조끼 등을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며 “아들을 키우는 데는 교복은행이 매우 유용하다”고 웃어 보였다. 구리여고 1학년 함지원양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이곳에 서둘러 왔다. 아직 하복과 생활복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여서 체육복을 입고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여분의 체육복을 구입하려는 목적으로 방문했다. 함양은 “제가 사려는 체육복은 사이즈가 없어 구입하지 못했지만 올해 장자중에 입학한 남동생 체육복은 살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추후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이곳에 있는지 확인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구리교복은행에는 100명이 넘는 구매자가 방문했다. 이날 최다 구매는 11점으로 3만6천원 상당이다. 인터뷰 줌-in 김은정 구리교복은행 대표 “학부모 함께 값진 봉사… 희망 장학금 결실” “교복은행에서 자원봉사하는 학부모들과 함께하다 보면 도파민이 나올 정도로 보람을 느낍니다.” 김은정 대표는 2015년부터 구리교복은행(구리알뜰교복은행)을 꾸려 오고 있다. 그는 구리고 학부모였을 때 교복선정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당시 업체에서 교복을 신입생 수만큼만 만들면서 재고가 없어 문제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자녀가 중고등학교 성장기를 지나다 보니 기장을 아무리 늘려도 한계가 있었는데, 교복업체에 문의해도 구입 자체가 어려웠다. 김 대표의 경험은 교복은행 운영에 밑바탕이 됐다. 김 대표처럼 새로운 교복이 필요한 학부모들은 여분의 중고 교복을 구입하려는 갈망이 컸고 교복은행에서 제공하는 중고 교복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는 “다른 옷은 남이 입던 것은 꺼리는데 교복은 중고여도 학생이나 학부모가 꺼리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상설매장에서 재킷이나 후드집업 등을 6천원, 셔츠·바지·체육복 등은 3천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함께하고 있는 운영진 8명이 관내 학교의 학부모회 임원들이라며 직장인임에도 일정을 조절하며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17:30∼19:00) 자원봉사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의 가장 큰 자부심은 수익금 전액이 학교 장학금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2024년에는 700여만원, 2025년에는 800여만원의 수익금이 모두 각 학교에 장학금으로 돌아갔다”며 “올해도 2월 수익금과 상설매장 판매 수익금을 합쳐 전액 장학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꿈꾸는 경기교육
박화선 기자
2026-04-16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