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마침내 거센 파도를 이겨냈다. 이재명 지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기사회생, 대권 가도에 파란불이 켜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판도 역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이 16일 이재명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이재명 대망론’에 불이 붙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20%를 기록, 1위인 이낙연 의원(28.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에서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의 당내 입지가 탄탄해지면서 대선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초 당내에선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대선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더욱이 당내 유력주자인 이낙연 의원과 경쟁할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민주당의 고민이었다. 당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이 의원 독주 체제로 가는 건 아무래도 위험 요소가 있다”며 “현 시점부터는 이 의원이 진짜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여러 검증 과정에서 관리가 안 되면 지지율은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간에 갑자기 꺽일 경우 대책 없이 대선을 맞게 되기 때문에 여러 주자가 나름대로 배치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한 이 지사의 족쇄가 풀리면서 ‘주가’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특히 이 지사가 그동안 경기도정을 통해 보여준 ‘실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낙연 대세론’을 위협할 만한 대권 주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남은 2년가량의 임기 동안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운 ‘이재명표 개혁정책’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러 정치적 사안과 관련, 자신의 강점인 ‘선명한 메시지’를 던지며 지지층 결집 및 외연 확장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당내 유력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과의 미묘한 긴장 관계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사가 지난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경험도 차기 대권 도전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당시 ‘변방 사또’를 외치며 대선 경선에 나선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거물’들 사이에서 저력을 입증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한민국 리더가 되려면 성장스토리와 확장성, 철학, 실적 등을 고루 갖추는 게 중요한데 이 지사는 이런 부분이 탄탄하고, 팬덤 역시 확고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며 “이낙연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 지사의 향후 행보에 따라 당내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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