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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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승객맞이 인천항 ‘들썩’

“시장 치킨이 맛있다면서요? 인천 전통시장의 기대가 큽니다.” 19일 오전 7시께 인천 중구 인천항 제1부두. 지난 2019년 10월 코로나19로 크루즈선 입항이 멈춘 뒤 3년 6개월 만에 독일 크루즈선인 하팍로이드사의 4만3천t급 ‘유로파(Europa) 2호’가 들어왔다. 승객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배에서 내린다. 인천에 첫발을 내디딘 1번째 승객 카렌씨는 환영의 의미를 담은 꽃목걸이를 받았다. 그는 “한국의 왕이 살던 궁과 한국에서 제일 높은 건물을 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크루즈선 승객을 맞이하는 인천지역 여행사 직원들과 전세버스 기사들도 모두 활기차고, 얼굴에 환한 미소가 보인다. 전세버스기사 서영식씨(62)는 “그동안 크루즈선을 타고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없어 지갑사정이 안 좋았는데, 3년 만에 외국인 손님을 태워 너무 좋다”고 했다. 여행객들의 가이드를 맡은 김성윤 크루즈갤러리㈜ 대표이사는 “독일에서 여행객들과 만나니 이제는 여행업이 회복하는 것을 실감한다”며 “인천에 크루즈가 자주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이날 국악 앙상블 공연과 전통의상 체험, 한글 캘리그라피 체험 등 이들의 입항을 환영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이 크루즈선은 승객 275명과 승무원 370여명을 태우고 지난 11일 홍콩에서 출항해 일본 오키나와·나가사키, 부산을 거쳐 이날 인천으로 들어왔다. 인천시와 IPA 등은 승객들이 인천항을 출항하기 전 인천 시내를 관광할 수 있도록 내항1부두에서 중구 신포시장과 월미도를 경유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일부 여행객들은 스마트도시 관광을 위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트라이보울과 G타워를 둘러봤다. 또 인천의 원도심인 중구 차이나타운과 신포시장을 4시간 동안 돌아보기도 했다. 게오르크 에밀씨(82)는 “인천에 처음 왔는데 치킨이 유명하다고 들었다”며 “인천 신포시장에서 치킨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특히 유정복 시장은 선박 선장 등 선사 관계자에게 기념패와 꽃목걸이 등을 주기도 했다. 유 시장은 “올해 인천항에는 이번 ‘유로파2호’를 포함해 크루즈가 총 11번 더 입항할 예정”이라며 “크루즈 관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IPA는 다음달 7일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재개장한다. 이 터미널은 2019년 4월 개장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등 여파로 3년 넘게 문을 닫아왔다. 최준욱 IPA 사장은 “3년 만에 인천항을 찾은 크루즈선과 승객, 승무원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천을 찾는 유로파 2호를 포함해 모두 12척으로 예상 승객 수는 1만8천여명 규모다. 다음달 7일 독일 튜이(TUI CRUISE)의 9만8천t급 마인 쉬프(Mein Schiff) 5호가 승객 2천800명을 태우고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에 입항할 예정이다.

인천 부평구, 오는 5월 미쓰비시 줄사택 국가등록문화재 신청

부평구가 일제강점기에 미쓰비시제강㈜가 노동자들을 강제 동원할 때 사용한 ‘미쓰비시(삼릉·三菱) 줄사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신청한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지난 16일 미쓰비시 줄사택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등록문화재 신청에 앞서 역사 문헌자료와 제반서류를 검토했다. 이에 따라 구는 오는 5월께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구는 지난 2021년 7월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과 활용 방안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구는 미쓰비시 줄사택 없애고, 주차 공간 부족에 따른 공영주차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건축 자산이 사라진다는 반발 등으로 인해 중단했다. 문화재청은 앞서 부평구에 미쓰비시 사택에 대한 문화재 보존 협조 요청을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아픈 역사를 담은 미쓰비시 줄사택을 부평구의 첫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해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지역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이 관리하는 군수물자 공장인 미쓰비시제강㈜ 인천제작소 노동자들의 합숙소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노동자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 장애인 수영선수 12명 상습폭행 감독·코치 4명 징역형…법정 구속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16일 장애인 수영선수들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상습폭행 등)로 재판에 넘겨진 전 인천시 장애인수영연맹 감독 A씨(49·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의 B씨(48·여) 등 전직 코치 2명에게는 징역 3년을, 또 다른 코치 C씨(30·남)에게는 징역 8월을 각각 선고하고, A씨와 같이 법정 구속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들은 감독, 코치로서 자폐성 장애가 있는 10~20대 선수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어겼다”며 “피고인들은 폭행 사실도 발설하지 못하게 강요한 정황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인지·표현 능력이 떨어져 폭력에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장시간 폭행을 견뎠다”고 덧붙였다. 정 판사는 “특히 A씨는 코치들에 의해 장기간 벌어진 폭력을 알면서도 자신도 상습 폭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나머지 피고인들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 등 2명은 2019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인천시 장애인수영연맹 소속 감독과 코치로 일하면서 수영장 곳곳에서 지적·자폐성 장애인 수영선수 12명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플라스틱 막대기가 부러질 정도로 장애인 선수의 발바닥을 때렸고, C씨는 한 초등학생 선수에게 45분 동안 ‘엎드려뻗쳐’를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부 노조 “학교 급식실 근무환경 개선하라”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9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숨진 조리실무사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인천지역 학교급식 노동자들은 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실의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조합원 20여명은 16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산재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교육청에게 폐암 확진자, 이상소견자에 대한 치료 및 지원방안, 환기시설 및 노후시설 개선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4일 근로복지공단은 조리실무사 50대 A씨에 대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0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입원 치료를 받다가 8일 만에 사망했다. 평소 별다른 지병이 없던 그의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파악됐다. 조리실무사로 17년가량 근무한 A씨는 쓰러질 당시 식판 세척 작업을 하는 세척실에서 근무 중이었다. 그가 쓰러진 날은 급식실 작업환경을 측정하는 날이었으며 당시 조사 결과 세척실 후드 상태가 나쁘고 바깥 공기 유입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천지역 학교급식 노동자는 폐암 이상 소견자가 전국에서 3번째로 많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이 발표한 ‘학교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결과, 인천 학교급식노동자는 이상소견자가 1천830명으로 47.73%에 이른다. 양성 폐결절 816명, 경계선 결절 41명, 폐암 확진자 3명 등이다. 폐결절 진단을 받은 조리실무사 고혜경씨(55)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1끼 먹인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한 대가가 폐병”이라고 했다. 노경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사무국장은 “폐암의 원인인 조리흄은 노출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시급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조리실무사 1인당 120~130명을 맡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공단 수준인 60~70명으로 담당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래 전에 지은 학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당장 개선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인력을 늘리고, 환기시설을 설치하는 등 학교급식노동자의 노동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