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보] 이천 물류창고 뒤덮은 화마로 38명 사망 등 수십명 인명피해

이천의 한 물류창고가 약 5시간 동안 화마에 뒤덮이면서 38명이 사망하는 등 수십명에 달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더욱이 건물 내부에 사망자로 추정되는 시신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돼 피해 현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2008년 이천 냉동물류창고 화재’의 악몽이 재현됐다.

2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30분 기준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3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상 1명ㆍ경상 9명을 포함한 총 인명피해는 48명에 달한다.

이날 화재는 오후 1시께 물류창고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에서 대피한 현장 근로자 중 일부가 용접ㆍ용단 등 화기를 사용한 불꽃작업을 하던 도중 불이 났을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더욱이 이 창고는 완공을 2개월 앞두고 마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화재가 발생한 이날 역시 지하 2층에서 마감재 작업이 이뤄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담배꽁초 등이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날 아직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탓에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화재 당시 이 물류창고에는 9개 업체 소속 78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현장 출동과 함께 경찰 등 관련 기관에 상황을 전파했고, 약 20분 뒤인 오후 1시54분에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가 발령되면 화재현장의 관할 소방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5~6곳 소방서의 모든 소방력이 동원돼 진화작업에 참여한다. 소방당국은 이후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진화 및 구조에 돌입했으며, 오후 2시32분께 긴급구조통제단이 현장에 도착해 안전한 진화작업을 위해 외부인 진입을 모두 차단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큰 불길을 잡았으며, 이날 오후 6시41분 완진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형화재 발생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후 4시30분께 현장을 찾아, 상황을 보고받고 지휘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현장을 찾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공사 마감을 위해 우레탄폼 등 가연성 물질로 작업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현장에서 진화와 구조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명피해 현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천에서는 2008년 1월7일 호법면에 있는 한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근로자 4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김정오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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