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가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은 2일 유가족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를 이어갔지만, 갑작스레 올라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일부 유가족은 울부짖으며 사랑하는 가족을 애타게 불렀다.
이날 오전 10시께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화재 관련 합동분향소에 머무는 유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을 하는 모습이었다. 유가족들은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다가도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은 듯, 제단 앞으로 가서 영정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이날 제단에는 희생자 38명 중 37명의 영정과 위패가 마련됐다. 합동분향소는 모든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일반 조문객은 받지 않을 계획이다.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유가족은 제단 앞에서 “엄마 왔다. 내 새끼. 엄마 왔는데 말 좀 해봐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희생자의 영정 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보고 싶다”는 말만 되뇌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일부 유가족이 머물고 있는 화재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날은 토요일인 탓에 유가족 대부분은 숙소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모가실내체육관 내부에 유가족이 많지는 않았으나, 남아있는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을 흘리며 소리 내 울기도 했다. 넓은 모가실내체육관 내부에 유가족들의 오열과 흐느낌 소리만 가득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께 화재현장 내부에서 아직 수습되지 않은 유해 일부와 유류품 등을 찾기 위해 정밀수색에 나서고 있다. 이번 수색에는 과학수사요원 13명과 포크레인 2대가 투입됐다. 포크레인 장비가 건물에 쌓인 화재 잔해물을 걷어내면 과학수사요원들이 내부로 들어가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정밀수색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는 합동감식과는 별개 작업으로, 희생자의 유해 및 유류품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오ㆍ채태병ㆍ장희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