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편흥진 경기도관광협회장

‘머물다 가는 관광지’ 재도약… 경제 활성화 선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경기도 관광업계가 다시 일어서도록 민관 협력을 통한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기도 관광업은 코로나19와 함께 큰 과도기를 겪고 있다. 단체관광 부분에서 위축이 심해졌고, 변화의 속도 역시 빨라졌다. 특히 대형 여행사들이 온라인 여행 대리점(OTA, Online Travel Agencies) 플랫폼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게 되면서 지역 관광업계는 더욱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내 800여개 회원사들이 뜻을 함께 하는 경기도관광협회도 코로나19라는 대형 장애물을 만나 도내 관광업계에 닥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분주하다. 지난 1975년 여행업계에 뛰어들어 2020년부터 경기도관광협회를 이끌어온 편흥진 경기도관광협회장을 만나 경기도 관광산업의 현안과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Q. 경기도관광협회가 경기도 관광업계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A. 핵심은 경기도내 관광사업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의 어려운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경기도에 제언하며, 나아가 경기도 관광발전을 위해 민·관 협력을 도모하는 역할이다. 경기도관광협회는 지난 1961년 12월 창립총회를 열고, 1962년 5월 교통부장관의 승인을 거쳐 1963년 2월 경기도로부터 인가받은 비영리관광단체로 출발했다. 여행사, 호텔, 관광식당 등 경기도 소재 관광업체 800여개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협회는 경기도 관내 관광사업인의 유대를 강화하고 친목을 도모하며, 관광객 유치증대와 건전한 관광사업 진흥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탄생했다. 코로나19로 업계가 정신없던 2020년 5월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협회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하다가 대의원들의 추대로 회장에 취임한 만큼,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에 협회를 잘 이끌어 달라는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현재 경기도 관광 산업과 정책 등을 평가하자면. A. 경기도는 수도 서울과 인접할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관광객 유치나 정책을 펼치는데 있어 집중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도내 관광업계가 존폐의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경기도가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중소기업자금 융자, 관광업계 체질개선 지원, 여행업계 및 관광사업체 특화지원, 방역물품 지원, 관광사업체 영업용 자동차보험 지원, 사업장 임차료 지원, 관광 업계 활성화 지원, 경기도관광홍보물 제작 지원, 관광업계 운영 지원, 산업관광 상품 개발 지원, 관광버스 운영 지원 등 코로나19 피해 업체의 경영 회복 지원에 신속한 대응으로 힘써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Q. 경기도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한 주요 성과가 있다면. A. 지금처럼 관광마케팅이 보편화되기 전인 지난 2000년부터 각종 팸투어와 국내 관광 박람회, 해외 관광 박람회, 관광 설명회, 프로모션 사업 등 정부나 지자체의 각종 행사·축제에 협력해 선도적 역할을 했다. 특히 당시 관광 마케팅 분야를 개척하고 선도한 데 있어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코로나19로 경기도 관광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는데,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가. A. 코로나19 감염병이 아직도 종식되지 않고 있어 관광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관광업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다. 관광시장이 단체관광보다 개별관광이 더 많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국내외 관광객들의 단체관광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제선 여객수가 60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 국제선 여객수 1천30만2천여명에 비하면 10%도 되지 않는 수치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마치 정상화된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 안타깝다. 휴업이나 폐업으로 종사자는 회사를 떠난 상태다. 또 시장 회복은 더뎌 다시 복귀하는데도 쉽지 않아 인적자원 생태계마저 무너진 상태로, 와해된 생태계 복구를 위해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과 근본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Q. 경기도 관광의 발전을 위해서 민관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나. A. 지역주민의 관광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지역 업체 이용과 지역 방문을 당부하고 싶다. 또한 이러한 협력을 통해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창출에도 노력해야 한다. 개별여행이 단체여행을 앞지른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됐다. 관광사업자는 이런 여행트렌드 변화에 대비해야 하고, 단체여행만의 장점도 있어 특화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Q. 앞으로 경기도관광협회의 나아갈 방향은. A. 일차적으로 조속한 코로나19 극복을 통해 관광산업의 생태계 회복과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노력하고, 향후 경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하는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 유도 및 편의서비스를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도내 중점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관광, 숙박, 쇼핑, 식사, 운송, 안내 등 관광통합관리시스템(원스톱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이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관광객 유치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랜드마크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모델이기에 앞으로도 민간 단체로의 역량을 다하겠다. Q.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관광은 사치가 아닌 자신의 삶을 재충전하고 치유하는 행위다. 삶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삶을 영위하시기를 바란다. 또한 관광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경제성이 높고 자원소모율이 낮은 무공해 산업으로 관광은 자연·생태·사회·문화와 접목돼 문화재, 예술, 산악, 해양 등이 포함된다. 또 관광개발은 교통수단, 건설, 광고 등이 포함돼 관광개발로 그 지역 주민의 소득이 향상되고 고용이 확대되는 등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 최현호기자 / 사진=조주현기자

[경기만평] 민생은 어쩔…

[아침을 열면서] 에센셜리즘과 화광동진

중국의 수필가 린위탕(林語堂)은 “삶의 지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데 있다”고 말했다. 에센셜리즘(Essentialism ; 본질주의)을 좇아 필요한 때 필요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에센셜리스트(essentialist ; 본질주의자)가 되라는 말이다. 최근에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읽었다. 『에센셜리즘(Essentialism)』(그렉 메커운, 김원호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21.)이다. 요약하면 잡다하게 이 일 저 일 손대거나 관심 두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나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에센셜리즘이란 말의 원래 뜻은 본질주의로, 사물의 핵심 의미를 추구하는 걸 말한다. 이를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행동에 적용했다. 이 일 저 일 여러 가지 일에 관심을 쏟거나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남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하는 행동을 살펴서 필요 없는 건 버리고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일 하나를 선택해서 성취하는 데 힘을 쏟으라고 충고하는 책이다. 막 소설가로 등단해 활동하던 젊은 시절, 소설가 김동리 선생님으로부터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 쓴 글 한 폭을 받았다. 김동리 선생님은 세배를 오거나 방문하는 사람 가운데 특별히 눈길 가는 분의 이름을 기록해 두고(대학노트에 빼곡하게 이름을 적는다) 마음 내킬 때 휘호를 준비해 건네주는 걸로 유명하다. 순서대로 주는 게 아니라 건너뛰기도 한다고 했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장부에 기록은 됐어도 언제 글을 받을지 모른 채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다. 미리 써 달라고 채근해도 소용없다. 그냥 기다린다. 짧게는 몇 개월이 될 수도 있고 길게는 몇 년이 지나도 못 받는 분도 있다. ‘화광동진’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빛을 감추고 먼지 같은 하찮은 일들과도 잘 어울리며 살라’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자기 재주를 뽐내지 말고 겸손하게 세상과 잘 어울리라는 말이다. 『에센셜리즘』을 읽다가 불현듯 이 ‘화광동진’이 생각나서 옷깃을 여몄다. 내 재주만 믿고 이 일 저 일 붙잡다가 혹여 놓친 건 없는지 누군가에게 내가 잘났다고 으스댄 일은 없는지 나 혼자 다 해결할 줄 안다고 세상일을 간섭하며 나서지는 않았는지 잠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살폈다. 이 생각 끝에 나를 더 단단히 다잡은 게 바로 ‘화광동진’이다. 노자는 ‘무위이화(無爲而化)’, 즉 무엇을 억지로 고치고 다듬지 말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살라고 했다. 이 역시 화광동진이다. ‘나’를 주체로 세상을 끌고 가지 말고 객체로 세상과 어울려야 나도 세상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함께 참 행복을 누리며 사는 ‘무위이화’다. 김호운 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인천의 아침] 펜션 가꾸기와 꺾꽂이

인천에는 전국 팔도의 사람이 모여 산다. 필자 친구의 손아랫동서는 강원도에서 인천으로 와 직장에 다녔다. 그러다 친구의 처제를 만나 결혼해 부평에서 살다가, 지금은 은퇴해 고향에 돌아가 펜션을 운영한다. 몇 년 운영하다 적적해선지 처제가 언니와 형부까지 불러대는 통에, 친구도 동서 따라 이사 가서 펜션을 운영하며 가까이 살고 있다. 요즘 친구 아내는 산과 들의 야생화나 나무들 꺾꽂이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뒷마당 비닐 온실에는 화분마다 여기저기서 옮겨온 이름 모를 가지들이 재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줄기나 가지를 꺾어 화분 흙에 심기만 하면, 저 영산홍처럼 저마다 뿌리를 내려 꽃이 핀다고 한다. 어떤 가지는 나중에 이파리나 꽃이 나오고서야 무슨 나무인지 알게 된다며 신이 나서 그 이름을 알려준다. 사람의 처지도 비슷하여, 강원도로 간 친구도 평창에 뿌리를 잘 내리고 산다. 이따금 인천 친구가 방문해 옛정을 뿌리고 가면, 잠깐 추억에 힐끔 적적함이 보일 뿐이다. 친구 처제와 동서는 꽤 부지런해서 작년엔 안목항이 보이는 언덕 위에 자매처럼 마주 보는 펜션 두 채를 더 지었다. 몇 년 전 바닷가 근처의 오래된 가옥을 샀었는데, 그걸 방 7개짜리 농어촌 민박 시설 2동으로 예쁘게 탈바꿈시켰다. 언덕 위에서 비추는 등대 불빛을 가리지 않게, 6층까지만 건축허가가 났다 한다. 친구 처제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꿈같은 건물을 꾸몄으니 한 동을 언니에게 운영하라고 권하지만, 언니는 “너는 아직도 나를 모르느냐?”면서 꿈적도 하지 않는다. 언니는 꺾꽂이에 빠져 있고 동생은 등대 아래 하얀 펜션에 빠져 있다. 언니는 앞뜰의 자갈밭 틈에서 나오는 꽃이 밟힐까 못내 안쓰럽다. 뽑아 꽃밭에 옮겨심으면 오히려 죽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도 귀하다고 손이 많이 가면 제대로 크지 못하고 스스로 핀 꽃이 더 강인하다며 활짝 웃는다. 어딜 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멈춰도 주변의 삽목(揷木)할만한 가지들을 찾느라 어느 틈에 사라져, 친구는 아내를 찾느라 정신이 나간다고 엄살이다. 친구 처제는 언니가 펜션 주변에서 골라 놓은 돌무더기로 새 펜션을 단장하겠다며, 오늘도 씩씩한 동서와 새벽부터 트럭을 몰고 평창에 와서 돌을 잔뜩 싣고 다시 안목항으로 갔다. 안목항 앞바다에, 살아있는 듯 일렁이는 파도에 햇살은 부딪혀 반짝이고, 밤 항구로 돌아오는 배에 등대 불빛은 반짝이는데, 오늘도 좋은 날들이 어딘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 무엇이 가려, 이 푸른 바다를 우린 그동안 못 보았을까. 이홍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지지대] 전염되는 자살

‘베르테르 효과’라는 게 있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나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 여겨 모방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이다. 18세기 괴테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베르테르가 권총 자살을 하면서 책을 읽은 독자 중 수십명이 베르테르처럼 자살을 한데서 유래됐다. 실제 1962년 배우 마릴린 먼로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이후 같은 달에만 300여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망, 2003년 홍콩 배우 장국영의 투신 자살 후에도 일반인의 모방 자살이 잇따랐다.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 같은 인간이기에 비슷한 갈등과 고통을 갖고 있다.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갈등하고 자살하면, 자신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 같은 방법을 택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자살은 또 다른 자살을 부른다. 자살은 전염된다. 보건복지부가 며칠전 발표한 ‘2015~2021년 심리부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리부검 대상자 10명 중 4명(42.8%)은 자살 사건으로 가족 또는 친구·지인을 잃은 유족이었다. 심리부검은 자살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자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것이다. 조사 결과 자살 유족의 80%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했고, 60%는 목숨을 끊을 생각을 했다. 2020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3천195명에 달했다. 학계는 가장 가까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매년 7만명 이상의 자살 유족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자살 유족의 사망 위험은 남성 8.3배, 여성 9배로 높다. 특히 자살자가 남편인 경우 16배, 아내인 경우 46배 증가한다. 국내연구에서도 유족의 자살계획 경험이 일반인보다 8.6배 높았다. 자살한 사람이 주변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친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강하게, 더 오래 받는다. 경제적 문제나 건강악화, 실패 또는 상실 등 취약한 상황이면 영향이 더 크다. 한 사람의 자살을 가볍게 봐선 안된다. 개인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인식, 자살 사망자 주변인에 대한 심리 상담·치료 등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사설] 켄타우로스의 확산 막을 선제 방역 시급하다

코로나19 6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만8천551명 발생했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1천914만6천180명으로 늘었다. 이틀째 7만명 수준을 이어갔다. 1주 전인 16일보다 2만7천241명(66%) 늘었고, 2주 전인 9일에 비하면 무려 4만8천278명(238%) 증가한 규모다. 24일 0시 기준도 역시 증가했다. 주말이라 검역건수가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6만5천433명의 확진자가 발생, 지난주에 비하면 2.5배 증가한 것이다. 일요일 기준으로 13주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6월27일 저점인 3천423명을 찍은 뒤 1주 단위로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확진자는 24일 0시 기준 1만7천297명으로 전국 최대다. 물론 인구가 전국 최다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막강한 전파력을 가진 켄타우로스 변이(BA.2.75)의 확산 조짐이다.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켄타우로스 확진자가 지난 14일 발생한 이후 벌써 3명이 발생했다. 이는 이미 국내에 켄타우로스 환자가 지역 확산이 됐다는 증거이다. 켄타우로스의 지역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내달 중순에는 3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에 방역당국은 25일부터 요양병원·시설 등에 대면면회를 중단하고, 시설 종사자는 주 1회 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먹는 치료제 94만명분을 추가 구입하는 한편 병상 4천개를 재가동하고 전국 임시선별검사소 및 검사·처방·치료를 모두 담당하는 ‘원스톱 진료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역대책은 오미크론 유행 당시에 썼던 기존 대책의 연장에 불과하다. 반면 치료를 위한 지원은 오히려 줄었다. 유급휴가를 받지 못한 코로나 입원·격리자에게 지급돼온 생활지원비는 기준 중위소득 100%(4인 가구 512만원) 이하로 대상이 줄었으며, 모든 중소기업에 최대 5일 제공됐던 유급휴가비 역시 30인 미만 기업 근로자로 축소했다. 또한 확진자 의료비 지원 대상도 줄었기 때문에 확진된 노동자들이 출근할 수밖에 없어 자연히 집단감염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6차 대유행을 막으려면 무엇보다도 선제 방역이 중요하며, 이는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휴가철 이동 등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과거의 방역대책만 되풀이 하고 있다. 정부는 과학방역을 하겠다고 약속만 했지 획기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켄타우로스가 만연되기 전에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선제 방역대책을 마련, 6차 대유행을 막아야 한다.

[사설] 이번에는 의장 선거 금품 살포 압수수색/바람 잘 날 없는 성남, 행정은 언제 하나

검찰이 성남시의회 신임 의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 관련이다. 신임 박 의장은 지난 8일 제273회 임시회에서 선출됐다. 1~2차 투표에서 과반 특표가 없어 3차 투표까지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장이 모 시의원에 수백만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넸다는 의혹이다. 관련 고소장이 접수됐고, 검찰이 박 의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다. 의회 공백 내지 타격이 상당 기간 불가피해 보인다. 의회 여야 모두 ‘엄정한 수사’를 주장했지만, 내용은 다르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의혹이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내부 문제’라는 입장이다. 성남시의회 여야가 싸잡아 비판 받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의장 선출 과정에 있었던 국민의힘 내분을 지적하는 듯 하다.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정한 의장 후보는 이모 의원이었다. 의원 총회를 열어 정식으로 선택한 당 후보였다. 박 의장이 이 결정에 반발하며 나섰다. 민주당 강 모 의원과의 3파전이 벌어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의 복잡한 상황이 생겼다. 박 의장이 작성한 서약서, 사임서 등이 있다. 국민의힘 내부 결정에 불복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민주당과 야합해 의장에 당선되더라도 사퇴하겠다는 사임서다. 시민 모르는 사이에 빚어졌던 개원 전 잡음이다. 결국 3차 투표까지 가서 박 의장이 선출됐다. ‘국민의힘 잡음’이라는 민주당 주장이 일응 일리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시민의 눈에는 구별해 보일 게 없다. 그저 새로운 성남시의회 잡음이다. ‘또 성남이야’ 소리가 나온다. 도대체 성남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전임 시장이 독직 비위로 임기 내내 송사에 휘말렸다. 대선에서는 대장동이라는 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성남 FC 후원금 의혹도 터졌다. 이 의혹들이 검찰에서 반 년 째 수사 중이다. 여기에 감사원도 백현동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있다. 신임 시장이 인수위부터 앞선 의혹들을 조사한다며 조직을 만들었다. 검찰, 경찰, 감사원, 자체조사가 다 붙었다. 끝난 것은 어느 것 하나 없다. 전임 시장 문제야 본인 불출마로 끝났다고치자. 나머지는 여전히 수사 중이다. 이재명 전 시장 관련 수사는 일부에서 ‘수사 피로감’을 얘기할 정도로 질질 끌고 있다. 의욕적으로 내걸었던 시의 자체 관련 조사도 별다른 진척 소식이 없다. ‘성남 관련 수사’라는 화두만 되레 키우고 있을 뿐이다. 이제 신임 시의회 의장이 검찰을 오가야 하는 상황까지 불거진 것이다. ‘창피해서 못 살겠다’는 시민 목소리가 괜한 불만이 아니다. 다른 시에서는 이런 저런 청사진이 나오는데, 성남시에서는 이런 저런 수사 얘기만 나온다. 이러면서 행정은 언제 할지 모르겠다.

안양 범계평화공원 임시검사소 시민행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