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뻥튀기식 불법 코로나 건강모니터링 수사로 밝혀내야

코로나19는 지금의 세대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재앙으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했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린다. 그런데 이 공포와 혼돈의 와중에서도 진료 실적 부풀리기로 수익 올리기에 급급한 의료기관들도 있었다니(본보 6월8일자 1면) 혀를 찰 일이다. 인천지역의 일부 코로나19 재택치료 지정 종합병원들 얘기다.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인천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역 내 종합병원 20곳을 코로나19 관리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만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와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전화상담을 통해 재택치료 건강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하는 지정 의료기관이다. 이들 병원은 환자 1명당 하루 2회 건강모니터링을 하고 8만860원씩을 받는다. 비대면 전화상담 진료지원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의료인(의사 간호사)은 미리 선정돼 관할 보건소로부터 고유의 ID를 부여받는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당수 병원에서 의료인 1명의 ID로 여기저기서 중복 접속한 기록이 반복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비자격자 또는 무자격자를 동원, 의료인 ID를 공유해 전화상담 실적을 부풀리지 않았느냐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의혹은 사실로 확인된다. ‘의료인 ID별 로그인 시간 및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에 따르면 인천지역 지정병원 20곳 중 6곳에서 불법적인 건강모니터링 기록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들 병원에서 나온 중복접속 기록을 보면 1분 사이에 같은 ID로 2회 이상 로그인 되거나 컴퓨터의 IP 주소까지 달라지기도 했다. 실제 한 병원에서는 로그인이 된 뒤 3초 만에 다른 통신망을 통한 동일 ID의 접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병원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만 51회의 중복 접속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어느 한 병원에서는 의사 5명과 간호사 5명이 하루에 환자 1천202명(전화상담 2천404건)에 대한 모니터링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9천700만원이 넘는 수익이다. 사실로 드러난다면 중대한 개인정보보호법 및 의료법 위반이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꼼꼼한 혜택 등으로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이같은 불법 의료행위는 우리 건강보험의 토대를 위협하는 것이다. 이런데도 인천시는 조사 권한이 없다는 등 미온적 태도라고 한다. 조속히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해 코로나19 사태의 혼란을 틈탄 불법 행위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사설] 2030 지방의원 증가, 청년정치 활성화 기대한다

6·1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의 의회 진출이 크게 증가했다. 30대 이하 지방의원 당선인은 광역의원 83명, 기초의원 333명이다. 광역 46명, 기초 192명이 당선된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기초의원은 30대 이하 비중이 처음으로 전체 의원 수의 10%를 넘었다.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나이가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져 10대 당선인도 처음으로 1명 탄생했다. 최연소 당선인은 고양시 기초의원 비례대표로 뽑힌 국민의힘 천승아(19) 후보다. 경기도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제11대 경기도의회 의원 156명(지역구 141명, 비례 15명) 중 20명이 20~30대다. 20대 5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당선인 중 초선의원은 109명으로, 약 70%가 새 얼굴로 교체됐다. 정당별 의석은 국민의힘 78명, 민주당 78명으로 거대 양 당이 절반씩 차지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의석이 똑같아 조례와 안건 심의·의결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양 당의 독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소수정당이 1명도 진입하지 못한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경기도의원 20명(12.3%)이 2030세대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대 도의회에서 30대가 5명이고, 20대가 1명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결과다. 2030세대의 약진은 청년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주요 정당이 청년을 적극 공천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에서 청년과 정치신인에게 가산점을 줬고, 민주당은 청년을 30% 이상 의무적으로 공천했다. 청년들의 지방의회 진입이 늘었지만 청년정치가 얼마나 구현될 지는 미지수다. 전체 인구대비 비중도 여전히 낮은 편이다. 청년 정치인들이 풀뿌리 정치부터 배우고 경험을 쌓아 미래 일꾼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기성 정치인들이 문을 활짝 열어줘야 한다. 젊은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의정활동에 반영돼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청년들의 참여는 그들의 주요 관심사인 일자리나 주거 문제 등을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들이 정당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야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데 소홀했다.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제대로 훈련받고, 경험을 쌓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풀뿌리 지방정치로 시작해 보다 큰 정치 무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성장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김종구 칼럼] 이재명·김동연, 그들은 곧 경쟁자다

-2006년 6월 어느 날이다. 손학규 지사와 앉아 있다. 퇴임하는 그를 찾은 자리다. 그가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그래, 팔당호 준설 아주 좋은 거야. 나도 해보려고 했는데. 열심히 해” 상대는 도지사 당선인 김문수다. 더 없이 다정한 말투가 생생하다-. 그 뒤, 둘은 갈라섰다. 대선이 둘을 갈랐다. 내게 남은 짧고 강한 추억이다. 경기도지사들의 퇴임 후가 그랬다. 친했다가도 대선 가면 갈라섰다. 이인제와 손학규, 손학규와 김문수, 김문수와 남경필.... 이제 그때 그 경기도가 아니다. 정치적 무게가 엄청 커졌다. 정치적 색깔이 분명해졌다. 전국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서울도 5%p 넘게 쏠렸다. 하지만 경기도는 전혀 다른 5%p를 택했다. 석 달 뒤 선거에서 또 그랬다. 전국이 국민의힘 일색이었다. 이번에도 경기도는 홀로 민주당이었다. 독립한 1천300만의 표밭이다. 그때는 이런 힘도 없었다. 경선에서 떨어지고, 대권 근처도 못 갔다. 그런 경기도를 두고도 서로 경쟁했다. 이제 더 할 거다. 김동연 당선인이다. 호남·제주를 뺀 유일 민주당이다. 선거 기간 내내 조명을 받았다. 개표는 차라리 9시간짜리 드라마였다. 5천만 시선을 붙잡은 이벤트였다. 기다렸다는 듯 등장한 기사가 있다. ‘김동연=대권’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음 했다’고 썼다. 예상되는 다음 기사가 있다.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기사다. 어느 기관, 어느 언론이 곧 발표할 거다. 아마도 ‘김동연’이 쑥 올라가 있을 거다. 거기 따라붙을 기사는 이런 거다. ‘김동연 급부상.’ 불쏘시갯 거리가 많은 그다. 불 타 오를 재료가 많다. 충청도 출신도 그 중 하나다. 대권에 캐스팅 보트 지역이다. 준비된 충청 대망론이다. 여기에 흙수저 시절이 극적이다. 상고를 졸업한 은행원이었다. 일하면서 입법고시, 행정고시에 붙었다. ‘이생망’엔 더 없는 꿈이다. 나라 경제를 큰 틀에서 책임졌다. ‘경제’를 소망하는 유권자 기대에 맞는다. 이런 그가 경기도에서 기회를 찾은 듯 하다. 강해진 경기도 정치를 품게 됐다. 듬직한 대권행에 올랐다. 이쯤에서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그러면 이재명은?’, ‘이재명과의 관계는?’ 둘의 호칭은 같다. ‘이재명 지사님’이고 ‘김동연 지사님’이다. 안 그래도 닮은 꼴이었다. ‘이재명’도 지독히 가난했다.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다. 야간 대학을 다니며 사법시험에 붙었다. 성남 재야에서 힘겹게 정치했다. 그의 행정도 늘 경제와 연결돼 있다. 대권 구호도 ‘경제 살릴 후보’였다. 대권행 경기호에 미리 올라타 있다. 둘 다 대권 후보라서 문제다. 모두 5년 뒤를 보고 있다. 모두 경기도를 안방 삼을 기세다. 이게 가능한가. 하나의 경기도에 두 잠룡이 가능한가. 단일화는 대선 패배로 끝났다. 승리한 단일화는 충돌하지 않는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을 각자 분점 한다. 패배한 단일화는 충돌한다. 원래로 돌아가 다시 경쟁한다. 이재명〈2022〉김동연은 패배한 단일화다. 2027년 대권에서 다시 붙을 경쟁자다. 1천300만 경기도의 주인을 가려야 한다. 이게 둘 앞에 놓인 정치다. 그래서였을까 ‘김동연 발언’ 몇개가 주목 받았다. “(김혜경씨 법카 의혹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언론이 ‘홀로 서기일지 모른다’고 썼다. 아니라고 해서 넘어갔다. “(김포공항 공약은) 토론 과정이 없어 문제다”. 언론이 ‘홀로 서기가 맞다’고들 썼다. 곧바로 투표날이어서 넘어갔다. 당선 후 발언이 있다.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혁신’ 얘기도 여러 번 나왔다. 언론은 이제 의심하지 않는다. 단정한다. ‘김동연 정치 시작’이라고 쓴다. 속내를 누가 알겠나. 언론도 짐작해 더듬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꾸 그의 말을 받아 쓴다. 여기엔 언론이 깔고 있는 전제가 있다. ‘이재명 김동연은 경쟁할 것이다’ 또는 ‘둘은 언젠가 갈라 설 것이다’. 이런 잣대로 보니 자꾸 분석하는 것이다. 짐작컨대 이 잣대는 앞으로도 한참 갈 것 같다. 인사(人事) 때마다, 정책(政策) 때마다 등장할 것 같다. 둘의 인사가 어떻게 다른 지, 둘의 정책이 무엇이 다른 지 계속 분석할 것이다. 그런 게 언론이고 그런게 유권자다. 원치 않은 승부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용소에 잠룡(潛龍)은 하나일 수 밖에 없다. 主筆

[천자춘추] 영희 언니

“아니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대. 칠칠은 사십구...그냥 사십구살이라고 생각해야지.” 홍삼 진액을 먹으며 올해 77살 영희 언니가 말했다. 영희 언니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지인의 엄마다. 4년 전 남편을 여읜 그녀는 딸과 함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두 명의 죽마고우가 있으며 가수 박창근의 콘서트로 설레고 장범준의 광고송이 나오면 어쩜 이렇게 노래 하나로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냐며 아이처럼 좋아한다. 영희 언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물학적 나이 차이를 잊게 된다. 딸은 자신의 엄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종종 나이가 아깝다고 했다. 나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노인의 상(象)을 비껴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묵은 생각을 고쳐가는 중이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노인의 주름진 겉모습은 늙고 보잘것없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고령인구는 총인구의 12.7%로, 오는 2026년에는 20%에 접어들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후 돌봄 공백이 생기며 늘어가는 노인의 숫자는 돌봄의 무게를 가중시킨다.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낙인은 노인과 약자들의 몫이 되었다. 영화 〈69세〉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미처 치우지 못한 노인에게 분리수거의 대상으로 빗대며 던진 편의점 알바생의 조롱 섞인 비아냥은 보이지 않는 현실의 한 장면이다. 대담집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에서 나이가 들면 육체의 기운이 많이 드는 어떤 활동은 어려울 수 있지만 정신적 활동은 나이가 들어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한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올해 76세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은 1947년생으로 마사 누스바움과 동갑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퇴화하는 이유가 노인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답답한 정치 뉴스를 보며 노인들이 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영희 언니의 말에 담긴 자조 섞인 미안함은 노인의 것은 아니다. 노인 자살률 1위, 고독사로 사라지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누구 때문일까. 정상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바깥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삶은 시민과 정부의 인식 밖에서 뱅뱅 맴돈다. 한국 노인인력개발원에서 2020년 노인 일자리 사업참여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노인의 77.3%는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는 응답이 나왔다. 그러나 노동환경에 있어서 단기일자리의 특성을 띠고 있다는 면에서 빈곤을 경험하는 노인의 경우 삶의 불안정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노인이라는 과정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노인이라 불리기도 아까운 이 땅에 수많은 영희 언니가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는 노인이라 불리는 모든 사람에 대한 존중감을 가지고 사회적 구성원으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정서희 인권교육온다 활동가

[기고] 공공조형물, 멋진 예술품으로 거듭나길

공공조형물은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상징탑에서부터 설치미술, 조각, 벽화 등 다양한 형태로 설치된다. 이런 조형물이 전국에 2만 개가 넘는데, 이 중 상당수는 먼지로 뒤덮여 있거나 녹이 슨 채 방치되거나,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지 못한다. 이러한 조형물이 과연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예술품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예술작품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거리 곳곳에 설치된 공공조형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위화감을 느끼게 하거나 작품 설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무슨 의미를 주는지도 모르는 조형물도 적지 않다. 공원, 광장, 거리 곳곳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흉물스러운 조형물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미술계에 따르면 조형물에 대한 지자체의 심의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며, 건물 준공 막바지에 심의가 들어오면 준공 일자에 맞추기 위해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설치와 준공검사가 끝나면 행정적인 개입도 어려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법 취지를 살리면서 최적의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함량 미달의 공공조형물 설치를 막으려면 지방의회 견제가 필요하고, 설치 완료 전에 작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것을 강조한다. 공공조형물의 무분별한 설치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건립 기준 마련, 엄격한 사후 관리 등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선도 절실하다. 아름답게 관리된 공공조형물은 예술적 상상력으로 삭막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가 하면 색다른 볼거리로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도시 이미지를 좌우하는 조형물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멋진 예술품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동석 직업상담사

인천시, 재택치료 지정 병원 불법 건강모니터링 봐주기 도넘어

인천시가 코로나19 재택치료 지정 종합병원의 불법 건강모니터링(경기일보 8일자1면)에도 조사에 나서거나 수사의뢰를 하지 않아 병원의 비호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재택치료 지정 병원들은 ‘재택치료환자 관리료’ 명목으로 환자 1명당 1일 8만860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으며, 병원당 1일 재택치료환자 관리료가 최대 1억원을 넘는다. 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일부 병원의 진료지원시스템 중복접속을 인지하고도 자체 조사는 물론 경찰에 수사의뢰조차 하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료지원시스템 중복접속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시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재택치료 등을 맡은 이들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 시로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으로 지정받은 병원 20곳 중 6곳에서는 지난 2~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질 당시 특정 의료인의 ID에 대한 진료지원시스템 중복접속이 확인됐다. 중수본 관계자는 “당초 시스템 매뉴얼 등에 보안 등을 이유로 ID공유는 금지했다”며 “ID공유는 자칫 비의료인 등의 중복접속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병원 지정·해제 및 ID발급 권한을 갖고 있어, 지자체가 나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방역 당국은 이 같은 병원의 진료지원시스템 중복접속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A병원은 미추홀구보건소로부터 중복접속을 할 수 있다는 엉터리 설명까지 들은 뒤, 지난 4월27일까지 3개월에 걸쳐 1개의 의료인 ID를 반복적으로 중복접속을 했다. 사실상 구는 물론, 이를 총괄하는 시의 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져온 것이다. 이와 함께 B병원의 경우는 스스로 이 같은 중복접속을 인정하고 있는데도, 시는 현재까지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 비의료인을 동원해 ‘재택치료환자 관리’ 실적을 늘렸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지만 시는 손을 놓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시가 돈벌이를 위한 병원들의 불법 건강모니터링을 방치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불거진 직후부터 병원들을 지나치게 비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시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은 봐주기로 볼 수 있다”며 “시의 수사의뢰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진료지원시스템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어서 조사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특별히 언급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핫이슈] 각양각색 ‘시네마 천국’... 관심·지원은 필수

경기도의 영화제, 현주소와 숙제는? 배우 송강호가 국내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국내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세계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는 오늘날 국제영화제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3개의 영화제 이외에도 미국 감독 조합상, 시애틀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등 다양한 해외 영화제가 수많은 영화인들의 무대가 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백상예술대상, 들꽃영화상,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진행돼 K-영화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매년 다양한 영화제가 진행된다. 지역 고유의 문화 특색을 담아냈거나 특정 주제를 담아 차별화 된 영화제가 돋보인다. 하지만 지역별 영화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 해외 영화제와 어깨 나란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랑, 모험, 환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영화와 만화, 게임을 아우르는 영상문화의 메카 부천에선 가능하다. 지난 1997년 첫 발을 내딛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문화도시 부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축제를 넘어 국내외 영화 마니아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영화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1997년 처음 포문을 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우리 영화를 세계에 알리고 저예산 및 독립영화의 국제적 메카를 지향하기 위해 기획됐다. 영화제는 대중적이고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또한 장르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신선하고 다양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특히, 지난 2008년 장르영화 전문 프로젝트 마켓인 ‘아시아 판타스틱 영화 제작네트워크(NAFF - Network of Asian Fantastic Films)’를 비롯해 한국영화 산업과 동반 프로그램인 ‘코리아 나우(Korea Now)’, 아시아 주류 영화산업을 정리한 ‘메이드 인 아시아(Made In Asia)’, 기술과 영화의 새로운 만남을 소개하는 ‘뉴미디어(New Media)’를 구축했다. 2016년부터는 4가지 항목으로 이뤄진 ‘B.I.G (BIFAN Industry Gathering)’를 런칭했다. 이후 2019년 칸 마켓의 판타스틱 7에도 진출, 역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올해 26번째를 맞이하는 영화제는 오는 7월7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라는 슬로건으로 부천시 일대 극장과 광장, 거리, 공원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인 OTT에서 만날 수 있다. ■ 시민과 함께... DMZ다큐영화제·김포청소년영화제·평택국제영화제 지난 2009년 비무장지대(DMZ)라는 특색을 이용해 출범한 고양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DMZ를 배경으로 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다큐축제다. 창작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영화로 담아내고 영화제는 다큐멘터리를 상영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각자만의 DMZ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5번째 영화제를 진행하는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GIYFF)는 지난 2018년 김포시민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청소년이 만든 아마추어 영화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영화제는 11개의 시민운영위원회, 400여명의 시민들이 기획부터 상영까지 직접 한다.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만큼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사전 행사와 본 행사를 진행한다. 1년 내내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 축제라는 의미다. △국내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작품 △어린이·청소년의 창작영상작품 등을 상영하며 50여 종류의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헝가리, 독일, 이탈리아 등 각 나라의 문화원과 연합해 세계의 어린이들과 영화인을 위한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달 처음 발을 내딛는 영화제도 있다.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평택국제영화제(PIFF)다. ‘영화제를 통해 영화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공간의 한계에 막혀 어려움을 겪지 않고 평택의 인프라를 활용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자’는 조백만 평택국제영화제 이사장의 뜻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 올해는 주한미군 평택시민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한국전쟁 제72주년을 맞아 전쟁과 군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상영할 계획이다. ■ “해외 교류와 국내 기관의 협업 필요”... 영화제 위한 업계 목소리 경기도내 영화제가 발빠르게 움직이며 도내 영화인들의 무대를 마련하고 영화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은 해외 영화제와 서울지역의 영화제에 관심이 쏠려 도내 영화제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영화업계인들은 도내 영화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지원 △영화제의 유연한 전략 △국내외 영화제 교류 △지자체와의 협업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구영석 평택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초기의 영화제는 시민단체 등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보니 각자 허리띠를 졸라매며 추진 중”이라며 “지역별 영화제가 활성화되려면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각 지자체가 지역별 영화제에 적극 관여하고 같이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교류팀 관계자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가 갖춰진 영화제 대신 지원이 절실한 영화제에 힘을 싣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영화제와 관련된 행사 부스를 열어 각 영화제들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중개가 중요하다”며 “국내외 영화제가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연결다리를 고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의 지원과 후원, 국내외 영화제 교류와 함께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방문이 필요하다고도 입을 모은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극장가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덩달아 도내 영화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야외 행사 및 기획 상영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이전 수준의 관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송상호기자

[현장, 그곳&] 가정용 일반의약품 공급가↑… 동네약국 ‘진퇴양난’

‘동네 약국’ 효자 품목인 가정용 일반의약품의 공급가가 오르면서 약국계가 시름에 빠졌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현상임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의 거부감을 생각하면 약국 입장에서 판매가를 높여야 할지,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수원 화서역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 약사(56)는 8일 오전 진열대를 정리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 손님들의 손이 자주 닿는 곳은 비타민이나 파스와 같은 일반의약품 코너. 이날 A 약사는 그 ‘반가운 코너’를 정리하면서도 쓴웃음을 지었다. 일부 제약업체가 가정용 일반의약품의 공급가 인상을 예고한 탓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제약업체가 공급가격을 올리면 중간도매상은 물론 소매상인 약국까지 따라서 가격을 올린다. 그런데 그 대상이 가정용 일반의약품이 타격이 더 크다”면서 “병원 앞 약국이나 대학가 근처 약국이 아닌 동네 소규모 약국들은 처방전 없이 팔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먹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들이 비싸다고 구매를 포기해버리면 운영이 힘들다. 대부분 손님들이 찾던 제품만 찾지 않는 편이라 약국 입장에선 판매가를 높여야할지 말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올 하반기께 공급가가 높아질 예정인 일반의약품은 일동제약 비타민(아로나민씨플러스·10%)과 GC녹십자 파스(제놀쿨·10%) 등이다. 앞서 지난달엔 일양약품 자양강장제(원비디)의 공급가가 올랐고, 광동제약 종합감기약(쌍화탕)도 현재 공급가 인상이 검토되는 중이다. 지역 약사계는 보건복지부가 가격을 조정하는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시장 상황상 가격이 달라져 대안을 찾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경기도약사회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원인으로 제약사들이 공급가를 올리는데, 의약품 제조 시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 사실상 약사계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약국별 고민이 많겠지만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일반의약품 공급가 인상에 소비자 부담도 적지 않다. 소비자단체인 한국부인회의 김경숙 경기도지부장은 “모든 제품의 공급가가 오르면 구매가도 오르기 쉽다. 더욱이 가정용 일반의약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주변에서 쉽게 구하고 자주 이용하는 제품인데 10%가량 오르면 타격이 크다”며 “물가 변동을 반영한 적정 금액이 오를 순 있으나 그보다 과한 인상은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연우·이은진기자

연휴 끝나자 신규 확진 껑충…사망자 8개월만에 '최저'

현충일 연휴가 끝나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한 가운데 사망자는 8개월 만에 ‘최저’를 가리켰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만3천358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는 1천818만8천200명으로 집계됐다. 현충일 연휴(4~6일)에 줄었던 진단검사 건수가 급증하며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인 6천172명과 비교해 2.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1주일 전보다 2천432명, 2주 전에 비해 1만587명 적다. 이와 함께 위중증 환자 수는 114명으로 전날(117명)보다 3명 감소했고, 지난달 28일(196명)부터 12일 연속 100명대를 나타내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6명으로 직전일(20명)보다 14명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3일 기록했던 3명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아울러 경기 지역에선 3천5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는 지난해 9월23일 이후 257일 만에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날 감염병 고시를 변경해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지난달 31일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정하기 위한 고시 개정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개정 고시에 따라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입원 치료 대상자로서 격리 의무가 부여된다. 환자 신고·역학조사·치료 등 법적 조치는 기존의 다른 2급 법정 감염병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