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요즘 많은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행복했을까? 그때도 행복하지 않다고 여긴 이들이 허다하리라. 왜 사람들은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만약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불행한 일이 없는데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찾게 됐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기쁨을 놓치기 때문이다. 가령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부러울 수 있으나 비장애인은 몸이나 정신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해서 행복을 느끼지는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겨서다. 인간은 당연한 것엔 감사를 느끼지 않는다. 감사하는 마음엔 행복이 깃들기 마련일 것인데 참 아쉬운 일이다.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란 소설에 눈이 실명돼 세상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나온다. 소녀를 가엾게 여긴 목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와 키우게 된다. 목사의 가족과 함께 살며 성장하게 된 그녀는 어느 날 목사와 함께 연주회에 가서 전원교향곡이란 연주를 듣고 무한한 즐거움을 느낀다. 연주회로 황홀경에 잠겨 있는 듯한 그녀는 목사에게 말한다. 보지 못하는 저는 듣는 행복을 알아요라고. 그녀는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음에도 음악을 들으며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것이다. 누구나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깨달으리라. 아, 평범한 일상에 행복이 있었구나 하고.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고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으며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깨달으리라. 아, 차라리 코로나19 시대가 나았던 거구나 하고. 그렇다면 미리 깨달아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건 어떨까. 다음과 같이 말이다. 맛있게 차려진 음식 앞에서 감사하기. 샤워를 마친 뒤 상쾌함에 감사하기. 여름엔 춥지 않음에, 겨울엔 덥지 않음에 감사하기. 걱정 근심을 잊고 달콤한 잠에 빠질 수 있는 밤이 있음에 감사하기. 어떠한 불행에 처한 사람도 다 지나가리라 믿고 작은 즐거움에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절망적인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지 어려운 일을 겪으면 그 불행에 열중하게 되어행복은 마음 안에 있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 그래야 힘을 내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소크라테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행복을 자기 자신 밖에서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이다라고. 피은경 칼럼니스트
3기 신도시 첫 사전청약으로 관심을 끌었던 인천계양의 A2블럭 84타입은 무려 24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수도권 집값과열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음이 급해진 정부는 또 다시 섣부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2023년 양도세 개편안을 통해 다주택 보유자들을 압박해 동결된 매물을 나오게 하겠다고 한다. 2023년 양도세 개편안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산점을 최종 1주택이 된 시점부터 다시 산정하고,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조정해주며, 양도차익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을 최대 30%p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거주하는 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기 위해 나머지 주택들을 82.5%(조정대상지역 3주택 이상, 지방소득세까지 포함)의 양도세를 내고 파는 다 주택자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급계획도 추가로 발표하고 있다. 남양주 군부대 이전 부지에 3천200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서울 용산공원에 공공주택을 짓는 카드도 꺼내고 있다. 특별법상 용산공원에는 주택을 지을 수 없는데 특별법 개정을 통해 반환예정 용지 300만㎡ 중 20%인 60만㎡를 활용해 용적률 1천%까지 상향조정을 해서 8만 가구 이상을 짓겠다는 것이다. 경쟁 없이 누구라도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공공재이면서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둬야 할 용산공원에 8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짓는다는 계획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양보해서 용산공원에 공공주택을 짓는다고 하자. 용산에 8만 가구, 남양주에 3천 가구를 추가로 더 공급한다고 현재의 주택문제가 해결될까? 추가되는 공급계획은 그냥 숫자만 늘어날 뿐 불안한 국민 마음을 달래지 못한다. 지금의 집값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주택 부족이라지만, 이 이면에는 4년 동안 26번의 대책을 발표하고도 2014년부터 상승한 집값을 잡지 못하면서 발생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사라진 희망에 대한 불안감, 집값 상승의 기회를 잡지 못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굳이 지금 당장 주택을 사지 않아도 되는 미래수요자들까지 현재수요자로 가세하면서 과수요가 발생했다. 지금은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만 생각하고 추가 공급계획 발표보다는 이미 발표된 공급계획이라도 차질 없이 추진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매물이 쉽게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당근 정책도 필요하다. 급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주택문제에서 기본은 꾸준한 공급추진과 자연스럽게 매물이 나올 수 있게 해주는 출구전략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1년을 미루다가 가까스로 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10여일 전 막을 내렸다. 올림픽에서 감동을 준 많은 선수에게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쿠베르탱에 의해 시작된 근대올림픽의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서 심신을 향상시키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것이라 한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도 우리 인류가 평화로운 세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갔길 기대한다. 나는 붓다가 꿈꾼 평화로운 세계를 생각해 본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고통을 여의고 즐겁게 사는 세계를 꿈꾼 것 같다. 붓다가 이룬 정신 경계는 니르바나(Nirvana), 즉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마음의 평화에 다름 아니다. 붓다가 이룬 마음의 평화로부터 스스로 어떤 폭력도 없는(Ahims) 자비로운 상태가 됐다. 모든 인류가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종류의 전쟁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모든 인류가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지 못한다면, 전쟁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류 역사 전체를 보면 전쟁이 없는 시기가 없었다. 붓다가 살았던 시대도 인도가 16개 국가 간에 정복전쟁을 통해 마가다국에로 통일돼 가는 시기였다. 붓다가 겪은 세상도 그렇게 어둠이 짙은 시대였다. 그런데 붓다의 모습은 따라하기가 어렵고 남다르다. 증일아함 등견품에 따르면, 붓다는 자신의 고향인 카필라성을 무저항과 비폭력으로 지키려고 했다. 붓다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인 신통제일 목건련(目健連)은 무력으로 지킬 것을 붓다에게 건의했다. 붓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붓다가 한 일은 여러 차례 침략해온 코살라국 유리왕(流離王) 일행이 침략해오는 길목에서 크고 무성한 나무 그늘 대신 마른 나무 아래서 그저 뙤약볕을 맞으며 앉아서 명상수행을 할 뿐이었다. 붓다는 은유적이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기 뜻을 밝혔다. 유리왕도 이를 알아차렸고 성자를 무시할 수 없어 발길을 돌렸다. 그렇지만 결국 그는 그 길을 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어렸을 때 카필라성 방문에서 겪은 수모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을 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당시 정복전쟁 시대 속에 있었던 왕으로서 전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결국 코살라국의 유리왕에 의해 카필라성은 망했다. 그리고 이 성에 살았던 붓다의 고향 사람들은 무참하게 짓밟혔다. 불교의 초기경전에서는 붓다의 전쟁에 대한 위의 태도가 반영된 불살생과 비폭력을 제1원칙으로 삼는다. 다만, 일부 경전에서는 정법이 실현되는 불국토 수호를 위한 부득이한 방어전쟁을 허용한다. 재가 신도들에 한해 전쟁 참여를 허용하고 승려가 이들과 친구 되는 것도 가능하다. 살생을 허용하지 않는 불교계율과 부득이한 방어전쟁을 하다가 부득이하게 이뤄지는 살생 사이에는 공통의 전제가 있다. 그 전제는 내면의 평정심이다. 피할 수 없어 싸우게 되더라도 고요한 마음을 잃으면 안 된다. 김원명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교수
조선의 무관인 이여발(16211683)의 묘다. 이여발의 자는 군실(君實), 시호는 정익(貞翼)이며 본관은 한산(韓山)이다.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 의배(義培)의 손자로서 조선 효종 2년(1651) 무과에 급제, 비변랑(備邊郞), 도총사를 거쳐 숙천(肅川)부사로 선정을 베풀어 거사비(去思碑)가 세워졌다. 현종 때 병공조참판에 특진했으며 평안도병마절도사로 나가 성을 수축하고 군사들에게 사예(射藝)를 연습시키는 한편 병기를 준비해 북방 수비에 만전을 기했다. 어영대장, 한성부 좌우윤을 역임하고 숙종 때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에 이르러 사망했다. 분묘의 형태는 호석이 없는 봉분 앞에 비석과 상석이 배치돼 있으며, 좌우에 망주석이 세워져 있고 그 앞에 문인석 한 쌍이 세워진 평범한 묘제를 취하고 있다. 분묘 앞 10여m 아래로 신도비가 세워져 있다. 문화재청 제공
주차된 차량을 표적 삼아 수십여차례 차량털이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시흥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 등으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A씨는 검거 직전까지 시흥시 일대 노상이나 아파트 단지 내 주차된 차량들의 문을 열고 내부에 있던 현금 등 귀중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 횟수는 15~20여 차례에 달하며, 절도 행각으로 인한 피해액도 1천여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피해자 신고를 접수하고,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뒤 지난 17일 오후 2시께 시흥시 정왕동 A씨 자택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시기와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양휘모기자
변변한 기업 하나 없어 국력이랄 것이 없었을 때처럼, 아직도 국민을 기쁘게 해주는 순간의 사건에는 환호하지만, 국가의 실질적 힘이 되어주는 기업의 성취에는 냉담하다. 혜택을 누리는 한정된 자들만의 리그라며 내가 포함되지 않은 기업의 성공에 칭찬은 없다. 불공정 덩어리인 양 타도를 외치면서도 기업에 사회적 공헌은 요구한다. 기업이나 개인 모두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법적 책무가 아니고서야 강요받을 사항은 아니다. 기업은 자발적 판단으로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사회는 그에 감사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어느덧 국가의 외교마저도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가 변변한 협상카드 하나 없어 늘 수세적 입장에서 임해온 외교관계에 이제는 써먹을 만한 카드가 생겨 힘을 받는 모습이다. 얼마 전 대통령의 방미 보도는 그간의 의례적인 것과는 달랐다. 미국이 한국기업의 영향력을 인정하여 그 도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한미관계에서 국민의 어깨가 으쓱하는 순간의 역사적 탄생이다. 정적 대하듯 하던 대기업 덕에 한국 정부가 행세를 하는 모양새였다. 국력 없이는 어떠한 외교력도 발휘하기 어렵다. 기업의 경쟁력이 국력인 시대이다. 정치가의 총합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 총수 하나가 국가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시탐탐 노리는 강대국을 상대할만한 무기도 경쟁력 있는 기업 외에 없어 보인다. 한국에 대한 일본과 중국의 태도도 한국기업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없어 사회 안정에 기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언론도 예술과 스포츠도 기업 위에 존재한다. 국내 홍보라 해야 세계가 주 무대인 대기업에는 제한적이다. 기업의 몰락은 국가의 쇠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대기업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인 양, 권력으로 옥죄고 있지만, 걸림돌은 다름 아닌 정치이다. 정치로 망한 국가를 늘 국민이 고통으로 이겨낸 한국사이다. 정부가 잘 몰라야 기업이 성공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기업의 오늘에 정부 역할은 미미하다. 정치권의 기여는 대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는 것 정도일 것이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한국에 어떤 형태의 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숙고해볼 대목이다. 폐허에서 먹고사는 일에만 매진해온 결과가 오늘의 한국이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는 평가는 결과의 부정이다. 한곳만을 보고 달려오는 과정에서 드러난 공과가 있지만, 과보다 공을 살리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과에 대한 자아비판적 사고에 매몰되지 말고 향후의 공정성에 눈을 돌려야 한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