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세트 등장한 대형마트 [경기포토]

[휴먼시티 수원] 日 만행 알린 안점순 할머니…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 방앗간 앞에서 시작된 악몽의 시간 안점순 할머니의 원래 이름은 순이였다. 순이는 일제의 핍박이 극심하던 1928년 겨울 서울 마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셔서 순이 가족은 형편이 좋지 못했다. 삼 남매를 키우기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순이는 효심 깊은 소녀로 자랐다. 불행은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마포 복사골 큰 방앗간 앞으로 몇 살부터 몇 살까지의 여자아이들은 다 모이라는 방송이 울려 퍼진 어느 날, 순이는 엄마 손을 잡고 방앗간 앞으로 갔다. 오라면 가야 하는 시절이었다. 쌀가마를 재는 저울에 여성들이 한 명씩 올라섰다. 그 중 어느 정도 몸무게가 나가는 여성들은 영문도 모른 채 트럭에 올라타야 했다. 또래보다 덩치가 좋아 50㎏을 넘겼던 순이도 트럭에 실렸다. 순이는 겨우 열네 살이었다. 트럭은 여러 번 어딘가에서 멈춰 여성들을 더 태웠다. 여성들은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톈진으로 이동해 어딘지 분간조차 어려운 곳으로 끌려갔다. 산도 없고, 나무도 없고, 누런 모래가 뒤덮인 사막 같은 곳 가운데 덩그러니 집이 있었다. 그곳에서 고통스러운 생활이 시작됐다. 일본 군인들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칼로 위협하기도 했다. 지옥 같은 생활은 3년 넘게 계속됐다. 전쟁이 끝나자 일본 군인들은 여성들을 버리고 도망쳤다. 중국군과 러시아군이 쳐들어와 무차별 공격을 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방법도 모르는 순이는 무작정 걸었다. 며칠이 지나 어렵사리 베이징에 도착한 순이는 우연히 광복군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8개월 정도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른 순이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귀국선 소식을 듣고 톈진에서 배를 타고 인천에 도착했다. 꿈에 그리던 복사골 집으로 걸어가는 길, 순이는 떡시루를 머리에 이고 걸어오는 어머니와 마주쳤다. 생사를 넘나들며 집에 돌아온 순이와 어머니는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안점순 이름으로 세상에 서다 순이가 안점순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수십 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집에 돌아온 후 석 달을 앓아누웠던 순이는 남자라면 진저리가 나 결혼은 생각하기 싫었다. 그러다 또다시 전쟁이 발생했고, 피난 생활을 하며 생계를 위해 빨래와 식당일 등을 가리지 않았다. 대구부터 강원도까지 옮겨 다니다 30대 초반부터 식당을 운영하며 고된 삶을 이어갔다. 가족들은 순이에게 큰 힘이 됐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공개하고 2년이 흐른 1993년 8월, 막내 조카가 안점순을 피해자로 신고하고 피해자생활안정지원법 대상자로 등록했다. 수원에 살고 있던 조카의 권유로 수원으로 온 뒤에도 위안부 피해는 언급하고 싶지 않았고, 조용히 지냈다. 마음을 열기 위해 피해자 지원단체가 끊임없이 노력했고, 75세가 된 순이는 2002년 드디어 마음을 열고 안점순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다른 피해자들을 만나 서로 보듬은 안점순 할머니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일본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UN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특별보고관에게 진정서를 제출하고, ILO(국제노동기구)의 국제심포지엄에도 참여해 자신의 경험을 쏟아냈다. 2015년 한일합의 무효를 외치며 위로금 수령을 거부하기도 했다. ■ 안점순 할머니와 수원평화나비, 수원시의 동행 안점순 할머니의 활동은 수원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2014년 3월 수원에서 평화비를 건립하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시작돼 건립기금 7천여만원이 모였다. 수원시청 맞은편 올림픽공원에 건립된 수원평화비를 계기로 수원평화나비가 창립, 피해자의 인권회복과 매월 수요집회를 주관했다. 이후 안점순 할머니와 수원평화나비, 수원시는 유럽 최초의 평화비 건립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201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수원시가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고, 74개 시민단체와 함께 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시민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의 조직적인 방해로 프라이부르크 소녀상은 결국 무산됐다. 수원시와 수원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독일 현지에서 독일추진위가 결성돼 힘을 보태면서 수원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평화의 소녀상은 독일 중남부 레겐스부르크 인근 네팔 히말라야 파비용 공원에 자리할 수 있게 됐다. 안점순 할머니는 지난 2017년 3월8일(현지 시각) 독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했고 소녀상은 순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안점순 할머니는 다음해 3월30일 삶을 마감했다. 수원시는 할머니의 장례를 수원시민사회장으로 치러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후 수원시와 수원평화나비는 올해 안점순 할머니를 기리는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을 만들었다. 수원시가족여성회관에 추모 공간 및 기림비를 만들어 피해자의 허물을 벗고 여성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로 다시 태어난 안점순 할머니의 뜻에 따라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내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다. 안점순 할머니 생전 모습. 안점순 할머니의 바람은 단 하나였다. 이제라도 사죄 한마디 하면 끝날 일인데, 억만금을 준들 청춘이 돌아오겠어? 그 사과를 듣고 싶다 이거지 나쁜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국가기념일이다.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피해를 증언한 날을 기념해 정해졌다. 수원시에도 위안부 피해자가 살고 있었다. 끔찍했던 기억을 꺼내 평화와 인권을 설파하는 활동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故 안점순(1928~2018) 할머니다. 일본의 만행을 알려 다시는 전쟁과 핍박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던 할머니는 일본으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를 듣지 못한 채 영면했다. 이정민 기자

[현장, 그곳&] 코로나 불안감 속 수능 100일…고군분투 고3 수험생

올해 처음 치러지는 문ㆍ이과 통합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수험생들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수험생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원격수업 등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면서 더 어려운 입시 환경에 직면했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주어진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 A 스터디카페에서 만난 윤태섭군(19ㆍ유신고)은 수능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윤군의 마음 한켠에는 코로나19 감염이라는 걱정이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계속 남아있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며 이 때문에 수능이 100일 남았다는 것도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밖에서 공부한 뒤에도 집에 들어가 계속 책상 앞에 앉게 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15분께 다른 학교보다 2주 정도 일찍 개학한 수원고는 학생들의 연필소리로 가득해야 할 교실이 텅 비어 코로나19 확산세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김명식 교무부장은 수능 준비로 분주해야 할 시기에 학생들이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대입 준비를 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냈다. 김 부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정규수업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학생들의 대입 상담을 할 정도로 바빴다고 회상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직접적인 대면이 어려운 만큼 유선ㆍ온라인 상으로 상담을 하며 학생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능 합격 기원 도량으로 유명한 의왕시 대한불교 조계종 청계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수능 100일을 앞두고 200여명의 학부모 등이 이곳을 찾았지만, 올해는 그의 십분의 일 수준인 20여명만 스님 공불 소리에 맞춰 기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산한 분위기와 달리 자녀와 손자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이들의 진심은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 변함 없이 간절하고 뜨거웠다. 최효진씨(52ㆍ가명)는 아들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면서도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으로부터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절을 올렸다고 말했다. 입시학원들은 수능 100일을 앞둔 만큼 수험생별로 수시와 정시로 나눠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 통과가 중요한 학생들은 자신이 강점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집중해야 하며,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과목별로 고르게 시간을 배분해 공부하는 학습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민훈기자

[사설] 2학기 등교 확대 방역 강화해 학습결손 보완해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거센 가운데 10일 신규 확진자 수가 1천540명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4차 대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번져 지난달 7일부터 35일 연속 네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6주 연속이다. 방역당국이 추이를 보며 완화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고강도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피로감과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 현재는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면역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델타 변이 확산과 백신 접종 후에도 확진되는 돌파 감염이 많아 거리두기를 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가 최고 방역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학생 3분의 2 수준의 등교를 허용하기로 했다. 3단계 때는 전면 대면수업을 허용한다. 당장 다음 주로 다가온 개학부터 4단계 적용 지역의 경우 유치원, 초등학교 1ㆍ2학년, 고3 학생은 전면 대면수업을 진행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2학기 전면 등교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학교의 문을 더 여는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4단계에선 전면 원격수업이 원칙이지만 학생들의 학력 및 사회성 저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다음 주 개학부터 9월3일까지를 대면 수업과 방역에 적응하는 집중 방역주간으로 설정했다. 교직원의 백신 2차 접종이 대부분 완료되는 9월6일부터는 등교 인원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각 학교가 가능한 한 학교밀집도 기준을 지켜야 하지만 지역별, 학교별 상황에 따라 자율성이 보장된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육 결손을 고려하면 대면수업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의 등교는 위험한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등교를 환영할 수도, 그렇다고 무기한 원격수업을 할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이상 등교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학력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저학년 아동을 중심으로 사회성 발달 부족, 언어능력과 신체발달 위축 등도 우려된다. 때문에 일부 국가들에선 코로나19 확산에도 등교를 장려하고 있다. 전파력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됐고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깜깜이 감염이 30%를 넘는다. 학생 감염이 학교보다 지역사회나 가정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어차피 2학기 등교가 불가피하다면 안전을 위해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렵게 학교 문을 열게 됐는데 교내 집단감염이 속출하면 등교 수업은 또 힘들다. 교육과 방역 당국은 세심하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마련하고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사설] 광주시 학교 용지 취소·지정 오락가락.../행정력 낭비에 지역 기업 활동까지 엉켜

학교 용지 업무는 협의가 많다. 기본적으로 관할 교육청과 논의해야 한다. 학생 수 변동 전망 등을 조언받는다. 학교 용지의 필요성, 규모 등과 연계된다. 시청 내에서 협의할 업무도 많다. 향후 주변 개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적절한 학교 배치를 위해서 필수다. 각 업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학교 용지 행정이다. 광주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적절한 협의 또는 원만한 공유가 부족했던 듯싶다. 아예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광주시가 역동에 학교용지를 지정한 건 2016년이다. 역동 169-15 일대 광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고시하면서다. 일대에 공공분양 아파트 등을 설립하는 내용이었다. 광주역 자연앤자이 아파트 1천31가구 신축이 포함됐다. 여기에 초등학교 신설이 계획됐고, 용지 1만3천337㎡도 지정됐다. 그런데 1년여 뒤인 2017년, 학교 용지가 취소됐고 해당 용지는 주택용지로 바뀌었다. 하지만, 시의 판단이 잘못된 것임이 그 후 확인된다. 2018년 2월 중앙공원 민간 특례사업 공모절차가 진행됐다. 공원 일몰제로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앞서 세워진 광주역 자연앤자이 아파트와 불과 100m, 왕복 2차선 도로 건너편이 중앙공원사업지다. 학교신설계획이 취소된 지 약 6개월만이다. 2천여가구의 아파트 설립계획이 논의되면서 학교가 다시 필요해졌다. 하지만, 중앙공원사업부지에는 학교용지가 지정되지 않았다. 그 후 3년여가 흐른 올해 1월에야 학교용지를 지정했다. 2017년 학교 용지 폐지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2018년에는 학교 용지를 지정했어야 했는데 안 했다. 2021년 뒤늦게 지정하다 보니 없어도 될 문제까지 생겼다. 올 1월26일 지정한 곳이 역동 84번지 일대 1만4천855㎡다. 종합병원, 운수회사 등의 사업부지가 포함됐다. 광주시는 의료 인프라가 빈약하다. 종합병원 증설ㆍ설립 하나가 아쉽다. 바로 광주시가 협의하고 매입했던 병원 부지다. 그걸 학교 용지로 쓴다며 다시 빼앗은 꼴이다. 시의 설명은 이렇다. 애초 계획했던 학교신설은 인근 초교로 분산배치가 가능하다는 교육 당국의 판단으로 취소했다. 교육청의 설명은 이렇다. 시가 중앙공원 개발사실을 알렸다면 애초부터 학교용지 취소는 없었다 중앙공원사업 공모절차단계에서도 협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앙공원 사업자 측으로부터 협의가 들어와 뒤늦게 학교용지 지정이 논의된 것이다. 시의 잘못이 큰 듯하다. 이런 경우 대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지지대] 가면무도회

가면무도회(Masquerade)는 중세 유럽 귀족들의 이벤트였다. 가면을 쓰고 사교춤을 췄다. 가면의 종류도 각양각색이었다. 1268년 베네치아에서 비롯됐다. 날렵한 연미복과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모였다, 그리고 갖가지 가면을 뒤집어쓰고 밤새 즐겼다. 그렇게 얼굴을 가리면 과연 위선도 감출 수 있었을까.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가면무도회를 자주 열었던 군주였다.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에도 가면무도회란 제목의 작품이 있다. 부하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몰락한다는 리카르도 백작 이야기가 얼개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가면무도회만 열리면 펼쳐졌다. 점잖던 신사들이 무척 대담해지고, 심지어 음탕해졌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탓이었을까. ▶같은 제목의 팝송도 있었다. 카펜터스(Carpenters)의 This Masquerade다. 1972년 발표됐다. 이 어리석은 게임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까로 시작된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이젠 아무래도 좋다. 이 가면무도회에서 헛되이 시간을 보낸다라고 끝난다. ▶지구촌은 지금 가면무도회 중이다. 사교춤만 안 출 뿐, 하루하루가 가면무도회장이다.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한 지 햇수로 2년도 넘었다. 기괴한 고정관념들도 만들어졌다. 가까운 지인 외에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다. 눈으로만 사람 얼굴을 인식할 수 있을까. 타인의 감정과 속내도 알아내기가 어렵다. 마스크 쓴 얼굴이 더 친숙하다.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방의 말에 눈으로 대충 반응해도 된다. ▶마스크의 잠재적인 심리학은 복종이다. 입과 코를 가리는 행위를 따르겠다는 명령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아예 마스크 끼는 게 더 편하다. 착각일까. 마스크를 벗으면 얼굴이나 표정이 노출될 것 같아 두렵다. K방역 성공 원인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역시스템이다. 역설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서로 간의 거리를 더욱 멀게 만들고 있다. ▶어쩌면 마스크를 벗는 날 서로의 얼굴을 쉽게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This Masquerade의 노랫말이 오버랩된다. 서로 대화하는 게 무섭다 어쩌면 우린 종말이 명쾌한 게임에 헛되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스크를 벗을 가까운 미래가 미심쩍어서 하는 말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속보] 꼼수 행정 논란 수원시 영통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통과…주민들 불만 솔솔

수원시가 쓰레기 소각장 이전을 막으려는 꼼수 행정(경기일보 7월7일자 6면)을 추진한다며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온 영통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결국 원안대로 의결, 향후 주민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수원시에 따르면 교수 등 총 17명으로 구성된 수원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6일 시청에서 소각장 부지 내 수원체육문화센터 게이트볼장(1천917㎡, 영통구 영통동 962-5) 등을 영흥공원으로 편입하는 내용의 변경안을 조건부로 의결했다. 지난 6월23일 변경안 공람 이후 15일간 주민 반발이 거셌던 만큼 자세한 주민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조건부 의결 내용으로, 사실상 원안대로 확정된 셈이다. 위원회 위원들은 소각장 부지 정형화를 위해 게이트볼장 등이 영흥공원으로 편입돼도 도시계획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수원시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동안 주민들은 폐기물처리시설 용지에 게이트볼장이 있는 만큼 이를 폐기물처리시설로 보고 교육환경법 위반을 주장해 왔다. 영덕중학교와 180여m 거리의 게이트볼장은 학교 200m 이내에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서면 안 된다고 규정한 해당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게이트볼장 등 소각장 전체가 이전돼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게이트볼장이 영흥공원으로 편입, 순수 폐기물처리시설 용지에서 떨어져 나가면 학교와 해당 용지의 이격 거리는 200m 이상 멀어진다. 주민들은 수원시가 이 점을 감안해 소각장을 존치하고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통소각장 주민 소송 모임' 관계자는 그동안 인근 아파트에서 서명을 받는 등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결국 묵살됐다며 대부분 시가 임명한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주민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거수기 역할만 한 것과 다름없으며 향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이번 심의는 도시계획 관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소각장 이전 민원이 빗발치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를 최소화하고자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는 이번 달 중순 안으로 홈페이지 고시를 통해 변경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정민기자

인도는 배달 오토바이가 점령…보행은 차도로 ‘아찔’

여기가 인도인지, 오토바이 주차장인지 모르겠습니다. 10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테크노파크로의 A배달대행 업체 앞. 업체 소속 배달 오토바이 37대가 점포 앞 나무데크를 넘어 인도까지 점령하고 있다. 배달 기사들은 교통약자를 위한 횡단보도 턱낮춤 구간을 통해 마치 주차장을 이용하듯 인도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점포로 들어간다. 유모차를 밀고 오던 한 주민은 오토바이 사이를 지그재그로 힘겹게 빠져나가고, 자녀 손을 잡고 가던 주민은 턱낮춤 구간으로 들어오는 오토바이와 부딪힐뻔한 아찔한 상황까지 생긴다. 송도 주민 B씨(38)는 이 길은 위험해서 5살 딸에게 지나다니지 말라고 하는데 도대체 인도가 맞는 거냐며 헬맷도 안 쓴 기사에 불법 주차가 명백한데도 경찰차가 지나가면서도 단속을 안 한다고 했다. 이곳은 전날 오후 5시께에도 오토바이 40대 가량이 인도를 차지하는 등 A업체가 들어선 후 같은 일이 반복하고 있다. 인근 컨벤시아대로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C배달대행 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오토바이들이 아파트단지 인도에 무분별하게 주차하면서 주민 불만이 커지자, 관리사무소 측은 2개월 전 오토바이 주차 금지 현수막을 5개나 내걸기도 했다. 남동구 논현동의 D업체와 간석동의 E업체기사들도횡단보도와 차도 등에 오토바이를 무분별하게 주차해주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의 인도 주행 및 불법 주차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법 행위로, 범칙금 부과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 담당자들과 현장에 가 불법 주차 오토바이에 계도장을 붙이고, 견인 여부를 검토한 뒤 범칙금도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어 운전자 확보가 어려우면 사진을 찍은 뒤 소유주에게 출석요구를 해 위반 행위에 대해 소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행위자와 고용주에 대해 지속적인 홍보, 계도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수원 매탄고,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4강 골인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유스팀인 매탄고가 2021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서 4강에 진출했다. 매탄 소년단 매탄고는 지난 9일 밤 제76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를 겸해 열린 대회 8강전에서 구민서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올 시즌 전국대회 2관왕인 신흥 강호 평택 진위FC U-18과 3대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대3으로 신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매탄고는 용인시축구센터 U-18덕영을 5대4로 제친 제주 유나이티드 U-18과 11일 오후 4시30분 남해공설운동장에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날 매탄고는 전반 15분 구민서가 선제골을 기록해 전반을 1대0으로 앞선 가운데 마쳤다. 이어 매탄고는 후반 6분과 11분 구민서가 연속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작성, 3대0으로 달아나 완승을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진위FC의 반격은 이후 시작됐다. 후반 21분 박시영이 만회골을 넣고, 후반 교체 투입된 이건우와 정재상이 각각 후반 35분, 43분에 추가골을 성공시켜 3대3 동점을 만들었다. 진위FC의 맹반격에 동점을 허용한 매탄고는 이어진 승부차기서 기어코 승리를 거둬 저력을 과시했다. 구민서는 이번 대회 8골로 득점 선두를 달렸다. 한편, FC서울 유스팀 오산고는 울산 현대 유스팀 현대고를 3대1로 따돌렸고, 전북 현대 유스팀 전주 영생고는 서울 장훈고를 2대1로 물리쳐 4강에 합류했다. 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