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운 날씨에 아빠가 밖에 나갔어. 엄마, 아빠가 어디 간거지? 자정이 다 된 시간 잠들어 있던 엄마를 흔들어 깨운 건 어린 딸이었다. 그러면서 아빠가 밖으로 나간 것 같다면서 울먹이고 있었다. 엄마는 당황한 채 3년 전 사고 이후 아빠의 분신과도 같았던 가방부터 찾았다. 아빠는 악몽의 그날이 있은 후부터 가방을 제 몸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방은 집안에 고스란히 있었고, 아빠의 외투 하나만 없어졌다. 휴대전화와 지갑, 신경자극 조절기도 모두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엄마가 불길한 마음에 열어본 휴대전화에는 남편이 남긴 미안해. 내가 너무 힘들어라는 문자 메시지만 있을 뿐이었다. 8시간쯤 지난 다음날 아침 경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빠 J씨(향년 44세)가 자택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비보였다. 어린 아들과 딸은 지난 2018년 1월을 기억한다. 아빠가 교통사고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들어온 날이었다. 당시 사고로 J씨는 전치 18주 진단을 받았다. 방광이 파열돼 20㎝가량 복부 개복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한평생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영구 장애가 생겼다는 우울감과 공황장애로 좀처럼 아빠는 방을 벗어나지 않은 채 생활했다. J씨는 자신을 가족의 짐이라고 여기며 자학하기도 했다. 3년 전 용인의 한 아파트 상가 화장실 앞에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발생(본보 2018년 8월27일자 6면)한 뒤 일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J씨는 지난 10일 오전 7시40분께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묻지마 폭행 이후 J씨는 아이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둘러댔다. J씨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던 아이들이 아빠의 속사정과 그간 겪었던 고통을 알리는 만무했다. 엄마를 비롯한 J씨의 유가족은 아이들에게 하늘 나라로 떠난 아빠의 부재를 차마 알리지 못했다. 2018년 1월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단지 상가 화장실 앞에서 J씨는 지나던 B씨와 어깨를 부딪혔고, B씨에게 1시간 가까이 심한 폭행을 당했다. 이후 J씨의 삶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정상적인 부모 역할을 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 마음의 병까지 얻어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40대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최근까지 바다에 가고 싶다고 했던 J씨. 여느 가장이면 새로운 해를 가족과 맞이 하며 행복한 연말을 보낼 아빠는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지난해 12월27일 밤 지인들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날 폭행 사건으로 모든 걸 잃었다. 삶을 내려놓을 테니 남은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지방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J씨의 아내는 남편은 가방과 신경(자극) 조절기를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만 했다. 기저귀를 담고 소변량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날은 집에 모든 것을 두고 나가 불안했다. 소방차와 경찰차가 동시에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싸한 느낌을 받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억울함이라도 털어내고 편히 가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2018년 8월 기자와 어두운 방 안에서 만났던 J씨는 작은 목소리로 어떻게든 살아내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J씨는 그 슬픈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쓸쓸히 눈을 감고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정신건강상담 ☎1577-0199, 생명의전화 ☎1588-9191, 청소년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연우기자
삼육대학교는 11일 2021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388명 모집에 1천699명이 지원해 4.38대 1의 전체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군 일반전형은 265명 모집에 1천222명이 지원해 4.61대 1, 다군 일반전형은 115명 모집에 429명이 지원해 3.7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모집단위(일반전형)는 가군 아트앤디자인학과로 23명 모집에 352명이 지원해 15.3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건축학과(4년제) 11.00대 1, 항공관광외국어학부 5.09대 1을 기록했다. 실기고사는 오는 17일 정시 가군 아트앤디자인학과를 시작으로, 가군 생활체육학과 19~20일, 다군 음악학과 31일 실시할 예정이다. 최초합격자는 가, 다군 모두 2월 4일 입학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남양주=하지은기자
도기옥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 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슬로건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어 유례없는 저출생국가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부작용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70여년의 아동복지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더 가속화 되고 있는 다문화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아이들이 출생 배경으로 인하여 차별받지 않고, 함께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자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의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시흥시와 비슷한 다수의 다문화인구학적인 특징을 가진 도시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이주배경주민 밀집지역의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를 시흥지역으로 선정한 데는, 시흥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업공간에 대한 무상제공 등 아이들이 행복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경험하고 있는 다른 나라 다문화사회의 문제들을 반추해볼 때, 시흥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인 판단과 지원은, 미래에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에 대비할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학부모와 유관기관들의 의견들을 보완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 2020년 10월, 센터가 위치한 정왕동 인근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벌인 양적질적 욕구조사에서 아이들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 학부모는 안전한 공간, 유관기관 관계자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센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오는 2월을 목표로 건축전문가와 자발적으로 참여를 수락한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공간구성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경우 아이들은 캠핑, 물놀이, 요리, 학부모는 영어배우기, 컴퓨터배우기, 예체능을, 유관기관 관계자는 한국어배우기, 멘토링, 영어배우기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욕구조사 결과에 따라서 놀이공간, 안전과 보호, 심리 정서지원, 다양성존중 등 4가지 영역으로 사업내용을 범주화했다. 선주민 및 이주민가정의 아동들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소중한 공간으로서, 점점 그 모습을 갖추어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는 문화적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주민 모두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통합의 궁극적인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시흥지역의 아동이라면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통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자 한다. 도기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센터장
대중매체의 언론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익히는가? 답은 없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서 달라지는 이슈의 관심이 무엇으로 와 닿는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정치사회이슈 속에서 교육의 문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백년대계의 교육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에 가려져 대입제도가 여러 번 바뀌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결정을 위임하고 국가교육회의는 다시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하청을 주는 듯한 지금의 분위기, 책임은 뒷전이다. 아예 수능을 두 번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답을 제대로 내놓는 이도 없다.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국민의 여론에 따라 결정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 정국에서 학교만큼 예민한 곳은 없다. 시설전문직 공무원이 부족해 행정직원이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책임은 뒷전이고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경기교육의 현장도 답답할 뿐이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이번 수능을 마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 컷 예상이 틀렸다고 비난하는 목소리에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원래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은 국가가 안 하니,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질타해야 정답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제로 와 닿는 감동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수능 후 많은 수험생이 불안해하는 사이, 사교육의 도움이 아니라 교육부와 교육청의 동행이 이뤄졌다면 어땠을까 한다.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으련다. 그냥 사교육에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공교육에서도 나오는 목소리이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하면 되는 일이다. 특히 수능에서 정시와 같은 상담 부분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말고, 국가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교육에서 진행하면 되는 일이다. 국가가 이러한 책무를 피하고 있기에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며 매달리는 것이 아닐까. 결과적으로 코로나 시대는 활동을 멈추고 가급적 제자리에 머무는 것이 생활의 미덕이 됐다. 이미 수능이 끝났고 정시 지원도 끝난 상황에서 교육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는 경기교육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등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추민규 경기도의회 의원
경기도는 긴급 생계 위기에 처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격 조건 없이 먹거리를 가져갈 수 있는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설치했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내려놓고 주저 말고 찾아와 달라고 했다. 절박한 이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신원확인과 재산조사 등의 진입장벽도 없앴다. 약간의 악용 부작용이 있더라도 예산 부족도 지자체장 자신이 모두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먹거리 그냥드림을 두고 무책임한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있기도 하지만 그냥드림 정책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의 경제사회구조에서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가 담겨 있다. 소홀히 다뤘던 복지정책의 철학과 가치에 대한 성찰을 주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간 우리 사회는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따지거나 일부의 악용사례 혹은 재정부족을 핑계로 주저하곤 했다. 포괄적 복지서비스의 점진적 확대를 위한 사회적 합의보다는 퍼주기식 포퓰리즘이라고 무차별적으로 비판하기 일쑤였고 개인에게 떠넘기는 가족부양 방식의 복지정책을 고집해왔다. 그 결과 생활고로 숨진 송파 세 모녀 사건, 숨진 지 반년 만에 발견된 방배동 모자(母子)의 비극 등 고질적인 복지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고 동정여론은 들끓었다. 사건에 여론이 집중될 때마다 희생자의 이름을 딴 네이밍 법안들이 땜질식으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들면 재정고갈과 악용사례 등을 이유로 일부 언론이 주도하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복지정책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래전 학교 수업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아직도 뇌리에 짙게 남아 있다. 한 동료가 교수에게 수혜대상자가 아님에도 부정으로 수급한 사례를 문제 제기하며 해당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교수는 부정수급으로 인한 낭비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그 제도로 인한 취약계층의 혜택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절박한 이들의 존엄과 인간에 대한 이해는 복지정책을 추진하면서 잊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메시지였다. 2014년 송파 세 모녀는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식당일을 하던 어머니마저 넘어져 식당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와 실의에 빠졌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조차 타인에게 폐가 될까 봐 50만원의 밀린 집세와 가스비가 담긴 돈 봉투, 그리고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쓴 유서를 남겼다.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은 코로나19 위기에 빠진 오늘도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국민소득 3만불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의 나라를 의미하는 3050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 규모는 캐나다보다 조금 앞선 세계 10위이다. 더 이상 재정 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로부터 수혜를 받는 것에 미안해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게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현순 오현순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소장
2012년 낙태죄 합헌 판결 7년 만에 역사적인 진전을 이룬 2019년, 낙태가 2021년 1월 1일부터 전면 합법화되었다. 여성(女性)으로서 여성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이 출산(出産)이다. 여성은 태아를 위한 성스러운 집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다. 출산은 행복이어야 한다. 낙태가 여성의 삶을 옭아매고 국가적 폭력 상황이라 말하는 이유가 있다. 이는 낙태에 대한 여성만의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4차 산업 혁명시대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성의 경험이나 감정을 무시한다. 무관심하게 하는 일들이 이슈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정권은 1966년부터 인구는 국력이다 라며 피임과 낙태, 이혼을 모두 금지했다. 이 정권 당시 800배 이상이 불법 낙태로 인한 모성 사망률이었다. 1979년 혁명으로 차우세스쿠가 사형을 당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했던 보건 정책이 임신중절 합법화다. 그 후 당연히 모성 사망률이 현저하게 뚝 떨어졌다. 임신중절을 쉽게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계 보건 기구의 안전하지 않은 낙태비율을 보니 낙태금지국가는 75%, 낙태허용국가가 10%다. 낙태 금지로 원정 낙태나 음성적으로 낙태를 하게 되면 여성의 건강을 더 헤치게 된다. 낙태죄 폐지로 출산이 행복일 수 있다. 통제보다 자율 속에서, 결정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출산(出産)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이 빠른 시일내에 마련돼야 한다. 낙인과 차별없는 재생산권 보장, 피임 방법과 임신중지 대한 정보에 대한 교육 등 그것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받아야 한다. 여성들이 처한 한계상황을 돕고 보호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미혼모나 미혼부 가정에 대한 양육 지원을 대폭 늘린다. 임신 중지 시 지원받는 방법이나 부작용 등 의사 상담을 의무화 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을 통해 공식적으로 67개국이상의 나라에서 사용하는 임신중지 유도약물의 도입 및 절차 그리고 여성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든다. 출산 이후 삶에 대한 고통과 현실 그리고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성교육을 교과 과목으로 채택해야 한다. 태아도 소중한 생명임을 공익광고를 통해 알린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방향에서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정부가 인구 관리 목적으로 여성의 몸을 관리하며 통제하였다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안전 절차를 만들어 지원해 줬으면 싶다. 또, 나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통제나 비난하지 않는 더 나은 사회이길 소망해 본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인천지역 노동시장의 특성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나온다. 청년일자리의 미스매칭 현상, 남성과 여성노동자 간 고용근로조건의 격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낳은 지역 노동시장의 민낯이다. 인천시는 현재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만들어낸 지역 노동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지역 노동시장의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 채 섣불리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면 산업별 노동자 간 격차 등의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일보는 총 3회에 걸쳐 지역 노동시장의 실태를 분석하고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낳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인천의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나고 있다. 영세 제조업 중심의 인천에서는 청년들의 구미를 당길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11일 고용노동부, 통계청,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제조업은 인천의 산업과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9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3.5%다. 또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인천의 1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 중 24.9%가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인천의 제조업체들은 영세한 축에 속한다. 인천의 제조업체 중 58.4%가 5명 미만의 사업체다. 50명 미만 제조업체로 보면 전체의 97.5%에 달한다. 이 같은 인천의 산업구조적 특성은 지역 노동시장에서 청년일자리의 미스매칭 문제를 낳고 있다. 청년들은 낮은 임금과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 열악한 근로조건을 이유로 영세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6~7월 (사)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시로부터 인천시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을 의뢰받아 추진한 설문조사에서도 청년일자리의 미스매칭 문제가 드러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인천의 청년(만19~34세) 8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0.7%가 취업준비 과정에서 겪은 애로사항으로 적절한 근로조건의 일자리 부족을 선택했다. 이들은 청년구직자의 수요적 측면에서 미스매칭 문제를 토로한 것이다. 이와 함께 20.9%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일자리 정책으로 일자리 매칭 서비스 강화를 꼽았다. 청년일자리의 미스매칭 문제는 청년들이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문제로 이어진다. 지난 2019년 상반기 기준의 지역별 고용조사에서는 인천에 거주하는 청년노동자의 21.6%가 서울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왔다. 반대로 인천의 사업체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 중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는 5%에 불과했다. 서울은 제조업과 비교해 양질의 근로조건을 갖춘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과 금융 및 보험업 등의 비율이 인천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정봉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인천의 청년노동자는 노동시장 진입 준비단계에서 일자리 매칭 서비스와 일자리 탐색 기회 제공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근로조건 등이 열악한 집단 등에서 나타나는 불안정 노동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김민기자
인천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감소세지만 감염재생산지수는 오히려 기준치를 넘어서며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감소가 일시적 현상인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3~9일 인천의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는 1.02Rt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0.96Rt보다 상승하며 기준치를 넘어선 상태다. 같은 기간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는 1.0Rt에서 0.8Rt로 감소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명의 확진자가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측정하는 확진자 발생 예측 지표다. 일반적으로 확산 증감세를 판단할 때 이 지표를 활용하며 1 이상일 때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시는 이 같은 감염재생산지수 재상승을 최근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잇따른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3~9일 인천에선 서구 요양병원에서 20명, 서구 주야간보호센터서 8명 등 전체 신규 확진자 296명 중 집단감염을 통한 확진자가 96명(32.43%)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부터 제3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지난 4일 1일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난 6일부터는 1일 확진자 수가 30명대로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확진자 감소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의과대학교 감염병내과 교수는 감염병재생산지수를 0.8 이하로 최소 1주일 이상 유지해야 확산세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며 방역당국의 긴장 태세 유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광필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과거보다 거리두기 상향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감소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 더 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또다른 코로나19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경우 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음달부터는 학교 입학시즌이 돌아오는데다, 변종 바이러스까지 가세해 다시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인천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2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3천409명이다.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7명,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추가 확진이 10명 등이다. 조윤진기자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주민에게 인사를 건네며 올해는 밝은 희망을 찾아가는 결실의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지방자치경쟁력평가 등 다양한 평가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만큼, 올해를 약속완성의 해로 정하고 혁신적인 공약사업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다음을 이 구청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도 서구에 경사스러운 소식이 많았는데.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덕분에 좋은 결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한 한국지방자치경쟁력평가에서 서구 역사상 최초로 전국 1위를 달성했고, 지역화폐 서로e음이 최단기간 1조원 발행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2020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전국 기초지자체 1위, 문화도시 지정사업 예비도시 선정, 환경부 스마트 그린도시 공모 선정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성과를 냈다. -올해를 약속완성의 해로 정했다. 어떤 의미인가. ▲민선 7기에 약속했던 정책이 완성도 높은 결실로 나타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실천 전략으로 2021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한다. 클린 서구, 행복한 서구, 함께하는 서구라는 뚜렷한 방향하에 구정의 모든 영역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부정적 요소는 20% 줄이고 긍정적 요소는 20% 늘리며 전체적인 구민 행복을 20% 이상 높여가려 한다. -서구에서는 수도권매립지 이슈를 빼놓을 수 없는데. ▲서구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기본 목표로 발생지 처리원칙과 친환경 폐기물 관리 선진화 정책으로 전국에서 가장 앞장서 나가는 자원순환 선도도시로 나아가려고 한다. 얼마 전 환경부 스마트 그린도시 공모사업에서도 구가 제안한 자원순환 선도형 순환 경제 커뮤니티 구축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여기에 자원순환 선도도시 구축을 위한 통합대책 마련 연구용역과 자원순환 선진화 시민추진단 출범을 통해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이 중심이 되는 선진화 정책을 추진, 자원순환 선도도시 구축에 앞장서려 한다. -서구의 역점사업과 각오가 있다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녹색도시 서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각종 숲 조성은 물론 4대 하천 복원사업으로 하천의 수질을 5등급에서 3등급 이상으로 개선하고, 하천별로 테마를 담은 생태하천으로 차근차근 탈바꿈해 나가려 한다. 또 스마트 에코시티로 가는 발걸음을 걸으면서 맞춤형 일자리 창출, 복지 등의 모든 분야를 고루 챙겨 구민들이 직접 삶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키우는 데 집중하려 한다. 올해도 구민 여러분이 늘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김경희기자
올해는 강화를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매력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원년의 해로 삼고 강력한 환경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유천호 인천 강화군수는 올해 포스트 코로나에 발맞춘 지역경제 회복,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그리고 강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시정 운영 방향을 잡고 있다. 그는 오직 강화 주민의 안전과 행복, 그리고 풍요로운 삶을 최우선으로 뛰겠다고 했다.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해 지역방역 일자리 100여개, 노인 일자리 3천여개 등 공공일자리를 마련해 직접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또 청년 일자리 고용지원과 청년 창업도 지원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적극적인 관광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오는 11월 준공할 교동면 회개정원 및 전망대 조성사업을 통해 교동도의 아름다운 섬 풍경을 많은 관광객에게 선보일 것이다. 또 11만㎡ 규모의 정원과 모노레일 등은 강화의 최대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다. DMZ 평화의 길과 평화센터, 산이포 민속마을, 가상현실(VR) 강화관광체험관, 송암 박두성 선생 생가 복원 사업 등은 강화를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바꿀 것이다. - 강화 뉴딜 정책은 무엇인가. ▲한국판 뉴딜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분석해 강화에 맞춘 지역 뉴딜사업이다.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워 질 높은 창의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우선 편리한 도로 교통망 확충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통팔달 강화도의 교두보를 마련하려 한다. 서울을 30분대에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계양~강화 간 고속도로 사업이 올해 본격화한다. 또 국도48호선 마송~강화 간 확장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용역 착수에 들어갔다. 초지대교에서 김포를 지나 인천 서구와 연결하는 초지~거첨 간 김포 해안도로 확장공사는 올 6월에 착수한다. - 쓰레기 불법투기 제로 원년의 해는 어떤 의미인가.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비해 올해를 쓰레기 불법투기 제로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 이를 위해 폐기물 감량화를 비롯해 주민 의식을 높이기 위한 3대 클린 프로젝트를 강력 추진한다. 우선 쓰레기 불법투기 근절을 위해 불법투기 전담 단속반(환경 서포터즈)을 확대 운영하고 289대의 단속 폐쇄회로(CC)TV를 추가로 설치한다. 또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요 도로변 쓰레기 불법 투기 장소를 아름다운 화단으로 만들 예정이다. 쓰레기 투기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또 쓰레기 재활용률 향상을 위해 마을 곳곳에 강화의 심벌마크인 횃불을 형상화 한 거점 분리 배출시설을 설치한다. 재활용 전용 봉투를 무상으로 도입해 배출하는 쓰레기의 재활용률을 높이겠다. 이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