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박물관 미술관을 가다] 30.김포다도박물관

김포 운양역에서 7번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김포다도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렸다. 박물관 입구에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길 옆 밭에 황금빛의 민들레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늦가을에 봄날의 화사한 풍경을 볼 줄이야. 풍수지리를 잘 몰라도 명당에 박물관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겠다. 여남은 마리 거위가 한가롭게 물질을 하는 연못 주변의 나무들이 스무 살 청년처럼 말쑥하다. 김포다도박물관(관장 손민영)은 한국의 차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1년에 문을 연 사립박물관으로 3천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3만3천㎡의 너른 부지에 조각공원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다도박물관을 왜 이처럼 외진 곳에 세웠을까. 안내를 맡아준 안정아 국장이 그 까닭을 들려준다. ■ 한재 이목과 김포의 차문화 초의선사의 동다송보다 300년 전에 다부(茶賦)를 지어 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재 이목 선생님이 김포 출신입니다. 그 분의 묘소와 사당이 여기서 가까운 애기봉 아래에 있습니다. 김포가 한국 차문화의 역사성을 오롯이 간직한 고장이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한 것이지요. 안국장은 설명을 이어간다. 그러나 선생이 지은 다부는 1980년대에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같은 유명 학자들과 차로 깊은 인연을 맺은 초의선사의 동다송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나 한재의 다부는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차의 산지로 널리 알려진 전라도 보성이나 경상도 하동과 달리 김포는 차 생산지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재 이목(寒齋 李穆, 1471~1498)은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에서 태어나 점필재 김종직 선생 문하에서 수업을 받고 19세의 나이에 진사시에 합격했던 수재였다. 선비의 도를 실천하는 기호품으로 차를 즐겼던 한재가 지은 다부(茶賦)는 총 1천332자로 이루어졌는데, 차의 일곱 가지 효능과 차의 다섯 가지 공, 그리고 차의 여섯 가지 덕을 노래한다. 이중에서 차의 일곱 가지 효능을 이렇게 정리했다. 마른 창자가 깨끗이 씻겨 진다(장설腸雪), 신선이 된 듯 상쾌하다(상선爽仙), 온갖 고민에서 벗어나고, 두통이 사라진다(성두醒頭). 큰마음이 일어나고, 우울함과 울분이 사라진다(웅발雄發). 색정이 사라진다(색둔色遁),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진다(방촌일월方寸日月), 마음이 맑아지며, 신선이 되어 하늘나라에 들어선 듯하다(창합공이?闔孔邇). 이처럼 한재는 내 마음의 차(吾心之茶)를 노래한 한국 최고의 다인이다. 제1전시실에는 차 관련 다기를 비롯한 유물과 규방문화를 재현해 놓았고, 제2전시실에는 주로 30년 이상 된 근대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별 전시실에는 현재 3대가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 다도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3천여 점 중에서 3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다도박물관 곳곳에 손민영 관장은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손 관장은 오래 전부터 한국 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일에 열정을 쏟았다. 그리스 아테네올림픽기념(2004), 오페라하우스에서 가진 호주 수교50년 기념(2008), 북유럽-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수교50주년 기념((2009), 터키수교50주년 기념(2017) 등 국제행사에 한국문화사절단을 이끌었다. 국제행사에서 차문화는 물론 도자기와 장신구, 조각보 등을 전시하여 한국의 미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렸다. 박물관은 해마다 5월 셋째 주 토요일에 유치원 아이들부터 일반인 및 군인 등 특별계층과 함께하는 다례경연대회 전통문화큰잔치를 열고, 6월 첫째 주에는 전국한재차회와 한재 이목 선생을 모시는 한재당에서 헌공다례의식을 35년째 이어오고 있다. 또한 안양소년원을 찾아 차와 전통예절, 성년의식 같은 문화를 통해 인성을 함양하는 활동도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하게 벌여왔다. ■ 이천년을 이어온 한국의 차문화 전시관 입구에 걸린 고려시대의 그림에서 한국의 융성했던 차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림 속에는 젊은이가 무릎을 꿇고 앉아 발이 세 개 달린 화로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전시실에서 처음 만난 소장품은 다부의 1천332자를 예서체로 쓴 서예작품이다. 그 옆으로 청동구리로 만든 솥과 무쇠로 만든 솥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물병은 생김새가 천차만별이지만 옛 장인의 미의식이 잘 전해주는 유물이다. 우려낸 차를 한 곳에 따르는 물그릇과 찻잔도 크기와 생김새와 빛깔이 다르지만 여유가 느껴진다. 조선 여성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규방도 눈길을 끈다. 얼핏 보면 자개로 장식한 것 같은 장롱을 비롯한 방안에 놓인 가구는 수를 놓은 것이다. 한국 여인의 바느질 솜씨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한국미를 물씬 풍기는 조각보를 전시한 통로를 지나면 제2전시실이다. 장식장에 가득한 찻잔들은 다인들이 봄가을, 여름과 겨울에 사용한 다기들을 달리 사용했던 사실을 알려준다. 그렇다. 겨울에는 잔이 두텁고 깊어야 온기를 오래 간직할 터이다. 눈길을 끄는 유물은 대추나무로 만든 귀면형 연이다. 차나 약재를 잘게 부수는 도구답게 반들거리는 손잡이에서 따스한 기운이 전해진다. 고려인들이 애용한 떡차는 차를 잘 다져 둥글납작하게 만들고 가운데 구멍을 뚫어 끈으로 꿰어 처마 밑이나 시렁에 걸어두고 숙성시킨 발효차였다. 돋을새김으로 꽃모양을 조각한 청자 주발인 청자양각화문완(靑磁陽刻花紋碗)은 고려 귀족들의 취향을 느낄 수 있고, 흑유양이병(黑釉兩耳甁)은 사람의 귀처럼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는 특이한 병이다. 쪽빛 청자보다 검은빛이 감도는 투박한 이 유물에 마음이 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풍로는 수십 년 전만해도 불을 피울 때 사용했던 생활도구였다. 한국의 산천을 닮은 것 같은 곱돌풍로는 박물관이 자랑하는 대표 유물의 하나다. 풍로는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바람을 불어넣어 불길을 세게 했던 풍로의 부드러운 질감과 짙은 색깔이 웅숭깊은 한국인의 마음을 닮은 듯하다. 한겨울이면 놋쇠 화로에 식구들이 둘러앉았다. 빨간 숯불을 피우면 아이들은 군밤을 굽고 어른은 찻잎을 넣은 주전자를 올려놓아 이따금 뜨거운 차로 몸을 덥혔을 것이다. 놋쇠 세발화로는 조선 선비처럼 단아하다. 전시실 곳곳에 걸린 글귀를 음미해 보는 것도 차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추사체로 판각한 다반향초(茶半香初)부터 음미해 보자. 차를 마신지 반나절이 지났는데 향이 처음 같다는 이 말은 동다송을 지은 초의선사와 같은 해에 태어나 돈독한 우정을 가진 추사 김정희가 남겼다. 무소유로 널리 알려진 법정스님의 글씨를 새긴 서각도 있다. 홀로 마신 즉 그 향기와 맛이 신기롭더라. 한재의 다부를 새긴 전서체의 서예와 이를 한자 한자 나무에 새긴 작품은 세월이 많이 흐르면 문화재로 보존될만한 명작이다. 고려 학자 이곡(1298~1351)이 지은 동유기에서 신라 화랑들이 차를 즐기며 심신을 단련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화랑들은 차를 나누어 마시며 서로 강하게 결속하였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예로써 화합할 수 있었다. 화랑들이 사용하던 차 도구가 동해 바닷가에 여러 곳에 남아있는 것을 보았다.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다녀 간 뒤에 고려도경을 지은 서긍은 고려의 융성한 차문화를 이렇게 전한다. 고려인들은 차 마시기를 매우 좋아하여 다구를 더욱 잘 만드는데 금꽃이 있는 검은잔, 청자 작은 찻잔, 은화로, 세발 차솥 등이다. 서긍의 말을 입증해주듯 고려 때 강진에서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려청자 연잎찻잔은 예술성이 빼어난 유물이다. ■ 내 마음을 다스리는 차 한 잔 나누는 여유 김포다도박물관의 아름다운 풍경은 입소문을 타고 방송계에 알려져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사용되었다. 장혁, 이다해 주연의 아이리스2와 신성록, 장나라 주연의 황후의 품격의 촬영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1월 중순이다. 마음이 바빠지는 때다. 차 한 잔의 여유가 필요한 때다. 고려인들이 후손들에게 다반사라는 말을 남겼듯이 우리도 바쁜 일상이지만 한 잔 차를 마시는 여유를 가지고 한해를 갈무리하면 좋지 않을까. 오래 만나지 못한 정다운 벗이 있거든 다도박물관에서 만나기로 기약하자. 벗과 차를 나누며 그윽한 만추의 정취를 가슴에 담아보자. 500년 전 한재 이목선생처럼 내 마음을 다스리는 차를 만나는 기쁨을 맛보시길.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안산시 전국 최초로 장애인 위한 오소가게 선정 운영

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업소 20곳을 장애인 권익옹호업소인 오소가게로 선정, 제1호점인 안산연세안과에서 현판식을 열었다. 오소가게는 시와 장애인복지관 및 꿈꾸는 느림보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장애인에게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 곳을 장애인 권익옹호업소로 선정하고 이를 인증하는 브랜드다. 시는 앞서 지난 5월 관계기관과 함께 인증을 위한 원칙을 정립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인증 절차를 거쳐 병ㆍ의원, 음식점, 이ㆍ미용실 등 20곳을 첫 오소가게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소는 오소가게를 인증하는 현판과 함께 그림으로도 의사를 소통할 수 있는 AAC(보완대체의사소통) 도구가 비치되며 경사로 등 편의시설 설치도 지원된다. 안산연세안과는 지난 2012년 2월 개원, 저소득층 아동진료 지원협약은 물론 한국농아인협회안산시지회 진료협약을 체결, 지역사회를 돕고 있다. 의료진이 발달장애인 특성을 이해하고 이들을 배려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매년 업종을 다양화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류경미 꿈꾸는 느림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평소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게 맞아주는 동네가게에 감사하고 이러한 따뜻한 가게를 시민들이 더욱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소가게는 평범하고 친근한 인사말인 이리(로) 오소와 이리 오세요 등에서 따온 브랜드로 이미지는 OSO를 형상화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안산시민 10명 중 9명, '카카오 데이터센터' 긍정 평가

안산 시민 10명 중 9명이 ㈜카카오가 4천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등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시민 227명을 대상으로 카카오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211명)가 긍정 반응을 보였고, 부정 반응은 11명(4.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문항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유치 인지여부 ▲유치에 대한 평가 ▲기대되는 효과 ▲㈜카카오에 기대하는 지역협력사업 등이었다. 효과 문항에 대해선 지역 이미지 및 인지도 향상이 60.2%(133명)로 가장 많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56.8%130명), AI 등 미래산업 집접화(50.7%112명), 미래인재양성(30.8%68명), 반월시화산단 스마트화 가속(29.4%65명) 등이 뒤를 이었다.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조성 외에도 ㈜카카오가 추진하길 기대하는 지역협력사업으로는 카카오 브랜드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53.4%118명), 4차 산업혁명 관련 청소년 진로교육(48.9%108명),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안산시 홍보(44.3%98명), 지역문화 콘텐츠 활성화사업(41.6%92명) 등을 꼽았다. 한편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6EB(엑사바이트) 저장이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조성되며 올 하반기까지 건축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 6월 착공, 오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윤화섭 시장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화성소방서, 주택용소방시설 통한 화재 진압 사례 소개

화성소방서(서장 조창래)는 19일 이달 중 소화기 등 주택용소방시설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화재를 진압한 사례 3건을 소개했다. 지난 2일 향남읍 백토리의 한 공장 집진기에서 발생한 화재를 공장 관계자들이 소화기를 사용해 초기 진압에 성공했다. 이어 6일 향남읍 증거리의 공장 옥외계단 쓰레기통에서 불이 나자 역시 관계자들이 소화기로 초기에 불길을 잡았다. 12일에는 팔탄면 해창리의 공장 외부에 적재된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마찬가지로 공장 관계자들이 소화기를 이용해 진압했다. 예방소방행정통계자료를 보면 화성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공장이 위치(9천6곳)한 지역이다. 공장의 경우 대형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크고, 화재 진압 시 붕괴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화기 등 주택용소방시설을 활용한 초기 진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조창래 서장은 소화기는 화재 초기에 소방차 1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화재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중요한 설비라며 앞으로도 화성소방서는 주택용소방시설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채태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