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스토리 박스 개관

땡볕더위속 트리플스트리트 우산 그늘막

[사설] 투기목적 가짜 농업법인, 가려내 처벌하라

농업법인은 농업인에게 각종 세제 혜택을 주어 우리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한 제도다. 이를 악용하여 부당이득을 꾀하는 방편으로 삼고 있다. 농업용 부동산을 취득하여 감면을 받아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때다. 농업인들이 한 해 구슬땀을 흘린 소득이 얼마가 모아졌다. 만일 이 총액보다 비농업인이 몇 배가 되는 불로소득을 얻었다면 농사지을 맛이 나겠는가. 물론 아니다. 비정상적인 농업법인을 가려내 처벌해야 하는 이유다. 정상적으로 설립요건에 맞게 운영되는 농업법인에게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있다. 건실한 농업법인에 피해가 가지 말아야 한다. 경기도에는 총 2만7천493개 농업법인이 등록되어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매매업 등 위법행위를 전수 조사했다. 법인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세금 면제를 받거나 감면 혜택을 받는다. 반드시 경작의무기간인 3년을 지켜야 한다. 이를 어기고 토지를 매각한 184개 법인이 적발됐다. 사업목적을 이탈했다.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만들었다. 이를 첨부해 해당 시군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서 농지를 취득했다. 곧바로 매도해 부정한 매매차익을 남겼다. 법인 사업장은 농가주택의 주소지나 별도의 사업장을 임대하여도 무방하다. 이를 악용한 사례다. 서울에 사업장을 둔 A농업법인은 벼를 재배하겠다며 농업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해 평택에 농지를 취득, 109명에게 쪼개 되팔아 35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물론 경작의무기간도 지키지 않았다. 벼농사 농업경영계획서를 첨부해 취득세도 감면받았다. 또 다른 경우다. 안성에 B농업법인은 세 번에 걸쳐 임야 8필지 30만7천437㎡을 37억원에 구입했다. 이를 33명에게 나눠 팔아 31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처분한 토지를 마치 농사지을 것처럼 허위로 신고하여 7천400만원의 취득세까지 부당하게 감면받았다. 물론 이들은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농업법인은 농업인 또는 농업생산자단체가 주축이 된다. 농업인은 농업을 경영하거나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농업인은 과거에는 소유의 개념인 농지원부로 확인했다. 지금은 농업인확인서나 농업경영체로 증빙한다. 경작의 개념으로 바꿨다. 농업법인 설립등기 때 농업인 자격요건 확인절차를 강화했다. 하지만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여전히 농업법인이 세금 탈세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3년 주기로 실태를 조사하게 되어있다.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한다. 행정당국은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조세 관련 부정행위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감시망을 촘촘히 하길 바란다.

[함께하는 인천] 바른 교육만이 인간의 일탈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저 지나쳤을 타인들에 민감해졌다. 감염의 우려 탓에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은 꺼려지고, 마주하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사람을 안 만나며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으니, 우리 모두 타인에 노출된 포로나 다름없다. 아파트라는 대규모 공동주거시설의 일상은 입주민뿐 아니라 급증한 배달업무 종사자 등도 함께 타야 하는 엘리베이터 이용에 밀접 접촉을 피할 길이 없다. 타인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는 마스크는 물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건만, 멈춰야 할 사적인 대화를 거리낌 없이 하는 자가 많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자도 있다. 대화나 기침에서 나오는 침방울이 감염원인데 그럼에도 타인이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전화나 대화를 하는 자들은 여전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사람들이 많은 커피숍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교육이 어떻게 된 것인지, 타인의 배려 속에 누리는 것이 나의 자유임을 잊고 많은 자가 때와 장소 가리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행동을 추구하고 있다. 전파력이 높은 탓에 신규확진자의 동선이 방역의 주요 대상이다. 확진자는 격리도 되고 자칫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누구라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다. 확진자는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모든 동선을 빠짐없이 밝혀야 하니, 사생활을 감출 일도 있고 추후에 있을지도 모를 불이익을 생각하여 대강의 것만을 말하고 싶어질 수 있다. 공포에 빠져있을 확진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비정상이 있을 수 있다면, 그들의 동선 파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아닐 수 있는 확진자가 좀 더 안심하고 동선 모두를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거짓말에 비난받아 마땅할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사안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지 않고 비난에 가세하는 자가 급증하고 있다. 모두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정직함은 인간관계의 기본으로, 가정과 사회와 학교가 만들어내야 하는 인간의 기본품성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이 바르고 정직한 사람을 키워내고 있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법과 질서, 도덕과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자업자득인 셈이다. 교육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욕심을 부추기는 승리만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무한한 인권을 누리고 불편 없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 주장하며 자제나 절제는 자유나 인권의 구속인 양 비이성적, 비인간적 행동에 주저함이 없다. 개인의 불편한 삶은 사회의 잘못으로 몰아가며, 개인의 노력은 뒷전으로 하려 한다. 정치권이 부추긴 측면도 크다. 결국 개인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많은 곳에서 대립과 반목으로 충돌과 일탈 행위들이 벌어지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믿기 어려운 가정 내 폭력, 성범죄, 살인사건 등 인간으로서 벌이기 어려운 끔찍한 사건들이 일상처럼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을 온 국민이 다 알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한국의 방송은 범죄를 재구성이라도 해주듯 반복적이며 자세하게까지 전한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데 방송이 늘 가르쳐 주니 마치 부정행위의 안내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이다. 퇴색해가는 방송의 역할이지만, 부정적 일색인 뉴스보도는 재고되기를 기대한다. 결국 인간의 일탈을 막아내야 할 교육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인간은 보고 배운다. 바른 교육 없이는 바른 인간을 만들 수 없다. 비인간적 행태의 사회문제를 줄일 해법은 바로 교육에 있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사설] 기전문화제 제언에 적극 공감하면서…

경기개발연구원이 특별한 문화 행사를 제안했다. 경기도민이 함께하는 가칭 기전문화제다. 기전(畿甸)의 지역적 구분은 경기와 인천이다. 기전문화는 경기와 인천의 문화를 말한다. 경기연의 제언은 결국 경기 인천 문화의 창달로 연결된다. 보고서 제목에도 그 취지가 명확하다. 경기도의 지역 정체성 강화 해법-천 년 왕도의 기전 문화제 도입으로 시작. 경기도민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제언에 적극 공감한다. 경기도는 정체성이 없는 지역이다. 문화는 31개 시군이 서로 다르다. 경기도로 묶인 문화가 없다. 정치에도 경기도 정서는 없다. 한국 정치의 영원한 변방으로 겉돈다.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민선(民選) 지사가 얘기했다. 나름의 고민과 대화도 있었다. 하지만, 실행에 옮겨진 것은 없다. 그저 탓만 하다가 끝났다. 결국엔 정체성 없는 것이 정체성이다라고 자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면에서 제언 자체로 의미 있다. 기전문화제는 구체적 행동 제언이다. 실천으로 옮겨가는 구체적 구상이다. 공개된 밑그림도 나쁘지 않다. 경기도민의 날(10월 19일)을 기점으로 삼고 있다. 도청소재지인 수원을 중심 무대로 상정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의 개막식, 기전 문화 체험 행사 등의 안(案)도 그려 넣었다. 처음부터 완성된 문화는 없다. 시작이 중요하다. 기전문화제는 실천으로 옮겨 갈 가치가 충분히 있다. 여기에 꼭 주문해두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 경기도 정체성이 없는 원인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인구 분포에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다. 1985년 479만명이던 경기도 인구는 2015년에 1천174만명이 됐다. 총 인구에서의 비율이 11.9%에서 24.3%로 늘었다. 1기 신도시(1990년대)와 2기 신도시(2000년 초)에 유입된 외부 인구다. 토박이 비중이 그만큼 급락했다. 1960년 97.2%이던 토박이의 비중이 2015년 25.3%로 낮아졌다. 75%가 경기도 출신이 아닌 것이다. 호남 향우회, 영남 향우회, 충청 향우회가 저마다 도민의 30%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지방자치 이후 갈라선 시군 문화까지 있다. 31개 시군마다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왔다. 먹거리 창출을 위한 차별화였다. 역사적 고리가 같은 문화조차 쪼개지고 갈라섰다. 지방 문화 행정 독립이 가져온 필연적 세분화다. 이런 행정이 쌓이면서 경기도 정체성은 더 희미해졌다. 이게 현실이다. 외지인 75% 경기도, 31개 문화 공존 경기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 다양성이 출발이어야 한다. 모처럼 등장한 정체성 확립 제언이다. 기전문화제가 눈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그런 바람을 담아 전하는 작은 첨언이다.

[지지대] 위기 다음은 기회다

프로야구의 여러 속설 중 하나가 바로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직전 수비에서 만루의 위기를 잘 넘기면 다음 공격에서 점수를 내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이 상황을 좀 더 분석해보면 수비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을 때 집중력을 극대화해 고비를 넘기면 고도로 집중된 운동 신경이 공격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빛을 발해 득점에 성공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프로야구로 따지자면 우리를 위기에 몰아 넣은 상대팀의 공격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7월7일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으로 번져 나갈 당시, 올해 성장에 대해 비관 또는 회의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각 국가가 전염에 대한 우려로 나라의 관문인 공항을 사실상 폐쇄하면서 비즈니스를 위한 모든 교류가 차단됐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기술력이 총 망라된 휴대전화를 비롯해 첨단 가전 산업은 그 나라의 현실에 맞는 타겟팅 비즈니스가 이뤄져야 하는데, 올해는 그 기회가 고스란히 사라졌기에 우려의 목소리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깜짝 실적을 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실적 호조로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주목할 부문은 코로나19 여파의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를 대비하면서 서버ㆍPC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 증가를 이끌어 낸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준비하지 않은 자는 기회가 와도 승부수를 띄울 수 없다는 것이다. 프로야구가 재미있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매년 깜짝 스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9회말 대타로 등장한 선수가 끝내기 안타 혹은 홈런을 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주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백미가 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그 기회가 주어졌을 때 똑같은 영웅이 되지는 않는다. 그 단 한번의 기회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서로 달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세상을 바꾼 새로운 유형의 위기다. 하지만 그 위기 뒤에는 분명 기회가 존재한다.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에서 새로운 유형의 기회를 모색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김규태 경제부장

[아름다운 강산 ‘산山 내川 들野’ 나들이] 두물머리 최후의 뱃사공 이귀현옹

▲ 이귀현옹(오른쪽)이 우촌 박재곤 선생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두물머리 탐방길에 귀한 분을 만났다. 이귀현(李貴鉉ㆍ76)옹. 그는 두물머리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한 곳에서 살면서 10대 초반부터 나룻배 사공 일에 뛰어 들었다. 처음 허드렛일부터 시작된 일이 1995년 두물머리의 뱃길이 끊어지는 날까지 뱃사공으로 이어져 두물머리 최후의 뱃사공이라는 기록을 갖게 된 분이다. 바로 두물머리 뱃사공의 살아 있는 역사다. 황포돛대배는 1965년까지 두물머리에서 서울의 뚝섬~마포~행주나루간을 운항하며 채소와 땔감 등 생필품을 매매하는 역할을 했다. 그 이후의 나룻배는 두물머리의 강 건너편, 광주의 남종면 귀어리 나루터를 왕래하는 여객선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뱃길이 끊어지고 배 타는 일은 없어졌지만 이 옹은 수많은 TV드라마와 영화 등의 뱃사공 역을 도맡아 출연하는 연예인으로 변신해서 지금도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은관 선생의 배뱅이굿 전승자가 되어 배뱅이굿 보존회 양평군 지부장을 맡아 활동중이다. 두물머리에서는 해마다 사단법인 배뱅이굿보존회 경기도지회 주최의 지역예술축제를 열고 있는데, 2020년 축제는 16회째로 황포돛배야 두물머리 강변에 살자라는 주제의 공연을 했다. 해마다 두물머리 나루터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기획과 연출은 이귀현 옹이 맡았다. 두물머리에서 지척의 거리, 이귀현 옹의 집에서 운영하는 식당 나루터家(가)의 벽면에는 두물머리의 역사를 한 눈으로 살펴볼 수 있는 수많은 소중한 사진들이 걸려 있다. 이 옹을 만나 황포돛대 이야기와 지역역사 그리고 연예인으로 활동중인 이 옹의 구수한 이야기들도 들을 수가 있다. 글사진=우촌 박재곤

[아름다운 강산 ‘산山 내川 들野’ 나들이] 양평 두물머리

강원도 태백땅 삼수령(三水嶺)에 비가 내리면 이 빗방울들은 한강을 따라 서해로,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흘러 들어간다. 그래서 이 분수령을 삼수령이라 했다. 514㎞, 1천300리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儉龍沼)는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관통하는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1천418m) 깊은 계곡 안쪽에 있다. 생태계 보존지역인 금대봉 기슭에 위치한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에는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올라와 머무르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검룡소에서 분출하는 물줄기는 힘차다. 젊은이의 몸속에 돌고 있는 끓는 피와 같다. 물줄기는 지표상에 일정한 유로(流路)를 갖고 있는 유수(流水)의 계통을 말한다. 작은 물줄기에는 천(川)이라는 이름을 쓰고 큰 물줄기에는 강(江)이나 하(河)라는 이름을 붙인다. ■ 검룡소에서 두물머리까지 천리물길, 남한강 물길의 족보 검룡소에서 분출한 물은 골지천이라는 이름의 물줄기가 돼 백두대간의 서면(西面)자락, 첩첩산중 겹겹의 계곡을 돌고 돌아 정선땅 여량에 닿는다. 이곳에서 대관령으로부터 흘러 내려온 송천과 아울려 조양강이 된다. 그래서 이곳 이름이 아우라지로, 옛날에는 마포나루까지 물길로 뗏목을 띄어 보내던 곳이었다. 조양강은 영월에 닿고 그 이름도 동강으로 바뀐다. 구곡양장 동강은 영월땅을 관통하고, 평창에서 흘러 온 서강과 만나 드디어 남한강이라는 이름을 부여 받는다. 강물은 흘러 흘러 충주땅에서는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인공호수인 충주호를 펼쳐 놓는다. 충주호를 떠난 물길은 여주에 다다르고 강마을을 휘감는다. 이 물길은 풍광이 수려해 아름다운 강이라는 별칭, 여강(驪江)으로도 불린다. 검룡소에서 남한강 물길 천리 394㎞가 흘러 내린 곳, 양평땅 양수리에서는 북녘 땅 금강산에서 발원해 흘러 온 큰 물줄기 북한강과 만나 머리를 맞댄다, 그래서 두물머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 두물머리의 물줄기는 큰 가람 한강(漢江)이 되어 서해바다로 도도하게 흘러 들어 간다. 이렇게 검룡소에서 서해바다까지의 길고 긴 여정에서 한강은 수많은 하천의 지류들을 받아 들이고, 강안(江岸)의 양쪽으로는 수많은 높고 낮은 산들을 거느린다. 우리 선조들은 먼 옛날부터 이 물가에 고을을 형성하고 살아 왔다. ■ 남한강과 북한강 두 큰 물줄기가 머리를 맞대는 곳 두물머리는 천하제일의 강 풍경을 연출 드라마 촬영 및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두물머리, 순 우리말의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머리를 맞댔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로는 이두수(二頭水), 양두수(兩頭水), 병탄(竝灘)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처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름도 모습도 여러 번 바뀔 것 같지만 산과 강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빼어난 풍광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양평의 대표명소인 것임에는 변함이 없다. 두루머리의 풍광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수백년 된 한그루의 나무가 강을 바라 보고 서서 큰 그림자를 그려내고 잔잔한 강물과 돛단배 한 척, 수수한 연 밭과 섬 하나, 부드러운 산세가 고요하게 드리워져 있다.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 놓고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이 곳, 자연속으로 들어 와 보면 일상의 피로가 치유되는 느낌마저 든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높이 26m의 도당(都堂)나무다. 그 위엄이 대단한 이 나무는 무려 400년을 넘는 세월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한다. 느티나무는 강이 잘 보이는 지점에 그늘을 만들어 쉴 곳을 마련해 주고 떼몰이꾼이나 배를 타고 한강을 지나는 이들에게는 표지판 역할을 해 주었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 아래에서 배를 타는 이들의 안녕과 마을의 안정을 바라는 제사를 지냈는데, 이를 도당제, 도당굿, 고창굿 등으로 불러 왔다고 한다. 두물머리의 상징처럼 서 있는 이 느티나무에 돛단배가 빠질 수는 없다. 길이 16m, 돛대 높이 8m 크기의 전통 돛단배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1호 조선장 기능 보유자인 김귀성 장인이 원형대로 복원 한 것이라고 한다. 돛의 색깔이 누렇다 해 황포돛대라고 불린다. 한강을 왕래하며 땔감, 식량 등을 수송하는데 쓰여졌으나 현재는 육상교통수단의 발달로 이 돛단배의 용도는 사라졌다. 주로 정박돼 있는 돛단배이지만 두물머리만의 수려한 느낌을 잘 담고 있다. 두물머리 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돛단배이기도 하다. ■청동기시대부터 형성된 촌락, 떼몰이꾼들의 떼돈으로 성황을 누리기도 팔당댐 담수로 수몰이 되는 두물머리 부근의 유적발굴사업에서 문화재관리국은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고인돌 몇 개를 발굴했다. 느티나무 옆에 놓여 있는 길이 170㎝, 높이 40㎝, 넓이 110㎝의 고인돌 덮개에서는 32개의 바위구멍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별자리인 성혈(性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물머리는 이미 청동기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촌락이 형성되고 고인돌을 설치할 정도로 인문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중요한 장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강수상교통의 한 곳, 강나루터였던 두물머리는 정선과 영월 등지의 뗏꾼들과 한강 하류에서 소금을 싣고 온 뱃사람들이 이 곳에다 낙전(落錢), 나루터는 흥청거렸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는 것이다. 두물머리 느티나무에서 팔당호 왼쪽으로 작게 보이는 섬은 큰 섬이라고 불리고 있다. 100평 정도의 섬이 큰 섬으로 불리는 이유는 이 섬보다 작은 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작은 섬은 팔당댐의 건설로 인해 수몰 됐다고 한다. 큰 섬은 원래 200평 크기의 사구였으나 지금은 100평 정도로 민물가마우지의 서식처가 됐다는 것이다. 두물머리 하류 쪽으로는 짙은 숲으로 덮힌 족자섬이 눈에 들어온다. 족제비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을 보고 섬 이름이 지었다는 설, 발 모양을 닮았다고 족자섬이 됐다는 설 등이 있다. 팔당댐이 들어서기 전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라 하여 족자도(簇子島)로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가마우지 서식지가 됐다. 두물머리의 또 한 곳, 갈대쉼터는 사방으로 펼쳐진 갈대들이 바람에 춤추는 풍경이 멋지다. 두물머리는 2015년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촬영지로도 등장해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자연을 액자 안에서 감상 할 수 있는 자연풍경 투하형 액자, 액자포토존을 설치해 놓았다. 두물머리를 배경으로 색다른 사진을 찍어 두물머리의 추억을 남길 수도 있겠다. 글=우촌 박재곤 사진=양평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