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꽃 인공수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소 준비

‘3기 신도시’ 경기도 지분… 장상 30% 유력

3기 신도시의 개발이익을 지역으로 재투자하기 위해 경기도 지분 확대가 요구되는 가운데 사업 시행자 간 지분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경기도가 안산 장상지구 몫(30%)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 완료했고 남양주 왕숙지구도 목표치(30%)를 설정해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LH 및 시ㆍ군과 원만한 협의로 지분을 최대한 확보, 도민 중심의 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경기도는 경기도시공사 안산 장상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을 이달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상정하고, 남양주 왕숙지구(1ㆍ2)에 대한 추진동의안도 향후 제출할 예정이다. 장상지구와 왕숙지구는 정부의 3기 신도시 사업 일부다. 장상지구 사업은 안산시 장상동ㆍ장하동ㆍ부곡동 일원(221만3천㎡)에 2조3천207억 원 규모로 공공주택지구를 구축, 인구 유출 위기를 겪는 안산시에 활력(생산유발 효과 1조1천909억 원)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왕숙지구(1ㆍ2) 사업은 남양주시 진전읍ㆍ진건읍ㆍ양정동 일원(1천133만7천㎡)에 14조6천262억 원을 투자한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사업지로 다산ㆍ별내ㆍ갈매지구 등과 연계돼 생산유발 효과만 5조2천657억 원으로 추산된다. 도의회 상정될 추진동의안에서 각 사업에 대한 경기도시공사(경기도) 참여 비중은 모두 30%로 명시된다. 이는 최근 장상지구에 대한 경기도시공사(안산도시공사 몫 포함)와 LH 간 지분(30대 70)이 협의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왕숙지구의 경우 경기도시공사가 지분 목표(남양주도시공사 포함)를 30%로 설정, LH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 참여 지분이란 전체 사업비를 기준으로 사업 시행자들이 부담할 몫이다. 지분을 기준으로 향후 수익을 배분하고 지분이 많을수록 주도권도 쥐는 만큼 경기도 참여 지분은 경기도민 이익을 의미한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기 신도시 관련 기자회견에서 해당 지역 개발이익은 지역 기반시설이나 생활 SOC 확충에 제대로 사용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도의회가 지분 확대를 두고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는 상황에서 막판 변수는 시ㆍ군 협의다. 경기도가 LH와 협의를 끝내면 그 몫을 다시 시ㆍ군과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하남 교산지구와 과천 과천지구도 연초 LH와 대화를 끝내고 경기도 몫을 각각 35%, 45%로 공표했지만 현재까지 시ㆍ군과 지분 협의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장상ㆍ왕숙지구 역시 안산ㆍ남양주와 마라톤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용인플랫폼시티 등 여러 사업을 동시 진행하는 상황에서 내부 자금ㆍ인력을 고려해 장상ㆍ왕숙지구의 지분(목표치)을 결정했다며 다만 왕숙지구는공사 내부 목표치 외확정된 사항은 없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장상지구는 다음 달 지구지정을 앞두고 있어 이번 의회 통과가 절실하다. 늦어도 하반기 각 사업에 대한 지분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시공사는 이날 동탄2ㆍ다산신도시에 추진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가의향서가 38개 접수되는 등 건설사 관심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사업은 동탄2 및 다산신도시 4개 블록에 임대 및 분양주택 4천927세대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여승구기자

[사설] 아물지 않는 세월호 상처

세월호 참사 6주기(4월16일)를 맞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잔인한 4월이다. 바로 전날 415 총선이 있어 추모의 열기나 발길도 덜해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는 듯해서 아쉽다. 이런 가운데 진상조사는커녕 세월호 참사를 비난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뒷골목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에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많은 교훈을 남기며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 전반의 획기적인 개선의 계기가 되어 선진사회로 성숙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게 했다. 그동안 고도 압축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사회안전망에는 총체적 부실이 누적돼 왔다. 어느 분야를 지적할 필요도 없이 정부 모든 부처와 사회 각계각층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고 예방조치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친 결과가 대형 참사로 이어져 그 허무함은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고귀한 어린 생명을 잃고 가슴에 평생 안고 사는 부모들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를 우리사회는 적극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동안 피해자 가족 중심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노력을 꾸준히 했으나 극히 미미한 부모들의 최소한의 도리일 뿐이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사회적 과제를 부모들을 비롯한 희생자 가족에게만 맡기는 현실이 6주기를 맞이하면서 더욱 아쉽다. 그동안 사회 여러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했으나 그 희생의 가치를 대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희생자 가족들이 그토록 원하는 진상규명조차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책임이다. 국회에서 입법절차를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을 무시하고 안하무인으로 지체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척결해야하는 적폐중의 적폐이다. 그토록 희생자 가족들이 애타게 바라는 최소한의 국가적 책임마저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모습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총선에서 지지 세력의 결집을 위한 수단으로 세월호 관련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정치인은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는 급속히 성장하는 가운데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 왔다. 위기를 맞이하면서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 결과가 오늘날의 모습이다. 현재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늘 가슴 한 켠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과거에 대한 완전한 정리가 부족한 점이다. 친일에 대한 청산이 제때 정리되지 못해 아직도 잔재의 피해를 겪고 있는 점이 그 대표적이다. 우리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세월호 참사도 그 진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그 희생을 값지게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하루빨리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아물게 하는 것이다.

[사설] 外信에 묻히는 대한민국 선거, 옳지 않다

막판 선거 정국에 외국 록그룹이 등장했다. 아일랜드 출신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다. 보노는 최근 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여기서 아일랜드에 대한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자신이 직접 구매할 의사도 밝혔다. 보노는 또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팬이라고도 밝혔다. U2는 지난해 12월 내한공연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공연 다음 날 인권활동가이기도 한 보노를 청와대로 초청한 인연이 있다. 보노의 편지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2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13일 세계적 록스타마저 해외 록스타도 인정한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처가 외국 예술계에서까지 평가받고 있다는 취지다. 총선을 이틀 앞두고 있다. 선거 정국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이다. 코로나19 대처를 잘한 정부 여당에는 유리한 기삿거리다. 야권에겐 또 한 번 고개를 떨궈야 할 보도다. 선거 기간 내내 정국을 가늠하는 잣대였다. 지난 3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 한국산 의료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가 밝힌 이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선거 기간부터는 이런 해외 평가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막판인 지금도 여전하다. 스페인 총리의 한국 코로나19대응 방식 배우겠다는 보도가 12일, 스웨덴 총리의 방역 경험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5일 전에 나왔다.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권은 속이 상할 만하다. 애초, 코로나19는 보수진영이 잡은 소재였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그렇게 여겼다. 중국을 봉쇄하지 않은 잘못으로 정부 여당을 몰아세웠다. 신천지 사태와 주식 시장 붕괴까지는 그게 맞았다. 그러다가 3월 말 이후 크게 바뀌었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했다. 먼저 경험한 한국의 대응이 높게 평가됐다. 이제 야권도 이런 외신을 소개하는 보도를 뭐라 할 수 없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외국 정부와 외신의 호평이 정부 또는 친여 언론을 통해 뿌려졌다. 여기 영향을 받은 것은 이념적으로 중도에 있는 계층이다. 이들은 좌우의 극단적 평가 속에 정부 대처에 대한 평가를 보류하고 있었다. 이런 때 접한 외신과 외국의 평가가 이들에게는 객관적 선택의 기준이 됐다. 그리고 총선판에 연기처럼 스며들며 선거를 여권에 유리하게 만들어가는 역할을 했다. 선거 결과를 떠나 분명히 증명된 현상이다. 잘한 것을 잘했다고 평가받는 것이다. 호재로 삼는 여권을 나무랄 거 없다. 애초 국민 건강은 선거의 소재가 아니었다. 보수 야권이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있다. 다만, 이런 흐름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은 있다. 외신이 선거판을 흔든다. 근래 한 번도 경험 못한 현상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국내 선거에서 국내 이슈, 지역 이슈를 빼앗았다. 외신의 평가를 보고 후보를 결정하는 부조화가 일어났다. 객관적 평가의 소재로는 맞다. 그렇다고 산적한 국내ㆍ지역 문제를 묻어도 될 정도의 비중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하루 남았다. 공약ㆍ후보 평가의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라도 차분히 훑어보자.

[지지대] 코로나19와 쓰레기

415 총선 사전투표가 지난 10,11일 있었다. 이번 투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연출됐다.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하는 장면이라니. 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권자들에게 마스크 착용, 1m 거리두기, 투표 전후 충분한 손 소독 외에 투표시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을 강제했다. 감염병 예방은 두 말할 필요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자칫 제2의 쓰레기 대란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면서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사회적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개인 위생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풀어줬다. 식품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 허용하면서 커피전문점 등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음식 및 인터넷 배송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월 택배 물량이 2억4천255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31.7% 늘었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일회용컵을 퇴출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일회용품 줄이기 계획을 확정하면서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두달 넘게 이어지면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는커녕 풀어주며 딜레마에 빠졌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걱정이 크다. 재택근무와 집콕이 늘면서 가정의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일회용품 사용 후 깨끗하게 분리수거를 한다해도 이는 해결책이 못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해 재활용 단가도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재활용업계와 전문가들은 2018년 쓰레기 대란이 다시 올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폐지나 폐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선별해 이익을 얻는 재활용업체들도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수거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폐골판지 가격이 1kg당 56원이라는 역대 최저금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1kg당 75원 수준이던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폐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3월 페트병 등에 사용되는 PE 가격은 지난해 대비 1kg당 40원 떨어진 546원을 기록했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엄청난 양의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려면 사용하지 않는 수밖에 없다. 텀블러 들고다니기, 심각한 곳이 아니면 면 마스크 쓰기, 택배 포장재 줄이기 등 생활속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부터라는 생각을 갖고 늘어나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기업과 디자인 예산

날이 어느새 봄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3월말만해도 검정 패딩을 입고 마스크까지 쓴채 출근한 직원에게 잘했다. 모양이 문제냐 피곤하면 면역력 떨어진다 라고 칭찬을 해댔다. 옷을 두툼히 입어도 마음이 여전히 허했기 때문일까? 2~3월은 참으로 암담했다. 대구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의 아픈 소식에 인생은 복불복이야 하고 대자연의 생물학적 반응에 인간이 참으로 초라하게 느껴져 정말 아무런 의욕이 없기까지 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노릇노릇 피어 오르는 개나리와 물빛이 돌기 시작하는 여린 가지들을 보며 마음을 다독이게 될 줄이야. 디자인을 업으로 하다보니 미팅과 컨설팅으로 과제를 엮고 끊임없이 제안을 하던 업무가 코로나19로 어느 순간 얼음 땡 하고 순간정지됐다. 지자체에서 발주하던 일들도 시민협의가 필요했던 부분에서 멈춰서 기약 없이 과업 중지가 됐고, 부스디자인도 하고 카다로그도 만들며 해외마케팅을 야심차게 준비해오던 상담 기업들은 막막함에 울상이 됐다. 컨설턴트님, 어떻게 해야 될까? 기업 대표님의 구수한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순간, 예, 제가 찾아 뵐게요하고 마스크만 챙긴 채 부랴부랴 차를 몰고 나섰다. 길가의 화사한 벚꽃이 너무나 얄밉게 눈에 들어 온다. 기업 대표에게 말했다. 대표님 위기는 항상 기회입니다. 그동안 숨쉴 틈 없이 뒤도 안돌아보고 앞으로 나가셨으니 이제 이 위기를 기회삼아 한 번 더 점검의 시간을 가지시는 게 좋겠습니다. 오프라인으로만 하셨던 마케팅을 이젠 온라인화도 생각해 보시고, 기업 로고랑 포장도 리뉴얼해서 브랜드화 하시고 제품라인도 점검하시고 할 일이 얼마나 많으신데요라고. 하지만 올해 예산을 점검해보니 부족하다. 제품개발비에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소 가동 물류비, 재료구입비, 해외 마케팅비 모두 잡혀 있는데 개발비에는 원자재비와 생산 인건비뿐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디자인을 서비스업 정도로 생각하나보다. 제품만 좋으면, 가격만 낮으면 물건이 팔리던 시대는 벌써 20여 년전인데 설비는 매년 업그레이드 하고 스마트공장도 꿈꾸면서 디자인은?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소비자의 첫 선택은 사용 전의 제품 질, 단돈 몇 천원의 가격의 차이보다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결정한다. 그런데 왜 예산에는 항상 디자인 개발비가 빠져 있는 걸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온라인의 대중화, 기술력의 평준화로 이제 소비자들의 눈은 높아졌고 특허 기술 외 원천기술도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핵심은 소비자의 마음을 결정짓게 하는 브랜드 파워-디자인의 배려인 것이다. 내년엔 개발비의 0.1%라도 디자인개발비를 넣으셨으면 합니다라고 조언을 드리면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디자인개발사업을 찾아 권해드렸다. 한결 따스해진 햇살이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느껴진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대표님들 파이팅입니다. 김희경인천디자인기업협회 대외협력홍보이사

[유영옥 칼럼] 코로나 사태와 북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Beck)은 1986년에 쓴 그의 저서 위험사회 Risk Society에서 인간의 인지능력으로 통제 불가능한 위험사회의 도래를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사태를 예언이라도 한 것일까. 코로나19는 진원지인 중국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을 전쟁에 버금가는 국가재난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평화의 대제전인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었는가 하면 주가와 유가 폭락 및 생산량 감소, 생필품의 사재기 등으로 세계 각국은 초유의 비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의료체제가 붕괴된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 때 금번 코로나 사태는 북한체제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북한당국의 코로나 대처와 그 실상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예방의학, 무상치료제, 의사담당구역제 등을 예거하면서 자기 나라가 이 지구 상에서 가장 뛰어난 보건의료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선전하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예방의학이란 전염병을 비롯한 모든 질병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과 위생개조사업을 통해 모든 주민이 자각적으로 위생문화 사업에 동원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며 무상치료제와 의사담당구역제는 무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면적인 건강관리를 받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방문하였던 국내외의 여러 의사나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당정군의 고위간부를 제외한 절대다수의 주민들은 의료시설과 의약품 부족으로 너무도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 인지 북한당국은 1월22일부터 중국 여행객의 입국과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국민의 베이징발 평양행 탑승을 금지했으며 같은 달 31일부터는 국외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베이징랴오닝성선양 등 국제항공과 단둥나진-하산 등을 오가는 국제열차, 선박편의 운항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등 중국에서 바이러스의 발병사실을 발표하자마자 중국으로부터 입국하는 통로에 대한 전면적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국가계획위원회를 중심으로 하여 두만강과 압록강, 대동강에 대한 수질검사를 실시하였으며 메아리와 같은 대외선전매체를 통해서는 현재까지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았음을 역설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외의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내에도 바이러스의 확진 의심 증상을 보이는 주민, 특히 화교를 대상으로 하여 집단수용에 대한 소개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외국인에 대해서는 평남 평성으로, 자국민에 대해서는 안주에 소재하고 있는 집단시설에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 배치된 북한 군부대에서 3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울리히 벡은 사회적, 국가적, 그리고 세계적 위험에 대한 진정한 극복의 길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소통,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호 협력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당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제의도 뿌리치고 국제사회와의 소통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일각의 의구심처럼 혹시 북한당국이 자신들의 코로나 감염실상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서 그런 것이라면 북한의 열악한 의료체계와 주민들의 영양상태 등을 고려할 때 엄청난 후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 사태는 북한의 체제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개연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예의 주시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유영옥 국민대 교수국가보훈학회 회장

[천자춘추] 코로나 혁명

우리 사회는 그동안 급진적으로 발전해왔다. 굳이 앨빈 토플러의 물결 이론(wave theory)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류는 농경제 사회에서 산업 혁명을 거쳐 지식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 왔고, 오늘날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혁명적 발전은 기술의 진보를 통한 전 인류의 점증적 발전으로, 우리의 노력과 의도로 만들어온 결과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의 노력으로 애써 쌓아 올린 인류 발전의 탑이 일순간 흔들리고 있다. 우리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지구 밖 생명체의 첨단 공격도 아닌, 그저 원인도 잘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 하나가 전 세계를 셧다운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류는 거대한 발전의 탑을 쌓아 올렸지만, 고작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 전 세계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안타깝고 두렵다. 그리고 일견 쓴웃음을 짓게도 한다. 우리가 쌓아 올린 이 멋진 탑이, 우리가 누리는 이 거대한 문명이 어쩌면 목적도 방향도 상실한 바벨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우리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코로나 사태 앞에서 다시금 절실히 깨닫게 된다. 물론, 우리는 이 어려움을 훌륭하게 극복해낼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다. 분명 오늘의 어려움을 떠올리며, 미래의 언젠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리라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이 사태가 희망차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맹목적 믿음으로 이 순간을 흘려보내기에는 코로나가 남길 결과가 너무나 크다. 교육, 의료, 공공행정은 물론 스포츠와 문화 활동 및 인간관계까지,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를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만들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급진적 변화의 기준점이 코로나 사태 위에 찍힐 것이며, 이 사태를 통한 전인류의 급격한 발전은 가히 혁명적 변화가 될 것이다. 코로나 혁명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것 같다. 위기(危機)는 본디 위태롭지만, 태생적으로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 인류적 위기 가운데 우리는 어떠한 위태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 난리통 속에서 무슨 교훈을 얻고 있는가? 겸손하고 겸허한 모습으로 코로나 사태를 생각하며 자문해 본다. 어쩌면 한낱 미물은 우리가 아니었던가 말이다.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교수

[기고] 치유농업이 필요한 지금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도민의 불안과 우울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지금 감염병에 대한 예방 및 치료와 함께 치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치유(治癒)는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이라는 사전적 의미와 함께 심리적인 안정감을 동시에 주는 것을 의미한다. 치유는 의학, 종교, 심리학, 철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ㆍ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농업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24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치유농업법)이 공포 됐다. 치유농업법에서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회복ㆍ유지ㆍ증진을 위해 농업ㆍ농촌자원과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주요내용으로는 치유농업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5년)과 시행계획(매년) 수립, 치유농업 관련 연구개발ㆍ보급과 사업화, 연구개발 성과의 제공, 창업 관련 기술 및 법률 등의 컨설팅 지원, 지방농촌진흥기관에서 치유농업기술 연구개발 및 보급, 치유농업사(국가자격)의 양성 및 양성기관 지정 등이 있다. 네덜란드는 2001년부터 치유 농장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2015년 치유농장 육성 법률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농업인들이 치유 농장을 시작하고 국가가 체계화해 지원하는 형태였으며, 건강보험제도와 농업인보조금 등을 연계해 시행한 것이 특징이다. 치유농업법 제정에 앞서 경기도에서는 작년 11월12일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치유농업협의회 구성, 치유농업 활성화 사업, 연구 및 기술개발 사업, 기술보급 및 시범사업, 교육 및 연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도내 치유농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기존의 체험농장이나 치유농장에서 활용할 프로그램과 매뉴얼 개발에 대한 요구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특성에 맞는 치유농업 프로그램과 실행 매뉴얼 개발, 치유농업의 효과 분석과 평가기법 개발, 치유농장 인증을 위한 절차와 제도 마련 등이 현실적으로 시급하다. 치유농업법과 치유농업조례는 치유농업 관련 기술개발ㆍ보급과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국가와 지방농촌진흥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치유농업은 생산과 체험 중심의 농업을 건강과 복지의 영역으로 확대한다. 그리하여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촌 인구 증가와 일자리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다양한 정책효과를 낼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몸과 마음이 힘들고 위축된 요즘 같은 경우 치유농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조창휘경기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