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추억 386

2000년 4월 어느 선거 캠프.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선거 공보에 넣을 문구 문제였다. 386 후보라는 표현을 두고 시작된 토론이었다. 30대 나이ㆍ80년대 학번ㆍ60년대 출생이 조건이다. 후보의 출생연도가 문제였다. 1960년생으로 꼭 40세가 되는 해였다. 후보는 만으로 따지면 넣어도 된다고 했다. 참모는 허위 경력으로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공모물 귀퉁이에 게재됐다. 며칠 뒤, 그는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 4년 전에도 그랬다. 386이 화제였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김민석 의원이 등장했다. 15대 최연소였다. 그 4년 뒤인 17대도 그랬다. 노무현 탄핵 역풍이 불었다. 이른바 탄돌이의 상당수가 386이었다. 386은 이렇게 15ㆍ16ㆍ17대 선거를 지배했다. 당시 386의 다른 뜻은 젊음이었다. 늙은 정치 나가라였다. 무수한 거목이 사라진 게 그때다. 경력도, 능력도 쳐주지 않았다. ▶한 번 터 잡더니 놓을 줄 몰랐다. 국회의 빗장을 걸어 잠갔다. 30대를 더는 허락하지 않았다. 17대 국회 30대 의원은 23명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급감했다. 18대(2008년) 7명ㆍ19대(2012년) 9명이었고, 20대(2016년) 3명이다. 어느덧 한국 정치의 모든 걸 독점했다. 당(黨)의 요직도 장악했다. 지금 여야의 면면이다. 권력의 핵심도 차지했다. 청와대 핵심이 그들이다. 그 사이 이름을 슬쩍 바꿨다. 나이만 바꾼 586이다. ▶그 철옹성에 구멍이 보이기 시작한다. 386 대표 주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실장이 상징이다.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김세연 한국당 의원도 선언했다. 당을 향해 좀비라는 독설까지 남겼다.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386 정치를 주어에 올린다. 잘나가는 386들에게 마이크를 대기 시작했다. 당신은 출마 할거냐고 묻기 시작한다. 남은 386이 난데없이 궁지에 몰렸다. ▶20여 년 전. 386은 늙은 정치를 재물 삼았다. 그때 늙은 정치의 나이가 50대, 60대였다. 지금 그들의 나이가 50대, 60대다. 이제 공격받는다. 88만원 세대가 묻고 있다. 386 선배들은 무엇을 했느냐. 돌아보면 그때 너무 그러는 게 아니었다. 그때 쫓겨난 늙은 정치 중에도 참된 정치가 얼마나 많았는데. 젊은 정치가 잘했다는 증명은 한국 정치사에 없다. 386들을 이런저런 추억에 젖게 하는 요즘이다. 김종구 주필

[인천시론] 북한주민 강제북송, 그래서 그들은 北으로 갔다

최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북한주민 2명을 강제 북송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지며 그 논란이 뜨겁다. 과연 살인범까지 국민으로 받아줘야 하는 것이냐는 여론도 있지만, 북한주민 2명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인권문제를 정부가 너무 성급하고 안일하게 처리했다는 비판여론 역시 상당하다. 북한주민은 우리헌법 제3조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되고, 북한주민이 우리나라에 귀순하는 경우 별도의 국적취득절차 없이 당연히 우리 국민이 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일관된 판결이다. 결국 강제북송된 2명은 살인혐의자도 귀순희망자도 아닌 북한주민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강제북송의 이유로 귀순의사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주민은 우리 영토 안에 들어온 이상 귀순절차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므로, 귀순의사의 유무는 국적포기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또한 정부는 북한이탈의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 제9조에서 살인과 같은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북한이탈주민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강제북송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위 규정은 중대범죄자에게는 법에 따른 보호와 정착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이미 우리 국적을 취득한 북한주민의 국적을 박탈하고 추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부당한 해석이다. 우리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주민도 우리 국민인 이상 기본적 인권을 보호받아야 하며, 결코 정치논리나 정책적 판단 때문에 인권문제가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정부는 우리 국적을 보유한 2명의 북한주민을 법적 근거도 없이 강제북송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실정법위반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UN 고문방지협약에 따르면 그 누구도 고문 위험이 있는 국가로 송환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UN인권위원회가 14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부가 북한주민 2명의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했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다. 특히 이번 북송결정은 기본적인 사법적 절차마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이다. 설령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강제추방을 할 때에는 사법절차에 따른다. 하지만 이번 북한주민들에 대해서는 헌법상 권리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기는커녕 추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한 채 5일간의 짧은 조사기간을 거쳐 강제북송 결정이 내려졌다. 2017년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국정농단 사건에서, 정부는 덴마크에 있는 정유라를 하루속히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 하지만 정유라는 덴마크 정부의 추방결정에 불복하여 현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고, 최종적으로 덴마크 법원의 판결을 받고 나서야 국내로 송환되었다. 사법적 절차 없이 관계기관의 합동조사를 통해 신속하고 은밀하게 강제추방을 결정했던 우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결국 정부는 성급했다. 그래서 그들은 단 5일 만에 북으로 가게 된 것이다.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미추홀 학산생활문화센터 ‘마당’] 시민창작예술공간, 주민간 장벽 허물다

인천 미추홀구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책임지는 학산생활문화센터 마당은 지난 2016년 개관했다. 개관이후 연 평균 10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3만명 이상이 참여한 미추홀구 생활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마당이라는 뜻은 마당문화예술의 생태계 실현을 담은 것으로, 시민창작예술공동체가 어우러지는 판을 만들어 지역문화네트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주민들이 경계 없이 참여해 마당을 모토로 문화를 향유하고 창작해 지역문화를 창조하는 장을 의미한다. ■학산생활문화센터 시설 미추홀구 용현4동행정복지센터 건물에 있는 학산생활문화센터는 북카페, 방음연습실, 동아리실을 갖추고 있다. 북카페는 누구나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방음연습실은 1일 1회 2시간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1일 최대 2회 4시간까지 연장 가능하다. 시설은 방음, 벽면거울, 마루, 신디사이저, 전자드럼 등을 갖추고 있어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 이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다. 테이블, 의자, 화이트보드을 갖추고 있는 동아리실은 무료로 월 5회 이내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주로 지역동아리 모임의 회의, 가벼운 작품을 만들기가 가능하다. 2019년 11월 현재 이 같은 시설들을 이용한 동아리는 183개로 약 5천여명이 이용했다. 미추홀구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지만, 종교, 정치, 상업적 용도 사용은 지양하고 있다. 학산생활문화센터 관계자는 북카페를 포함한 시설이용만 연 8천여명에 달한다며 작은 시설이지만 지역사회를 생활문화로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산생활문화센터 사업 성과 지난 2016년 개관 이후 시민참여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한 학산생활문화센터는 시민창작활동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지역 동아리 활성화, 공동체예술 포럼 등을 통해 문화예술 마을 만들기를 중점적으로 했다. 이후 지역 내 동아리들의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했다. 특히, 주민활동가들이 주체적으로 활동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정착해 나갔다. 2017년부터는 영화, 책, 연극, 인문 등 다양한 장르를 세분화해 주민활동가들의 참가를 적극 독려했다. 개관 2년차에는 참여 누적 연인원 6만 4천명을 돌파했으며, 학산가족음악회, 어린이극기획공연 등은 지역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매회 매진이 되는 인기프로그램이 됐다. 2018년에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으로 실버극단 공연을 통해 실버세대들과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주민활동가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끼리 서로 예술적 소양을 나누는 아카데미 기능을 강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열어 춤, 음악 등을 통해 성장에 도움이 될 감수성 향상을 유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노래단을 운영해 지역 세대 소통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2019년학산생활문화센터 성과 그리고 미래 2019년 학산 어린이극, 학산가족음악회를 주축으로 생활문화예술의 영역 확장을 위해 생활동아리 40팀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공연기회를 부여했다. 또 시민마당예술단 운영을 통해 미추홀구의 환경, 지역 이슈를 연극화해 미추홀구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인 미추홀운전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민활동가 운영은 계절별 대표 꽂을 주제로 해 특강, 영화관람, 시음, 음식 만들기 등 더욱 세분화해 운영했다. 학산생활문화센터는 12월에는 생활문화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한다. 생활예술인, 동아리 활동가부터, 생활문화에 관심이 있는 주민을 그리고 일반 주민까지 초청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정책, 방향성 등을 모색 한다. 학산생활문화센터 관계자는 세대에 구분되지 않고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며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드록 하겠다고 했다. 송길호기자

[청소년 Q&A] 학원을 보내도 금방 그만두는 우리 아이

Q: 저희 아이가 중학교 입학하더니 학교생활을 매우 힘들어해서 상의 끝에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 후 여느 부모처럼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이 생기면 다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의 소질을 찾아주고자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끈기가 없는지 학원을 한 두 달 만에 그만둡니다. 피아노 학원도 두 달 만에 그만두었고, 미술학원도 한 달 반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뭐든 하나만이라도 꾸준히 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아이가 꾸준히 해낼 수 있을까요? A: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이해되지 않거나 답답하시고 속상하실 것 같습니다.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학원 선택을 하실 때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셨는가 입니다. 보통 학원의 정보를 부모님께서 알아보신 후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부모님의 욕심으로 부모님께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 스스로 배우려는 욕구나 자발성이 있어야 끈기가 생기고 소질이 생깁니다. 억지로 시키면 오히려 흥미가 있는 것도 하지 않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학원선택에 있어서 아이의 의향을 파악하셔서 학원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신 후 학원에서 실제로 어떠한 것들을 배우고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배우고 나면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될지, 선생님은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서 아이에게 설명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같이 학원을 직접 가보고 아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학원이었음에도 끈기 없이 포기하는 경우는 아이가 성격상 잘 참아내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산만한 경우 일 수 있습니다. 하기 싫은 것을 못 견디는 성향인 아이는 어떤 일이든 끝까지 해내질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아이는 일상생활 속에서 규칙을 정해주고 그것을 지키며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부모님께서 일관성 있는 양육을 하셔서 감정의 통제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을 가르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하셨는데 도움받을 곳이 학원 이외에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가 있습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며 전국 202개 지역에서 운영 중입니다. 만 9세에서 만 24세 학교 밖 청소년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청소년은 꿈드림 홈페이지(www.kdream.or.kr) 또는 각 지역 꿈드림으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이유진 수원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생각하며 읽는 동시] 쓸쓸하다

쓸쓸하다 - 송재진 단짝 친구를 잃고 아빠 얼굴이 쓸쓸하다 풀벌레 소리마저 끊겨 버린 상강 무렵, 늦가을 한 자락 햇살이 아빠 무릎에 앉는다 잎 지는 늦가을은 쓸쓸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쓸쓸함이 얹혀졌다. 아빠의 단짝 친구가 저 세상으로 갔다. 아이인 입장에서는 엄마를 잃은 것이다. 그런데 엄마를 잃은 저는 놔두고 단짝 잃은 아빠에 초점을 맞춰 썼다. 꼭꼭 숨겨 놓은 슬픔. 그 슬픔을 쓸쓸한 아빠의 얼굴로 대신 썼다. 풀벌레 소리마저/끊겨 버린/상강 무렵. 온갖 소리가 끊겨 버린 그 고요가 쓸쓸하다 못해 무섭다. 올 가을에도 예외 없이 세상을 뜨는 사람들로 장례식장이 붐빈다. 그저께 떠난 사람은 고교 친구다. 30리 길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전거로 통학했던 친구. 비나 눈이 오는 날엔 흠뻑 젖은 교복을 벗어 말렸다가 도로 입고 귀가하던 친구였다. 시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 불렀던 친구였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 했던 친구. 그를 떠나보내며 저 세상에서는 좋아하는 시와 노래의 삶을 살라고 빌었다. 「쓸쓸하다」, 엄마 잃은 슬픔을 단짝 잃은 아빠의 얼굴로 슬쩍 바꿔치기한 아이의 마음이 자못 어른스러움을 보여주는 동시조((童時調)다. 늦가을/한 자락 햇살이/아빠 무릎에 앉는다. 여기서 햇살은 아이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늦가을에 썩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책 읽어드립니다' 인간의 현명한 선택 돕는 '넛지' 소개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선택의 비밀을 알려준 행동경제학 스테디셀러 '넛지'가 소개된다. 19일 방송되는 tvN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설민석, 전현무, 이적, 문가영과 소설가 장강명, 김경일 아주대학교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함께 '넛지'에 담긴 '똑똑한 선택의 비밀'을 파헤친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함께 집필한 '넛지'는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50만부가 판매된 것은 물론, 3분의 1에 달하는 55만부가 한국에서 팔릴 만큼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책이다. 합리적이고 똑똑할 것 같은 인간이 실제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많이 내리는 오류 투성이동물이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 이른바 '넛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 김경일 교수는 "한국은 가족 등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주의 문화이다 보니 설득과 관계에 대한 책에 관심이 뜨겁고, 그런 팁들을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적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고, 최재붕 교수는 "관계를 중시하는 데에서 발달하는 넛지가 온라인으로 넘어가 BTS와 같은 한국 콘텐츠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말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설민석은 "우리는 넛지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실제 우리 생활에 필요한 넛지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활용하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책에 소개된 넛지의 사례를 맛깔나게 소개해 이목을 사로잡는다. 설민석은 "개 사료를 주문할 때는 고민하고, 후기 보고, 테스트하고, 무려 1주일이 걸렸는데, 적금이라는 중요한 투자를 할 때는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본능적으로 직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인간이 숙고를 통해 중요한 결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넛지"라고 말해 이해를 돕는다. '넛지'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를 짚어보며, 전현무는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넛지에 당했을까 싶다"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문가영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처음 한달 무료로 주고, 후에는 정기 결제로 자동 갱신되는데 귀찮아서 해지를 안하게 된다"고 한탄해 출연자들의 공감을 산다. 장강명 작가는 "마트가 넛지의끝판왕이라고 들었는데, 집 앞 마트 튀김 코너에 어느 날부터 식욕을 자극하는 모니터가 생겼다. 튀김 튀겨지는 소리와 영상이 계속 흘러나와 참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긴다. '부정적 프레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적이 "홍보를 통해 '음유시인'이라는 프레임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졌는데, 한 TV 프로그램에서 엉뚱하게도 '맹꽁이'라는 부정적인 프레이밍이 시작됐다. 그걸 없애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호소한 이적은 "그런데 하필 초록색 상의를 입고 왔냐"는 전현무의 지적에 "그냥 '맹꽁이' 노래를 만들까 싶다. '달팽이' 이후 25년만에 '맹꽁이'로"라고 말해 폭소를 선사한다. '책 읽어드립니다'는 오늘(19일) 오후 8시 10분 방송된다. 장건 기자

미추홀구 예술의 인프라 투자에 집중

인천 미추홀구가 예술의 인프라로 각광받고 있다. 예술가들이 비교적 세(건물)가 싼 원도심으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가 자랑하는 대표적 시설로 우선적으로 학산문화원이 있다. 학산문화원은 미추홀구를 대표할만한 실질적인 문화주체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현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구민들을 위한 인천문화의 한 협의체로서 문화의 질적 향상을 주도하며 인천문화의 중심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구심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이 곳에서는 지역고유문화의 계발과 보급, 보전등 전승과 전양에 힘쓰고 있다. 숭의평화창작공간은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전통시장인 숭의평화시장 내 빈 점포 6개 동을 새롭게 구성한 곳이다. 미추홀구는 인천시의 도움을 받아 사업비 8억4천500만원을 들여 공간을 조성했고,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면서 현재 이 시장은 새 숨을 쉬고 있다. 이 곳에서 이뤄지는 공공미술, 리사이클, 전통술차 빚기, 도자기 공예 등 창작의 영역 또한 다채롭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으로 인천 연극의 모태로 태동한 돌체소극장도 있다. 1979년 최초의 사설 소극장으로 탄생해 벌써 40년간 인천의 공연문화예술을 지켜오고 있다. 한 때 자금난으로 폐쇄위기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돌체를 살리자는 인천시민들의 여론에 호응한 정부와 구의 지원으로 현재의 자리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돌체는 2016년부터 마임 소극장으로 활동중이다. 또 인천 유일의 예술영화 상영관인 영화공간주안도 존재한다. 전국에 예술영화 상영관 자체가 많지 않은 가운데 민간이 운영하는 게 아닌 전국 유일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이밖에 주안에 있는 아트애비뉴27은 공연, 전시, 강연,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주안시민지하도상가가 쇼핑과 패션, 문화, 공연 등의 즐길거리로 채워질 수 있었던 데는 문화 공간 아트애비뉴27이 큰 역할을 했다. 지하도상가 2728번 게이트에는 메인무대와 전시공간 등이 있고, 다양한 공연 및 전시 등이 상시로 열리고 있다. 신청만 하면 누구나 이용가능한 다목적실도 있어 시민들의 문화 참여가 자유롭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설 개선, 확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끔 특색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송길호기자

[천자춘추] 고구려 & KOREA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와 E.H카가 남긴 명언들이다. 그래서 미래는 역사라는 창을 통해서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라는 주장에 공감이 간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고구려ㆍ신라ㆍ백제 3국 통일이 신라에 의해 이뤄지지 않고, 고구려가 3국을 통일했다면, 오늘날 우리는 중국의 동북 3성과 한반도를 아우르는 동아시아의 당당한 대국의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 아닌가? 일제 식민 노예 치욕도 없었을 것이고, 남북 분단과 6.25 동족상잔의 전쟁도 없었을 것이다. 북핵이니, 지소미아니, 방위비 분담이니 아베니. 이런 문제들로 피곤하게 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을 영어로 KOREA로 표기한다. KOREA는 고려시대 사라센 사람들이 고려를 COREA로 부른 데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훗날 일제가 알파벳 순서로 볼 때 JAPAN의 J보다 COREA의 C가 먼저 나온다고 해서 C를 K로 바꾸어 버려, KOREA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구려의 국호가 장수 태왕 이후 고려로 변경된 사실에 주목한다면, 왕건의 고려는 고구려의 고려를 그대로 국호로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 KOREA는 고구려(고려)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만약 중국의 동북공정이 기정사실로 된다면 고구려 = 중국 이 되고 KOREA(고려) = CHINA(중국)가 되는 이상한 등식이 등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만(TAIWAN)을 국제무대에서 차이니즈 타이완(CHINESE TAIWAN)이라고 부르는 현실 속에서 국제 사회에서 앞으로 고구려 역사가 중국의 역사로 고착화 되어 버린다면, 먼 훗날 한국을 차이니즈 코리아(CHINESE KOREA)로 부르자는 억지 주장이 제기될지도 모른다. 구리시는 남한에서 고구려 유물이 가장 많이 출토된 곳으로, 지난 2000년 구리시를 고구려의 도시로 선포하고 광개토태왕 동상 및 호태왕비를 건립하고 고구려대장간 마을 등을 조성하여 고구려 역사 지키는 운돌에 외롭게 매진해 왔다. 고구려 유물은 구리시 아차산 외에도 연천, 파주 등에도 산재해 있다. 경기도 차원에서 고구려 역사 지키기 운동에 더 큰 관심이 요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박영순 前 구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