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노동집회 잇따라…"위험의 외주화 중단·직접고용하라"

토요일인 31일 노동단체들이 서울 각지에서 노동자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벌였다. 민주노총 조합원 2천여명(주최측 추산)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 모여 '톨게이트 요금수납 조합원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집단 해고된 톨게이트 노동자 1천500명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직접고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대법원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 시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1천명(주최측 추산)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9일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충남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진상조사결과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발전소 현장에 1급 발암물질인 고농도 결정형 유리규산이 검출됐고, 노동자들은 석탄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벤젠일산화탄소 같은 위험물질에 상시 노출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들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외주화를 철회시키고 직접고용을 쟁취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운수노동조합연맹(ITF)은 한국 정부에 '안전운임제 전면실시'를 촉구했다. ITF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운수노련은 화물 운송 업무의 안전운임을 쟁취하기 위한 한국 화물노동자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부터 화물차주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하는 내용의 '화물차 안전운임제(표준운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 적용품목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ITF는 "운전기사를 비롯한 모든 노동자에게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존엄성 존중과 안전의 기본적인 내용"이라며 "안전운임위원회는 기본적인 원칙을 고려해 화물노동자들이 공정한 운임을 받을 수 있도록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F는 세계 47개국 670개 가맹조직으로 구성된 국제산별조직으로 1천800만명 이상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ITF 국제대표단은 지난 27일 한국을 방문해 '안전운임제 전면실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화물연대본부 투쟁에 연대 활동을 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생활폐기물처리 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지방자치단체가 생활폐기물 처리, 수집운반, 소각, 재활용, 음식물처리 업무에 종사하는 민간위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생활폐기물처리 노동자를 지금처럼 민간 위탁 방식으로 유지하면 간접노무비나 감가상각비, 일반관리비, 유류비, 수리수선비 등 경비의 상당 부분이 낭비된다"며 "정부는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보다 민간위탁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가중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초가을 맞아 산으로·꽃밭으로…축제장도 나들이객 북적

8월 마지막 주말인 31일 늦더위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전국 유원지와 축제장은 초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오후 6시 폐장을 앞둔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는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인가족친구 단위 방문객들은 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누워 바닷바람을 맞거나 모래찜질을 하는 등 여유를 즐겼다. 강원 춘천 의암호 나들길에서는 상쾌한 강바람을 맞으며 잔잔한 호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탐방객 발길이 오전부터 이어졌다. 강릉 강동면 정동진과 심곡항을 연결하는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에도 많은 나들이객이 찾아 시원한 파도 소리를 만끽했다. 도전형 기부 챌린지인 2019 옥스팜 트레일워커가 열린 속초 미시령 힐링가도 일대는 힘찬 발걸음을 옮기는 참가자들의 형형색색 트레킹복으로 물들었다. 대관령 옛 영동고속도로 구간은 대관령국제힐클라임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힘찬 레이스가 상쾌한 산바람을 갈랐다. 오전까지 제주 한라산국립공원을 찾은 등반객들도 3천명에 달했다. 경남 합천 일대 가야산 자락에는 탐방객들이 초가을 정취 속에 '가야물봉선' 등 활짝 핀 야생화를 감상했다. 도심 속 거리 공연 등 문화예술 행사를 즐기며 성큼 다가온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는 관람객들도 많았다. 근대 문화유산이 가득한 목포 원도심에서는 '세계 마당 페스티벌'이 열려 마당극, 인형극, 마임, 전통 음악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해외 초청팀을 포함한 공연단의 열정이 가득한 원도심 거리를 거닐며 흥겨운 주말을 보냈다. 토요일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일원을 달구는 '광주 프린지페스티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을색을 물씬 풍기는 전국의 각양각색 축제도 인기를 끌었다. 이날 경남 함안에서는 '강주 해바라기 축제'가 개막했다. 4만8천㎡ 드넓은 밭에 펼쳐진 100만 송이에 가까운 노란 해바라기를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북 구미 지산샛강생태공원 일원에서는 '지산샛강 생태문화축제'가 열려 나들이객들이 지산샛강 생태습지, 연꽃 군락지 등 생태 보존지역을 둘러보고 송어 잡기 등 체험 행사와 공연을 즐겼다.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 공영주차장 일원에서는 '갓바위 소원 성취 축제'가 열려 방문객들이 소원 풍등 날리기, 합격 기원 찹쌀떡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에 참여하거나 남사당놀이패 공연 등을 관람했다. 이날 저녁 공식 개막을 앞둔 전북 '무주반딧불축제'에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몰려 생태탐험, 섶다리 시연무주농악보존회 공연, 반딧불 마술체험 등 사전 행사를 즐겼다. 대구 엑스코에서는 '대구과학축전'이 열려 다양한 주제의 전시관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3차원(3D) 프린팅 등 미래과학기술을 체험했다. 전날인 30일 충북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서 개막한 독서대전에는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전국 100여개 출판사가 준비한 도서 전시판매, 작가편집자와 대화, 체험 프로그램 등이 펼쳐졌다. 포도축제가 열린 영동군에서는 참가자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포도를 밟으며 춤을 추는 '포도밟기'와 '포도따기' 체험 등을 하며 휴일을 만끽했다. 섬진강 물길이 남해와 만나는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는 제철을 맞은 전어 축제가 열렸다. 방문객들은 전어 요리 시식, 전어 잡기 등 체험 행사와 공연, 가요제 등을 즐기며 추억을 남겼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세계 유일의 국제 무예종합대회인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도 관심을 끌었다. 대회에서는 106개국 3천119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태권도, 주짓수, 무에타이 등 20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연합뉴스

北최선희 "북미대화 기대 점점 소실…모든 조치 재검토할 상황"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대북 발언이 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미국을 향해 "인내심을 더이상 시험하려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은 31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복수의 공개석상에서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칭한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북한 비핵화 견인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재차 거론했고, 지난달 22일에도 과거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최 제 1부상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발언에 대해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자 "조미(북미)실무협상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 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달 한미연합군사훈련 종료 이후 북미 정상 간 약속했던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다시 한번 대화 교착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담화를 낸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북한의 대미협상 실무 총책임자인 최 제1부상의 담화라는 점에서 북미협상 재개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미국의 대북협상 셈법 변화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월30일 판문점 북미정상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한미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에 나설 뜻을 밝혔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지난 23일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을 거명, "조미(북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며 "미국 외교의 독초"라는 등 강도 높은 비난을 가하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당구女神 스롱 피아비 "다문화가족 당구대회도 열렸으면 좋겠다"

"당구도 배드민턴처럼 '전국 다문화가족 당구대회'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당구도 가족이웃 친구는 물론 다문화가족과 소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캄보디아 출신 당구 女神 스롱 피아비(30) 선수가 3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고양시체육회가 공동 주최한 '2019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문화가족과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날 아침 일찍 충북 청주에서 출발해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축사에서 "다국적다문화로 모인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갑고 기쁘다"며 "제가 하는 당구도 이렇게 다문화 전국대회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부러워했다. 이어 "저도 다음 달 '다문화 자선당구 아카데미' 운영을 앞두고 지난주 오리엔테이션을 했고, 9월에는 성남시청에서 열리는 '다문화가정 돕기 자선당구대회'에 재능기부를 한다. 많이 응원해 달라"며 "우리 다문화가족이 잘 정착해 한국 사회에도 기여하면서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 곳곳을 찾아가 다문화가족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전남 담양에서 온 캄보디아 출신 나소현(31)씨 부부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기장을 둘러본 피아비 선수는 "다문화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매우 좋다"며 "이런 자리가 많이 만들어져 다문화가족이 서로 소통하고 친목을 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구의 국내외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피아비 선수는 "당구를 잘 치면 본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남을 도울 수도 있어 좋다. 그래서 다문화 자선당구 아카데미도 운영한다"며 "다문화학교에 당구부가 창설되고, 당구 전문학교도 설립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고향 캄보디아에 당구 전문학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향에 학교 부지 3천평을 사놨다. 추가로 매입할 땅도 알아보고 있다. 당구 못지않게 다문화가족 사랑도 각별하다. 그는 다음 달 중순부터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빌킹&피아비 다문화 자선당구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오후 피아비 선수의 후원사인 경기 수원시 빌킹코리아의 아트홀에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다문화 당구선수 지망생 1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지망생들은 주로 20~30대 젊은 청년이다. 내달 16일에는 성남시청에서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월드휴먼브리지 주최로 열리는 '제1회 다문화 가족지원 자선 당구대회'에 연예계 당구 고수들과 함께 재능기부를 한다. 2010년 한국으로 시집온 그는 2011년 우연히 남편의 권유로 당구에 입문한 후 2014년부터 3년간 전국 아마추어대회를 휩쓸었다. 이후 2017년 프로가 돼 지난해 9월 세계여자스리쿠션선수권에서 3위에 올랐고 11월에는 아시아여자스리쿠션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연합뉴스

허리케인 도리안 '괴물급' 4등급으로…美 플로리다 등 초비상

미국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 허리케인 도리안이 '괴물급'으로 세력을 키우면서, 이동 예상 경로인 바하마와 미국 플로리다주 등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예상보다 빠르게 세력을 키워 4등급이 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NHC는 이날 오후 8시께 "도리안이 굉장히 위험한(extremely dangerous) 4등급 허리케인이 됐다"며 "최대 풍속은 시속 140마일(220㎞)로 바하마 북서쪽으로 접근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세다. 카테고리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에 속하며, 풍속이 시속 157마일(253㎞)을 넘어가면 5등급으로 분류된다. 최대 풍속이 시속 130156마일(209㎞251㎞)이면 4등급 허리케인에 속한다. 도리안은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 27년만에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강타하는 4등급 이상의 '괴물급' 허리케인이 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리안은 현재 플로리다주 남부 웨스트팜비치에서 동쪽으로 약 545마일(880㎞) 떨어진 곳에서 서서히 북서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도리안은 최대 풍속이 시속 130마일(약 215㎞)에 이르는 강풍을 동반한다. NHC는 도리안이 내달 1일 바하마를 거친 뒤 23일께 플로리다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도리안의 영향권에 든 바하마의 후버트 미니스 총리는 "강력하고 생명 위협할 가능성이 큰 허리케인"이라며 피해 우려 지역 주민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도리안이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재난 대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도리안이) 완벽한 괴물이 될 것처럼 보인다"며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그는 주민대피령을 선포할지 여부를 플로리다주의 대비 태세에 따라 내달 1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조국 근심' 안고 순방 떠나는 文대통령…임명 결단 시점 고심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라는 '난제'를 안고 다음 달 16일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여야가 합의했던 다음 달 23일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국 청문정국'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청와대는 예정대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어느 정도 규명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인사청문회법에 명시된 청문 절차를 따름으로써 임명에 필요한 명분까지 확보할 수 있었던 만큼 청와대 입장에서는 국회 청문회가 청문정국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증인 채택 문제로 청문회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청와대의 고심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30일 춘추관에서 청문회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국회는 약속한 일정대로 청문회를 반드시 열어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이 제기하는 청문회 연기 방안을 두고 강 수석은 "내달 23일에 개최하는 안도 어렵게 합의된 안이어서 이를 무산시키고 또 다른 일시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일축했다. 여야가 청문회 일정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아 청와대는 일단 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조 후보자의 가족 출석 없이는 청문회를 할 수 없다는 야권의 태도가 완강해 국회 청문회가 당초 예정된 내달 23일 열릴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만약 국회 청문회가 무산된다면 청와대의 바람대로 조 후보자가 자신의 의혹을 해명할 기회는 여당 내에서 거론되는 '국민 청문회'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국민 청문회가 열려도 사실상 여당 주도로 추진되는 이 무대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얼마나 규명되고, 조 후보자의 해명에 얼마나 설득력이 실리느냐다. 국민 청문회가 사실상 조 후보자의 일방적 해명의 장이 되어버리면 국회 청문회가 열렸을 경우와 비교했을 때 임명에 필요한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 다만 청와대는 이마저도 없으면 조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셈이어서 국민 청문회라도 열려야 한다는 생각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청문회에서든, 국민 청문회에서든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는 데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장학금 논란, 가족의 사모펀드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이래 청와대는 낙마로 이어질 만한 중대 비위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조 후보자를 임명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대한 흠결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국회가 정해진 시한(9월 2일)까지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다음 달 3일 열흘 이내의 기한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전망이다. 또한 국회 청문회 개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기한을 짧게 잡아 이르면 귀국일인 내달 6일 이전에 순방국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천4명에게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한 결과, 조 후보자가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한 응답자는 57%였다. '적절하다'는 응답자는 27%였으며 의견 유보는 16%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하는 여론의 2배 안팎에 달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서둘러 내리는 결단에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여권에서 나온다. 검찰의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순방을 떠나더라도 문 대통령은 현지에서 국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 시점 등을 계속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는 물론 임명하더라도 그 시점이 순방 중이 될지 순방 후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음 달 23일이 지나고 나서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