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내 여자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70대 외국인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인천국제공항경찰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여자 화장실에서 필리핀 국적 A씨(71ㆍ여)가 좌변기에 기대 쓰러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환경미화원은 경찰에서 화장실을 청소하던 중 한 외국인 여성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16일 필리핀 마닐라공항에서 출국해 인천공항에서 환승한 후 미국 뉴욕으로 갈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며 사인 확인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희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이자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이라며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 규명 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어김없이 오월이 왔습니다. 떠난 분들이 못내 그리운 오월이 왔습니다. 살아있는 오월이 왔습니다. 슬픔이 용기로 피어나는 오월이 왔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오월 민주 영령들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고 계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께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내년이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때 그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과 전남도민들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합니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1980년 오월, 우리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주를 보았고 철저히 고립된 광주를 보았고 외롭게 죽어가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의 마지막 비명과 함께 광주의 오월은 우리에게 깊은 부채의식을 남겼습니다. 오월의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학살당하는 광주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같은 시대를 살던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광주를 함께 겪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든, 오월의 광주를 일찍 알았든 늦게 알았든 상관없이 광주의 아픔을 함께 겪었습니다. 그 부채의식과 아픔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뿌리가 되었고 광주시민의 외침이 마침내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6월 항쟁은 518의 전국적 확산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같은 시대, 같은 아픔을 겪었다면,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함께 품고 살아왔다면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습니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 광주사태로 불리었던 518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 드디어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압 과정을 군사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렇게 우리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광주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었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습니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미 없는 소모일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광주 518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한 페이지씩 매듭을 지어가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습니다.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광주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의 짐을 내려놓는 일이며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꿔내는 일입니다.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518 이전, 유신 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월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광주로부터 빚진 마음을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갚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지난해 3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 인권 침해행위를 확인하였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사과했습니다.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 규명 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518 광주민주화운동 39년이 된 오늘, 광주는 평범한 삶과 평범한 행복을 꿈꿉니다. 그해에 태어나 서른아홉 번의 오월을 보낸 광주의 아들딸들은 중년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결혼하기도 했을 것이고, 부모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진실이 상식이 된 세상에서 광주의 아들딸들이 함께 잘 살아가게 되길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는 이제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노사정 모두가 양보와 나눔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고 광주형 일자리라는이름으로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지자체가 부러워하며 제2, 제3의 광주형 일자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타결로 국내 완성차 공장이 23년 만에 빛그린 산업단지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산업도 혁신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광주의 노력도 눈부십니다. 미래 먹거리로 수소, 데이터, 인공지능(AI) 산업 등을 앞장서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수소융합에너지 실증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국내 최대규모의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도 광주가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광주는 국민 안전에도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감염병 대응, 국가안전대진단, 재해 예방 등을 포함한 재난관리평가에서 광주는올해 17개 광역지자체 중 재난관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율 전국 1위를 달성하는 성과도 이뤘습니다. 광주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광주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입니다. 아픔을 겪은 광주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부는 광주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할 것입니다. 국민들도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오늘부터 228번 시내버스가 오월의 주요 사적지인 주남마을과 전남대병원, 옛 도청과 518기록관을 운행합니다. 228번은 대구 228 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입니다. 대구에서도 51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습니다. 광주에 대한 부정과 모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구 권영진 시장님은 광주시민들께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입니다. 오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입니다.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광주에는 용기와 부끄러움, 의로움과 수치스러움, 분노와 용서가 함께 있습니다. 광주가 짊어진 역사의 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해 오월, 광주를 보고 겪은 온 국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며 국민 모두의 것입니다.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오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광희기자
"광주시민께 너무 미안하고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번 518 기념식을 찾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가 떨렸다. 문 대통령은 감정이 북받쳐 10초 가까이 말을 이어가지 못했고 참석자들은 이를 달래려는 듯 잔잔하게 손뼉을 쳤다. 이에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의 목소리는 여전히 울먹이는 듯했다. 당초 내년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는 16분여간 518 유족 등 참석자들은 총 22번의 박수를 보냈다. 국회와 정치권에 518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출범을 촉구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행사장에 들어설 때부터 참석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한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정당 대표를 비롯한 귀빈들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여야 5당 대표 회동 또는 일대일 영수회담 추진을 놓고 이견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도 악수했다. 문 대통령이 황 대표와 만나 인사한 것은 지난 2월 27일 황 대표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지난 3월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기념식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의 옆에는 5월 항쟁 당시 전남도청에서 최후까지 군부 진압에 저항하다 희생된 고(故) 안종필 씨의 모친 이정님 여사가 앉았다.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와 기념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이 여사가 눈물을 훔치곤 했고 문 대통령은 이 여사를 위로했다. 김정숙 여사도 이따금 눈물을 훔치면서 옆에 앉아 있던 유족과 슬픔을 나눴다. 5월 항쟁 때 가두방송을 했던 시민으로, 이날 기념공연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박영순 씨가 공연 후 무대에서 내려오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씨의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마지막 순서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오른손을 흔들면서 노래를 불렀다. 기념식 행사가 끝나자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518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렸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 및 유족, 일반 시민, 학생 등 5천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18일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도 일제히 기념식장을 찾았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평화당 유성엽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기념식에 자리해 민주화 영령의 넋을 기렸다. 기념식은 내년 40주년을 앞두고 518의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모든 국민에게 알리고 민주화의 가치 계승을 통한 '정의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념식은 오프닝 공연,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오프닝 공연은 518 당시 희생된 고등학생 시민군의 일기를 바탕으로 작곡한 밴드 블랙홀의 곡 '마지막 일기'로 시작했다. 이어 518에 참여한 학교인 전남대와 조선대 학생 대표 4명, 518 희생자 유족 4명이 참석자들과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헌화 및 분향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하고 묵념이 이어졌다. 기념공연에서는 5월 항쟁 당시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가 직접 나와 5월 당시 상황을 알리고, 5월 27일 최후의 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故) 안종필 군의 어머니인 이정님 여사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의 사연에는 518을 기억하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공연은 블랙홀 밴드와 대학연합합창단의 현악 7중주로 펼쳐졌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한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며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면 40주년인 만큼 내년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올해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때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은 518의 전국적 확산이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며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20년도 더 전에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고 법률적 정리까지 마쳤다"며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 의미 없는 소모일 뿐"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다"며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특별법이 제정됐으나, 아직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출범조차 못 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를 언급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가 이제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됐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참석자 모두 행사 마지막에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총리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이 노래를 부르지 않은 황교안 대표도 이날에는 주먹을 쥐고 흔들며 함께 불렀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행사가 끝나고 희생자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번 기념식은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에서 이뤄지는 오프닝 공연을 이원생중계해 역사성과 현장감을 동시에 제공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중징계가 이뤄지지 않아 시민단체들이 참석을 반대하는 황교안 대표가 참석해 일부 시민의 격렬한 반발 속에 기념식에 참석했다. 대형버스를 타고 518묘지 민주의 문 앞에 도착한 황 대표는 일부 시민들과 시위대의 육탄 항의와 마주했다. 민주의 문 아래에서 "황교안은 물러가라"는 날 선 고성과 함께 물건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는 인파 속에 갇히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비에 젖은 바닥에 드러누워 황 대표의 입장 저지를 시도했다. 이들을 가까스로 피한 황 대표는 결국 15분여 만에 기념식장 보안검색대에 도착해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황 대표와 같은 버스를 타고 기념식장에 온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와 다른 경로를 통해 별다른 충돌 없이 기념식장에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기념식이 끝나면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기념행사가 이어진다. 오후 2시 전국 노동자들이 모이는 노동자대회와 전국대학생들이 5월 항쟁지를 순회하는 행진 행사가 열린다. 오후 4시부터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518 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과 '518 진상조사위원회 출범' 등을 촉구하는 범시민대회를 개최한다. 자유 연대 등 일부 보수단체도 이날 오후 1시부터 금남로에서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시민들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1980년 신군부 세력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518의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1997년 5월 9일 국가 기념일로 제정됐다. 연합뉴스
나 혼자 산다가 안방극장에 배우 조병규의 예측불가능한 행보를 전하는 웃음 폭탄을 선사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1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1부 9.1%(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 11.3%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기상천외한 행보를 통해 의식의 흐름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준 조병규의 하루가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새벽 다섯 시에 기상 후 햄버거집에서 기발한 메뉴를 주문함은 물론 강남 한복판에서 일출 명단을 찾아 나서는 예측 불가 행동은 엉뚱한 매력으로 자리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꽃을 피웠다. 집으로 귀가하고 난 후에도 그만의 선(先)행동 후(後)생각 일상은 이어진다. 그는 건조대에 걸 수 있는 양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고 쌓아둔 빨래를 모두 세탁한 그는 더 이상 빨래 널 공간이 없자 자취 경력 5년차의 뛰어난 공간 창출 능력을 발휘, 저지르고 보는 라이프로 웃음과 공감을 일으켰다. 아울러 6천 원 정도밖에 남지 않은 통장 잔고를 보여주며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산다며 통장 잔액의 이유를 설명하다가 용돈이 아니라 내 돈, 지급액이다라며 자존감을 높이는 모습도 보이며 엉뚱한 매력을 발산했다. 한편, 17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조병규의 의식의 흐름 라이프를 방영한 MBC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광희기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고소된 윤화섭 안산시장이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로 윤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날 오전 9시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조사 예정 시간보다 약 한 시간 빠른 오전 7시 50분께 경찰서에 도착했다. 윤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부터 같은 해 4월까지 지지자 등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건네받아 일부를 불법 선거자금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3월 단원구 원곡동의 한 아파트 주변에서 주차된 차량 안에서 동승한 화가 A씨에게 입을 맞추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A씨로부터 이런 내용의 고소고발장을 접수한 뒤 올해 2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윤 시장의 휴대전화 2대를 디지털 포렌식을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 시장의 진술과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시장 측은 고소인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오랫동안 명예를 훼손해오던 사안이라며 고소장에 적힌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구재원 기자
경기도체육회 임직원들은 17일 전직원이 모인자리에서 경기지역화폐 사용으로 지역활성화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이날 도체육회 임직원들은 카드형과 모바일형으로 발급받은 지역화폐 카드로 인증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앞으로 도체육회는 전직원 및 회원단체(시군체육회, 도종목단체)를 대상으로 경기지역화폐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기관차원에서 경기지역화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상현 도체육회 사무처장은 경기지역화폐 사용으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길 바란다며 경기도내 경기지역화폐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역화폐는 4월 1일부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내 31개 시군에서 발행하고 사용하는 대안 화폐로, 화폐를 발행한 해당 시군 내 지역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최대 6% 인센티브와 3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광희기자
경기 용인시는 흥덕IT밸리에 하수처리수를 t당 요금 926원에 지난달 15일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수처리수는 생활하수오수를 하수처리장에서 여과와 약품 소독 등의 방법으로 정화한 물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5㎎/ℓ 수준이다. 사람이 먹을 수는 없지만, 조경용이나 공업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깨끗한 물이다. 용인시는 영덕레스피아의 하수처리수를 흥덕IT밸리에 화장실청소용수 등으로 하루 370t씩 연간 13만t을 공급하게 된다. 용인시는 지난해 관로 설치를 마치고 재이용수에 대한 인식개선, 수질 안정성 확인 과정을 거쳐 시범 공급을 하다가 올 4월 15일부터 정식으로 요금을 부과했다. 흥덕IT밸리는 상수도를 사용할 때보다 63%가량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용인시는 연간 1억원 내외의 세외수입은 물론 수돗물 절약으로 연간 6억5천만원의 예산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평도등대에 불이 다시 켜지다니. 과거로 날아온 것 같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연평도등대의 마지막 근무자인 김용정(89) 전 연평도등대소장은 45년 만에 재점등한 연평도등대를 바라보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누르지 못했다. 그는 연평도등대가 마지막으로 불을 밝힌 1974년 당시 이 등대의 소장으로 근무하며 등댓불이 꺼지는 등대의 최후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가 극심했던 시기. 연평도등대의 불빛은 어둠 속 뱃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신호'가 아니라 북한에 군사도발의 빌미를 주는 '약점'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1960년 첫 불을 밝히며 연평도 해역 조기잡이 어선들의 바닷길을 안내해주던 연평도등대는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1974년 소등했다. 연평도등대는 이후 시설물까지 폐쇄되면서 1987년 점등 27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러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연평도등대는 17일 45년 만에 재점등하며 다시 돌아왔다. 야간 조업시간이 연장되면서 해양수산부가 어선들의 안전항 항해를 위해 연평도등대를 재점등하기로 한 것이다. 김 전 소장은 18일 "24시간 등댓불이 꺼지지 않게 연평도등대를 가꾸고 운영했는데 당시 해운항만청(현 해양수산부)이 등댓불을 끄라고 지시해 매우 아쉬웠다"며 "다시 불을 켠 등대를 보니 내 집에 온 것 같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1930년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태어난 그는 뭍에서 청년으로 성장한 뒤 1960년 교통부 해운국(현 해양수산부)에 입사해 등대를 관리운영하는 일을 시작했다. 연평도등대를 비롯해 인천지역 등대 7곳을 돌아가며 근무, 30년간 어민들의 뱃길을 밝혔다. 당시 각 등대에는 등대소장 1명과 등대원 3명 등 총 4명이 근무했다. 파고, 풍속, 해상 시야 등 기상정보를 모아 상부에 보고하고 깃발과 전등으로 선박들과 소통하며 운항을 돕는 업무가 주를 이뤘다. 변변한 유선전화기도 없던 시절이어서 등대 근무는 무인도에서 생활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유일한 소통방법은 12달에 1차례 섬에 들어오는 보급선을 통하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전화는 물론 편지 한 통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식수는 빗물을 모아 사용했으며 물자 운반은 지게로 했다. 기상악화로 보급선이 뜨지 못하면 밥도 굶어야 했다. 김 전 소장은 등대 근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도입했다. 등대 주변에 밭을 개간해 농작물을 재배하며 근무에 필요한 식량 상당 부분을 '자급자족'으로 해결했다. 이 운영방식은 전국의 등대로 전파됐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등대에 새마을운동을 도입한 사연은 드라마로 제작돼 TBC(동양방송)에 방영되면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는 "연평도등대에서 근무한 때를 떠올리면 등대원들과 가족처럼 지낸 것이 생각난다. 당시 등대원들은 현재 모두 세상을 등지고 나만 남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족과는 이산가족처럼 살았지만, 다행히 4남매 모두 잘 성장해줬다. 모든 공로는 동료와 가족 덕분"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 전 소장의 소망은 연평도등대가 예전처럼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불을 계속 밝히는 것이다. 그는 "최신기기로 배를 운항하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등대는 바닷길을 살피는 마지막 수단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평도등대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등대가 등댓불을 계속 밝힐 수 있도록 정부가 살펴주기를 바란다"며 한동안 연평도등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연합뉴스
경기북부에서 교통사고로 중증 외상을 입은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사고 당시 안전밸트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설립된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는 18일 개소 1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년간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로 후송돼 치료를 받은 중증외상환자는 2천108명이다. 이 중 1천160명(55%)은 교통사고로 중증 외상을 입었으며, 특히 이들 중 510명(44%)은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센터 관계자는 "교통사고의 경우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환자의 응급실 사망이나 입원 후 사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중증외상환자는 365일 24시간 전문의 진료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의 초기 이송 여부가 생존율과 직결된다. 그러나 교통사고의 경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의료진이 대기해도 생존율과 직결되는 핵심은 안전벨트다. 안전벨트 미착용 교통사고 환자의 중증도는 착용 환자와 비교해 현저히 높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 차 밖으로 튕겨 나가 추가적인 외상으로 사망률이 높아진다. 또 출혈 확률이 매우 커 매우 짧은 시간에 병원에 도착해도 이미 사망한 사례가 종종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안전벨트의 착용률을 주마다 조사해 통계로 제시한다. 앨라배마(Alabama)주가 90%로 가장 높았고 와이오밍(Wyoming)주가 77%로 가장 낮았다. 경기북부는 56%로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항주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은 "안전벨트 착용은 환자의 생존율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사고 때 장기손상 등도 예방한다"며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