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인 시 경계로 인해 7년이나 지속돼 온 영덕동 일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용인시와 수원시와 시경계를 조정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간 첫 번째 경계조정 사례여서 주목된다. 백군기 용인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은 18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비전실에서 용인시-수원시 행정구역 경계조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번 경계조정이 전국 자치단체 간 경계분쟁 해결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을 통해 양 시는 행정구역 경계조정 대상지역을 확정하고 행정구역 변경의 영향을 받는 용인시 영덕동과 수원시 원천동 주민들의 생활권을 보장키로 했다. 또 경계조정 대상지역 주민들이 각자 편입된 지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향후 행정구역 변경에 따른 각종 행정사무 이관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경계조정이 확정되면 용인시 영덕동의 청명센트레빌 아파트 일대가 수원시로 편입되며, 수원시 원천동 182-1 일대가 용인시로 편입된다. 수원시 원천동 42번 국도 주변 준주거지역 4만2천619㎡와 용인시 영덕동 청명센트레빌아파트 일대 8만5천961㎡를 맞교환하는 형식으로, 용인시 인구는 1천여명가량 줄어들게 된다. 앞서 수원시와 접한 기흥구 영덕동 청명센트레빌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이 기형적 시 경계로 인해 원거리 통학을 하는 불편을 겪자 용인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영통지역 초등학교와 공동학구를 추진하는 등의 다각적인 시도를 했다. 그러나 영통지역 학부모들의 반대로 공동학구 추진이 무산됨에 따라 인구나 면적 등이 축소됨에도 불구하고 시민불편을 해소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기도 및 수원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경계를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용인시와 수원시 간 경계조정은 이미 자치단체장 간 합의와 두 시의 시의회 및 경기도의회 의견청취 절차를 마치고 행정안전부에 승인이 요청된 상태여서 행안부장관 승인과 국무회의 의결 절차만이 남았다. 백군기 시장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자치단체 간 경계조정에 합의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오직 시민만을 보고 기형적인 구조의 경계를 조정하는데 합의해준 용인시의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유현준 교수는 '천재를 죽이는 도시'를 주제로 우리가 사는 도시와 건축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8일 방송된 tvN '어쩌다 어른'에서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출연했다. 이날 유현준 교수는 "어떤 건축 공간이 있으면 사람이 도시를 만들고 건축을 만들지만 반대로 건축이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갔을 때 단위 면적 당 갯수를 세 본다"며 "어떤 사회가 얼마나 건전한지 파악하는 기준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치의 갯수는 도시에서 무료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우리는 아침에 출근할 때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만나는 모든 공간이 움직여야 하는 공간 밖에 없다. 앉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것이 대한민국에 카페가 많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 유현준 교수는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을 언급하며 "별마당도서관은 하나의랜드마크가 됐다. 복잡한 지하 도로망에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며 "더 중요한 건 공짜로 머물 수 있다는 것. 쇼핑몰에서는 돈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별마당 도서관이 근처에 많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100만권 소장한 도서관 하나보다 1만권이 들어간 도서관을 많이 만드는 것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파트 경계에 도서관을 짓는다면 우리 삶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장건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8일 내년 제21대 총선 출마가능성과 관련, 필요하다면 어디든지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세종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서 세종시 출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세워야 하는데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내가 어디에 나갈 것인지 이런 것보다 우리 당이 다음 총선에서 압승을 할 수 있도록 진력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7선)의 지역구이다. 황 대표는 간담회 직후 총선 출마 의향을 거듭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이 제게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감당할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며 거듭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는 내년 총선 출마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역구는 물론 전국적인 선거 유세 지원을 위해 비례대표 출마도 거론된다. 황 대표는 간담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단합과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정말 합심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것만 갖고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혁신해서 고쳐야 한다. 변화를 위해 노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황 대표는 민주당 이 대표가 전날 내년 총선 목표가 240석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입장을) 밝힐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저희는 압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민기자
한탄강의 역사와 가치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지질공원 전시관 포천 한탄강 지질공원센터가 18일 영북면 비둘기낭 폭포 인근에 개관됐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윤국 시장을 비롯해 이화순 행정2부지사, 김광철 연천군수, 이현종 철원군수, 장봉식 국가지질공원 사무국장, 김은영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과장, 사이토 세이치 일본지질공원 사무국장과 전문가, 유물기증자, 지역기관 단체장, 시ㆍ도의원, 주민 등 100여 명의 주요 인사가 참여했다.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천840㎡ 규모로 지난 2014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에 공모에 당선돼 114억 원(국비 7억 원, 도비 67억 원, 시비 40억 원)을 들여 완공했다.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는 한탄강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 지질ㆍ고고ㆍ생태학적 특성 등을 총체적으로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시관, 지질생태체험관, 다목적세미나실, 강당, 야외학습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관에는 한탄강의 생성과정과 지질학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지질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탄강 모습과 사람 이야기, 한탄강과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지질문화관이 있다. 또 지질공원관에서는 한탄강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에 대해 볼 수 있고, 다양한 테마로 한탄강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됐다. 이 외에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질 엘리베이터, 지질생태체험관,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4D 협곡탈출 라이딩 영상관, 야외놀이시설 등 다양한 콘텐츠와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개관식에서는 철원, 포천, 연천 구간별 한탄강 물을 합수하고, 개관기념 식수에 구간별 흙을 합토하는 등 하나 된 한탄강을 상징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박윤국 시장은 한탄강 지질공원센터가 한탄강을 알리는 전진기지의 역할과 한탄강 전체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철원, 포천, 연천 등 3개 지자체가 연합해 한탄강의 십년지계를 준비하고 새로운 전략 등을 모색해 수도권 최고의 생태 관광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탄강은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140㎞를 흐르는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 하천이다. 남한 한탄강 유역의 길이는 86㎞에 달하며, 포천시 구간은 40㎞로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 2015년 7번째로 국가지질공원에 인증돼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7월 현장 실사를 앞두고 있다. 결과는 2020년 4월 세계지질공원총회에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포천=김두현기자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을 포함한 업체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ㆍ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측정대행업체 4곳을 적발했다. 이들 4개 대행업체는 지난 2015년부터 4년여간 235곳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을 의뢰받아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허위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4천253건은 실제 측정값을 축소했고, 8천843건은 실제 측정하지 않고 한 것처럼 속였다. 이 가운데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을 비롯해 한화케미칼 여수1~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은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조작했다. 측정값을 축소한 4천253건의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췄다.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고,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을 법적 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 부과금을 면제받은 사례도 있다. 온 국민이 극심한 미세먼지에 숨막혀 신음할 때 이들 업체는 정부와 국민을 속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배출업체와 측정대행업체는 특정 기간의 수치를 조작해 달라고 부탁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도 주고받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운운하면서 뒤로는 정부와 국민을 우롱하고 파렴치한 행동을 하다니 배신감이 크다.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5일 측정대행업체 4곳과 배출 농도를 조작한 배출업체 6곳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거쳐 추가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미세먼지 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행위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강력 조치해야 한다.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지만 관련법과 기업윤리라는 게 있다. 배출업체들이 미세먼지 저감장치 설치 비용을 줄이면서 대기기본배출 부과금까지 면제받은 것은 부도덕한 일을 넘어 범죄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대로 넘어가선 안된다. 문제는 이번에 적발된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환경부 해석이다. 경기ㆍ인천지역이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업장들이 관행처럼 미세먼지 배출을 조작했을 수 있다. 환경부와 지역환경청은 전국 사업장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여 불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 배출업체와 측정대행업체에 대한 관리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된 뒤 불법행위가 늘었다고 한다. 대기 정책을 총괄하는 환경부는 관리 업무에 소홀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관리ㆍ감독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대기 질 관리제도의 허점 등을 세심하게 살펴 종합개선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경기교육발전협의회가 첫 임시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범기관 교육 협의 기구다.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 시장ㆍ군수협의회, 경기도 시ㆍ군의회의장협의회 등 5개 기관이 참여했다. 교육 행정과 일반 행정의 모든 조직이 망라된 셈이다. 교육 문제 전반을 다루게 된다. 교육 분야 정책 수립과 교육 현안 해결이 논의되고 토론된다. 교육(敎育)이라는 화두로 모인 모처럼의 기관통합형 협의체다. 의미 있는 일이다. 교육 행정만한 복합 행정도 없다. 일반 행정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교육복지 분야의 협조는 더 절실하다. 이 협의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이 많다. 대표적인 것인 초기 무상급식 도입 과정이다. 경기도 교육청이 2010년대 무상급식을 도입했다. 1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었다. 이 예산 분담을 두고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정면충돌했다. 이로 인해 치러야 했던 사회적 손실이 컸다. 최근까지도 이런 충돌은 여전하다. 고교 무상급식 사업이 시작된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을 지방 정부가 왕창 떠안았다. 교육청 50%, 도청 15%, 시군 35%다. 당장 2학기부터 경기도 교육청이 부담해야 할 돈이 800억원을 넘는다. 큰 부담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는 참여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예산부담만 떠안은 셈이다. 여기저기서 못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착안 단계부터 협의가 있었다면 이 정도로 혼란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경기교육발전협의회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출범했다. 첫 회의부터 의견들이 활발히 오갔다. 시군의회의장협의회 대표는 도와 교육청이 사전 협의 없이 시군 비율을 책정하는 것은 예선 편성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와 시ㆍ군의 분담률을 5대5로 해야 한다는 수정안도 제시됐다. 실제 조정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급 기관이 머리를 맞댄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학교 실내 체육관 건립 추진 문제도 건설적으로 논의됐다. 이 역시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는 사업의 총론적 목표만 던져진 상태다. 미세먼지로부터 학생들을 지킨다는 큰 틀의 취지만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대토론의 장이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아직 체육관을 보유하지 않은 학교를 중심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 교육 여건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전부 꺼내지고 얘기됐다. 경기도가 새로 만들어가는 길이다. 잘 되길 바란다.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함에 여야가 없고, 지역도 없음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
▶기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꽃집 주인이 되고 싶었다. 그 다음엔 떡집 주인이 꿈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10살의 기자는 예쁜 꽃과 말랑말랑한 떡이 좋았다. 그런데 담임은 엄마와 상의해서 다른 꿈을 찾아오라고 했다. 이상했다. 선생님과 어른들은 분명 여러분 꿈을 가지세요라고 말했는데 내 꿈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통용되지 않았다. 내 꿈이 의사, 대통령, 과학자 등 두 세 글자의 꿈이 아니라 네 글자라서 그랬을까. 이후 기자는 계속 꿈꿔야 하는 이유 대신 꿈 깨는 소리를 들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초등학교 3학년 딸 아이의 꿈의 변천사는 그 스펙트럼이 넓다. 바나나부터 초콜릿, 삼겹살, 요리사, 패션디자이너까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종착점이 어디일까 참 궁금하다. 아이의 꿈이 무엇이든 어른 시선에서 깨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무엇이 되든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고 말한다. 최근 종영한 JTBC 스카이캐슬의 예서 엄마가 들으면 아마 기함을 할 것이다. ▶최근 아이가 말을 타고 싶다고 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탄 말 3마리가 약 36억 6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기자엄마는 사설 승마장 50분 체험비 10만 원을 계산할 때 손이 부들부들 떨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2019년 경기꿈의학교 문을 두드렸다. 지난 4월 5일 오후 2시, 꿈을 찾아 나선 경기도 내 초ㆍ중ㆍ고 학생과 학령기 학교 밖 청소년과 학부모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자 폭주로 인해 서버가 다운됐다. 기자는 무려 2시간 도전 끝에 승마프로그램 신청에 성공했다. 경기꿈의학교는 학교 안팎 학생들 꿈을 실현을 위해 스스로 참여하고 기획ㆍ운영하는 학교 밖 학교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꿈 깨는 엄마가 아닌 꿈 키워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경기마을교육공동체 홈페이지(http:village.goe.go.kr)에서 우리 자녀들의 꿈을 함께 찾아보자. 강현숙 사회부 차장
매년 통계청은 연말 즈음해서 우리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인식도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작년 말 자료를 보면 사회안전과 관련된 내용은 경찰에게 많은 고민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50.8%)가 범죄발생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 범죄와 교통사고 사망자가 각각 4.9%, 9.7%나 감소하는 등 주요 치안지표들이 나아졌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우리 경찰의 노력이 시민들의 눈높이에 못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치안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는데, 경찰의 인력ㆍ예산 등 인프라와 문제해결 역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를테면 여성ㆍ청소년ㆍ아동ㆍ노인ㆍ장애인ㆍ실종자ㆍ범죄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회복적 경찰활동(범죄자 처벌보다 피해자를 범죄 이전 상태로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경찰활동)은 최근 경찰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업무분야다. 이처럼 치안영역이 확대되면서 경찰은 많은 부담을 안게 된다. 물론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제때 확보되면 좋겠지만 그게 만만치가 않다. 문제는 그 사이 시민들은 치안불안 속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안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른바 경찰과 유관기관ㆍ단체, 시민과의 치안 컨소시엄 형태의 협업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예전에도 경찰이 자율방범대와 순찰을 하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방범시설 등을 보강해 왔지만 대부분 집행과정에서의 협력에 그쳤다. 최근 들어서는 초기 단계부터 이른바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강조하는 공동체 치안이 부각되고 있다. 처음부터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문제를 진단하고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진일보된 모습으로 협업의 방식이 발전해가는 것이다. 과거 마을 안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어르신과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의논해서 해결해왔던 전통이 있었다. 요즘은 국가적으로도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전문가 자문과 공청회ㆍ토론회 등을 거치고 관련부처가 협업해서 대책을 세워간다. 이제는 치안에서도 그러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공동체 구성원들은 치안정책에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시킬 수 있다. 경찰도 이에 기초해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이들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셈이다. 특히나 사회적 약자 보호와 같은 일은 여러 기관ㆍ단체 및 시민들의 관심과 협업이 절실한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치안주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치안보조자가 아닌 치안주체라는 인식은 적극적인 참여와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치안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높여 자연스럽게 법ㆍ절차 준수 문화로 나타날 수 있다. 나아가 치안의 최종목표인 범죄와 사고의 감소, 그리고 지역사회 안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우리가 공동체 치안에 주목하고 지속 해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 경기북부경찰청은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는 공동체치안, 든든한 민생치안, 굳건한 안보치안, 따뜻한 인권경찰 등 네 가지 큰 틀에서 다양한 치안정책을 추진해 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을 꼽으라면 단연 함께하는 공동체치안이다. 지역사회의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치안주체로 참여시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 보호, 선진 교통문화 정착, 민생침해범죄 근절 등 각종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경찰이 곧 시민이요, 시민이 곧 경찰이다라는 말은 경찰관들이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함을 일깨우기 위해 강조하는 문구다. 경찰관이라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명언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시민도 경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동체 치안의 요체도 함께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치안은 온전히 경찰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협업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동반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최해영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
어릴 적 우리가 봤던 동화 속에는 늘 주인공과 대적하는 악당이 나온다. 이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주인공을 괴롭히고 평화를 무너뜨리려 애쓴다. 대부분의 악당은 절대악(絶對惡)의 모습이다. 이러한 악당들은 현실과는 다른 모습을 형상해 괴리감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요즘 작품들 속 악당들은 우리와 다를 게 없고 사연 있는 악당들이 많이 등장한다. 사람들에게 악의 평범성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악의 평범성이란?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은 광신도나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아닌 상부의 명령에 순응했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됐다는 당시 정치 철학가인 한나 아렌트가 주장한 개념이다. 쉽게 말하자면, 악은 오히려 평범하고 진부한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관해서 설명해 보려고 한다. 1960년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후에, 이스라엘의 비밀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나치 전범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르헨티나에 신분을 위장한 채 살아가고 있는 아돌프 아이히만을 납치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이히만에게 주어진 업무는 수백만의 유대인을 기차에 태워 가스실이 설치된 수용소로 보내는 일이었다. 그리고 아이히만이 세운 성과는 효율적인 유대인 청소를 목적으로 가스실이 설치된 열차를 제작한 일이었다. 이 기차 안에서, 그리고 이 기차의 종착역인 수용소에서 아이히만에게 학살된 유대인의 숫자만 약 600만명이었다. 아이히만을 체포하는 데에 성공한 모사드는 그를 예루살렘 법정에 세우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한나 아렌트는 미국의 잡지 뉴요커의 특파원 자격으로 이 재판에 참관하게 된다. 법정에 세워진 아이히만의 태도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모든 일은 상부의 명령이었고, 자신은 유대인을 죽인 적도 없고 자신은 무죄라고 오히려 뻔뻔하게 주장하였다. 아이히만에게는 그 당시 사람들의 추측과는 다르게 엄청난 범죄 동기도, 이데올로기도, 이념도 없었다. 그는 오히려 평범하고 순응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히만에게는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고의 무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생각할 줄 몰랐다. 또 그는 타인의 처지를 헤아릴 줄 몰랐다. 그저 명령이었기에 따랐을 뿐이다. 한나 아렌트는 이러한 아이히만의 모습을 보고 악은 아주 진부하고 평범한 것이라며 악의 평범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평범한 악은 남을 생각하지 못하는 태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악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악은 오히려 우리 주변에, 혹은 나에게 존재하고 있다. 정치하는 어른들부터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에게까지 보이는 것이 바로 악의 평범성이다. 이러한 악을 짓누르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누군가의 말에만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타인을 헤아리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는 평범한 악을 없앨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박예진기자(용인 보라고 3)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8일 개교 100주년을 맞는 가평 미원초등학교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학생들에게 독립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이 교육감은 미원초를 찾아 3ㆍ1운동이 일어난 해에 설립된 미원초등학교 학생으로서, 독립정신을 이어가는 학교임을 자랑스러워 하자며 개교 100주년 기념식 축사를 시작했다. 이어 오늘은 여러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새로운 결심을 하는 날이라면서 여러분이 3ㆍ1독립정신과 임시정부 수립의 정신을 이어받아, 더 좋은 학교, 더 훌륭한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미원초등학교는 이창식(1858~1940) 선생이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현재 미양초등학교 부지 1천650㎡를 기증했고, 그 자리에 1919년 4월18일 미원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 학교 측은 100년의 기억ㆍ100년의 약속, 함께 가는 미원 가족이라는 주제로 재학생과 졸업생, 동문회,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100주년 기념행사를 4월 중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강현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