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인력시장, 건설업 불황에 인력사무소 ‘직격탄’

“일은 줄고, 사람은 늘고... 이제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지난 26일 오전 6시께 성남시 모란역 인근 나두 인력사무소. 이른 새벽부터 일감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사무소 안팎으로 길게 늘어섰지만, 정작 출근길에 오른 이는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권기성 나두 인력 대표(63)는 “인력사무소를 운영한 18년 중 요즘이 가장 고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매일 새벽 수십명이 사무소를 찾아오지만, 다섯 중 넷은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면서 “인력을 많이 내보내야 우리도 돈을 버는데, 지금 매출로는 역세권 자리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전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명역 부근에서 인력사무소를 운영 중인 임상진씨(가명·56)도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200군데 일자리 공고가 올라왔던 것과 달리, 요즘엔 100군데도 안돼 일용직 근로자를 현장에 투입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전 월 500만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3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이마저도 임대료를 내고 나면 적자”라고 토로했다. 건설업계 불황으로 일용직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며 인력사무소 영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5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다. 이는 1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도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모두 고용이 감소했는데, 임시일용직은 5만9천명이 줄며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에서는 6만1천명이 감소하며 숙박 및 음식점업 다음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며 건설 현장의 자재비와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건설사들이 신규 공사를 줄이는 것은 물론, 가급적 인력을 쓰지 않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업계의 고용 축소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인천 초6 야구 투수 박석현 ‘제2의 오타니’ 주목…182㎝·100㎏ ‘한방맨’

“별명 ‘제2의 오타니’에 걸맞게 잘 던지고, 잘 치고, 잘 뛰는 야구 선수가 되겠습니다.” 인천 서구 리틀야구단의 박석현군(12·인천 왕길초등학교 6학년). 초등학생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야구단에서 키 182㎝, 100㎏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한다. 박군은 지난달 28일 대전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제10회 박찬호배 전국리틀야구대회 결승전에서의 활약으로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박군은 결승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서 힘찬 스윙으로 2루타를 터뜨리고 도루까지 성공하는 등 스피드까지 뽐내면서 ‘호타준족(好打俊足)’의 면모를 보였다. 2루타 2개 등에 힘입어 팀은 6대5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특히 이 같은 박군의 활약은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는 박군의 타석에서 모습이 프로선수와 같다고 평가하며 ‘한국에 나타난 제2의 오타니 쇼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박군은 초등학교 1학년 태권도를 하다 어느날 리틀야구단 버스를 보며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취미 활동으로 야구에 입문했다. 이후 야구단 감독은 “이대호 같은 거포 선수로 만들어보고 싶다”면서 박군을 야구선수로 키우는데 집중했다. 박군은 “어느새 야구 공을 잡은지 5년째”라며 “여전히 야구가 너무 좋고 경기를 뛰는 것은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제2의 오타니’라고 불러주는데, 너무 존경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부끄럽지만 기분은 좋다”고 덧붙였다. 박군의 피지컬은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는 독보적이다. 고교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해마다 7~8㎝씩 자랐고, 올해 180㎝를 넘어섰다. 박군은 이 같은 성장 비결로 육류(고기)와 우유를 꼽는다. 그는 “아버지가 항상 티라노사우루스가 되어야 한다고 해서 고기를 종류에 상관없이 많이 먹고 있다”며 “또 우유는 하루에 3ℓ까지 마셔본 적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군은 미래에 국내는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고 있다. 오타니처럼 투수이면서도 타자의 역할까지 하는 투타겸업 선수다. 현재 박군은 장타력 때문에 4번을 치면서도 빠른 발 덕분에 중요 경기에선 1번으로도 나서고 있다. 여기에 박군은 투수로서의 기량도 성장시켜가고 있다. 이 때문에 박군의 롤 모델은 국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에이스 투수 원태인이다. 그는 “경쟁이 심한 프로야구의 마운드에 올라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원태인은 이를 이뤄내 너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박군의 부친 박성엽씨는 “내년에 석현이가 인천의 야구 명문인 동산중학교에 진학,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피지컬 뿐만이 아니라 (석현이가 )‘제2의 오타니’라는 별명에 맞는 기량을 갖춰 최고의 야구선수가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