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답한다… ‘유물론’

영국 대표 마르크스주의 문화 비평가 테리 이글턴 교수가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답을 한다. 책 유물론(갈마바람刊)의 저자 테리 이글턴은 인간의 ‘몸’에 주목하는 사상은 모두 유물론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기독교인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도 몸의 부활을 믿는다는 점에서 유물론자로 분류한다. 저자는 이른바 ‘신체적 유물론’을 제시한다. 그는 “신체적 유물론은 인간과 관련해서 가장 확실하게 손에 잡히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이며, 그 확실히 손에 잡히는 것은 인간의 동물성, 실천적 활동, 신체 구조”라고 말한다. 요악컨대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인간의 몸이다. 그는 인간의 몸을 철학적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입장을 신체적 유물론이라고 부른다. 그는 유물론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관념론뿐만 아니라 ‘신유물론’을 제시한다. 신유물론은 생명이라는 신비로운 용어에 취해 인간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인간이 고슴도치보다 창조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면 인간이 고슴도치보다 더 파괴적이라는 것도 무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한다. 테리 이글턴의 신체적 유물론이 들려주는 메시지는 결국 ‘우리는 분열적인 존재다’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분열성을 시간성, 창조성, 개방성, 초월성 등과 연결한다. 그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불화하는 것은 몸과 영혼이 서로 불화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적이고 창조적이며 개방된 동물이기 때문이다”고 정리한다. 저자 테리 이글턴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문학학사학위를, 같은 대학 지저스 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20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문화 비평가이자 좌파 활동가인 레이먼드 윌리엄스 교수의 제자였다. 옥스퍼드 대학 영문학 연구 교수와 맨체스터 대학 영문학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랭카스터 대학의 영문학 교수로 있다. 서구의 다양한 정신사조를 비판적으로 탐색하며 독자적인 마르크스주의 문학이론을 펼쳐나간 그는 19~20세기 영미문학을 살피고 그 배후에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밝혀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값 1만4천원 허정민기자

퓨마 사살, 시민 안전 위한 조치에도 비판 여론…국민 청원까지

지난 18일 오후 대전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가 끝내 사살됐다. 탈출 신고가 접수된 지 4시간 30분 만이다.대전소방본부 측은 "제때 생포하지 않을 경우 시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숙의 끝에 사살하기로 했다"며 "퓨마가 마취총을 맞았지만, 마취가 깨 다시 활동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사살했다"고 밝혔다.당초 퓨마 탈출 소식이 전해진 뒤 대전 시민들에게 긴급문자가 전송됐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다. 이후 마취총을 쐈다는 소식이 전해져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끝내 사살되고 말았다.퓨마 사살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지만, 동물원 직원의 부주의로 탈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동물원에 대한 처벌과 야생 동물 보호와 관련한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현재까지 약 2만여명 이상이 참여한 '동물원을 폐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청원인은 "동물 입장에서는 1평짜리 유리방에 갇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인데 문이 열리면 당연히 탈출하지 그게 어떻게 동물 잘못입니까? 동물도 우리와 같은 생명체입니다"라며 "제발 인간의 실수를 둥물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주세요"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야생동물이 스트레스만 받는 더러운 동물원을 제발 폐지해주세요. 사람은 야생동물을 보호 해야한다는 명분으로 동물원이라는 감옥에 가둬둔거면 제발 보호소의 도움을 받아 생명을 보호 할 생각을 해주십시오. 야생동물이 동물원에 있는것은 보호가 아니라 고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이 밖에도 "동물원의 잘못으로 왜 죄없는 퓨마가 희생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잘못했는데 동물을 사살하는 게 말이 되나" "사육사를 처벌해 주세요" "동물원을 없애거나 자연친화적으로 바꿔주세요" "동물에 대한 전면적인 보호 제도 마련이 필요합니다" 등의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한편, 퓨마가 탈출한 대전 오월드는 동물원, 꽃동산, 버드랜드, 놀이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중부권 최대규모 테마공원이다.장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