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역사책 ‘노무현 비하·김일성 미화’ 논란

“무현이처럼 얕은 꾀로 상대방을 속이려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무현이를 못마땅해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일성은 항일무장투쟁을 지도한 영웅으로 받아들여졌으며 그가 벌인 투쟁이 당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었다는 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어린이들이 읽는 역사책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질문이 있는 가하면 김일성이 전설적인 영웅이라고 미화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러한 책들이 시ㆍ군에서 운영하는 공공어린이도서관에 버젓이 비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기도내 시ㆍ군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노무현, 바보 대통령의 삶과 꿈’은 현재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어린이실, 수원시 바른샘ㆍ슬기샘ㆍ지혜샘어린이도서관, 군포시어린이도서관, 시흥시정왕어린이도서관, 안양시어린이도서관 등 어린이도서관 7곳을 포함해 도내 50곳의 공공도서관에 비치돼 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재미있는 논술활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논술 문제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학창시절 ‘꺼벙한 아이’의 깨끗한 필통과 자신의 고물 필통을 바꾸려 했다는 예시를 들면서 ▲1. 아이들이 무현이를 못마땅해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2. 무현이처럼 얕은 꾀로 상대방을 속이려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등을 아이들이 답하게 되어 있다. 시민들은 이를 놓고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강민수씨(27)는 “아직 사리분별이 정확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읽는 책인데 대여 금지를 하는 조치가 필요해보인다”고 꼬집었고 시민 신호석씨(27)도 “책에 나와있는 질문지는 누가 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당 도서의 출판사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뜻에서 위인전 형식으로 쓴 책으로서 희화화하거나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 어린이 책 특성상 좀 더 재밌게 각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김일성 미화와 대한민국을 깎아내리는 듯한 뉘앙스의 표현으로 물의를 빚었던 ‘살아있는 역사, 재미있는 논술 (항일운동에서 광복운동까지)’ 역시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었으며, 도내 공공도서관 4곳(경기평생교육학습관 어린이실, 안산시단원어린이도서관, 남양주진건도서관, 오산시양산도서관)에서 대여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해당 도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된 책을 모두 폐기 처리했는데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은영 수성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어린아이들의 경우 쉽게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고 그 관념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아이들이 읽는 역사책들은 다양한 역사적 견해와 관점에서 객관적인 검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사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누가 해야 하나

요즘 ‘스튜어드십 코드’란 말이 유행이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 기업에 대한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이다. 기관투자자가 자금 위탁자의 집사(steward)처럼 재산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7월 말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공무원연금도 내년에 도입한다고 따라나섰다. 찬성하는 입장은 635조 원 세계 3위 규모의 국민연금이 투자 대상 회사의 의결권 행사에 적극 참여해 기업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다. 반대하는 입장은 정부의 의도가 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반영돼 기업 경영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급기야는 ‘연금 사회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부의 기업 지배로 이어져선 안 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 130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7%에 달하며 지분 5% 이상 보유한 종목도 299개다. 정부의 뜻이 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반영된다면 기업 경영의 자율성은 없어지게 된다. 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26일 확정한다. 핵심 내용은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이 위원회에서 중요 의결권, 주주 활동 이행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위원회 설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보듯이 결론을 정해 놓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재판이다. 위원들의 인적 구성이 핵심인데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의결권 직접행사에 따른 정치적 논란과 오해를 피하고 문제 있는 기업을 견제할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영국, 일본 등 20여 개국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우리와 달리 국가 연기금이 자국 기업 주식 투자 비중이 1% 정도밖에 안 된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후생연금펀드는 운용자산이 1천475조 원에 이른다. 우리의 2.5배다. 그들은 법률상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못하고 펀드 내 주식에 대한 의결권과 자산 운용 모두 외부 위탁 자산운용사가 행사하고 있다. 우리도 그들의 경우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의결권을 위임하면 운용사들이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최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수십 년 뒤 노후에 쓸 돈을 굴리는 곳이므로 가장 장기적으로 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1년째 후임을 찾지 못하는 기금운용 본부장도 정치적 고려를 넘어 빨리 적임자를 임명해야 한다. 능력자는 분명히 있다. 2천200만 명에 달하는 연금 가입자들의 귀한 돈이 함부로 쓰여서야 되겠는가.

[사설] 폭염 길게는 40일 더, 비상대책 시급하다

낮에는 펄펄 끓는 폭염이, 밤에는 잠 못이루는 열대야가 연일 반복돼 전국이 기진맥진이다. 섭씨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찜통더위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나오고 있다. 가축, 농작물, 양식어류 등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주차된 화물 차량에서 불이 나고, 도로가 파손되고, 화재대비용 건물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하는 사례도 나왔다. 전력 수요도 최고치로 치솟았다. 19일에도 낮 최고 37도에 달하는 무더위 속에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경기도 전역에도 폭염특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6일에는 양평에서 집 앞의 풀을 뽑던 80대 여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17일 오후에는 동두천의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7시간 동안 방치된 4살짜리 여아가 숨진 사건도 있다. 목숨까지 앗아가는 ‘사람 잡는 폭염’이다.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전국적으로 총 663명이다. 이중 300여 명은 전국적인 폭염경보 속에 최근 나흘간 발생했다. 경기도에서도 17일까지 7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열탈진이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 19명, 열경련 9명, 열실신 5명 등이다. 가축들도 피해를 입어 도내 43개 농가에서 닭ㆍ메추리ㆍ돼지 등 총 6만7천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기상청은 이런 폭염이 앞으로 길게는 40일까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지구 온난화에다 티베트 고원에서 데워진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과 합세해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 북반구 전체에 고온다습한 ‘열돔(heat dome)’을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 예보도 없어 당분간 참기 힘든 무더위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 폭염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홀몸노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이다. 선풍기 하나로 겨우 버티거나, 선풍기도 없이 여름을 나는 에너지 빈곤층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꼼꼼히 체크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실외 근로자들이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일이 없게 안전 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폭염 특보 문자메시지나 날리는 등의 안일한 조치로는 안된다. 탁상행정식 조치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이 실행돼야 한다. 농어민들은 농작물과 가축, 어류의 피해 방지를 위해 가림막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필요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개인들도 안전한 여름을 나기 위해 건강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한낮엔 옥외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제 폭염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화된 재난이 됐다. 정부는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응급 대처식이 아니라 체계적인 중장기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데스크 칼럼] 카타르 월드컵을 기대한다

6월 14일부터 7월 16일까지 한 달간 지구촌을 축구공 하나로 웃고, 울게 했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아트사커’ 프랑스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러시아 월드컵은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낳으면서 연인원 600억여 명이 TV를 통해 지켜볼 정도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2개 본선 진출 국가는 물론, 200여 지구촌 국가의 모든 사람들이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감동을 느끼고 환호했다. 그리고 그 축제의 마지막 무대 주인공은 20년 만의 우승을 노린 프랑스와 사상 첫 결승에 오른 ‘발칸의 전사’ 크로아티아였다. 러시아 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의 초강세 속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의 몰락, 북중미ㆍ남미의 쇠락으로 요약된다. 힘의 축구와 실리를 추구하는 유럽세가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하는 남미 축구를 압도하고 4강 잔치를 벌였다. 아시아와 아프리카ㆍ북중미는 일본, 멕시코 만이 16강에 올랐을 뿐이다. 더불어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던 독일이 우리나라에 덜미를 잡혀 조별리그서 탈락하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이 4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이변도 속출했다. 러시아 월드컵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경기의 승패가 볼 점유율과 크게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종전까지는 ‘공을 잘 지배하는 팀이 승리한다’는 속설처럼 볼 점유율이 높은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대회서는 20년 만에 우승한 프랑스가 결승에서 그랬고, F조 조별리그서 ‘거함’ 독일을 격침시킨 우리나라도 그랬듯이 역습 상황에서의 속도 축구와 골 결정력이 승패를 가르는 ‘실리축구’가 대세로 자리했다.굳이 ‘공은 둥글다’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상대와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와 치밀한 전략ㆍ전술만 갖춘다면 어느 팀이든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강팀을 쓰러뜨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축구에 있어 인구수는 중요하지가 않았다. 인구 33만 명의 아이슬란드가 사상 첫 본선에 올라 선전을 펼쳤고, 410만 명의 크로아티아가 준우승, 1천150만 명의 벨기에가 4강에 진출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비록 16강에 오르진 못했으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최강 독일을 거꾸러뜨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태극전사들은 사랑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고, 귀국길 공항에서는 계란세례를 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대한민국에서 축구는 야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우리라고해서 크로아타이나 벨기에 같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그러기 위해선 유소년기부터 체계적인 기술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유망주 육성 및 상비군 인재풀 확대, 서구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체력 육성, 지도자들의 연구 노력, 장기적인 발전방안 마련 등에 축구협회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 축구팬들 역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국 축구의 성장 자양분이 될 국내 리그에 대한 성원이 있어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은 끝났지만 세계 각국 축구선수들과 팬들의 관심은 벌써 4년 뒤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해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교훈삼아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한국축구도 충분히 2002년 4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지도자를 선발해야 하며, 대회에 임박해 선수를 테스트하고 체력 강화훈련을 하고, 전술 실험을 하는 잘못된 관행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잘 계획하고 준비한다면 4년 뒤 한국 축구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온 국민이 행복해하지 않을까. 황선학 체육부장

[지지대] 천렵(川獵)

올여름도 더위가 심상치 않다. 온난화 탓인지 갈수록 심하다. 무더위를 넘어 그야말로 폭염이다. 기상청 기준 낮 최고기온이 최고 섭씨 33도 이상, 2일 지속되면 ‘폭염주의보’가 내려진다. 한 단계 높은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최근 들어 낮 기온이 경보 수준인 35도를 웃돌면서 37도까지 치솟고 있다. 기세가 무섭다. 우리 조상들에게는 더위를 물리치는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 바로 천렵(川獵)이다. 뜻 맞는 사람끼리 냇가에서 고기 잡으며 하루를 즐기는 놀이다. 특히 여름, 삼복(三伏) 더위 중에 주로 했다 전해진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천렵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태종 7년 2월23일(1407년), 완산 부윤(完山府尹)에게 전지(傳旨)하여 “회안대군(懷安大君)이 성밑(城底) 근처에서 천렵(川獵)하는 것을 금(禁)하지 말게 하고, 또 관가(官家)의 작은 말(馬)을 내주게 하여 타게 하였다” 했다. 회안대군(이방간)은 태조 이성계의 넷째 아들이자, 태종 이방원(정안대군)의 형이다. 1차 왕자의 난 때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권력을 손에 넣었으나 2차 왕자의 난 때는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결국, 난을 도모하다 실패한 회안대군은 귀양길에 오르고 완산(전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다 그곳에서 쳔렵을 허락받았다. 또 연산 1년 8월8일(1495년), 선릉 수릉관(宣陵守陵官) 박안성(朴安性)이 치계(馳啓)하기를, “삭망제 집사(朔望祭執事)들의 공궤(供饋)에 고기를 쓰기 때문에 혹 닭을 잡고 혹은 천렵(川獵)하여 냄새가 재실(齋室) 부엌에 풍기니, 이제부터는 제관(祭官)은 순전히 소식(素食)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는 내용이 있다. 다산 정약용의 ‘유천진암기(游天眞菴記)’, 조선 중기 선비이자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정경운의 ‘고대일록’ 등 고서 곳곳에서도 천렵을 찾아볼 수 있다. 삼복더위를 물리치며 풍류의 대명사로 불렸던 천렵, 조상의 지혜로움이 깃든 이른바 더위 퇴치법으로 손색없어 보인다. 올여름 천렵으로 폭염과의 한판 승부도 괜찮을 듯싶다. 지혜로운 조상들은 그렇게 풍류(風流)를 즐겼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기고] 어르신에게도 필요한 속도 ‘30㎞’

자동차를 운행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되는 도로 표지판이 있다. 노란색 바탕에 제한속도 30km/h. 분명 어린이보호구역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같은 느낌의 표지판이 또 하나가 있다. 교통약자인 어르신을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2008년 만들어진 제도인 일명 실버존! ‘노인보호구역’이다. 최근 어르신들의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노인보호구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교통약자인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인보호구역을 당사자인 어르신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왜 속도제한 30km/h를 접했을 때 어린이보호구역은 쉽게 떠올리지만 노인보호구역은 다소 생소한 것일까. 경기북부지역에 설치돼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은 1천23개이고, 노인보호구역은 86개다. 어린이보호구역에 비해 노인보호구역은 약 8.4%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경기북부지역만 놓고 봐도 사람들이 어린이보호구역은 잘 알고 있지만 노인보호구역은 생소한지 알 수 있다.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 비율이 7%를 넘을 때 고령화 사회, 14%를 넘을 때 고령 사회라고 한다. 경기북부지역의 65세 이상 인구수는 약 43만 명으로 12.9%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는 이미 뛰어넘었고, 머지않아 고령 사회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이는 타인의 현실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다. 향후 2060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인구의 40%를 넘어서며, 경찰의 치안서비스의 주 수요자는 노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 젊은 연령층 입장에선 멀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가 맞이하게 될 현실이다. 자녀가 있다면 그 자녀들이 살아갈 환경이다. 그래서 우리는 단지 주변 어르신을 위함이 아닌 우리를 위해 어르신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어르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의 환경은 노인보호구역이며, 보다 많은 노인보호구역이 필요하다. 노인보호구역 신청은 노인복지시설, 자영공원, 도시공원, 생활 체육시설 등의 장이 신청서를 작성한 뒤 해당 시청에 제출하면 된다. 노인보호구역에는 노인보호표지판을 비롯해 과속방지턱, 미끄럼방지 시설 등이 설치되고, 어린이보호구역과 마찬가지로 차량 속도 30km/h 및 통행제한을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노인보호구역이 조성될 수 있도록 우리는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국가적 측면의 교통시설 사업 이외에 운전자가 어르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어르신들이 주로 활동하는 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 ‘노인보호구역’을 접할 때는 어린이를 보호하듯 주의를 경계하고 속도를 낮추자. 또한 주행하는 차량의 시야 확보를 위해 노인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를 하지 말자. 누구나 다 나이를 먹는다. 노인보호구역을 거닐고 있는 미래의 자신을 한 번씩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정윤희 의정부경찰서 교통과 순경

[천자춘추]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우리나라의 OECD 합계출산율 2015년 1.23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또한 경기도의 2016년 통계를 보면 1.19명으로 전국 평균 1.17명에 조금 상회하고는 있으나 전국출산율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지난해 1.05명, 올해는 1점대 미만 32만명을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어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리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2040세대의 삶의 질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 자체를 포기하면서 산부인과병·의원은 폐업으로 이어지고, 분만 인프라 붕괴는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산부인과의 감소는 24시간 과도한 업무량, 낮은 분만 수가, 의료사고 중 가장 높은 비율의 진료과로 기피하고 있다. 특히 그 결과로 의료 취약지역인 농촌에서는 분만병원의 접근성이 악화되고, 특히 결혼 적령기가 높아지면서 고령자 출산, 외국인 근로자 및 이민자의 분만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미충족 진료로 분류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공공의료기관의 헌신적 사랑으로 이를 극복 해내고 있는 진정한 의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1988년 공중보건의사로 시작하여 경기도의료원의 포천병원에서 30년이 넘게 근무하면서 1만 9천 명의 신생아를 탄생시켰고, 상급종합병원ㆍ종합병원 분만 평가에서 자연분만 1위, 제왕절개 적정성 평가 1등급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왕절개분만 적정성 평가에서 종합병원 97곳 중 1등급으로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이 전국의료원 중 유일하게 포함되었다. 지방의료원 중 최고의 자연분만율과 제왕절개분만보다 자연분만이 높다는 평가다. 이 모든 결과들이 한 의사와 직원들의 열정적인 마음에 의해 이루어졌고, 경기도 포천지역은 물론 강원도 철원지역과 연천 가평까지 분만을 책임지고 있는 병원이 되었다. 지난해는 국도비 사업으로 진행된 ‘아이 낳기 좋은 세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산부인과 센터가 증축됐다. 분만 시설 현대화와 분만과 가장 밀접한 소아 외래 진료실이 확보되면서 쾌적한 진료환경이 조성됐고 산모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분만 건수가 2016년 대비 2017년 분만건수가 232건에서 252건, 2017년 상반기 분만건수 127건에서 2018년 상반기 분만건수 144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적 분만율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의미 있는 수치이며, 한 의사와 직원들의 자긍심은 열악한 많은 조건을 극복하게 하고 있음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낮은 급여, 24시간 근무로 인한 악조건의 근무환경으로 의사와 간호사 구인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아이 낳기 좋은 세상’에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의 열정은 계속되리라 기대해 본다. 조미숙 경기도의료원 운영본부장

[의정단상] 미세먼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극복하자

요즘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과 야외활동을 고대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바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미세먼지 현황을 살피는 일 말이다. 연일 지속되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노후발전소 운행관리, 경유차량 운행제한, 친환경차량 지원 등 갖가지 노력을 하고 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일까? 먼저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우리나라의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계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은 물론, 세계 주요도시 대비 2배나 높은 상황이라고 한다. 급변하는 환경오염과 이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강구해야 할까? 먼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활용하는 선진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 환경보호청은 오존(O3), PM2.5(초미세먼지) 등의 예측농도를 대기환경지수로 재변환하여 대중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환경식품농무부는 오존,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의 예측 농도를 구간으로 나누어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 모든 서비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빅데이터 분석’이다. IT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의미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데이터들이 무한하게 생성되고 있으며,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의미와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환경부에서는 ‘에어코리아’라는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대기정보는 물론, 풍향과 풍속을 예측해 각 지역별 대기농도를 예측 할 수 있는 예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좀 더 정교하게 활용하고 분석하여 대응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좀 더 발전시킨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각 지방자치단체, 질병관리본부, 기상청, 건강보험공단 등 다양한 외부기관들이 경계를 넘어 서로 소통하고 협력 할 수 있는 CFC(Cross Functional Communication)를 활용하면서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한다면,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에 좀 더 취약한 계층에게 경보문자 메시지, 미세먼지 마스크 제공정보 등을 지역별로 세분화시켜 좀 더 선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영역에서는 KT가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KT는 통신주 450만개, 기지국 33만개, 공중전화부스 6만개 등 전국 약 500만개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 전국에 미세먼지 측정 거점 1천500곳을 만들었다. 이 관측망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맞춤형 저감 대책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결합하여 의료·보건·교통 등 타 산업군과의 융합을 통해 수익모델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미세먼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관련기술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와 산업계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미세먼지 절감이라는 공공성뿐 아니라 관련 산업도 발달시키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하길 바란다. 권칠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병)

실·국장-부단체장 29명… 경기도, 민선7기 첫 인사 단행

경기도가 20일 실·국장 및 부단체장급 2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는 전체 57개 보직 가운데 29명이 자리를 옮겼고, 4명이 승진했다. 주요보직을 살펴보면 기획조정실장에는 임종철 경제실장이, 경제실장에는 박신환 균형발전기획실장이, 균형발전기획실장에는 이진찬 안양부시장이 각각 임명됐다. 또 실·국장급 승진 임용은 업무능력과 주변 평판을 고려하고, 여성간부비율 등을 감안한 발탁인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김규식 미래전략담당관이 정책기획관에, 김능식 연정협력과장이 수자원본부장에, 차정숙 문화정책과장이 자치행정국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박창화 과천부시장도 포천부시장으로 승진, 전보됐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실·국장 ‘희망보직’은 당사자와 기초자치단체장의 의견을 최대한 절충, 전체 31명 가운데 18명이 유임되고 13명이 전보됐다. 도 관계자는 “민선 7기 첫 고위직 인사인 만큼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두고 올해 보직에 임용된 실·국장과 부단체장의 전보를 최대한 자제했다”면서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직위에 관련해서는 경험자를 배치하는 등 인사폭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김규태·여승구기자

산자중기위 첫 회의… 여야 ‘민생 경제 살리기’ 한목소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9일 20대 국회 후반기 첫 전체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여야 경기·인천 의원들은 악화되고 있는 경제지표를 우려하며, 경제안정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상임위 활동에 힘쓰겠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산자중기위에는 경·인 의원이 자유한국당 홍일표 위원장(인천 남갑)을 포함, 더불어민주당 3명, 한국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등 6명이 소속됐다. 홍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열며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렵게 전개되고 있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국회가 정부의 잘잘못을 정확히 평가하고 때로는 견제하고 뒷받침하며 새로운 정책적 대안과 입법을 통해 견인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광명갑)은 “중소기업들을 살려내고 산업의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내는데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당 권칠승(화성병)·박정 의원(파주을)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산자중기위에 소속돼 활동을 펼친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은 “우리나라 실물 경제의 발전을 뒷받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광명을)은 “현재 대한민국은 실물위기의 상황이다”면서 “우리 사회의 중산층을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몰락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해결책 마련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자중기위는 오는 23일 산업통상자원부, 24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 25일 주요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김재민·정금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