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동독 주민들 사이에 여행 자유화에 대한 요구가 비등했다.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불법 탈출이 줄을 이었다. 그러자 동독 정부가 기존의 여행자유화법을 개정했다. 여행 규제를 다소 완화하는 정도였다. 이 개정안을 발표한 사람이 동독 사회주의통일당 선전담당 비서 귄터 샤보브스키다. 전 세계 TV가 중계하던 발표 현장에서 기자 한 명이 ‘언제부터냐’고 물었다. 내용 파악이 부족했던 샤보브스키는 서류를 뒤척이다가 한마디 했다. ‘바로(sofort)’. 그 순간 동독 주민들이 차를 몰고 베를린 장벽으로 몰려들었다. 상부로부터 지시를 받지 못했던 초병들이 막아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수십년을 지켜왔던 장벽은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그게 1989년 11월9일이다. 독일 통일의 비화처럼 전해지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로 장벽 붕괴를 초래했던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이후 사람들은 ‘통일은 도둑같이 온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예기치 않았던 일로 통일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미도 여기 있다. ‘도둑 같은 사건’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권유로 군사 분계선을 한 발짝 넘어서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에서 그런 가능성을 봤다. 언제든 역사적 전환점은 도둑처럼 마련될 수 있다. 그래서 상호 교류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차원의 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간도 오가고, 문화도 오가고, 학문도 오가야 한다. 차분하게 교류의 폭과 대상을 정리해나갈 필요가 있다. 2000년 6월13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만났다. 평양 순항공항에서 이뤄진 환영 행사는 우리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 곧 통일이 되는 듯 모두가 흥분했다. 하지만, 첫 번째 정상회담의 결실은 아무것도 없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에 갔다. 역시 김정일 전 위원장은 ‘하루 더 묵고 가라’며 환대했다. 그때도 흥분했지만 얻어진 결실은 없었다. ‘깜짝 놀랄 환대’와 ‘실망스런 결과’가 똑같이 닮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관련된 말을 했다.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고, 또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그게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그게 오히려 이런 만남을 가지고도 좋은 결과가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오히려 낙심을 주지 않겠나”. 그가 말한 ‘지난 시기’는 앞선 두 번의 정상회담이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는 취지로 들린다. 옳은 말 했다. 그렇다면, 그 책임이 북핵에 있음도 알 것이다. 이번에는 약속을 지키는 북한이 되라.
참여정부 시절 마지막 통일부장관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총괄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경기도교육감)은 4ㆍ27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북미ㆍ북일ㆍ남북미ㆍ남북중 정상간 회담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장관은 “2018년 4월27일 금요일 오전 9시30분 남과 북의 정상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으로 만났다”며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에서 악수한 두 정상,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다시 넘어서 북측 땅을 한번 밟았다가 다시 남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감격스러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원로자문단 역할을 맡은 그는 “2000년 김대중 정부 때는 국정원이, 2007년 참여정부에서는 통일부 중심으로 남북정상을 준비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외교’라인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는 점이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문단 회의에서 북과 미국이 함께 공동으로 받아들이고 꼭 결정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하나의 시작점이 된다면 그건 종전선언이 될 것이라 보고 종전에 관한 이야기를 북미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이 보여준 과감하고 획기적인 변화에 대해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약속한 것이 한반도 비핵화와 4국이 동시에 수교를 하는 것이었다”면서 “한국은 소련과 중국과 수교를 했는데 북한은 아직도 미국과 일본과 수교가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회담에 나와서 종전 선언이나 미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을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도 결국 할아버지가 남긴 유업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남은 퍼즐을 맞추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이 국제사회 보통국가로 가기 위한 교두보와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진행될 북미정상회담은 종전선언 및 회담 정례화 등을 이루는 첫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될 때가 왔다”면서 “정전을 협의하기 시작했던 판문점에서 전쟁을 끝내는 협의를 한다는 건 엄청난 의미이며, 정말 놀라운 변화가 한반도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前 통일부장관(경기도교육감)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은 27일 오전 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북측 판문각 앞에 모습을 보인 후, 자유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쪽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두 정상은 판문점 남측지역 차도로 이동해 화동 2명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어 두 정상은 전통의장대 도열의 중간에 서서 자유의 집 우회도로를 걸어서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환영식장까지 약 130m를 걸어갔다.이어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으로 이동, 오전 10시30분부터 정상회담에 들어가 오전 11시55분께 ‘오전 회담’을 종료했다. 이후 약 4시간 뒤인 오후 4시30분께 공동기념식수, 도보다리 산책이 진행됐다. ■공동기념식수… 평화와 번영 상징 소나무 공동기념식수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에 소나무를 심었다. 이는 남북 정상이 정전 65년 동안 ‘대결과 긴장’을 상징하는 땅이었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는 것으로, 군사분계선이 갈라놓은 백두대간의 식생을 복원하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공동 식수할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반송’으로 65년간 아픔을 같이 해왔다는 의미와 함께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첫 걸음을 상징한다. 특히 공동 식수에는 남과 북의 평화와 협력의 의미를 담아 한라산과 백두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했다. 이 흙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삽을 들고 흙을 떴다. 식수 후에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각각 뿌렸다. 파주 화강암인 식수 표지석에는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태명 선생의 글씨로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를 새겼다. 글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정했고 표지석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됐다. ■군사분계선 표식물 있는‘도보 다리’까지 산책 이어 두 정상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 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원래 일자형이던 ‘도보다리’를 T자형으로 만들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한 게 특징이다. 군사분계선 표식물은 임진강 하구 0001호에서 시작해 동해안 마지막 1,292호까지 200m 간격으로 휴전선 155마일, 약 250㎞에 걸쳐 설치돼 있다. 도보다리 확장 부분에 있는 군사분계선 표식물은 101번째이며, 설치 당시에는 황색 바탕에 검정색으로 ‘군사분계선’, ‘0101’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녹슬어 있는 상태다. 이번 ‘도보다리’ 산책은 우리 측이 도보다리 너비를 확장하는 등 정성들여 준비하자 북측이 적극적으로 화답해 성사됐다. 두 정상은 담소를 나눈 후 ‘도보다리’ 길을 다시 걸어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남북정상 부부 만찬… 남북 58명 참석 오후 회담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 평화의 집 3층 연회장에서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비롯한 남북 양쪽 수행원을 위한 환영 만찬을 개최했다.북측은 김 위원장 부부를 포함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26명이다. 우리측에선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민주평화당의 박지원 의원 등 32명이 참석했다. 환영 만찬은 남의 대표적 국악기인 ‘해금’과 북의 대표적 악기인 ‘옥류금’의 합주로 막을 열었다. 연주된 곡은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이며 해금 연주는 강은일씨가 맡았다. 이어 제주의 초등학생 오연준 군이 故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환영사와 건배제의를 했고 이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답사와 건배제의를 했다. 이어 기타연주가인 이병우 씨가 본인이 작곡한 ‘새’를 기타 연주했다. 만찬 공연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만찬 중에는 실내악이 연주됐다. 디저트가 제공됐을 때 두 정상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나무망치를 들고 초콜릿 원형돔을 깨뜨렸다. ■남북정상, 평화의 집 야외에서 환송 공연 참석 만찬이 끝나고 두 정상 부부가 무대 앞으로 이동해 공연단을 격려한 뒤 평화의 집 야외로 나와 환송 공연에 참석했다. 이날 환송공연은 평화의 집 마당에 마련된 관람대에서 평화의 집 외벽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영상 쇼로 진행됐다. 영상 쇼의 주제는 ‘하나의 봄’. 역사의 현장이 될 판문점 평화의 집에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됐다. 아쟁 등 국악기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아리랑’을 변주하고, 사물놀이가 가세해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연주했다. ‘아리랑’은 우리 역사의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고단했던 삶이 파랑새로 표현됐다. 이어 모두의 고향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함께 동요 ‘고향의 봄’이 변주와 합창으로 연주됐다. 시나위, 오케스트라, 합창단, 사물놀이가 클라이맥스로 가며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함께 차량이 대기 중인 곳까지 걸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 북측 수행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환송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송우일ㆍ김승수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이 27일 판문점에서 성사된 가운데 남북 정상들이 함축적 의미가 담긴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 이목을 끌었다. ○…“연출 잘 됐습니까?” =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담장에 걸려 있는 북한산 그림을 소개하자,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던 김 위원장이 취재진을 향해. ○…“북쪽으로 지금 넘어가 볼까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남측으로 오시는데 난 언제쯤 (북에)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아끌며. ○…“문 대통령 새벽잠 설치지 않게 제가 확인하겠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께서 대북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말하자. ○…“평양냉면 멀리서, 멀다고 하면 안되갔구나” =김 위원장이 모두발언에서 “오늘 저녁 만찬음식 가지고 많이 얘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평양냉면이) 멀리서 왔다”고 강조하다 좌측에 배석한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쳐다보며. ○…“분단선이 높지 않은데,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나” =문 대통령이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겼는데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의 용단으로 10년간 끊어진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고 평가하자. 판문점공동취재단=박준상기자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 깊은 시기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①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ㆍ친척 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ㆍ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며 우리 겨레의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보장하기 위한 관건적인 문제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상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5월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4월 27일 판 문 점 대 한 민 국 대 통 령 문 재 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 정 은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올해 종전을 선언키로 했다. 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남북이 분단과 전쟁으로 얼룩진 70년 비극의 역사를 넘어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중대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선언문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선언문 형식으로 문서로 만들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핵 없는 한반도 비핵화’ 합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3대 핵심의제로 꼽힌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획기적 개선에 합의했다.양 정상은 선언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며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5월 군사당국자회담·광복절 이산가족 상봉 우선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적 행위가 중단된다. 남북 정상은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도 열린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키로 합의했다.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담았다. 당국 간 협의 및 민간교류 활성화를 보장하는 방안으로 양국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했다. 남북적십자회담을 비롯해 오는 8월 15일 이산가족 및 친척상봉 행사를 진행키로 합의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키로 남북은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지난 2007년의 10·4선언에는 문산~봉동 간 철도 화물수송 시작,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문제 협의 추진 등의 합의가 있었다. 남북은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 ■남북 정상 ‘셔틀외교’ 본격 시동 양 정상은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에 합의하고,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통해 상호 소통을 강화키로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 위원장의 남측 방문 답방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양 정상은 “정기적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지속적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 핫라인을 통해 수시통화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해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방명록에 평화의 메시지를 남겨 주목된다.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 도착, 1층에 마련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 김정은 2018. 4. 27”이라고 썼다. 메시지에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마음이 함축적으로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각도가 20~30도 기울여 쓴 김 위원장의 독특한 필체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올려 쓴 김 위원장의 필체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태양서체’를 연상시킨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청와대 방명록에 태양서체를 연상시키는 필체를 남긴 바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28일 같은 필체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발사 준비를 끝낸 정형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에 “시험발사 승인한다. 11월 29일 새벽에 단행!. 당과 조국을 위하여 용감히 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김 위원장의 필체는 여전히 같지만 메시지는 ‘핵·미사일’에서 ‘평화’로 바뀐 것이다.또한 김 위원장이 이날 방명록에 연도 표기와 관련, ‘주체연호’ 대신 ‘2018. 4. 27’이라고 썼다는 점도 눈에 띈다. 주체연호는 북한식 연도 표기법으로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해(1912년)를 ‘주체 1년’으로 보고 산정하는 방식이다.북한은 지난 1997년 주체연호를 제정, 각종 문건과 출판·보도물 등에 이를 쓰고 괄호 안에 서기 연도를 함께 적는다. 판문점공동취재단=송우일기자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 27일 오전 9시28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행원들을 뒤로하고 문 대통령을 향해 걷기 시작한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MDL) 앞에 멈춰 섰다. 그를 기다리던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위로 김 위원장에게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11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첫 만남’의 순간이었다. 손을 맞잡은 남북정상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나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남쪽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넘어오실까요?”라고 안내했다. 문 대통령의 말에 김 위원장은 주저하지 않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북쪽·남쪽 판문각을 차례로 바라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그 순간, 예정에 없던 파격적인 장면이 전 세계를 향해 생중계됐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 대통령은 약 10초간 북쪽으로 넘어가 남쪽을 배경으로 다시 손을 맞잡았다. 잠시 ‘월경’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왔다. 회담장으로 가기 전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 화동으로 나와 남북정상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어진 레드카펫 중간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두 정상은 남측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우리군 의장대를 사열했고, 북한군 수뇌부 인사들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의장대 사열 후 두 정상이 서로의 수행원을 소개했다. 두 정상과 양측 공식수행원들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깜짝’ 기념촬영도 진행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정민훈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뤄지는 역사적인 순간 각국 외신은 “한반도에 새역사가 시작됐다”며 일제히 긴급 속보를 타전했다.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전세계 외신의 취재 열기와 반응은 뜨거웠다. 남북정상회담 이틀 전인 25일까지 총 41개국 2천800여 명의 취재진이 등록해 당일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취재진 규모는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1천 300여 명 기자가 프레스센터를 찾은 것에 비해 세 배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외신도 일제히 긴급 속보를 타전하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영국 BBC 방송과 미국 CNN 방송은 TV 중계와 홈페이지 속보창을 통해 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지상 중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도 홈페이지 지상 중계에 재빨리 착수했다. AP와 로이터, AFP, dpa, 타스 등 국제 통신사와 영미권 유력 일간지도 긴급 속보를 쏟아내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각국 외신은 이날 회담에 대해 ‘역사적인 장면’이라며 상당한 기대감을 보였다. 영국 BBC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직후 두 정상이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한반도 역사에서 엄청난 순간”이라며 “유례가 없는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CNN은 홈페이지에 “새 역사가 시작됐다”는 헤드라인을 걸고 남북 정상의 만남부터 회담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했다. CNN은 “김정은은 한국전쟁에서 전투가 끝난 이후 두 코리아를 구분한 경계선을 넘어 온 첫 번째 북한 정상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월경을 한 것에 집중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문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의전에 삼군 의장대가 총동원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처럼 최고 수준으로 접대하는 격식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본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두 정상이 만나기 전부터 속보와 생중계로 소식을 전했다. 또 스튜디오에 전문가를 대동해 회담의 의미와 전망을 조망했다. 두 정상의 악수, 대화, 기념 촬영 등 문 재통령과 김 위원장이 취하는 장면 하나하나를 자세히 다뤘다. 전 세계적인 이슈인 만큼 중동 지역 언론도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중동 대표적인 언론사인 알자지라는 “남북한이 경계 지역에서 기념적인 회담을 열었다”며 “1년 전 남북은 어느 때보다 긴장이 첨예했는데 최근 남북이 대화 국면으로 급진전했다”고 설명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손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