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아흔살 노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의 50대 아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20일 오후 2시께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어머니 B씨(90)를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유치원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 해고된 뒤 자신의 실업급여와 B씨의 기초생활수급비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몸도 좋지 않은데 술을 먹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잔소리를 하는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B씨를 바닥에 넘어트린 것으로 조사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이후 B씨가 “차라리 날 죽이고 술을 먹어라”고 소리를 지르자 격분해 어머니의 목을 졸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침해한 것뿐 아니라 자신을 낳고 길러준 부모의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라는 점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거나 용서받을 수 없는 반사회적, 패륜적 범죄”라며 “피해자가 고령으로 저항에 취약한 상태였던 점, 유족들이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입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경희기자
금속 열처리공장에서 불이 나 인명피해 없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29일 인천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2시 39분께 인천서구 원창동 소재 금속 열처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집진기 덕트에서 불꽃을 발견하고 119에 처음 신고했다. 화재로 소방차량 37대와 소방대원 109명이 출동해 화재 발생 약 27분만에 완전히 진화됐으며 안전조치까지 약 6시간이 소요됐다. 주변 인접한 공장들에 연소확대가 진행 중으로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었지만 소방대원들이 재빠르게 진압해 더 이상의 연소확대는 막았다. 이날 화재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발생 공장건물과 인접한 공장건물 2곳의 부분소실 등 소방서 추산 약 8천9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서부소방서 관계자는 “공장 화재의 경우 재산피해가 클 수 있어 초기 진압활동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위소방대의 훈련 등 공장 자체의 자율안전관리체계의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신세계가 하남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 온라인센터(이하 물류센터) 건립사업이 주민들의 강한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 주민 500여 명은 지난 28일 ‘스타필드하남’ 앞 광장에서 온라인센터 건립 반대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날 주민들은 “신세계의 물류센터 건립은 대형 화물차량의 빈번한 통행으로 주민안전을 위협하는 물론 소음ㆍ진동에 따른 주민들의 삶의 질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지 주변이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가 건립된다면 시간당 150~200대 가량의 트럭들의 통행으로 하남 도심은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다”며 “주민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실력으로라도 건립을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오수봉 하남시장은 “구리에서 쫓겨난 물류센터를 하남에 유치하려는 것은 하남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며 “즉각적인 조치로 신세계-한국토지주택공사(LH) 계약을 보류시켰지만, 사업 자체가 백지화된 것은 아닌 만큼 진척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재 국회의원도 “주민동의 없는 물류센터건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과 힘을 합쳐 신세계의 물류센터 건립을 막아낼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세계의 물류센터 건립 반대집회에는 미사강변도시 주민과 지방선거 후보자와 예비후보자 등이 모두 참석했다. 한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하남에 세상에 없던,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하남=강영호기자
한반도 전체에 가장 정확한 시간을 알리는 장파 표준시 방송국(이하 장파 방송국)이 내년 경기지역에 설립돼 시험 방송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북이 표준시를 통일해 사용하기로 하면서 장파 방송국 시설을 비무장지대(DMZ)에 세우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이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에 따르면 장파 방송국은 이르면 내년 초에 경기지역에 설립될 예정이다. 장파 방송은 50∼100kHz 대역 장파를 이용, 중계안테나 없이 송신탑 하나로 국내 전역에 달하는 1천㎞ 이상에 전파를 송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장파 방송을 이용해 표준시를 제공하게 되면 주파수가 길어, 위성항법시스템(GPS)과 달리 실내나 지하에서도 신호를 받아 시간을 표시할 수 있다. 또 안테나 수신기 크기는 GPS 안테나 5분의 1 정도로 작아, 기기 초소형화·저전력화도 가능하다. 한반도 전역에서 손목시계나 탁상시계로도 남북통일 표준시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유대혁 표준연 시간표준센터장은 “장파 방송국 하나만 세워도 한반도 전체에 동일한 표준시각을 방송할 수 있다”며 “도량형 통일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고려할 때 통일 표준시를 한반도 전역에 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준연은 현재 반경 200㎞ 송신을 목표로, 장파 표준시 시험방송을 추진 중이다. 표준연이 제공하는 대한민국 표준시(통일 표준시)를 장파 방송국으로 보내 사용자에 전달하는 원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표준연에 있는 세슘원자시계다. 유 센터장은 “처음엔 남북한 평화가 무르익으면 DMZ에 장파 방송국을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졌었다”면서 “내년 시험방송 이후 그 다음 단계로 생각할 수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시간을 더 당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디지털 실험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박상현 Mediati Content Lab 소장이 지난 27일 본사에서 ‘스토리텔링 기사쓰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강연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년도 사별연수 지원 사업으로 본보 기자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박상현 소장은 매체에 따른 글쓰기가 다름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신문과 디지털의 글쓰기 방식이 다르다”며 “디지털에서는 소소한 일이라도 화제가 돼 많은 사람들에게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빠르게 구독자를 확보한 주요 계정을 소개하고, 이들의 글쓰기 방식을 분석했다. 박 소장은 “사람들이 신문을 읽는 것과 디지털에서 글을 읽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독자는 디지털에서 글을 읽을 때 꼼꼼히 읽는 것이 아니라 대충 눈으로 훑는데 이러한 형태가 새로운 리딩 방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는 매우 바쁘고, 정신이 산만한 상태에서 글을 읽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독자가 어떻게 기사를 읽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해외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긴 기사를 압축해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하는 액시오스, 사진을 중심으로 인물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서술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휴먼즈오브뉴욕’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이야기했다. 박 소장은 “액시오스는 독자들이 관심있을 내용을 간결하고 유익하게 설명, 한 번 읽고 버릴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면서 “휴먼즈오브뉴욕은 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우연히 얻어낸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 독자에게 먹히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알아내기 위해 철저한 독자 분석과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재차 말했다. 박 소장은 “평균 독자, 즉 열혈독자를 제외한 일반 독자의 이야기와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며 “‘터지는 방식’을 알아내려면 실험을 자주 해야 한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의연기자
㈜한화건설은 지난 26일 세종~포천 고속도로 제10공구(용인~구리간, 현장소장 김성수) 공사 현장에서 터널내 사고 발생시 초기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재난대응 현장훈련을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용인구리사업단과 광주소방서, ㈜한화건설, ㈜정희씨앤씨 등 4개 민관기관이 참여해 합동으로 실시한 훈련은 터널내 공사 진행중 작업자가 부상을 당하는 것을 가정해 사고발생시 인명 구조요청과 대피, 통제, 복구 등으로 진행하며 터널 내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상사태 대응 매뉴얼의 실효성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총 연장 121.7km 이르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제2의 경부고속도로라 불릴 만큼 정부 및 지자체, 지역 주민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7%의 공정률을 보이며 터널 굴착작업을 진행 중이다. 터널 굴착은 추락ㆍ낙하ㆍ협착 등의 사고 우려가 커 한국도로공사가 고위험 작업으로 지정할 만큼 빈틈없는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김성수 소장은 “한화건설이 책임시공 중인 제10공구 구간은 약 4.2km로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보니 공정과 안전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곳은 교량 14개소, 터널 2개소 등 고위험 작업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등 난이도가 매우 높은 현장이다”며 “안전사고 사전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는 신속한 대응체계 확립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 김승수 부산이 고향이자 롯데 자이언츠 팬인 기자는 학창시절 자주 듣고, 했던 말이 있다. “롯데가 우승하는 것보다 통일이 더 빠르겠다” 이 말은 롯데가 야구경기에서 질 때마다 불만 섞인 농담을 친구들과 주고받은 것이다. 그런데 2018년 4월27일 이후 이 말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4월27일 오전 9시29분. 높이 5㎝, 폭 50㎝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군사분계선(MDL)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넘어갔다. 김 위원장을 맞기 위해 나와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건너갈 것을 제안했다. 두 정상은 망설임 없이 함께 손을 잡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고양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생중계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자는 뭉클했다. 그리고 울컥했다. 고작 5㎝ 높이의 콘크리트 연석의 군사분계선이었다. 그 높이를 넘지 못해 수십만 명의 이산가족이 생겼고 서로가 서로에게 매서운 총구를 겨눴다. 이 연석은 분단과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두 정상이 너무나도 쉽게 연석을 넘나드는 모습에 비극의 상징은 어느새 평화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이 생각은 이날 프레스센터에 모인 3천여 명의 내ㆍ외신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현장에 모여 있던 기자단은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 환호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일부는 눈물을 글썽였다. 3천여 명이 동시에 치는 박수소리는 통일이 성큼 다가왔다는 ‘신호탄’ 같았다. 10개월이라는 짧은 경력을 가진 햇병아리 기자에게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큰 산은 버거웠다.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부터 만찬까지 선배들이 시키는 간단한 일만 했는데도 버거움에 허덕였다. 실수는 반복됐다. 그만큼 긴장했다. 중요한 순간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는 ‘기자’로서 뿌듯함은 마음속에 가득했다. 판문점 선언에 담겨 있듯 종전,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진 뒤 언젠가 기차를 타고 북한으로 취재를 가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김승수 기자
휴일인 29일 경기 남부 해상에서 수심이 낮은 모래톱에 보트가 좌수 되는 등 레저보트 3척이 연료 부족, 엔진 고장 등으로 인해 해양경찰에 구조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평택해경은 이날 오전 10시 14분께 안산시 육도 북서쪽 약 1해리(약 1.8㎞) 해상에서 승선객 6명을 태운 모터보트(2t급)가 모래톱 위에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민간해양구조선을 동원, 모터보트를 안전 해역으로 예인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27분께는 화성시 제부도 북쪽 해상에서 승선원 10명이 탄 모터보트가 스크루에 부유물이 걸려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고장난 모터보트를 예인, 안전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또 오전 8시 27분께는 화성시 제부도 남서쪽 약 3해리(약 5.5㎞) 해상에서 레저보트 1척(승선원 2명)이 연료 부족으로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구조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경의 한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해양레저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바다로 몰리고 있다”며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레저보트를 이용해 바다로 나가기 전, 연료, 엔진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위험한 해역에는 접근을 금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평택=최해영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최초 지능형 로봇 외국인투자기업인 ㈜유진로봇의 제조·연구시설이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유진로봇 신사옥에는 지능형 서비스로봇 제조·연구시설과 함께 서울에 있던 본사도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첨단산업 활성화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7일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유진로봇 신사옥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 김재철 코스닥협회장, 문전일 로봇진흥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유진로봇 본사 송도 이전에는 모두 2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세계적인 프리미엄 가전제품 제조기업인 독일 밀레사가 이 중 1천180만달러를 투자했다. 밀레사는 유진로봇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고 ODM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분 투자까지 이어져 이번 송도사업장 준공을 맞이했다. 유럽점유율 1위 밀레사는 전세계 10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연 매출액 4조7천억원에 달하는 기업이다. 지난 1988년 설립 이래 30년간 서비스로봇 분야에만 집중한 유진로봇은 국내 최초 청소로봇 상용화, 세계 최초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로봇 개발 등 국내 최고 서비스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IFEZ 최초 지능형로봇 분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기록된 유진로봇은, 4차산업혁명 선도기지로 부상하겠다는 IFEZ의 꿈을 현실화 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IFEZ는 유진로봇 이외에도 바이오 분야, 공장 자동화, 항공분야 등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글로벌기업들이 다수 입주, 첨단산업을 이끌고 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유진로봇이 송도 신사옥 건립을 통해 세계 최고 지능형 로봇기업으로 승승장구 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이사도 “유진로봇이 최고의 품질과 혁신가치를 창조하는 지능형 서비스로봇기업으로 필요한 역량을 강화해 국가에 필요한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양광범기자
“신은 자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수천년간 바다와 갯벌로 남아있던 공간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신성장산업 전진기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3년 대한민국 최초 경제자유구역(IFEZ)으로 지정된 이후 그해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정식 출범하면서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유치 사업이 시작됐다. IFEZ는 지난 15년간 중단없는 성장을 이어오면서 2천353개 입주기업, 80개 외투기업 등이 속속 둥지를 틀었다. 또 105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금액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송도국제도시에만 15개 국제기구가 입주,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신성장산업도지로 자리매김했다. 본보는 인천경제청 개청 15주년을 맞아 IFEZ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성장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발전 전망을 짚어보았다. -편집자 주- ■ IFEZ, 국내 최고의 4차산업 선도기지로 현재 송도·청라·영종지구 등 IFEZ 3개 국제도시에는 모두 363만2천676㎡의 산업시설 용지가 마련됐다. 이곳에는 신재생·AI·바이오·항공·드론·로봇·IT 융합 등 4차산업을 선도하는 신성장산업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유치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눈여겨봐야 하는 분야는 바이오·헬스 분야다. 송도국제도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세계적인 바이오 분야 기업이 둥지를 튼 효과에 힘입어 이미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연간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은 약 56만ℓ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도시를 제치고 단일도시 기준 최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초 항체바이오시밀러 허가제품(램시마)을 보유하는 등 국내 허가 10개 제품 중 7개가 송도 입주기업이 거둔 성과다. 이렇다보니 전국대비 인천지역 기업들의 바이오분야 수출비중이 41.5%에 달해 해외 바이오클러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기존 송도 4·5·7공구와 연계해 새로 조성 중인 송도11공구 내 99만㎡ 일원에 바이오허브를 조성할 계획을 제시했다. 이곳에는 바이오·의약·메디컬·헬스케어 분야의 연구개발, 제조, 서비스기업을 유치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영종지구에는 지난 2001년 개항,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거듭난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한 항공분야 최첨단 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천경제청은 LH와 협의를 거쳐 50만7천㎡ 규모의 산업단지를 일반산업단지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LH는 최근 산업부에 해당 부지를 일반산업단지로 지정하기 위한 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경제자유구역인 이곳이 일반산업단지로 지정되면 해당부지 입주 공장은 수도권총량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법인세 감면과 취득세 50%, 5년간 제산세 35% 감면 등의 세제혜택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영종하늘도시 내에 항공·물류산업에 특화된 산업단지를 조성해 국내 기업들이 요구하는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경제청의 구상이다. ■ IT융합·부품소재 첨단기업 유치에도 박차 오랜 역사를 가진 제조분야 역시 4차산업혁명을 맞아 최첨단 기술 접목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산업시설용지, 청라 IHP 및 투자유치 유보지를 중심으로 IT융합·부품소재 분야 첨단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청라지구의 경우 최근 인천로봇랜드사업 부지에 건립한 로봇랜드 공익시설 입주율이 올해 상반기 중 10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돼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랜드 공익시설은 로봇산업지원센터(지하 2층 지상 23층)와 로봇연구소(지하 1층 지상 5층)로 구성됐다. 센터는 로봇(드론)과 관련된 분야의 기업이 입주해 로봇제품을 기획, 생산, 서비스하는 공간이며 로봇연구소는 로봇(드론)과 관련된 원천기술 개발을 포함해 사업화를 위한 기술 인증·검증, 테스트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는 시설이다. 송도에도 IT 융합, 반도체, 산업용 로봇 등 전자부품 분야와 경량화 소재, 전장화부품, 초정밀제어 등 첨단부품 분야 첨단기업 투자유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양광범기자 ▲ 김연주 인천경제청 신성장산업유치과장 [인터뷰]김연주 인천경제청 신성장산업유치과장“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은 4차산업혁명을 기업 생산공정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설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김연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신성장산업유치과장은 바다를 메워 새로 탄생시킨 땅인 IFEZ야말로 신성장산업이 싹을 틔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한다. 기존의 생산공정이나 단순 자동화시스템이 아니라, 디지털의 장점을 흡수한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실현할 기회의 땅이라는 것이다.그는 “사람이든 기업이든 기존에 해오던 것에 안주하고 싶어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현재의 기술력과 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며 “내수를 넘어 해외와 연결되는 게이트를 구성하는데 있어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IFEZ가 뉴 비즈니스를 실현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김 과장은 세계적 생산역량을 갖추게 된 송도국제도시 바이오클러스터를 예로 들었다. 옛 생명산업실용기술화센터에서 시작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이 둥지를 틀다보니 시너지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송도로 입주하려고 몰려들게 됐다는 것이다.그는 “초기 송도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가운데 입주기업들이 하나 둘 씩 연구성과를 내면서 송도=바이오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김 과장은 자동차부품, 기계, 메카트로닉스 등 다양한 첨단분야 업종 입주가 늘어나는 청라국제도시, 항공 관련 기업들이 모여드는 영종지구 등 아직 IFEZ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공정 자동화가 아니라 디지털로 연결돼 사무실에 앉아서도 모든 공정을 쌍방향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신성장산업이 입주해 인천지역 내에서도 차별화된 4차산업혁명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그는 “기업의 입장에서 4차산업혁명의 큰 목적은 결국 원가절감이다. 기존 공정을 바꾸어나가는 것보다 새로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이익이 크고, 그렇다보니 IFEZ로 기업들이 몰려들게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많은 기업이 IFEZ에 입주해 인천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양광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