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G7일정 마치고 귀국길…"국격과 신뢰 회복 시작"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캐나다 캘거리 공항을 통해 17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이자 정상 외교 데뷔전으로, 이 대통령이 천명한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처음 발걸음을 내디딘 자리였다. 김혜경 여사도 일정에 동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G7 정상회의 참석, 국격과 신뢰 회복의 시작입니다' 라는 글과 함께 귀국 소감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와 여러 차례의 양자회담은 대한민국 외교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최근 몇 년간 겪었던 국격 하락과 외교 소외, 신뢰 저하를 극복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우리 위상을 다시 높이겠다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정상회의 일정과 성과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일정 첫날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의 가치를 바탕으로 에너지·인프라·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우리의 기술력과 경험이 남아공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 협력을 이어갈 것을 함께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알바니지 호주 총리를 만난 이 대통령은, 호주와 방위산업, 핵심광물,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면서 "양국은 우정을 토대로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미래를 주도할 핵심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될 것"이라며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출국해 초청국 자격으로 이곳에서 총 9개국 정상과 유엔 수장을 만났다. 캘거리에 도착한 첫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정상과 잇따라 회담했고, 둘째 날인 이날엔 G7 회의 장소인 캐내내스키스에서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 유럽연합(EU), 영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와 총 7차례의 정상회담을 했고, 유엔 사무총장과 약식회동을 하며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다. 또, 이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G7 회의 업무 오찬 및 확대 세션에 참석해 한국의 에너지 관련 정책을 소개했다. 이번 일정 중 가장 관심이 높았던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당초 한미 정상은 이날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급거 귀국으로 만남이 무산됐다.

경기 광주시, 공동주택 건설 관련 지역업체 간담회 개최

광주시는 민선 8기 시정 목표인 ‘새로운 도약의 역동적 경제도시’ 실현을 위해 지난 17일 시청 순암홀에서 지역 내 공동주택 건설과 관련한 지역업체들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경제 회복과 상생의 건설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현재 지역 내에서 시공 중인 7개 공동주택 단지의 시공사인 ▲동원개발 ▲중흥토건 ▲경남기업 ▲현대엔지니어링 ▲제일건설 ▲현대산업개발 ▲효성중공업을 비롯해 지역 전문업체 25개 사 등 총 7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지역업체의 참여 실적 보고를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한 자유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지역업체 15개 사는 건설사 본사의 외주·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자사의 전문성과 시공 역량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향후 네트워크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지역 건설업체들이 직면한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고용불안 등의 현실적 어려움에 공감하며 공동주택 건설사업 참여 기회를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입찰 참여 시 지역업체에 실질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공사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방세환 시장은 “지역업체와의 상생은 광주시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 축”이라며 “앞으로도 민관이 협력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앞으로도 지역 중심의 건설 생태계 조성과 기업 간 협업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경제도시 실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용불안 등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 지역업체들의 공동주택 건설 분야 사업 참여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사서원,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방안 모색… 민간협의체 회의 열어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인천시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는 최근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1차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고 2차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5개년 계획 중간점검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24년에서 오는 2028년까지 추진하는 2차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5개년 계획은 자립장애인 지역사회 정착 지원, 지역 중심 돌봄 체계 강화, 재가장애인 자립 지원 등의 정책 과제를 담고 있다. 또 장애인 자립 정책 추진 강화 및 지원체계 개선 정책과제와 함께 17개 세부 사업을 명시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17개 사업 가운데 13개 사업이 목표 100%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일부 사업은 1차 계획과 비교해 자립장애인 지원 내용을 확대했다. 장애인 지원주택 공급 목표는 모두 110호인데, 현재 장애인 자립 수요에 맞춰 55호를 확보했다. 또 자립장애인에게 지원하는 초기 정착금은 지난해 8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늘렸다. 시설 퇴소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역시 증가했다. 이 밖에 발달장애인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사업도 활발하다. 현재 계획에 따라 5명을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 지원주택으로 자립한 1명과 일반 주택으로 자립한 4명이 대상이다. 센터는 주간활동, 활동지원, 공공후견 등의 서비스를 연계했다. 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대시민 자립장애인 인식개선 사업에 공을 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관협의체는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인천시 장애인복지과와 인천대, 인천사서원 정책연구실, 현장 전문가, 장애인 부모 등 12명으로 이뤄져 있다.

삶·자연 어루만진 88편…변순옥 시인 첫 시집 ‘딸아, 고마워 사랑해’

시인 변순옥이 첫 시집 ‘딸아, 고마워 사랑해’(문화짱刊)를 펴냈다. 오랜 시간 삶을 가슴에 품고 언어로 직조해낸 이번 시집은 총 88편의 시를 통해 가족, 사랑, 자연,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시집에는 ‘꼬꼬지 앨범’, ‘가보지 못한 길’, ‘불청객’, ‘군고구마’, ‘봄비’, ‘김장’ 등 일상의 풍경을 시인의 섬세한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수록됐다.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법한, 어렴풋이 경험한 일들의 시어다. 독자들은 그의 시에서 추억을 떠올리고, 가슴 깊은 곳에 울림을 발견할 수 있다. 변순옥 시인은 “쓰다 만 시를 다시 쓰는 것이 산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지난 시간들이 흘러가버린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구름처럼 다시 모이고 피어나는 경험을 이 시집으로 전하고 싶었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시집은 화려한 문학적 기교보다 담백하고 진솔한 언어로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사랑, 상실, 기다림, 계절, 기억 등 보편적 테마들을 섬세하게 어루만진 시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잊고 지낸 감정, 또 추억과 마주하게 된다. 문단 관계자들은 “변순옥 시인은 첫 시집이지만 놀라운 감각과 따뜻한 언어를 가진 시인”이라며 “삶의 단면들을 섬세하게 길어 올려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하다”고 평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딸아, 고마워 사랑해’는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듯한 따뜻함이 있다”며 “현대인의 지친 마음에 작은 쉼표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천 송도고, YMCA유도 남고부 시즌 첫 ‘정상’

인천 송도고가 제96회 YMCA 전국유도대회에서 시즌 첫 남자 고등부 단체전 패권을 안았다. 송도고는 18일 강원도 양구문화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날 남자 고등부 단체전 결승서 김세진, 차민호, 김경민, 이강한, 김기영의 활약으로 시즌 3관왕에 도전한 ‘디펜딩 챔피언’ 의정부 경민고를 5대2로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전날 남고부 개인전 100㎏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김경민은 단체전 금메달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반면, 올 시즌 회장기대회(3월)와 용인대총장기대회(4월)에서 우승하고, 춘계 초·중·고연맹전(3월)과 양구평화컵(5월)서 준우승한 경민고는 대회 3연패에 도전했으나 송도고에 막혀 시즌 3관왕 등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4강전서 제주 남녕고에 접전 끝 4대3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송도고는 충북체고를 4대0으로 완파한 경민고를 맞아 첫 경기서 김세진이 김동건에 지도승을 거둔 후, 차민호, 김경민이 정민국, 차서율을 상대로 유효승, 한판승을 거둬 3대0으로 앞서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송도고는 경민고와 한 경기씩을 주고받은 끝에 손쉽게 우승했다. 한편, 여자 고등부 단체전서는 3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 경기체고가 준결승전서 ‘난적’ 제주 남녕고를 3대1로 꺾고 결승에 올랐으나, 이유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신유미, 양지언, 신주은이 분투한 서울 광영여고에 1대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파주에 LG디스플레이 7천억 OLED 신기술 투자 유치

경기도가 남양주 왕숙단지에 ㈜카카오 디지털 허브를 유치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까지 대형 투자유치에 잇달아 성공했다. 이에 따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경기북부대개조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경기도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선도기업 LG디스플레이의 7천억원 규모 OLED 신기술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 파주 LCD 일반산업단지에 올해 6월부터 2027년 6월까지 2년간 차세대 OLED 신기술과 관련한 설비 투자(7천억원 규모)를 집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는 지난 3월 화성시에 2조2천억원 규모의 기아 다목적 기반 차량(PBV) 전기차 전용 공장(EVO Plant) 유치도 성공시키는 등 경기 남부지역 투자유치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도는 기존 공장 내 유휴공간 활용, 차세대 기술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과 함께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첨단산업 중심지라는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파주 공장 내 유휴공간 활용으로 파주시가 첨단 디스플레이 제조업의 중심지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이번 유치를 통해 파주는 OLED 혁신기술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자리잡게 됐으며,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OLED 패널 양산을 위한 핵심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협력업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물류·고용·상권에 이르는 연쇄적 지역경제 활성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도는 이번 LG디스플레이 투자 유치를 단순한 생산 설비 확보가 아닌, 첨단 기술 확보는 물론 도가 추진 중인 경기북부대개조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도가 유치한 이번 투자는 경기북부를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제조업의 거점으로 재도약시키는 전환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경기북부 지역 산업발전을 위한 추가 투자유치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 LCD 클러스터는 2002년 도와 LG필립스LCD(LG디스플레이 전신) 간 협의를 통해 조성한 대형 산업단지다. 당시 수도권 규제에 따른 입지 확보의 어려움을 도가 중앙정부와 협력해 해소하며 LG디스플레이를 유치한 대표적 성공 사례다. 현재 파주사업장은 TV, 노트북,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단지로 성장했다. 계속해서 도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차세대 제조업의 투자 유치와 사업 성공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나경원 "김용태 비민주적"…국민의힘, 당 개혁안 두고 또 충돌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제시한 이후 개혁 방향을 두고 당내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도 개혁이란 이름으로 혼자 (개혁안을) 발표하는 형식은 비민주적"이라고 저격했다. 나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의원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주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며 "언제부턴가 당의 문화가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이었던 것이 오늘의 외면받는 국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은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한 나 의원은 "당의 개혁은 결국 당의 민주성을 어떻게 회복하느냐, 역량을 어떻게 강화하느냐의 문제"라며 "특정 세력만이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5대 개혁안을 발표하고 실행 여부는 당원 여론조사에 맡기자는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9월 전당대회 개최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후 당 내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며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나 의원은 "개혁은 민심과 당심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빠른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정당성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정 세력이나 주체가 절차적·민주적 정당성 없이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나 의원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원내혁신과 정치혁신을 비롯한 국회 중심의 혁신위원회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나 의원의 정당성 지적에 대해 "그래서 당원 여론조사를 다시 한번 주장하는 것"이라며 "선배 의원께서 당을 살리기 위한 좋은 개혁안이 있다면 먼저 제언해주셨으면 한다"고 맞받았다. 당심을 엿볼 수 있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개혁안을 실행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위원장도, 원내대표도 혁신 의지가 강하면 바로 개혁안을 실행하면 되는데 공전 시키겠다는 건 시민들에게 잘못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며 '당원 여론조사'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한편 지난 16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송언석 원내대표는 중진의원들과 연달아 회동을 가지며 혁신위원회 구성 등 '당 혁신안'을 논의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안 수렴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조사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과 한번쯤 해볼만 하지 않냐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아직 결론난 사항은 아니지만 혁신위에서 김 위원장의 혁신안을 포함해 논의하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진솔하게 녹아드는 제주의 매력으로 떠나볼까…‘바당, 길을 걷다’ 外 [신간소개]

여름 휴가철이 되면 제주의 싱그러운 초록이 떠오른다. 아름다운 오름, 다양한 동식물과 돌담길, 바다가 어우러진 제주는 사시사철 그만의 매력이 있는 곳이다. 제주의 세세한 모습을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로 담은 책들이 있다. 익숙한 풍경부터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의 다채로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책들을 모아봤다. ■ 바당, 길을 걷다 제주에 작은 책방을 열고 강아지 대운이와 살고 있는 이보경 작가가 제주 바다의 매력을 담은 그림 에세이를 펴냈다. 제주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제주에서 산 지 10여년이 된 이 작가는 앞서 ‘제주에는 소원나무가 있습니다’, ‘모드락숲의 선물’ 등 제주에 대한 애정을 담은 그림책을 출간해왔다. 이번 신간 ‘바당, 길을 걷다’는 겨울이 끝난 봄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붉은 태왁이 떠 있는 제주의 4월을 거쳐 미역이 밀려온 갯바위와 해녀들의 모습, 밤바다에 떠 있는 한치잡이 불빛, 태풍이 지나간 ‘제주 바다’의 사계절을 조명했다. 책에서 바다와 함께 중심이 되는 소재는 ‘바람’이다. 겨우내 불어오던 바람이 바뀐 것을 묘사하며 시작한 이야기는 봄바람이 잦은 날의 풍경과 태풍이 지나간 이후의 풍경, 한 겨울의 칼바람을 차례로 표현한다. 이어 그 바람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과 보라색 열매를 맺은 선인장의 모습을 대비해 진정한 제주의 모습을 표현했다. 책은 현무암 돌담 사이에 핀 수선화부터 돌 사이에 핀 선인장의 노란 꽃이나 보라색 열매, 눈보라 바다 위를 나는 가마우지 등 작가가 보고 느낀 것들을 사실적이면서 담백하게 그렸다. 한 땀 한 땀 그려낸 수채화에 제주 사람이 돼가는 작가의 애정이 듬뿍 들어갔다. ■ 우리의 여름 4년 전 바람신 영등할망 이야기로 제주의 봄을 그렸던 ‘영등할망 제주에 오다’를 펴낸 이승원 작가가 신간 그림책 ‘우리의 여름’으로 제주의 여름을 담았다. ‘우리의 여름’은 제주 여름의 자연에서 서툴지만 단단하게 자라나는 ‘우리’와 ‘여름이’의 성장기를 풀어낸 그림책이다. 책은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네 마을에 ‘여름이’가 잠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여름이에게 제주의 봄은 마치 갓 태어난 아기가 세상을 처음 접할 때처럼 신기한것 투성이다. 수국 아래에서 잠을 자다 깨어나 밖으로 나온 뱀, 낯선 존재를 보고 도망가기 바쁜 꺼벙이, 거센 바람과 갑작스럽게 퍼붓는 비 등 제주의 여름은 요란스럽다. 여름이는 자연과 대화를 하는 친구 ‘우리’를 보면서 자연과 가까워진다. 그러나 이내 여름이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두 주인공은 만남과 성장, 이별의 시기를 겪는다. 책은 이 같은 내용을 제주의 어린 생명들에 빗대 아름답게 보여준다. 책 속 가득한 제주의 초록은 장면마다 조금씩 다르다. 아기 귤과 영근 귤의 초록이 다르고, 비 맞은 나뭇잎과 바람에 뒤집어진 나뭇잎의 초록이 다르다. 제주 자연의 같은 듯 다른 매력은 책에 나오는 다양한 동식물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섬휘파람새, 직박구리, 꿩, 긴꼬리딱새 등의 새부터 귤꽃과 초록 귤, 비파나무와 열매, 수국, 산딸기, 황근, 백년초 등의 식물,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과 바다까지 저마다의 매력을 섬세하게 묘사한 그림으로 제주의 자연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법률플러스] 주택임차인이 이사 후 임차권등기를 하면

A가 B 소유의 주택을 임차하면서, 그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쳤으며, 확정일자까지 부여받았다. 그리고, 보증보험회사 C와 임차보증금 반환에 관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B가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으면서 위 주택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임대 기간이 끝났음에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A가 보증보험회사 C에게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C에게 임차보증금 반환 채권의 적법절차를 거쳐 양도했다. C가 A를 대위해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내고 A에게 임차보증금 상당의 보험금을 전부 지급하자, A는 이 사건 주택에서 바로 이사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위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의 촉탁과 함께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 이후 위 주택에 대해 강제경매 절차가 진행돼 D가 낙찰받았다. 보험회사 C는 낙찰인 D가 위 주택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고 C가 A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했으니, D에게 미지급된 임차보증금을 달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요건으로 임차인에게 등기된 물권에 버금가는 강력한 대항력을 부여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달리 공시방법이 없는 주택임대차에서 주택의 인도 및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대항력 취득 시에만 갖추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계속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임차인이 주택 소재지로 전입신고를 마치고 주택을 인도받아 일단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했으나 그 후 주택의 점유를 상실했다면 그 대항력은 점유 상실 시에 소멸한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에 따른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중략) 대항력과 (중략)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경매 목적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에는 경매로 인해 소멸하는 저당권보다 뒤에 등기됐거나 대항력을 갖춘 임차권은 선순위 저당권과 함께 소멸하므로, 임차인은 경매목적물 매수인에 대해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를 기초로 위 사안을 판단해 보자. A가 임차권등기 전에 주택에 관한 점유를 상실했다면 임차권의 대항력도 그때 소멸한다. 그 후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더라도 그 이전에 소멸했던 대항력이 당초에 소급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그와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위 사례의 근저당권이 그 이후에 마쳐진 임차권등기보다 선순위 권리에 해당하므로 경매 절차에서 근저당권이 소멸하면 임차권도 함께 소멸하게 돼 경매목적물 매수인 D에게는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25년 4월15일 선고 2024다326398 판결). 요컨대 임차인은 대항력만 믿고 있는 것으로 부족하다. 이사 시점과 임차권등기 시점 잘 비교해 손해를 입지 않도록 좀 더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